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활성화를 위한 방안

지상파 UHD 활성화를 위한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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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SBS 정책팀 차장

수년 동안 이어졌던 주파수 논쟁을 마무리하고, 정부와 방송사가 함께 본격적인 지상파 UHD 방송 도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숨 가쁘게 진행되었던 국회 주파수 소위에서 700MHz 주파수 분배 논의가 마무리되자마자, 정부는 정책방안 연구반, 표준방식 연구반 등을 만들어 2017년 본방송을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준비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연 세계최초로 시작하는 지상파 UHD 방송이 성공적으로 도입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지금의 방송 환경을 감안하지 않은 채, 정부는 방송사에 향후 10년간 투자 이행계획을 준수하고 편성비율을 지키라는 의무사항만 늘어놓고, 정작 활성화에 필요한 새로운 IP 기반 서비스에 대한 지원과 수신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 등 방송사가 요구하는 여러 안들은 중장기 과제로 후순위에 밀려 발표될 예정이다.
HD 방송을 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는 점점 성장을 멈추고 서서히 말라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사의 성장에 필요한 광고수익이라는 물이 점점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성장의 물은 점점 방송이라는 밭을 떠나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곳으로 흘러가고 있어 앞날마저 어두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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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원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당연히 콘텐츠의 제작 품질이 저하되고, 이는 다양한 매체와 콘텐츠 사업자들 사이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으며, 이는 다시 광고 수익 하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 악순환에 빠져 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지상파 방송사의 현재 상황이 어려운 점을 인식하지 않은 채 새로운 UHD 방송 정책방안은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바짝 말라가고 있는 방송사의 텃밭에 “UHD라는 씨를 뿌리고 잘 키워라”라고 종용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주파수를 줬으니 알아서 잘 키워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방송사는 HD도 경쟁력 있는 방송으로 유지해야 하고, 새로 시작하는 UHD 방송도 성공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부담만 결국 늘어난 셈이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물길을 터주고 UHD라는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거름을 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정부가 규제개선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 주기만 하면 된다.
미디어는 기술의 발전으로 환경과 서비스가 급속도로 변화를 하고 있고, 이를 수용하는 이용자들의 행태도 과거와 다르게 많이 변하고 있다. 방송을 둘러싼 환경도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 규제만 낡은 틀을 유지하고 있다. 규제도 기술의 진화에 맞게 이용자의 변화에 맞게 변화를 해야 한다.

과거 HD 방송 시절의 정책의 결과를 보면, 지금 남아있는 규제가 지상파 방송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각 나라의 디지털 전환 이후의 직접수신 가구 비율 변화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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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아날로그 방송시절엔 직접수신율이 14%에 머물렀지만, 디지털 전환 이후 39%로 급증하였고, 일본도 마찬가지로 36%에서 50%로 증대되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우리나라만 디지털 전환 이후에 직접수신 가구가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을 보였을까? 방송사의 잘못도 물론 있겠지만, 활성화를 이루지 못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전 세계의 모든 디지털 방송 전환을 했던 무료방송을 우리 정부만 배제한 정부 잘못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2년 전 2013년 말에 발표한 정부의 ‘방송산업종합발전계획’에도 나와 있듯이, 지상파방송의 진흥은 철저히 배제하고 유료방송을 위한 부양 정책에만 몰두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UHD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형태의 방송이다. 우선 화질부터 HD와는 전혀 다른 차별성을 가진다. 1초당 화면 프레임 수도 30에서 60으로 두 배가 늘고, 표현할 수 있는 색영역도 자연의 색을 그대로 표현하는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될 수 있다. 그리고 어두운 화면과 밝은 화면이 공존할 때 암부와 하이라이트 부가 같이 표현되는 것이 어려웠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동적 명암비가 아주 넓어지게 된다.

