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술교육원이 주최 및 주관한 KOC 2018 컨퍼런스가 지난 11월 8일 한국방송회관 2층 코바코홀에서 개최됐다. 지난 2014년 시작된 KOC은 기술 발전에 따른 미래 미디어 시장의 흐름을 읽고 나아가 지식 융합의 장을 마련하여 급격한 변화 속에서 방송의 새로운 아젠다 발굴을 목표로 하는 열린 소통의 장이다. 올해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실과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 등을 바탕으로 ‘연결이 가치를 만들어낸다(Connectivity Creates Value)’를 주제로 하여 ‘4차 산업혁명’, ‘5G와 OTT 서비스’, ‘남북평화시대’에 대해 조망하여 관련 전문가를 초빙하여 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개회사에서 이상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연결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사회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알아고자 KOC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이 이슈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기술은 제품, 서비스와 결합하여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결국, 사람과 문화를 이해해야 가능한 일이며, 이때 필요한 것이 인문학이다.”라며 첫 번째 Insight 주제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서 역시 관심이 높은 미디어 산업과 5G, OTT가 어떻게 융합되는지 알아보고자 Session 1의 시간을 마련했고, “2018년 남북의 변화는 세계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반도 평화시대를 대비하여 현재 북한의 정보통신 상황은 어떠하고, 남과 북의 방송문화교류가 어떤 성과를 이끌었으며, 앞으로 그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Session 2의 주제와 강사를 소개했다.
KOC 컨퍼런스를 기획한 박민상 연합회 정책실장은 “앞으로의 미디어 환경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이 많은데, 이번 KOC 컨퍼런스가 국내외 미디어의 변화를 알고,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KOC의 의의를 설명했고, 현장에 참석하실 수 없는 연합회원을 위해 가능한 강사에 한해 유튜브 생중계도 진행하여 많은 분께 다가가는 연합회가 될 것을 약속했다.
방송과기술에서는 Insight와 Session 1의 강의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미디어의 방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Insight. 4차 산업혁명×미디어
‘4차 산업혁명, 퇴계의 이기이원론과 ICT 혁명’ _ 서진영 박사, 경영철학자
서진영 박사는 우선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된다면 과연 일자리가 줄어들까”를 언급하며 영국의 산업혁명 당시 기존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대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게 되며 산업 전반적으로 확대 및 재생산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즉, 산업 사회에서는 노동의 분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다 같은 노동력이 아닌 기술이 생기게 되고, 중산층이 만들어지게 되며, 자본이 축적되어, 부르주아가 생겨나고, 민주화가 일어났다. 이를 현재에 대비해 보면 4차 산업혁명으로 80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더라도 1억 5천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게 될 것이라고 비교하였다.
보통 산업혁명을 1~4차로 나누는데 기계화에 이어 대량 생산을 거쳐 자동화에 이르게 되고, 현재의 단계가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s, CPS)’으로 이 CPS는 독일의 지멘스가 최초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단어 자체가 너무 어려운 관계로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고 정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혁명’이라는 단어의 사용으로 우리가 꼭 무엇을 해야 하는 것처럼 인식하게 되는데, 단절이 아닌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제 이 CPS에 대해 알아보자.
향후 제조업에서는 스마트 팩토리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 장비와 물류 시스템들이 인간의 개입 없이 폭넓게 자율적으로 조절되고 운용되는 공장을 말한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을 시대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퇴계 이황 선생이 정립한 성학십도(聖學十圖)의 태극(太極),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과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은 4차 산업혁명의 나아갈 길에 대한 단서로 해석할 수 있다.
이기이원론과 사이버-물리시스템
CPS는 ‘사이버(cyber) 공간에서 어떤 작업을 하면 현실 물리(physical) 공간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도록 만들어주는 기술체계(system)’이다. 이를 퇴계식으로 풀어 쓰면, ‘제조 원리인 이(理)를 담아 가상으로 만들어진 사이버 세계와 현실 세계 기(氣)의 발현인 제조 기계들이 서로 연결해 만들어지는 사이버와 현실, 이(理)와 기(氣)가 서로 일치하는 순간’이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 ‘이(理)’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럴 리(理)가 없어’, ‘이(理)치에 맞는 말이야’라고 할 때 쓰는 이(理)는 옥(玉)에 나타나는 무늬(里)를 가리키는데, 철학적 개념으로 발전하여 ‘사물에 내재하는 원리’, ‘우주의 근본이 되는 도리’를 지칭하게 된다.
인문학(人文學)이 인간을 보는(인간의 무늬(文)를 보는) 학문이라면, 물건을 보는 학문은 물건의 이치를 본다고 하여 물리학(物理學)이 된다. 여기서 인간의 이치에 대해 ‘성(性)’이라고 하는데, 이는 곧 ‘살려는 마음’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이치에 대한 학문이 바로 성리학(性理學)이다.
