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업무에 적용한 ARM 아키텍처의 개발과 활용
정상호 tbn 울산교통방송 대리
Raspberry PI는 영국의 Raspberry Pi Foundation에서 교육용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발된 저가형 단일 기판 컴퓨터이다. 저사양 스펙에서 시작하여 여러 세대를 거치며 성능이 올라와 개인 서버용으로 쓸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단계까지 발전하였다. 라즈베리파이는 이미 개발자들에게는 유명한 미니 서버 겸 개인 컴퓨터이기도 하고, 개발자들은 한 개씩 가지고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저가형 미니컴퓨터이다. tbn 교통방송국에서는 여러 라즈베리파이 모델들을 활용 중이며, tbn 울산교통방송은 ‘라즈베리파이 4B’ 모델을 사용 중이다.
사용된 라즈베리파이 4B 모델의 CPU는 ARM Cortex-A72 1.8GHz(기본 클럭)이며 2.0GHz까지 오버클럭을 하여 소모전력 증가와 함께 성능도 높일 수 있다. GPU는 Broadcom VideoCore VI MP2 500MHz, 4K 출력이 가능한 Micro-HDMI 2개를 지원한다. 램은 8GB LPDDR4-3200 SDRAM이고, 기가비트 랜을 지원하며 Wi-Fi 5 사용이 가능하다.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USB-C 케이블이 필요하고 USB 3.0 포트 2개와 USB 2.0 포트 2개를 지원한다. 소위 ‘한손컴’ 또는 ‘초소형 미니컴’이라고 불리는 본체 사이즈보다 작은 형태인데, 크기 비교를 하면 [그림 2, 3]과 같으며 도로교통공단에서 사용 중인 인터넷 PC이다. 라즈베리파이(가로 85.6mm × 세로 56.5mm × 높이 19.5mm)
라즈베리파이 재단은 공식 홈페이지(www.raspberrypi.com)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웹사이트에서 라즈베리파이의 다양한 모델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자사 모델에 최적화되어 있는 전용 운영체제 또한 다운로드할 수 있게 공개되어있다. 해당 공식 홈페이지에는 특이성이 있는데, 자사 제품인 라즈베리파이 모델 여러 개를 연결, 클러스터로 구성하여 트래픽을 분산시키며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 중에 있다. 이는 자사 제품에 대한 안정성과 성능을 직접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이 아닌 법인들의 경우 클라우드 서버에 위탁하거나, 안정성이 검증된 서버를 위주로 구성함이 당연하겠지만, 라즈베리파이는 자사 모델을 활용한 것이다. 이는 성능에 대한 자신감이다.
처음에는 이런 사양을 가진 라즈베리파이에 단순하게 리눅스(우분투) 운영체제를 설치해서 리눅스 환경에 적응을 하면서 Apache, NginX 등을 설치하여 웹 서버로 사용하거나 개인 서버 클라우드용으로 사용을 하였다. 그러나 라즈베리파이에서 윈도우 운영체제를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하였고, 찾아보니 Microsoft에서 ARM 아키텍처를 위한 윈도우 운영체제를 몇 년 전에 출시한 것을 확인하였다.
Microsoft는 ARM CPU에서 작동될 수 있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2017년 12월에 공개하였다. 위 그림을 보면 집계는 2019년부터 되어있고 ARM PC(Laptop)의 점유율이 1%도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Microsoft는 ARM CPU가 장착된 PC가 없는 시장을 공략하여 Windows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배포한 것이다. 2021년에는 점유율이 10%가 넘었다. 이는 애플의 맥북에어 M1(ARM 기반) 공개와 자사 및 타사들의 태블릿 제품 출시에 따라 증가한 수치다. 그리고 ARM CPU의 점유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ARM 윈도우 운영체제에 대한 업데이트도 꾸준히 되고 있는데, 이는 INTEL과 AMD 2개의 회사가 PC 시장 CPU에 대해 독점을 하고 있는데, 환경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보면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출혈 경쟁으로 가격이 인하될 수 있으니 좋은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가서 이러한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 윈도우 운영체제를 다운받고 라즈베리파이에 설치하였다.
