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전기 국방홍보원 방송기술팀 음향감독

[인터뷰] 김전기 국방홍보원 방송기술팀 음향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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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일을 합니다

김 전 기 국방홍보원Defense Media Agency 방송기술팀 음향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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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홍보원은 군 장병과 국민에게 국방정책과 군 활동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국방홍보 기관으로 국방일보, 국방방송과 같은 국방홍보 매체를 통해 장병과 국민의 안보의식 제고 및 국방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국방방송은 국방TV와 국방FM으로 나뉘며,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로 국방TV에서 음향 후반작업과 프로그램에 필요한 작곡 작업을 하고 있는 김전기 음향감독이다. 음향감독이지만 ‘작곡가’로 더 불리고 싶다는 그만의 업무와 고민, 계획 등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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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안녕하세요. 국방홍보원 국방TV 방송기술팀에서 ‘녹음실’ 음향감독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전기입니다. 지난 2008년 국방홍보원에 라디오 생방송 기술감독으로 시작하여, TV 부조정실 음향감독을 거쳐 현재 ‘녹음실’에서 오디오 포스트 프로덕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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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TV 소개
먼저, 국방홍보원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국군방송(KFN : Korean Forces Network)’으로 더 잘 알려진 국방홍보원은 국방일보, 국방TV, 국방FM, 국방누리(SNS) 4개의 미디어를 운영하며 군과 국민을 연결하고 소통하는 국내 유일의 국방안보 전문미디어 기관입니다. 우리 국방홍보원은 든든한 국방정책과 튼튼한 안보태세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알려 국민과 소통하고 군에게 신뢰받는 국방홍보 허브 기관입니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국방’이라는 큰 주제 아래 모든 콘텐츠들이 제작됩니다. 크게 ‘교양·문화’, ‘정보·교육’, ‘특집·다큐’로 나눌 수 있겠는데요. ‘교양·문화’ 콘텐츠로는 개그맨 김대희 씨와 아나운서 신아영 씨가 MC를 맡고 있는 <리얼병영톡! 행복한 군대이야기>, 1961년부터 시작한 대한민국 최장수 공개방송 프로그램으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위문열차> 등이 있고, ‘정보·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신속한 국방의 소식을 전하는 <국방뉴스>, 국방정책 토크쇼 <국방포커스>, 진짜 전문가들의 밀리터리 사이언스 끝장 토크 <본게임2> 등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특집·다큐’ 프로그램으로는 국방 콘텐츠 전문 다큐멘터리 <KFN스페셜>과 각종 주요 국가 및 군 관련 기념행사 생중계를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국방TV는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 76.7만 명 정도고요, SKY Life 채널 163번, IP TV SK Btv 263번, 올레KT 260번, LGU+ 244번, 국방TV 앱이나 에브리온 TV에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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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업무 소개