기(氣)라는 글자는 땅에서 수증기가 올라가 구름이 되는 모양을 본떠 만든 것으로, 기(氣)는 ‘기분이 좋다’, ‘기 막힌다’, ‘기가 빠졌다’, ‘기가 찬다’ 등에서 쓰이니, 존재하는 모든 곳에 있는 생명의 기본 요소가 바로 기이다. 동양 철학에서는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되는 힘, 이(理)에 대응하여 물질적인 바탕을 일컫는다고 한다. 종합해 보면, 이(理)는 사물을 이루는 구성 원리이고, 기(氣)는 사물을 이루는 물질적 재료이다. 그러므로 세상은 보이지 않는 본질, 원리적 측면, 형이상학적인 것인 ‘이’와, 눈에 보이는 것을 이루는 형이하학적인 것인 ‘기’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고, 만물은 이 둘을 근원으로 하고 이 둘의 결합에 의하여 생성된다는 것이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이다.
디지털 트윈과 디지로그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CPS(사이버-물리시스템) 역시 이와 기로 이루어지는데, 제조 원리인 이(理)를 담아 가상으로 만들어진 사이버 세계와 현실 세계의 기(氣)의 발현인 제조 기계들이 서로 연결되어, 사이버(Cyber) 공간에서 어떤 작업을 하면 현실의 물리(Physical) 공간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도록 만들어주는 기술(System)이 바로 CPS(Cyber Physical System)이고,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사이버와 현실, 이(理)와 기(氣)가 서로 일치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4차 산업혁명의 원래 이름인 사이버-물리시스템은 사이버 세상인 디지털과 물리적 현실세상인 아날로그의 결합,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일치하는 세상으로 디지로그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이버-물리시스템의 가장 쉬운 사례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내비게이션에서는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목적지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한다. 바로 디지털로 그려준 세상을 아날로그에서 실현하는 것이며, 디지로그(DIGILOG)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를 달리 생각해보면,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서 실제와 비슷한 조건으로 미리 검증하고 평가한다면, 실제 공간보다 소요비용과 시간 등의 자원이 적게 소모되게 되며,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진정한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로그에 익숙하고, 관련 제품을 만들어내는 회사가 바로 닌텐도이다. 닌텐도의 ‘위(Wii)’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하여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재미를 준다. 위의 컨트롤러는 완벽히 현실의 물건들과 일치하여 디지털 세상을 조정할 수 있게 해주고, 이는 집중과 몰입의 순간을 끌어낸다. 게임 위와 더불어 ‘포켓몬 GO’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현실이 증강현실이 만들어낸 신세계로 들어가게 된 것으로 이 게임으로 미국인들이 걸어 다닌 총량이 지구와 달을 143회 왕복하는 것과 같다고 하니, 바로 잘 기획된 디지로그의 힘이다.
디지로그가 생산설비로 구현되면, 기계설비와 같은 사업장의 물리적인 세계를 거울처럼 대칭적으로 보여주는 디지털 정보로 된 가상 세계를 통해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판단하거나 여러 상황에 따른 결과를 예상해보고, 비용을 줄이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 제조회사가 제품의 내구성 테스트를 통해 건실한 완성품을 만들 수가 있게 되고, 건설회사가 설계에 따른 시공과 결과물을 최상으로 끌어낼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물리학, 생물학이 중요해지고, 물성을 알아야 이에 기반하여 제대로 현실을 가상세계로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이때 기술에서 접근을 하게 되면 완전할 수 없기에 개념을 바탕으로 여기에 필요한 기술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접근이 필요하다.
디지털 팩토리와 스마트 팩토리
4차 산업혁명 공장은 ‘디지털 팩토리(Digital Factory)’와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로 압축된다. 생산자동화는 물리적 공장에서 프로세스 혁신을 하는 것이라면, 스마트 팩토리는 디지털 팩토리에서 시뮬레이션된 최적의 혁신 결과를 물리공간에서 구현하는 형태를 띤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또 수많은 센서들에 의해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품들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정확히 투입할 수 있으니, 생산효율화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의 개별적 요구에 따라 하나의 라인에서 각기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맞춤별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다. GE의 인도 푸네 공장이 그 예이다.
이기호발설과 사이버-물리시스템
퇴계는 사단칠정 논쟁 후에 이가 발한 후에 기가 따른다는 ‘이발기수(理發氣隨)’와 기가 발한 후에 이가 타는 것이라는 ‘기발리승(氣發理乘)’을 주장하는데 이 내용 역시 4차 산업혁명과 이어지게 된다.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장의 데이터이다. 다양하고, 정확한 데이터가 있어야 올바른 생산모델을 만들 수 있는데, 사물인터넷을 통해 현실을 데이터화하는 것은 디지털화라고 하며, 현실인 기(氣)에서 발하여 사이버의 원리의 세상인 이(理)로 보내주니 바로 기발리승(氣發理乘)이다. 이러한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로, 데이터는 어떤 포맷으로 구성되며 이를 데이터베이스라 하고, 이러한 데이터의 의미를 찾는 것이 데이터 매니지먼트이다. 데이터가 모여 인간이 다룰 수 있는 범위를 넘었을 때가 바로 빅 데이터로 불리고, 이 빅 데이터를 IT가 관리하여, 이를 시스템이라 부르게 되며, DBMS가 된다. 시스템은 데이터가 완성되어 담기는 공간으로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아닌 데이터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한편, 이렇게 구축된 가상 세계의 정보는 디지털 팩토리에서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등의 최적화 과정을 거친 후, 현실의 스마트팩토리에 구현시키는 아날로그화 과정으로 이어진다. 사이버상의 이치(理)가 현실로 발현되니, 바로 이발기수(理發氣隨)가 된다.
