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 우 CBS 기술국 라디오 엔지니어
98.1MHz 표준FM과 93.9MHz 음악FM을 운영하는 CBS는 라디오 방송 분야에서 어느 방송사보다 활발하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전파를 통한 전통적인 방송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콘텐츠에도 적극 대응하며 팟캐스트, 레인보우 앱, 유튜브 등을 통해 청취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동시에 기존의 음향 중심 제작을 넘어 영상과 디지털 플랫폼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방송기술인의 역할과 책임도 더욱 커졌다.
이번에 만난 이정우 엔지니어는 A-studio를 담당하며 음향 제작은 물론 스튜디오 전반의 운영과 관리를 맡고 있다. 다양한 제작 환경 속에서 경험을 쌓아가며 전문성을 한층 더 넓혀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인터뷰는 처음이라 쑥스럽네요. 입사한 지 어느덧 13년 차가 된 이정우라고 합니다. 지역 기술국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본사 기술국 라디오 제작기술부 소속으로 <박성태의 뉴스쇼>, <박재홍의 한판승부>, <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이강민의 잡지사>, <최강희의 영화음악> 등 시사, 교양, 음악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흔들림 없이 흘러가도록 손보고 다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본인 업무 소개
제가 일하고 있는 A-studio에 대해서 먼저 간략히 소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A-studio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스튜디오입니다. 기본적으로 AMU Console, Camera, Streaming System, Telephone Hybrid system, Headphone amp, Cue Box, MIC, Piano 등 음악, 시사, 교양 등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녹음 및 생방송, 라이브 스트리밍까지 제작할 수 있는 전반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Studio입니다. 이 안에서 제작 관련 전 과정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녹음, 생방송, nCROS 제작단말 유지보수, 라이브 스트리밍 & 보이는 라디오 단말 운영, 조명 및 카메라 유지보수 등이 제 업무입니다.
스튜디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A-Studio는 Console이 안정적이어서 오디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문제는 주로 오디오를 넘어선 라이브 스트리밍 혹은 ‘보이는 라디오’를 할 때입니다. vMix 소프트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요. vMix는 윈도우 기반에서 동작하므로 윈도우의 업데이트가 있을 경우 설정이 틀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한 카메라 오디오 세팅, 네트워크 PC 하드웨어 등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더블 체크를 하며 방송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현재는 많이 안정화가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다른 한 가지는 기술적인 문제라기 보단 인간적인(?) 문제인데요. 제작국, 보도국이 오디오 제작을 넘어 영상 제작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점점 다양해지면서 오디오와 영상을 함께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부족한 현실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타이트하게 스케줄을 조정하여 제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5분만, 10분만 기다려달라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스튜디오를 관리하는 처지에서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서로 co-work 할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잘해 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이브 스트리밍 업무
라디오 생방송 시 CBS 플랫폼 ‘레인보우’, ‘유튜브’를 포함한 라이브 스트리밍을 정말 많이 합니다. 예전에는 <박성태의 뉴스쇼>를 라디오 생방송을 했었다면 현재는 유튜브, 레인보우 등을 통해 ‘보이는 라디오’ 형태로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생방송이 끝나더라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연장 방송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각 플랫폼의 동시 접속자 수도 바로 확인이 되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를 위해 카메라, 오디오, 자막, 송출 등 ‘보이는 라디오’의 스트리밍 송출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희는 주로 레인보우, 유튜브, 네이버, 인스타그램으로 송출하지만, 이외에도 아프리카TV, 위버스, 트위치 등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 아주 다양하고 그에 따른 기술력 및 서비스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출근 후 업무 루틴
제가 근무하는 A-studio는 끊임없이 생방송과 녹화가 이어집니다. 9시에 출근하자마자 <박성태의 뉴스쇼>의 연장 방송인 <댓꿀쇼>를 제작합니다. 평일 아침 매일 정치, 사회 이슈를 통해 시사감각이 조금이나마 예리해지고 있습니다.(웃음) 그렇게 첫 번째 방송을 마무리한 뒤 두 번째 <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클래식 방송을 준비합니다. 클래식으로 여유를 찾고 음악 지식을 쌓으며 긍정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오전 방송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합니다. 오후에는 잡학, 교양 예능프로그램인 <이강민의 잡지사>를 제작합니다. 역사, 과학, 생물, 우주, 예술, 음식, 스포츠 등 재미있는 잡지식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외에도 <박승화의 가요속으로>, <최강희의 영화음악>, <경제적 본능>, <기후로운 경제생활>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작합니다.