다른 방송사에서는 ‘사운드 믹싱 룸’ 같은 다소 멋진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저희 국방홍보원에서는 심플하게 ‘녹음실’로 불립니다. 타이틀만 봐서는 왠지 녹음 업무만 하는 단순한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제 생각에 ‘녹음실’은 국방홍보원에서 ‘가장 창의적인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하는 업무는 기본적으로 성우나 아나운서 녹음 및 더빙, 다양한 장르의 TV 프로그램 믹싱을 하고 있고, 사운드 이펙트 제작, 방송용 음악 선곡, 멀티 트랙 기반의 밴드 음악 믹싱,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곡 및 음악 제작까지 포함됩니다. 여기에 요즘은 AI 보이스 운용도 하고 있습니다. 국방홍보원의 ‘녹음실’은 오디오 포스트 프로덕션과 뮤직 크리에이션을 종합적으로 하는 곳이라고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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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장비와 시스템 소개
요즘은 아마도 전설적인 명기의 아웃보드를 사용하기보다는, 공간활용과 사용상의 유연함을 위하여 성능이 뛰어난 PC 또는 MAC을 중심에 두고 소프트웨어 기반의 작업 환경을 구축하실 겁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저희 ‘녹음실’도 상당히 컴팩트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녹음 부스에는 컨덴서 마이크 몇 대, 스튜디오 컨트롤 룸에는 MAC과 아웃보드 몇 대가 전부입니다.
먼저 믹싱 단말로는 맥 프로를 사용하고 있고, 아웃보드 기어라면 마이크 프리앰프로는 ‘Grace Design Model 201’, 컴프레서로는 NEVE 사의 33609를 사용하며, 모니터 스피커는 Adam 사의 S3X-V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말 간단한 구성입니다. 주력 DAW(Digital Audio Workstation)는 대부분 방송사처럼 ‘Pro Tool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Ultimate(구 HD) 시스템으로 DSP로는 HDX 카드, 오디오 인터페이스로는 192 I/O를 사용하며, 이와 더불어 UAD 사의 Apollo Twin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Waves Impact 서버는 Pro Tools HD 시스템과 호환이 잘되지 않아 Pro Tools 작업 시에는 배제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오디오 이펙트 플러그인(Plug-Ins)으로는 Waves 사의 ‘Mercury’와 iZotope 사의 ‘Post Production Suite4’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콜렉터(collector) 기질이 있어서 일일이 다 언급할 순 없지만, 다양한 플러그인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녹음실의 음향장비들
녹음실의 음향장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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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후 하루
먼저 출근하면 녹음실 장비를 점검합니다. 가끔 원치 않게 장비들이 동작을 제대로 안 할 때가 있는데, 그때 당황하지 않으려고 항상 점검을 먼저 합니다. 그리곤 사무실에서 하루의 스케줄을 먼저 점검합니다. 방송기술인이지만, 그에 앞서 공직자로서도 해야 할 여러 가지 업무도 있습니다. (저희 방송기술팀은 방송기술 업무 외에 모두 기본적으로 행정의 달인들입니다) 그래서 제작 스케줄을 점검하고 일을 분배하여 계획합니다. 그리고 스케줄에 따라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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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 로고송 제작으로 인한 수상과 최근 미디 작업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92년 처음으로 386 기반 컴퓨터에 장착된 ‘Adlib’이라는 사운드카드로 처음 ‘컴퓨터 음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초창기 핸드폰 벨 소리와 비슷한 야마하 FM칩 사운드로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만화가의 꿈을 ‘작곡가’로 바꾸어 놓았고, 저의 유일한 취미생활이자 특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매체공학’을 전공하였는데, 대학교에 가면 이런 컴퓨터음악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지원했었습니다. 물론 그때의 인연으로 지금의 방송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음향감독이지만 ‘작곡가’로 더 불리고 싶습니다. 공식적으로 2009년부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원이기도 합니다.

