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성 MBC 방송IT팀 차장
1990년대에 시작한 한류 열풍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동남아지역에서 한국의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서 콘텐츠의 수출이 활발하다. 하지만 콘텐츠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제약이 있다. 우선 언어의 차이로 동시 방송이 어렵고 현지 언어 자막 생성 또는 더빙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리고 각종 저작권 충돌이 있다. 국내 유통에는 문제 되지 않지만 수출하는 경우 배경음악 등의 저작권 문제로 법률적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일부 드라마의 경우 ‘음악교체본’을 따로 제작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의 차이에 따른 문제도 발생할 여지가 있다. 드라마에서 술이나 돼지고기를 먹는 장면이 국내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금기된 행동이기 때문이다. 수영복 등 노출 수위도 방송하는 국가의 문화에 따라 허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슈로 본방송이 그대로 수출되는 경우는 흔치 않고 대부분 추가 가공 이후에 해외에서 방송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본방송과 (추가 가공으로 인한) 해외 방송의 시차가 생길수록 콘텐츠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진다. 본방송 이후 토렌트 등 다양한 어둠의 경로에 불법 콘텐츠가 퍼지고 각종 기사 또는 SNS로 스포일러가 알려지면서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뉴스와 스포츠의 경우 시차에 따른 가치 하락이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경우이다. 이미 경기 결과를 알고 있는 경우 몇 분짜리 하이라이트 클립으로 보려고 할 뿐, 전체 경기를 보려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방송 후 몇 주가 흘러가면 해외의 방송사나 OTT에서 콘텐츠가 오픈해도 큰 파급력을 갖기 어렵다. 해외에서 콘텐츠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동일 시간에 오픈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이를 잘 아는 글로벌 OTT의 경우 적어도 일주일 전에 콘텐츠 완제 납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연말 시상식 라이브 스트리밍
본사의 드라마, 예능 콘텐츠는 동남아 지역 여러 OTT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그래서 연말 연기대상이나 연예대상은 매년 위성으로 생중계된다. 위성의 경우 시차가 적고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으나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몇 시간의 중계방송을 위해 수백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작년 연말에 비용 절감을 위해 위성 이외에 인터넷 스트리밍 송출 테스트를 유통부서에서 요청받아서 처음으로 해외 라이브 스트리밍을 시도해보게 되었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매우 우수한 우리나라 특성상 국내의 포탈이나 동영상플랫폼, SNS의 경우 수많은 스트리밍을 하면서 문제가 되는 걸 경험해본 적은 없었다. 해외 동영상 플랫폼의 경우 전용 CDN이 이미 구성되어 있어서 지정된 URL로 스트리밍 외에 신경 쓸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CDN 설정부터 Client 수신까지 구성을 해야 해서 전송상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안정적인 해외 전송을 위해서는 CDN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CDN 사업자의 경우 해외의 인프라가 없어서 불가능하거나 많은 비용을 요구해서 글로벌 CDN을 사용했다. 마침 팀에서 보유한 스트리밍 인코더가 AWS Elemental의 제품이고 같은 AWS의 미디어 서비스와 CDN과 연동이 용이해서 AWS의 인코더, 클라우드 미디어 서비스, CDN으로 결합한 구조가 되었다. 상세 구조는 다음과 같다.
스트리밍 프로토콜은 HLS를 사용하였다. 국내 포탈이나 동영상플랫폼, SNS의 경우 Delay를 줄이기 위해 RTMP를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HLS의 경우 가장 널리 사용하는 80(HTTP)포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화벽의 차단으로 인한 충돌 문제가 적고 안정적인 송출이 가능하나 RTMP보다 Delay가 큰 편이다. 국내 시청자 대상 스트리밍의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해외의 경우 몇십 초의 차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아서 적용 시 문제는 없었다.
AWS CDN의 경우 싱가폴 지역에는 Edge Server가 있지만 베트남지역에서는 없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수신 환경이 염려되었으나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Edge Server에서 상대적으로 멀었던 베트남은 안정적으로 수신되었고, Edge Server에서 가까운 싱가폴에서는 끊김이 여러 번 발생했다고 한다. 스트리밍 이후 두 수신환경을 비교한 결과 베트남의 경우 고사양 워크스테이션을 이용해서 수신했고 싱가폴의 경우 PC급 저사양 장비를 사용했다고 한다. 스트리밍 전송 시 CDN 외에 수신환경까지 고려가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스트리밍 관련 기술
해외 스트리밍을 위해서는 인코더부터 클라우드, CDN 등 다양한 서비스의 설정작업이 필요하다. 우선 스트리밍, CDN, 인코딩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관련된 내용을 공유해본다. 아래의 내용은 JW Player의 비디오 스트리밍에서 발췌했으며 상세한 내용은 괄호 안의 URL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wplayer.com/blog/what-is-video-streaming)
웹에서 자주 스트리밍 방식으로는 RTMP와 HLS가 있다. 순서대로 다운로드하여 보여주는 Progressive Download 방식의 경우 구현이 매우 간단하지만 로컬 스토리지에 미디어 파일을 저장하므로 콘텐츠 유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라이브 중계가 불가능하여 많이 사용되지는 않는다.
