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훈 SBS 미디어IT팀 방송인프라파트 매니저

[인터뷰] 김세훈 SBS 미디어IT팀 방송인프라파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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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과 삶

김세훈 SBS 미디어IT팀 방송인프라파트 매니저


방송국은 방송제작과 관리, 송출 등의 업무에는 매우 많은 방송장비와 시스템이 사용된다. 다양한 부품과 회로로 구성된 방송장비는 영구적일 리 없고, 부품의 문제나 소프트웨어의 문제로 언젠가는 정상적인 작동을 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이럴 때 장비업체의 AS를 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우선하여 방송국 자체 인력으로 해결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방송장비를 커스텀화하여 제작진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추가하거나 심지어 자체 개발을 통해 새로운 장비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는 부서가 있다. 바로 SBS 방송인프라파트 방송기기정비실의 식구들이다. 2019년에 입사하여 방송장비 정비와 수리, 개발 등 한 사람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김세훈 매니저를 만나봤다.


Π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SBS 미디어IT팀 방송인프라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김세훈이라고 합니다. 지난 2019년에 입사하여 첫 인터뷰를 했을 때부터 계속 같은 부서에서 일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전자공학을 전공하였고, 전공을 십분 살려서 AMU, 모니터, 방송용 컴퓨터 등 다양한 방송장비 정비 업무와 더불어 AMU 컨트롤러 등의 하드웨어부터 웹 개발까지 다양한 개발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Π소속 부서 소개
제가 속해 있는 방송인프라파트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비 업무와 함께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정비였지만,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장비들의 고장 난 부분을 고치는 일은 회로들의 IC화, 모듈화, 소프트웨어화에 따라 점점 어려워지는 게 현실입니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맞춰서 저희 파트는 개발이라는 분야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개발이라고 하면 저희 회사의 미디어기술연구소나 타 팀에서도 수행하지만, 저희만의 특색은 ‘현업에 밀착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거대한 IT 시스템인 뉴스 제작시스템 등과는 다른 방향으로,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세밀한 기능을 가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개발을 직접 수행하며 여러 팀의 업무 수행이 보다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단순 장비 정비에서 벗어나서, 문제를 해결해 온 다양한 경험을 이용하여 각종 방송시스템 구축이나 운영 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일도 수행하고, ffmpeg 등을 활용한 미디어 처리 경험을 바탕으로 다루기 어려운 동영상들에 대해 해결해나가는 등 넓은 분야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짧게 정리하자면, 저희 부서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부서’라고 하겠습니다.

 

Π나의 업무
저희 파트의 특이한 점으로는 업무 구분이 딱히 되어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업무가 들어오면 분배하기보다는 폴링 방식으로 처리하고, 어려운 점이 있으면 같이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카메라, AMU 등을 조금 더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인원이 있는 등 미세하게나마 역할에 차이는 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로 각종 방송장비 정비 및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AMU 쪽은 제가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개발 업무로는 아래 계층으로는 MCU를 이용한 하드웨어 개발도 요즘 진행하고 있고, 위 계층으로는 C#을 이용한 데스크톱 앱 개발에서 몇 년 전에는 리액트를 이용한 웹 개발까지 얕지만 넓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Π업무 성과
재작년에 CNN, 로이터, AP 등의 외신시스템을 파일 기반으로 바꾸게 되면서, 이 파일들의 수신 및 처리 상태를 보는 웹 기반 대시보드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자바스크립트와 리액트를 처음 써보면서 큰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대외적으로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방송기술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선배님들과 같이 받는 영예도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저희 회사의 뉴스 제작시스템인 NDS에서 실시간으로 인제스트되는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를 선배인 조영훈 감독님의 도움을 받아서 개발하였었는데, C#으로 윈도 프로그래밍을 처음 해보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고, 또 기자직군 동기들로부터도 많이 편리해졌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vertz 라우터 제어 프로그램
Evertz 라우터 제어 프로그램
1부조정실 QLab 컨트롤러
1부조정실 QLab 컨트롤러
TS-1 QLab 컨트롤러 내부 회로
TS-1 QLab 컨트롤러 내부 회로
외신 수신 모니터링 웹 애플리케이션
외신 수신 모니터링 웹 애플리케이션
프리미어 효과 키프레임 생성 플러그인
프리미어 효과 키프레임 생성 플러그인