장려상 수상은 아마도 제게 영광스러운 순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2017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창립 30주년 방송기술대상 때 장려상(채널 ID·시각 고지 음악을 자체 제작함으로써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 확보, TV녹음실 제작 환경의 개선을 통하여 업무 효율성 제고)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해 4월 국방FM 라디오는 봄 개편을 맞아 ‘국방’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친구같이 편안한 이미지로 청취자에게 한 발 더 다가가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많은 노력 중의 하나가 바로 국방FM 채널 ID 음악과 시각고지 음악을 새롭게 만들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저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다가와서 프로젝트에 착수를 하였습니다.

채널 ID와 시각고지 음악은 다른 음악과 달리 짧은 시간 동안에 방송사의 정체성을 최대한 크게 각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우리 국방FM은 ‘국방’이라는 대주제를 기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군가를 모티브로 선정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칭밴드, 피아노, 국악기, 비트박스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채널 ID는 발라드에서 EDM까지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졌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CCM 가수인 ‘조찬미’ 씨가 그 당시 메인 보컬을 맡아주어 하루 만에 5곡을 시원스럽게 모두 불러주었습니다. 그렇게 약 4개월 만에 마침내 채널 ID 음악 5곡, 시각고지 음악 6곡으로 총 11곡을 완성했습니다. 국방TV 녹음실 본연의 스케줄 이외 시간에 작사, 작곡, 녹음, MIDI 프로그래밍, 믹싱 마스터링까지의 전 과정 모두를 작업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국 2017년 4월 국방FM 봄 개편에 맞춰 첫 전파를 타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때의 노력을 귀중하게 봐주셔서 장려상을 탈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2018년 국방FM 가을 개편 채널 ID 음악을 제작하였고,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가려진 비운의 트롯 ‘누나만 믿어’ 작업도 기억이 납니다. 올해 봄에는 개편 시각 고지 음악을 추가로 제작하였습니다. 아마도 국방FM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요즘 나오는 시각 고지 음악이 좀 더 세련되어졌다고 느끼실 겁니다.

 

2017년 11월 14일 개최되었던 방송기술대상에서 장려상을 받는 김전기 음향감독
2017년 11월 14일 개최되었던 방송기술대상에서 장려상을 받는 김전기 음향감독
녹음실 한쪽의 미디 작업 기기들
녹음실 한쪽의 미디 작업 기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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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감독으로서 자부심과 성취 & 고충과 어려운 점
‘녹음실’ 음향감독으로 업무를 하면서 먼저 PD가 프로그램의 제작자이기도 하지만 제 입장에서 보면 어쨌든 첫 번째 클라이언트입니다. 그런 면에서 ‘위문열차’와 같은 프로그램을 같이 믹싱하면서 음악에 심취하여 본인이 편집 때 들었던 소리보다 너무 좋다고 하면 기분이 좋습니다. 수고한 만큼 보람이 있다고 할까요?
반대로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옆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시큰둥하거나 어색하게 침묵이 흐를 때면 가장 진땀이 흐르는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는 방송 후 “반주가 작네, 아니면 너무 보컬이 소리가 두드러지네…” 하는 불평의 소리를 들을 때면 그 자리를 피하고 싶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피드백을 통해 더 발전하는 게 사실이지만, 그 순간은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체력적인 부분을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일의 특성상 한번 작업을 하면 기본 4~5시간은 그 자리에 앉아서 작업을 해야 해서 체력적인 부분도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작업을 하는 방송기술인 모두가 그러겠지만요. 특히 눈이 침침해지고, 목도 아픈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렌더링 시간이 몇십초 정도 걸리는 짬짬이 스트레칭을 하는 편입니다. 안약도 수시로 넣고요. 무엇보다도 귀로 하는 작업이다 보니 제 몸컨디션에 따라 같은 소리도 다르게 들릴 때도 많고, 레벨 메터 레벨과 실제로 들리는 제 귀의 판단이 다를 때도 많습니다. 사전 믹싱을 전날 하고 다음 날 들어봤을 때 다르고, 분명 방금 전까지 한 작업에서 본 믹싱할 때 또 다르게 들립니다. 그럴 땐 ‘내가 지금 듣고 있는 건 뭐지?’라는 생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래도 직업병 같습니다만, 음악이나 영화는 즐기지 않고 분석을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영화나 게임에서 많은 영감을 얻지만, 즐기지 못하고 분석하고 있는 저를 볼 때가 있습니다. ‘이 악기는 무엇이고, 배치는 어떻게 되고, 어! 이런 효과를 사용했네. 여기서 이렇게 편집을 했다니…’ 등 정말 삶을 즐기지 못하는 피곤한 사람입니다.

 

작업에 몰두하는 김전기 음향감독
작업에 몰두하는 김전기 음향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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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관련 기억에 남는 일
작년 일인데요, 아마도 작곡가를 꿈꾸던 작년이 제게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시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바로 녹음실 자체 라이선스 음원을 제작한 일입니다. 기본 업무 외에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약 7개월 동안 57곡을 제작한 일입니다.