이황은 디지털화의 기발이승(氣發理乘)과 아날로그화의 이발기수(理發氣隨)가 한 번 이루어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정보의 순환을 주고받으며(태극(太極)) 발전해야 한다고 보았다. 즉, 사물인터넷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 현장의 데이터 수집으로 만들어진 빅데이터의 디지털 팩토리가 구현된 후, 디지털 팩토리 내에서 인공지능의 시뮬레이션으로 최적화 모델을 개발한 것을, 스마트 팩토리로 내려주는 단계가 지속적으로 순환되며 더 높은 수준의 CPS를 만들어야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인 것이다.
Session 1. 미디어×5G×OTT
‘동영상 OTT의 미래와 옥수수 전략’ _ 김종원 SK브로드밴드 모바일사업본부 상무
옥수수의 오리지널 콘텐츠
김종원 상무는 SK의 OTT 플랫폼인 ‘옥수수’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기술에 대해 강의했다. 2016년 첫선을 보인 옥수수에서는 주로 모바일 전용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Drama, Reality, Live Streaming, Something New의 4가지로 나누어 기존 IPTV나 케이블에 재전송되었던 콘텐츠가 아닌 모바일이기 때문에 기존의 플랫폼과 달리 사용될 수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낼지가 자사의 깊은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옥수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50% 이상을 옥수수에서 투자하고, 옥수수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특히 아이돌과 관련 팬덤을 중심으로 기획된 콘텐츠를 통해 커뮤니티를 생성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인 레드벨벳을 예로 들면 시즌 3까지 방송되었던 Level Up Project를 통해 리얼리티쇼를 통해 알리고, 라이브 Streaming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시켜 옥수수의 영향을 증대시키는 등 순환된 구조를 통해 궁극적으로 옥수수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기획과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계속적인 고민으로 비즈니스와 글로벌 확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웹툰을 소재로 한 콘텐츠 역시 기존 팬들을 통해 흥행의 기초가 되며, 기본적으로 모바일로 제작되는 웹툰은 극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겠지만 모바일 전용으로 제작하였을 때 성공의 여지가 올라가게 된다.
옥수수에서는 20~30분 분량의 제작물을 ‘Premium Mid-Form’으로 부르는데, 에피소드별 콘텐츠의 흐름을 바탕으로 하여 제작 및 유통을 하며, 1시간 분량으로 에피소드를 묶어 TV에 방영하기도 하여 해외에 수출하기도 한다. 오리지널 드라마인 ‘애타는 로맨스’는 옥수수에서 먼저 방영을 하고, 3주 후에 OCN에서 2차로 방영했는데, 이것은 TV시청자를 다시 옥수수로 부르게 되어 선순환 구조를 이루었다. ‘독고 Rewind’의 경우는 에피소드별 제작을 했는데, 1, 2회는 무료로 공개하고, 3회부터는 유료판매를 하였으며, 시리즈별로 묶어서 판매하기도 하고, 극장판은 1, 2편으로 제작하는 등 여러 마케팅 통해 수익화를 이루었다. 이러한 다양한 실험적인 콘텐츠들로 옥수수는 현재 2년 전보다 영향력과 퀄리티가 더욱 늘어났으며, 투자와 제작을 거쳐 향후 넷플릭스 급의 콘텐츠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옥수수의 기술과 비전
기술적인 소개에서는 플랫폼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OTT 역시 저마다 다른 콘텐츠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이러한 특징을 드러낼 수 있도록 HEVC, VR 스트리밍, Live 스트리밍, e-Sports 등에 여러 기술적인 요소와 결합하여 옥수수만의 콘텐츠 수요에 반응할 수 있도록 했다. Zero Delay 등을 표방하는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보는 뮤직’ 추가, ‘아이돌 직캠 서비스’ 실시, ‘아이돌 퀴즈쇼’ 런칭 등 새로운 시도와 함께 VR 중계에서도 기존의 중계에서 벗어나 고민과 노력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며, ‘AI 데이터 분석 방송’에 이어 옥수수가 VR에서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Social VR’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전 IPTV는 기술 플랫폼을 이어간다고 한다면, 옥수수는 미디어 혁신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새로운 생태계와 미디어 산업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