지역 CBS에서의 성장
본사로 발령받기 전에 강원영동에서 8년 정도 일을 했습니다. 8년 동안 라디오 제작, 라이브음향(SR), 송출시스템/제작시스템/네트워크 관리 등 다양한 일들을 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속초와 동해, 삼척에 중계소를 세우는 일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습니다. 강원영동 지역은 기존에 강릉 괘방산에서 3KW로 표준FM을 출력하였는데, 영동지역은 산이 많아 난청 지역이 아주 많습니다. 이에 따른 난청 지역 해소를 위해서 2019년부터 속초(목우재)와 동해삼척(초록봉)에 중계소를 세우기 위해 준비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사용 가능한 주파수를 찾는 작업부터 시작하여 중계소를 세우기까지 여러 번 산을 오르고 안테나 종류, 철탑 위치, 업체 선정, 주파수 간섭 등 여러 과정 끝에 2020년 7월 28일에 속초와 동해, 삼척에 중계소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세우고 나서도 원격제어 및 유지보수, 그리고 안정화를 위해 많은 고생이 있었습니다. 중계소를 세우는 경험을 통해 한층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에서 겪었던 에피소드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박승화의 가요속으로>를 녹음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가요속으로>는 CBS 음악FM(93.9MHz)에서 매일 오후 4시~6시 방송되는 가요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인데요, 얼마 전 <가요속으로> 제작 중에 박승화 DJ가 기타를 치며 라이브로 노래를 녹음하고 있었습니다. 이 곡은 3년 전에도 녹음했었는데 약 3년이 지난 시점에 같은 곡을 한 번 더 녹음했었습니다. 그런데 3년 전의 RT(Running Time)와 지금의 RT가 1초도 차이 나지 않고 똑같았습니다. 메트로놈을 틀고 녹음한 것도 아닌데 정확하게 RT가 같은 부분을 보며 PD 선배와 동시에 “와.. 프로다”라고 외치면서 감탄이 흘러나왔습니다. 제가 그냥 이 시간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도 이 시간은 감동, 또 감동입니다.
또 한 가지 에피소드는 얼마 전 <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생방송을 할 때였습니다. <리베란테> 김지훈 씨가 스페셜 DJ로 진행을 맡게 되었는데요. 리베란테의 멤버 진원 씨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이자 편곡가이자 음악감독인 이범재 씨가 함께하셨습니다. 그때 김지훈 씨가 DJ 진행 자체가 처음이셔서 긴장하셨는데, 생방송이기에 준비할 부분이 많아 저 또한 긴장했었습니다. 생방송 때 총 3곡을 라이브로 진행했는데 생방송 전에 스케줄상 리허설 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리허설 시간이 촉박했기에 사전에 세팅을 꼼꼼히 준비하였습니다. 피아노 마이킹, 큐박스 세팅, 콘솔 세팅, 리버브 등 생방송 때 사고 방지를 위해 멘탈이미징까지 해보았습니다. 역시 리허설은 아주 짧게만 하고 생방송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리허설 시간이 조금 길었다면 마이크 세팅을 완벽(?)하게 했을텐데라는 걱정과 함께 생방송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생방송을 하다 보니 걱정은 온데간데없이 김지훈 씨가 안정적으로 너무 잘해주셨고 함께 곡을 불렀던 진원 씨와 피아노를 담당해주셨던 이범재 씨와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 “와.. 프로다”라고 한 번 더 외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걱정은 감동으로 바뀌었고 아무 사고 없이 생방송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역시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QR 코드는 그때의 감동을 조금이나마 함께 하고자 준비했습니다.)