녹음실 일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음악 저작권에 대해 민감합니다. 특히 유튜브나 SNS 같은 온라인 공간 속에서 음원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무료 음원을 사용한다고 해도 다른 콘텐츠와 똑같은 음악이라 차별성이 없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우리 국방홍보원 내부에서 ‘음원을 저작권 없이 사용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해보았고, 그렇게 해서 각종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음악을 모아 탄생한 앨범이 ‘D.E.M.A Essential’이라는 앨범입니다. ‘필수로 이 정도는 있어야 해’라는 의미로 Essential을 붙였고요, D.E.M.A는 국방홍보원의 영문 스펠링 약자를 따왔습니다. 부제로 ‘License Music Starter Pack for DEMA’ 입니다. ‘TV, 라디오, 온라인 모든 플랫폼을 고루 고려해서 핵심적인 것들을 모아보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제에서 사용한 ‘스타터팩’은 주로 게임 등에서 많이 언급되는데, 시작할 때 꼭 필요한 아이템이나 게임 스테이지를 모아논 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스타터팩’이니 만큼 향후 ‘확장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D.E.M.A Essential 표지 이미지
D.E.M.A Essential 표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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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은 카테고리 7개 / 총 57곡입니다.
– Orchestral, Piano base, Rock, Easy Listening, Epic, Electronic, World