Π개발에서의 노력

사실 저는 대학교 때 자료구조론 수업을 듣고 너무 어려웠어서 다신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는데요. 지금 개발을 해나가고 있는 것은 그래도 일단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무식한 방법일지라도 일단 시도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령 피보나치수열을 구한다고 하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저보고 이 문제를 풀라고 하면 전혀 우아하지 않고 무식한 방법인 그냥 숫자들을 사전에 저장해놓는 방법을 선택할 것입니다. 어쨌건 일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또 작은 규모의 개발에 대해서는 그래도 충분하니까요. 이런 도전정신을 가지고 조금씩 해결해나가는 게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고, 또 그러다 보면 결국 완전히 해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여 다음에는 더 수월하게 해나가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이러한 개발 업무를 할 수 있던 지식적 배경은 대학교 때 관련 과목들을 이수한 것이라고 봐야겠죠. 프로그래밍,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컴퓨터에 대해 대학교 때 배운 것들이 있기에 이들을 활용하여 개발을 시도할 수 있고, 새로운 기술들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덜고 접근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 업무 중인 김세훈 매니저
개발 업무 중인 김세훈 매니저

 

또한, 스스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문제 해결법을 검색해 나가는 과정이 필수적이었습니다. 고민하다 나온 새로운 아이디어로 막막하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관련 문제들에 대해서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보면 대부분 해결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회사에서 여러 선배님들의 조언과 도움을 얻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저보다 앞서서 많은 경험을 해보신 선배님들의 말씀을 듣다 보면 아주 쉽게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있고,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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Π출근 후 일상

현재는 올해 개비된 1부조정실에서 오디오 소스로 사용할 QLab을 제어하는 컨트롤러 하드웨어와 스트림덱 플러그인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개발은 대학교 졸업과제로 간단하게 해본 게 다이다 보니 쉽지가 않네요. 특히 1부조정실은 뉴스 부조정실이라 오작동 시 치명적이기 때문에 압박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집중해서 개발과 수정을 하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는 틈틈이 진행 중인 IP 기반 NQC PoC에도 참여하기 위해, 자주는 아니지만 일산으로 출근하여 IP 기반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양쪽 다 중요한 업무라 해나가는 게 쉽지 않네요.
또한 각종 부품구매와 장비 정비를 위한 여러 문서작업도 하고, 장비 케이스에 구멍을 내고 전원부를 교체한다거나, 회로의 납땜을 하는 등 정비하면 떠오르는 업무들도 당연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Π업무를 하며 느낀 보람과 힘든 점으로는?
‘제가 문제 해결을 좋아한다는 것’을 여기에 와서 크게 느꼈습니다. 시스템이 오작동을 하거나, 장비의 전원이 켜지지 않거나, 어떤 기능을 개발해야 한다거나 하는 문제들을 맞닥뜨렸을 때, 좌절하고 어쩔 수 없이 포기할 때도 있지만 해결해냈을 때는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 해결 경험은 다음에 만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경험을 자주 할 수 있다는 점이 저희 부서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힘든 점이라고 하면, 업무량이 일정하진 않다는 것입니다. 비교적 여유가 있어서 문제 해결에 몰두할 수 있을 때도 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들어와서 감당이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컨텍스트 스위칭(Context Switching)을 해나가는 게 쉽지는 않지만, 부서원들께서 적극적으로 분담해주셔서 감사한 때가 많습니다. 또한 일이 많다는 건 그만큼 저희를 믿고 필요로 하신다는 뜻일 테니 최선을 다해서 해나가고 있습니다.

