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연합회원 여러분,
제27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를 맡아 일하게 된 변철호입니다.
코로나 19로 불안한 일선에서도 맡은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계신 전국의 연합회원님들과 ‘방송과기술’ 독자 여러분께 신임 연합회장으로서 인사드리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또한 어깨도 무겁습니다.
유례없는 코로나 19 전염병의 대유행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고 온라인 초연결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송기술인들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있습니다.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서도 한국의 코로나 방역이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둔 데는 건강보험 재정을 바탕으로 한 공공의료시스템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동안 공공서비스 시스템은 비효율이라는 오명을 듣곤 했는데 공공서비스가 사회안전망으로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청자들도 무료 보편 서비스인 지상파방송을 코로나 19에 가장 신뢰하는 정보 매체로 꼽았습니다.
최근 미디어 환경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어느 단말기를 통해서도 원하는 콘텐츠를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디어 환경에서 기존 레거시 미디어인 방송, 신문과 뉴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 넷플릭스가 하나의 기기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지상파 콘텐츠도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모바일 기기로 구현되어야 하고, 여기에 더해 통신이 끊겨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기술 구현이 코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 무려 3년여 늦게 ATSC 3.0 방송을 본격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올 1월 CES에서 올해 미국 70% 지역의 ATSC 3.0 방송개시를 선포했고 모바일방송과 5G 방송·통신 융합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달라스, 라스베가스, 피닉스, 포틀랜드, 솔트레이크, 피츠버그, 산타바바라, 내슈빌, 올랜도 등 미국 주요 지역들에서 ATSC 3.0 방송이 개시되었고 UHD는 물론, 모바일 방송과 OTT, 다양한 부가서비스들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주도해왔던 ATSC 3.0 지상파방송의 산업 주도권이 미국으로 완전히 넘어가고 있다는 강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TV와 가전산업을 넘어서 ATSC 3.0 차세대 미디어산업까지 송두리째 미국이 가져갈지 모른다는 염려가 매우 큽니다.
이에 제27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UHD+5G 융합기술 기반 방송기술 활성화’,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교육 기능 강화’, ‘지상파 플랫폼 재도약을 위한 정책 방향 제시’라는 목표를 갖고 방송기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어느 때보다도 도전적인 상황이지만 다시 숨을 고르고 차분히 나아가고자 합니다.
UHD+5G 융합기술 기반 방송기술 비전 제시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면서 ATSC 3.0과 5G가 중심이 되는 방송기술 흐름에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우리 정부에서는 코로나 이후 시대의 성장 동력으로서 5G+ 융복합 사업 촉진을 ‘디지털 뉴딜’ 정책 항목으로 선정,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회에서는 UHD 확산과 5G 융합 주제를 바탕으로 방송기술 비전을 제시하고, 균형감 있게 정부 정책이 추진되어 뉴딜 사업의 혜택이 방송 분야에도 돌아올 수 있도록 대응하겠습니다. 5G Broadcast 기술 연구개발을 통해서 별도의 칩셋 탑재 없이도 지상파 직접 수신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선제적으로 준비하겠습니다. 또한, 2020년에는 새롭게 펼쳐질 ‘뉴노멀 2.0’ 시대에 방송기술인 역할을 정립하고 방송/미디어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교육 기능 강화, 신사업 영역으로의 확장
코로나 19의 여파로 사람들 간의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교육프로그램들이 매우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비대면 산업육성’을 위해 비대면 서비스 확산기반 조성, 클라우드 및 사이버 안전망 강화와 같은 중점과제를 선정하였습니다. 이에 우리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도 다양한 분야의 비대면 교육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개발하여 미래형 디지털 교육환경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또, 현재 방송기술교육원 예산의 대부분이 정부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지상파 방송 종사자만을 위한 교육이 진행되어 왔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방송기술 교육 수요가 증가하여 새로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온 국민 대상의 방송기술 전문 교육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상파 플랫폼 재도약을 위한 정책 방향 제시
과거의 독과점 영향력이었던 지상파 플랫폼은 현재 IPTV를 선두로 한 유료방송, 넷플릭스 등 규제를 받지 않는 OTT 기반의 거대 신규 플랫폼 서비스의 등장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절대적 영향력이었던 시절의 지상파방송에 대한 비대칭 규제는 여전히 남아있어 모바일, IP 기반의 융합 서비스, 확장형 부가서비스 등은 시도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런 역차별적인 불합리한 규제를 철폐하고 지상파 플랫폼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AM, FM 라디오 방송부터 UHD 방송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 방안을 수립하고 방통위, 과기정통부 등의 규제와 진흥 역할의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친애하는 ‘방송과기술’ 독자 여러분!
월간 ‘방송과기술’은 1988년 7월 창간되어 올해로 33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방송과기술’지는 방송장비의 새로운 트렌드와 깊이 있고 다양한 현업 방송기술 노하우를 담아, 방송에 종사하는 사람뿐 아니라 미래의 예비 방송기술인들에게도 지식의 보고로써 사랑받아 왔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방송계 동향과 트렌드 보고서, 신기술과 장비 소개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에 관한 다양한 소재로 독자 여러분께 다가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방송과기술’은 미디어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방송과기술’이 될 수 있도록 언제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
존경하는 연합회원 가족과 방송과기술 구독자 여러분.
제27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