제작 동기를 말씀드렸습니다만, 타사 음원 콘텐츠와 차별화를 주기 위해서 군가, 국악의 모티브로 차별화를 주고 싶었고요, 점진적인 독자적 음원 라이브러리를 구축해서 국방홍보원의 음원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시도들이 늘어나 라이브러리화되고, “아~ 이 음악은 국방홍보원 것이네~”라고 인식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가상악기로 제작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악기에 대한 예산 부담은 없었습니다. 일단 대외적으로는 비공개용이고 회사 내에서만 배포하였습니다. 제작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혹시라도 ‘방송과기술’을 통해 컴퓨터 음악을 제작하는 페이지가 허락된다면 그때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작곡(composing) : 멜로디의 기본 골격을 만드는 작업. 기본적으로 간단한 리듬 위에 멜로디를 얹습니다. 악상은 순간순간 예기치 못하게 떠오르므로 항상 녹음할 준비를 합니다.
편곡(sequencing, orchestration, arrangement) : 이 과정에서는 다양한 용어로 불릴 수 있겠습니다. 코드(화음), 드럼, 베이스 등 악기를 추가해 기본 멜로디에 살을 붙입니다. 전체 곡을 구성합니다.
믹싱(mixing) : 악기별로 주파수, 음량 등을 고려하여 전체적으로 섞고, 공간감, 입체감을 주는 작업입니다.
마스터링(mastering) : 요즘은 믹싱된 결과물의 음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라 여겨지지만, 최종 앨범을 만들기 위해 곡 간의 순서, 간격, 음량 등을 정리하여 최종 결과물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퍼블리싱(publishing) : 곡을 공표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화(이미지, 인코딩, 코드화, 태깅)하여 결과물을 외부로 내보내기 위한 권리를 획득하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곡 또는 앨범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취미 분야와 삶의 활력소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라는 모 게임기의 광고 카피 문구가 생각납니다. 올해 초 허락보다 용서를 받기 위해 그 게임기를 주문해 버렸습니다. 아이가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라면 누구나 느끼시겠지만, 집에서 마음 편히 게임을 할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게임을 할 때면 신세계를 경험합니다. 방송기술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게임은 과히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음악, 음향, 영상, 사용자 경험 등 게임을 하다 보면 ‘세상은 벌써 이렇게 앞서 나가고 있구나…’를 느끼곤 합니다. 특히 처음 게임기를 구입하고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Playroom’이라는 게임을 해보고 ‘아니 게임 컨트롤러로 이런 햅틱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니’ 감탄을 금할 수 없었고,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라는 게임을 하면서 게임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연출, 재미 요소들, 그리고 헤드폰을 통한 3D 입체음향(Binaural Sound) 등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게임을 하면서도 나도 한번 만들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래도 혼자 하는 게임보단 아들과 함께 게임을 할 때가 더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동네 놀이터에서 온라인에서 주문한 전동 물총으로 물총 싸움을 했는데, 아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정말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둘 다 너무 만족한 시간이었습니다. 게임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아들과 함께 몸으로 뛰어노는 시간이 더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좋은 곳으로 휴가를 자주 가지 못해 가족에게 미안하지만, 휴가를 통해 모든 걸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들과 물총놀이
아들과 물총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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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계획
요즘 최고의 화두는 아마도 AI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AI’라는 단어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의 정점을 찍고 있는 듯합니다. 마케팅에서도 AI라는 단어만 붙이면, 뭔가 특별해 보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런 AI, 그중에서도 ‘생성 AI’ 분야를 접목하여 콘텐츠 제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시범적으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물론 ‘국방홍보원’이라는 특수한 저희 환경 안에서 실현 가능한 모델을 찾고 있습니다. 주목하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 개발하고 ‘한국에 최적화된 생성 AI 서비스’라고 광고하며 AI 모델로 OpenAI ChatGPT4,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적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미지 생성 AI로 Stable Diffusion 모델까지 적용이 가능한 ‘뤼튼(wrtn)’입니다. 근데 뤼튼 내에서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는 제약이 있어서, 로컬 기반에서 가능한 Stable Diffusion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이미 저희 녹음실에서도 작년부터 AI 보이스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타입캐스트(typecast.ai)를 사용하고 있는데, 최대의 장점은 아마도 AI 보이스가 계속 업데이트된다는 점일 것입니다. 실제 성우와 함께하는 퀄리티와 비교할 순 없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이점이 있습니다. 성우를 대체한다는 개념보다는 AI 보이스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이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는 않지만, 마이크에 들어오는 목소리를 그대로 AI 기반의 목소리로 바꿔 주는(일명 ‘보이스 체인저’) ‘Voicemod’라는 소프트웨어를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잘 활용하면 AI 보이스와 보조를 맞춰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또한, 앞서 게임 이야기를 했는데, 올해 하반기에 여력이 된다면 언리얼 엔진을 통해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가 나왔습니다. ‘포트나이트’라는 게임 기반이지만, 엔리얼 엔진의 거의 모든 기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언리얼 엔진을 조금이라도 다뤄보신 분이라면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을 구성한 다음(물론, 재미 요소를 적절히 구성해야겠죠), 여기에 AI 보이스, 보이스 체인저를 이용해 내레이션을 만들고, 음악을 만들어 추가하고, 시네마틱 영상까지 추가하면 한 편의 멋진 콘텐츠가 제작될 것 같습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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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
먼저 곁에서 응원해 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우리 국군방송 협회장님과 회원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무명의 저에게 귀한 페이지를 허락해 주신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항상 기발한 발상으로 아빠를 미소 짓게 하는 하나뿐인 아들과 저의 삶의 동반자이자 음악적인 영감을 주는 피아니스트인 제 아내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직도 배울 일이 더 많고, 성장해야 하는 40대 중반의 배 나온(?) 아저씨입니다. ‘방송과기술’을 보면서 ‘아~ 멋지다~. 부럽다~’하고 ‘나도 여기에 나올 수 있을까?’ 하고 부러움이 가득했는데, 이렇게 막상 소개되니 한편으로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인터뷰가 마무리된 후 지금 보니, 일하는 거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지면이 너무 짧네요.(더 궁금하시면 국방홍보원으로 놀러 오세요~^^) 아무쪼록 이 인터뷰를 읽고 공감을 하는 한 분이라도 계시면 저는 만족합니다. 혹 그렇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소개된 것만으로 영광입니다.

마지막으로 방송기술인 여러분, 바쁜 업무와 힘겨운 일상에서도 늘 건강 조심하십시오. 건강해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그 건강함과 함께 앞으로도 국방홍보원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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