정비실 한쪽의 특수공구실, 철판에 구멍을 뚫거나 필요한 가공을 가능하게 한다
정비실 한쪽의 특수공구실, 철판에 구멍을 뚫거나 필요한 가공을 가능하게 한다
정비실 어느 직원의 자리, 오실로스코프 등 필수 기기들과 공구들로 한가득이다
정비실 어느 직원의 자리, 오실로스코프 등 필수 기기들과 공구들로 한가득이다
부품실 한쪽 벽의 전자부품들, 반대쪽도 부품박스로 가득 차 있었다
부품실 한쪽 벽의 전자부품들, 반대쪽도 부품박스로 가득 차 있었다
방송기기정비실의 내부, 입구부터 보통의 사무실과 다른 분위기를 가진다
방송기기정비실의 내부, 입구부터 보통의 사무실과 다른 분위기를 가진다

 

Î 업무 관련 에피소드
우선 코로나 시기 비대면 제작이 활발할 때, 온라인으로 콘서트를 중계하는 제작 업무에 투입되어서 힘들었지만 재미있게 일한 게 생각납니다. 그때 사전녹화 영상의 오디오에 잡음이 발생하여, 이를 제거하고 다시 합치는 일을 현장에서 수행해내야 했는데, 업무를 하며 ffmpeg을 다룬 경험을 살려서 손이 덜덜 떨리긴 했지만, 무사히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사소한 에피소드지만, 입사 후 정말 얼마 안 되었을 때 혼자서 문제를 처리해나갔던 일도 떠오릅니다. NQC 라우터 패널들에 문제가 발생했었는데, 일단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보라는 지시를 받아서 현장으로 갔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재부팅이라는 간단한 조치를 해 보았는데 증상이 해결되었습니다. 낯선 장비라도 일단 관찰하고 부딪혀본다는 자세를 갖게 해준 제게는 중요한 에피소드였습니다.
기자 동료의 요청에 따른 파이썬 스크립트 개발이나 영상편집 시의 단순 반복 작업을 프리미어 패널을 만들어서 해결한 일 등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해결해 주어서 고맙다는 평가를 받아서 뿌듯함도 느낄 수 있던 소중한 경험들입니다.

 

Π업무 외의 관심사
사실 이 질문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입사 전에는 제가 전자공학이란 분야를 좋아하는 줄 몰랐는데, 지금은 덕업일치가 이런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일을 해 나가고 있어서 다른 관심사가 쉽게 떠오르진 않네요.
그래도 굳이 꼽아보자면, 이전에 방송과기술에 기고했던 주제인 과학철학이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교 때 필수과목이라 배우게 되었는데 ‘이런 학문이 있구나’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과학 외부에서 과학이란 것 자체를 연구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때부터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서 기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좀 더 많이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방송과기술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김세훈 매니저의
방송과기술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김세훈 매니저의 <과학과 철학의 만남>

 

Π취미나 여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별다른 관심사나 취미가 있진 않지만, 그래도 최근에 해본 것을 꼽아보자면, 성경과 히브리어 공부한 게 떠오르네요. 저는 종교가 없지만, 종교란 것 자체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개신교인인 아내의 주선으로 지난달에 몇 주간 성경 공부와 히브리어를 목사님으로부터 배웠었습니다. 누가복음의 앞부분에 대해 배웠는데요, 사실 저는 종교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는데 ‘내가 너무 편협하게만 생각해 온 건 아닐까’하고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히브리어도 문자만 겨우 배운 정도지만 새로운 걸 배워나가는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Π올해 계획
무엇보다 우선 지금 한창 개발 중인 1부조정실 QLab 컨트롤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이 정도의 큰 개발은 처음이라 많이 어렵고 큰 부담이라 잘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네요.
업무 외적으로는, 자기 관리를 잘 해내는 한 해를 보내고 싶습니다. 제가 운동을 정말 정말 싫어해서 숨쉬기만 해오고 살았는데요. 올해부터는 일주일에 서너 번, 하루에 수십 분이라도 간단하게 운동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 정도의 가벼운 운동도 제게는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때론 실패하더라도 때론 성공하고 하며 장기적으로 해나가서 더 건강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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