설치 후 여러 환경을 테스트하였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윈도우 환경에서 무선 네트워크 드라이버가 지원되지 않아 Wi-Fi 사용이 불가능했지만 기가 랜 포트가 있어 웹 서핑, 메일 전송, 파일 다운로드/업로드 등 크게 문제가 없었다. 각 방송국의 주조정실들의 환경은 상이하겠지만 tbn 교통방송에서는 Windows 환경에서 작동되는 PC 소프트웨어들이 많아서 이를 한 개씩 대체 해보는 테스트를 하기로 했다.
송신소 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CCTV 프로그램부터, 송신기 원격제어 PC, Onair 녹음 PC까지 시도하였다.
CCTV 모니터링의 경우 사용 중인 제품의 지원에 따라 방식이 달라지는데, 기존에 사용 중인 CCTV는 Active X 기반으로 Silverlight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작동되기에 크롬 브라우저에서는 실행이 되지 않아 리눅스 환경에서는 전혀 쓸 수가 없었다. CCTV를 바꾼 이후에는 .NET 기반 소프트웨어로 운영이 되어 라즈베리파이에 윈도우 운영체제를 설치한 상황에서 설치, 프로그램 실행에 이상이 없었다.
송신기 원격제어 PC의 경우 또한 미국의 Burk 회사에서 개발한 ‘Auto Pilot’ 프로그램이 있는데 윈도우 운영체제에서만 작동되어 ‘라즈베리파이 + 윈도우’에선 문제가 없었고, Onair 녹음 프로그램도 문제가 없었다.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TTS(text to speech) 프로그램의 경우 API 기반으로 작동되게 개발했기에 네트워크만 연결되면 어디서든지 사용 가능한 상태였고, 기존에 tbn 교통방송국에서 사용하던 프로그램들은 재컴파일하여 방송시스템 환경에 최적화를 하였다.
송신기 원격제어 PC(Auto Pilot)의 경우, 송신기의 출력값이 상당히 중요하기에 업무에 사용되는 PC 옆에 설치해두고 테스트 시간을 가졌다. 생방송 제작에 투입된 경우 모니터링할 수 없기에 자동으로 캡처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윈도우 업데이트 알람부터 각종 팝업창이 뜨면서 화면을 가리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여, 다른 프로그램이 실행되어 화면을 가리더라도 자동으로 인식하여 캡처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테스트하였다.
라즈베리파이 4B에 들어가는 CPU는 ARM Cortex-A72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브로드컴 BCM2711 SoC인데, 성능도 좋지만 전력효율성이 우수하다. 권장 소모 전력은 15W이지만, 실제 사용 시 평균 10W 미만 전력이 소모되고, 최소 1A 이상 출력만 나오면 보조배터리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10,000mAh 보조배터리로 약 10시간 사용이 가능하였고, 태양광 패널을 사용할 경우 사이즈마다 성능은 상이하겠지만 보조배터리를 충전하고, 다시 라즈베리파이에 전력을 공급할 수도 있다.
우리가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99% 이상 CPU(AP)는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서버 CPU를 제작하여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 중인 기업(아마존 aws)도 있다. 경쟁클라우드 업체들은 Intel CPU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아마존은 ARM CPU 기반 서비스도 제공 중이며 ‘탄소발자국 감소’, ‘더 낮은 전력으로 동일한 성능’이라는 멘트로 서비스하고 있다. ARM 아키텍처는 더 이상 모바일 전용이 아니다. 애플 또한 자사 제품 MAC에 탑재되는 인텔 CPU를 대체하기 위해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애플 실리콘을 출시하였다. 이제 PC의 CPU 시장 또한 INTEL, AMD 더는 2파전이 아니다. ARM, INTEL, AMD 3파전이고, 곧 우리가 업무에 사용하는 메인 컴퓨터 CPU에도 ARM이 적용되는 날이 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