업무의 보람과 힘든 점
현재 라디오 제작기술에 있으면서 방송환경에도 변화가 있다 보니 앞에서도 계속해서 설명했지만 ‘보이는 라디오’ 환경을 구축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현재 주로 ‘보이는 라디오’를 송출하는 스튜디오는 A-studio, B-studio, 뉴스센터, 표준 A booth, 음악 A booth가 있습니다. 각 스튜디오의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데 있어서 노력을 많이 했었는데요, 처음에는 사고도 자주 나고 에러도 많이 나서 대응하는데 힘들었지만 vMix, Teradek, Wirecast, OBS 등 여러 인코더 및 소프트웨어 등 여러 장비들을 사용하며 ‘보이는 라디오’를 안정적으로 송출하기 위해 많은 과정을 연구했습니다. 또한 네트워크 안정화를 위해서도 여러 방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도 다양한 방면으로 알아보는 중이며 방송사고 예방을 위해 선후배와 여러 방면으로 힘쓰고 있습니다. 그 덕에 예전에 비하면 스트리밍 사고 비율이 눈에 띄게 적어졌고, 문제 발생 시 대처하는 시간도 빨라졌습니다. 앞으로도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우리 제작기술부 선후배님들과 함께하니 여러모로 든든합니다.

AI 교육이나 활용현황
AI로 인해 방송기술 관련분야도 점점 변화되어가고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노바나나, 미드저니, 클링 등 여러 AI 툴들을 이해하는 것을 포함하여 잘 활용하고 기존 미디어와 함께 융합하여 시대에 발맞추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본사도 2026년 2월에 2회차에 걸쳐 이미지/영상/음원 제작 중심과 업무 자동화 중심 AI 집중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선후배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며 조금씩 노하우를 쌓고 있습니다. 너무나 빠른 변화에 대응 못 하는 부분들도 있지만 한 단계씩 밟아 나가면 많은 노하우들이 축적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방송기술직에 도전하게 된 계기와 노력
교회에서 Console을 담당하며 음향기기를 처음 접했습니다. 마이크, 악기 세팅, 믹싱을 하다 보니 여러 오디오 장비들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이후에는 카메라 및 기타 장비들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장비 다루는 것이 재밌어지다 보니 조금 더 세부적으로 알고 싶어졌고, 자연스럽게 첫 직장은 영상 관련 하드웨어 회로설계로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첫 프로젝트였던 4K HDMI Splitter 회로설계였습니다. 약 6개월 정도 고군분투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이외에도 40×40 Video Switcher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영상장비를 넘어 방송장비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방송기술로의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무선설비기사 준비와 방송기술직군 모집공고를 확인하고 지원했습니다. 방송기술직을 꿈꾸신 여러분들과 비슷하게 타 방송사도 도전하고 여러 문을 두드린 끝에 CBS의 문이 열렸고 13년 동안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평소 즐기는 취미
여행을 좋아합니다. 여행은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추억을 만들어 주며 새로운 환경, 음식, 문화 등 다양한 부분들을 접하면서 시야를 확장 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기존에 책 혹은 TV, 라디오를 통해 접하던 부분들을 실제로 여행을 통해 그 지역의 냄새, 바람, 현지인과의 대화 등 다 감각적 체험이 더해져서 훨씬 생생하고 깊은 감정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온 가족이 함께 스위스를 다녀왔는데 알프스의 장엄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다녀온 곳 중에서 세 군데만 간략히 소개를 드리자면 제일 먼저 ‘트리뭴바흐 폭포’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스위스 베른주 라우터브루넨 계곡에 위치한 지하 폭포인데 가는 풍경부터가 예술입니다. 그 풍경을 구경하며 폭포에 도착했을 때는 알프스의 장엄한 품에 안겨 떨어지는 거대하고 신비로운 물보라를 느꼈습니다. 두 번째로 알프스에서 유명한 ‘융프라우 정상’에 섰을 때는 그 앞에 펼쳐진 눈 덮인 봉우리들의 환상적인 전망에 숨이 멎었습니다. 마지막에 프랑스로 살짝 넘어가서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몽블랑’에 다녀왔습니다. 몽블랑에서는 자연의 위대하고 웅장함에 잠시 모든 생각들을 내려놓고 눈을 뜨고만 있어도 감동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피르스트, 인터라켄 이젤트발트 등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기에 스위스 여행은 두말할 것 없이 인생에 한 번쯤 꼭 가보길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8년 동안 강원영동에서 근무하고 본사에 온 지 4년 정도 되었습니다. 조금 익숙해진 부분들도 있지만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배울 부분이 많습니다. 라디오 제작을 넘어서 TV 제작, 네트워크, 스트리밍, 조명, AI 등 앞으로도 열심히 배워서 현재보다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노하우를 쌓아 진짜 방송기술인이 되어보겠습니다.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