RTMP(Real Time Messaging Protocol)는 어도비(Adobe)에서 만든 규격으로 장점이 많아서 다양한 동영상 전문 서비스에서 사용되고 있다. 시청자가 보는 영상만을 전송하며 지난 영상은 버리기 때문에 보안 문제도 적다. 대표적인 미디어 소프트웨어인 WOWZA와 대부분의 CDN에서 이를 지원한다. 라이브 중계가 가능하고 구간 이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별도의 포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화벽 차단에 의해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마지막으로 Adaptive HTTP Streaming 방식의 하나인 HLS(HTTP Live Streaming) 방식이 있다. 애플에서 정한 규격이며 인터넷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Web Port(80)를 사용한다. 스트리밍 시 Playlist File(m3u8)을 생성하고 여기에 명시된 ts 파일을 다운로드받아서 차례대로 플레이하는 방식이다. 클라이언트가 서버에 요청을 해야 받을 수 있으며 m3u8 파일에 다양한 bitrate의 ts가 등록된 경우 네트워크 환경에 따른 자연스러운 화질 전환이 가능하다.(Adaptive Bitrate Streaming) ts 파일을 Cache Server에 저장하면 되는 단순한 방식이라 CDN을 사용하기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스트리밍 방식이 상대적으로 복잡해서 상대적으로 Delay가 크다는 단점은 있다.
컴퓨터에서 속도 향상을 위해 Cache라는 저장 영역이 있다. 자주 접근하는 데이터인 경우 중앙처리장치에서 더 가까운 곳에 고성능 저장장치를 결합하여 처리 속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다양한 콘텐츠에 접근하는 경우 비슷한 방식으로 속도 단축이 가능하다. 콘텐츠 접근 시마다 Origin에 접근하지 않고 Client에 가까운 곳에 Cache Server를 두면 반응 속도가 월등하게 개선된다. CDN(Content Delivery Network)이란 대규모 서버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가장 가까운 Edge로부터 콘텐츠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처음 접근 시 Origin 접근이 불가피해서 지연은 피할 수 없지만 이때 해당 콘텐츠가 Cache Server에 저장되어 두 번째 사용자부터는 빠른 접근이 가능하다. 특히 웹상에서 정적인 데이터(HTML, CSS, 이미지 등)의 캐싱에 유리하다. 라이브 스트리밍의 경우 접근할 콘텐츠가 계속 업데이트되어서 Cache Server를 통한 속도 개선이 어렵다. 이 경우 접근 속도는 Origin과의 네트워크 인프라 환경에 따라 좌우된다.
HLS 방식으로 스트리밍 시 미디어 파일 접근 정보인 m3u8의 업데이트가 가장 중요하다. CDN과 연결해서 사용 시 이를 위해 TTL(Time To Live)을 1초로 설정해서 빠른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한다.
HTTP Error 발생에 대한 예외 처리도 필요하다. 스트리밍 중 에러가 발생했다고 정지되면 심각한 품질문제가 발생한다. 400(Bad Request), 403(Forbidden), 404(Not Found) 등의 에러 발생 시 TTL을 0초로 설정하여 에러를 무시하고 스트리밍을 계속 동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웹 스트리밍 입력을 받을 수 있는 플레이어를 사용하면 스트리밍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VLC Player 등의 플레이어를 이용하면 스트리밍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추가로 스트리밍 인코더의 Timecode Burn-in(VCR Super Out처럼 영상에 타임코드를 overlay 하는 방식) 기능 사용 시 정밀한 Delay 측정도 가능하다.
안정적인 전송을 위해서 인코더의 세팅도 중요하다. 우선 수신하는 단말의 리소스에 문제가 없도록 Profile 값을 설정해야 한다. 구형 단말과 연결하는 경우 Baseline이 필요하지만 사양이 문제 되지 않는다면 Main 이상을 쓰는 것을 권장한다. 영상 Bitrate의 경우 장르에 따라 변화가 필요하다. 드라마 콘텐츠의 경우 정적인 영상이 많아서 Bitrate 이슈가 적지만 자연 다큐멘터리나 스포츠, 특히 쇼 프로그램의 경우 드라마와 동일 규격으로 전송 시 심각한 화질 저하를 확인할 수 있다. 동일 해상도에서 드라마보다 2배 이상의 대역폭을 확보해야 한다. Segment Length는 ts 파일의 길이 값(초)이다. 값이 길수록 안정적이고 짧을수록 Delay를 단축시킬 수 있지만 HTTP Request 횟수가 증가해서 네트워크 부하가 증가되고 과금이 많아질 수 있다. Apple에서는 10초를 권장한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인프라가 좋아지면서 6초 이내로 줄이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해외 연결 시에는 Delay보다는 안정성이 중요해서 10초로 설정했다.
쇼 음악중심 해외 라이브 스트리밍
연말 시상식 라이브 스트리밍 결과, 베트남 OTT는 위성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스트리밍 수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우선 자막 없이도 시청이 가능한 K-POP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의 정규 라이브 스트리밍 공급 계약이 체결되었다. 이전까지 해외 콘텐츠 공급의 Fast Track은 8시간 내외였지만 그 간격을 1분 내외로 축소한 것이다. 그 결과 매주 토요일 베트남의 시청자들도 K-POP 신곡 라이브 공연을 보다 빠르게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정규 스트리밍 과정에서도 안정화 작업은 있었다. 조명과 움직임이 화려한 쇼 프로그램 특성상 높은 대역폭이 적용되었고 그러다 보니 수신 과정에서 끊김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 문제는 수신 측의 단말 업그레이드로 해결할 수 있었다. 베트남에서 스트리밍을 수신하면 자사 OTT 스트리밍을 위해 미디어 서버에 연결하여 해당 OTT의 CDN으로 다시 연결한다. 상세 구조는 아래와 같다.
인터넷의 동영상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관련 기술도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기존 기술보다 다양한 지역에 저렴한 금액으로 콘텐츠 배포가 가능하다. 월 4회 스트리밍을 하면서 지불하는 비용이 동일한 시간 위성 요금의 수십 분의 일에 불과하다. 현재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스트리밍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