UHD 특징 1 : High Frame Rate
UHD 특징 1 : High Frame Rate
UHD 특징 2 : Wide Color Gamut
UHD 특징 2 : Wide Color Gamut
UHD 특징 3 : Higher Dynamic Range
UHD 특징 3 : Higher Dynamic Range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가 실시하려는 UHD 방송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IP 기반의 신기술을 도입하여, 새로운 형태의 부가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양방향과 모바일 방송까지 개념을 확장하려고 하는 중이다. 이에 우리 방송사들은 UHD 방송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noname07지상파 UHD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기본적으로 ①“초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② IP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도 원활하게 지원하며 ③ 언제 어디서나 수신이 가능한 모바일 수신 기능도 함께 제공하는 방송이라고 새롭게 정의를 내렸고, 따라서, 정부의 UHD 정책 ‘기본방향’도 시청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있는 위 그림과 같은 차세대방송 서비스 개념을 포함하여야 한다고 수차례 입장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지상파 UHD 방송이 시청자 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방안을 먼저 논의하자고 제안도 했다. 특히, 지상파 UHD 방송은 DTV에 비해 수신율이 대폭 향상되기 때문에 TV 제조사가 안테나를 기본적으로 내장한 UHD TV를 보급할 경우, 실외 안테나를 설치해야 하는 시청자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으니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도 하였다. 더 나아가 시청자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멀티앵글, 부가영상 서비스 등 다양한 실험적 시도도 UHD 방송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요청을 했다.

만일, 정부가 과거의 실패한 HD 진흥정책과 그 당시와 유사한 규제의 틀로 UHD 방송을 가두려고 한다면, 게다가 새로운 재원 조달 방안의 길을 터주지 않는다면, UHD 방송은 시작과 함께 성장을 멈추고 그대로 말라죽게 될 것이다.

새로운 길을 터주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할 수 있다. 광고 시장의 재원을 신규로 늘리는 것이다. 지금 현실과 맞지 않는 ‘방송광고 규제 품목’ 제한을 일부 풀어주어 광고를 하고자 하는 기업의 요구도 만족시키고, 콘텐츠 투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세계 최하위 출산율을 나타내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출산에 필수적인 신생아 육아용품에 대한 광고 규제가 현재 상황에 맞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광고 허용으로 육아제품 시장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광고인들의 현장 목소리도 듣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신 유형 광고에 대한 허용이 있다. UHD 방송은 지상파 방송에서는 그동안 어려웠던 양방향 방송을 기본 모토로 하고 있다. 만일, 이러한 환경구축이 된다면 시청자의 개별 성향을 반영한 새로운 유형의 맞춤형 광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정부가 적극 장려를 해주면, 방송사는 광고 시장이 커지고, 신 유형 광고로 UHD 방송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위와 같은 노력을 해준다면, 우리 방송사도 국민이 UHD TV를 구매하면, 새로운 경험을 시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UHD 방송에서도 시청자를 위한 공적가치 구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시청자 복지는 유료방송에 돈 내고 가입하지 않아도 그와 비슷한 수준의 다양한 경험을 편안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시청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UHD 방송을 보기 위해 시청자가 TV를 구매하고. 집에 와서 전원을 연결하면 지상파 UHD 방송이 바로 나오고, TV에서 나오는 맛집 정보나 배경음악이 궁금하면 바로 스마트폰에서 방송프로그램과 연동돼서 확인할 수 있고, 시청을 못 하는 경우에는 나중에 다시보기로 볼 수 있도록, 편안한 시청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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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노력은 비단 우리만이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보다 도입 시기는 늦지만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도 위 그림과 유사한 모델(미디어게이트웨이)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CES 2016에서 싱클레어 방송그룹이 직접 자회사인 One-Media를 통해 On-air 중인 방송신호를 실내안테나로 수신하여 이 신호를 Wi-Fi 신호로 바꾸어 집안의 Tablet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Media Gateway’를 직접 Proto-type으로 제작하여 기능을 선보였다. 미국 방송사들도 ATSC 3.0 기술을 통해 도입되는 IP 기반 신호를 이용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예를 들어, 콘텐츠 보호기능, 저작권 관리 기능, 방송망을 통한 파일 전송 기능을 활용한 Video-on-demand 기능, 동적 광고 삽입 기능 등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이를 통해 방송사의 새로운 수익창출과 시청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UHD 본방송을 약 1년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방송사가 함께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시청자가 원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진정한 UHD 방송의 활성화를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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