항저우 아시안게임 방송제작기
금메달의 현장 ‘축구, 야구’ 코멘터리 중계제작기
송문식 MBC 라디오기술팀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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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2023년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16일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제19회 하계 아시안게임이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2023년에 열린 아시안게임이지만 대회 이름을 보면 앞에 ‘2022’가 붙어있다. 이번 아시안 게임은 원래 2022년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1년 연기되어 치러졌다. 다른 아시안 게임과 달리 더 오랫동안 준비하고 기다려 와서 그런지 어느 때보다 모든 경기가 흥미로웠고 멋있었다. 그중 인기 종목인 축구, 야구의 현장 코멘터리 중계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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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중계를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앞서 이번 아시안 게임 기술 인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먼저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기술 인력은 Coordinator, TD(Technical Director), Video Engineer, Audio Engineer, Commentary 총 5가지 역할로 꾸려졌다.
코디네이터는 이름 그대로 아시안게임의 기술적인 모든 요소를 기획 총괄하여 코디하는 역할이다. 국제방송센터(IBC – International Broadcast Centre)에서 MBC 공간 설계, 시스템 설계 등 항저우에서 상암 MBC로 중계방송이 송출될 때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을 코디한다. 코디네이터를 중심으로 기술감독, 영상감독, 음향감독은 한 팀이 되어 사전에 MCR(Master Control Room) 시스템을 구축하고, 게임이 개막하게 되면 개막식을 시작으로 항저우 곳곳에서 펼쳐지는 경기들 소스를 받아 16일간 중계방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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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멘터리 중계란
각 사 방송사에서 중계를 할 때 코멘터리 중계와 옵튜브(Off-tube) 중계를 한다. 코멘터리 중계는 해설진이 경기장에 있는 코멘터리석에서 직접 현장 중계하는 방식을 말한다. 옵튜브 중계는 실내에 별도 스튜디오 공간을 두고 현장 영상소스를 보며 실내에서 중계하는 방식이다.
코멘터리 중계와 옵튜브 중계의 가장 큰 차이는 현장감이다. 옵튜브 중계는 보내지는 영상으로만 판단해서 해설하는 거에 비해, 코멘터리 중계는 경기장 현장 속에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상황들을 즉각적으로 전달하며 중계를 진행해 현장 분위기를 더 가깝게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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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코멘터리 시스템
시스템을 구축할 때 현장에서 체크할 포인트들이다.
・ 중계하는 해설진의 Commentary 음성 신호
・ Commentary Camera(COM CAM) 영상 신호
・ MBC ON-AIR Return 신호
・ 상암 뉴스 부조정실 T/B 및 PGM 신호
・ 오프닝 & Beauty CAM 영상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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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멘터리 음성 신호
해설진의 음성 신호는 코멘터리석의 코멘터리 유닛을 통해 경기장 내부에 있는 CCR(Commentary Control Room)로 전송되어 IBC에 CSC(Commentary Switching Centre)로 보내진다. 이 소스를 MBC MCR의 AMU로 받아 경기장 현장음과 믹싱을 해 상암으로 전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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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콤캠 영상신호
콤캠 영상신호는 경기장 코멘터리석에서 중계하는 중계진의 모습을 담는 영상이다. 이 영상은 중계방송에 PIP로 사용하기도 하고 추후 유튜브 등 다양한 소스로 사용을 한다. 영상 신호는 코멘터리 카메라의 아웃을 MNG 장비에 연결해 상암 MBC로 직접 송출한다. 이와 동시에 코멘터리 유닛 오디오 아웃을 콤캠에 연결해 오디오도 같이 보내 서브로도 사용을 한다. 위에서 말한 MNG 장비는 유선랜과 유심 6개까지 사용이 가능한데 이번에는 유심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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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BC ON-AIR Return 신호
코멘터리석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영상신호는 현지 PGM만 제공이 된다. 중계하는 해설진에게는 현재 방송 나가고 있는 ON-AIR 영상을 함께 보며 진행이 필요하다. 중계 중에 다른 경기의 결승전이나 메달 소식이 있으면 잠시 다른 경기장 연결도 하고, 야구 같은 경우에는 이닝이 끝날 때마다 광고가 방송되기에 온에어를 보는 게 중요하다.
온에어 수신을 위해 IUMS 서버를 사용했다. 실시간 감시 장비로 녹화되는 소스를 받아볼 수 있는데, 온에어, LTE 소스 등을 받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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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상암 뉴스 부조정실 T/B 및 PGM 신호
코멘터리 현장에서 상암 부조정실 방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듣는 신호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간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길 시 들으며 바로 조치를 취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토크백을 듣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선제 대응을 하기도 한다. 이 신호는 상암에 Tieline 서버를 두고 현지에서는 핸드폰을 로밍해 Report IT라는 앱 실행을 통해 듣는다. 이 앱은 인터넷만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인터컴처럼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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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프닝 & Beauty CAM 영상 신호
축구와 야구 경기 시작 전에 경기장 앞에서 오프닝을 진행한다. 또한, 경기 중에는 중계 영상 외에 현장 선수들이나, 관중 등 다양한 다른 소스들을 카메라로 담는다. 구성 자체는 위에서 말한 콤캠과 같이 MNG 장비를 통해 상암으로 전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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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장의 돌발상황들은?
경기장에서는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선배들의 과거 경험을 토대로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문제는 존재한다.
이번 게임에서는 야구장 인터넷이 말썽이었다. 사전에 야구장 인터넷 회선이 예약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연결을 했는데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당초 계획은 콤캠의 LTE 영상과 MBC ON-AIR Return 신호를 인터넷 사용하려 했다. 이에 경기장 측에 여러 번 이야기를 했지만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 대안으로 무선 와이파이와 유심을 생각했으나 확실한 안정성이 보장되지는 않았다. 안정성 테스트를 위해 유심과 와이파이를 지속적으로 연결했다. 결과적으로, 유심이 안정성이 좋다는 판단을 했다. 유심을 메인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와이파이를 서브로 사용해 진행하기로 했다. 다행히 경기가 끝나는 그날까지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다.
축구장에서는 헤드폰 이슈가 있었다. 16강전에서는 헤드폰 세 개를 제공해 주었었는데, 8강전에 와서 갑자기 헤드폰 2개만 제공이 가능하다는 거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경기장 Venue에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해결이 쉽지 않아 MCR에 있는 선배들께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여분의 헤드폰을 현장으로 급하게 보내주어 8강전 경기를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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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치면서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입사 후 첫 출장이었다. 기대 반 설렘 반 걱정 반 모든 마음을 지니고 떠났다. 중계부에서 일해본 적이 없이 지원으로 나가기에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출국을 했다. 막상 현장에 가보니 멋진 선배들께서 완벽하게 사전 세팅을 준비해 두셔서 걱정이 확 사라졌다. 처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배들의 도움으로 하나하나 배울 수 있었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현장에 있었다는 것! 또 MBC가 시청률 1위로 마무리 지었다는 것! 이 행복한 기억을 한가득 가지고 이 글을 마무리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