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한국방송대상 개인상 방송기술 부문
김 성 운 KBS 제작기술센터 중계기술국 항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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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49회 한국방송대상 개인상의 방송기술 부문은 KBS 중계기술국 소속으로 헬기를 이용해 항공촬영을 하는 김성운 KBS 항공팀장/기장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KBS 시청자가 보는 대형 이벤트성 방송이나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의 항공영상은 모두 김성운 기장이 직접 헬기를 운행하고, 이를 촬영감독이 촬영하여 가능한 것이다. 수상 소감과 여러 질문을 가지고 KBS 항공팀이 근무 중인 김포공항의 한 격납고를 방문했다. 많은 방송기술 직무가 있지만 헬기 기장을 만나게 될 줄은 본 기자도 알지 못했다. 김성운 팀장의 업무와 헬기에 대해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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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회 한국방송대상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방송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항공촬영이 여전히 생소하고 작은 분야지만 여타의 다른 방송 분야와 같이 여러 직종과 직무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업무입니다. 비행이라는 특수하고 불편한 조건에서도 생사고락을 같이 해주시는 중계기술국 기술감독님들과 영상제작국 촬영감독님 그리고 우리 항공팀 정비사들의 노고와 헌신이 없었다면 단 한 컷의 영상도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KBS 헬기 조종사이신데, KBS 입사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입사 전에는 해군에서 대잠헬기(잠수함을 탐지 또는 공격하기 위한 헬기) 조종사로 13년을 복무했습니다. 전역이나 사회진출에 대한 계획은 없었고 비행 기량 향상과 개인 경력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장교로서 근무 중이었는데, 타군(공군)의 고급참모과정 위탁교육을 받던 중 친한 지인으로부터 KBS 조종사 채용에 응모를 권유받았습니다. 당시 전역계획이나 생각이 없었고 타군 위탁교육 중인 상황이라 단번에 거절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인이 이후 제가 적임자이며, 미래 비전 등을 여러 차례 설득을 거듭하여 아내와 며칠간의 고심 끝에 한 번 경험이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생 신분이라 비교적 자유롭게 응시할 수 있는 여건도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별다른 기대와 준비도 없이 응시했지만, 오히려 모집전형이 진행되면서 방송헬기 업무에 대해 흥미와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조종사로서 도전해 볼 만한 분야라는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운 좋게 합격이 되었고 그날 이후로 여러 힘든 순간들과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돌이켜 보면 제 인생에서 중대한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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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신 주요 취재 및 항공영상제작으로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서 태풍, 폭우, 폭설 등 자연재해와 대형 산불, 각종 안전사고 취재에 주요 자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그 밖에도 국가행사, 대형 스포츠 이벤트 등의 중계방송과 교양, 예능, 드라마 제작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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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연출자의 기획 의도에 맞는 비행계획 수립에 있어 어떠한 과정과 예행연습 등을 거치시는지요?
일반적으로 헬기 촬영 요청 단계에서 기자나 PD, 촬영감독 간 충분한 협의와 대화를 통하여 취재/제작 의도를 파악하고 촬영지원에 제한이 되거나 불가한 부분들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확인합니다. 이후 예비계획을 포함한 적절한 지원일정을 수립하고 비행에 필요한 인가획득, 비행장 사용, 급유 협조 등 운항 준비업무들을 진행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비행일 이전에 최종적인 점검을 위하여 제작자와 업무협의를 하고, 임무 당일 기상이나 공역통제 등의 제한사항이 없으면 계획대로 촬영을 실시하게 됩니다. 그 밖에 대형 국가행사나 스포츠 중계방송의 경우에는 본 행사 전에 며칠간의 일정을 따로 정해서 동일한 시간대나 경로 등으로 방송 리허설을 실시해서 위험요소들을 사전에 점검하고 숙달 과정을 거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방송사고를 방지하는 준비를 철저히 합니다.
헬기 속도라든지, 사용 시간이라든지 헬기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헬기는 보통 230km/h 정도의 속도로, 출발하면 예비연료를 제외하고는 최대 2시간 정도 가동할 수 있습니다. 남부지방 이상 되는 거리의 방송촬영에서는 중간에 비행장이나 공항에서 급유해야 합니다. 서울, 경기 지역이라면 급유 없이도 촬영할 수 있지만 촬영하는 분량이 많거나 거리가 멀게 되면 급유는 필수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런 이유로 촬영 여건을 미리 파악하여 이동시간, 촬영시간, 급유 등을 고려하여 이에 맞는 동선과 일정을 사전에 구성해놔야 합니다.
현재 근무는 몇 분이 하고 계신가요?
항공팀은 조종사 2명, 정비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비사 2명은 김포공항 격납고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KBS 본사 방역 지침에 따라 저희도 임시로 이곳(김포공항)에서 근무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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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영상이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과 차이가 있다면?
드론과 헬기 촬영의 영역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드론 촬영은 올라갈 수 있는 높이가 한정되어 있고, 작은 배터리 사용으로 촬영시간이 짧습니다. 낮은 고도에서는 드론 촬영이 적합하다면, 높은 고도에서는 광각의 넓은 화면으로 헬기 촬영이 더 적합합니다. 헬기 촬영은 드론보다 큰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하며 보다 구도 변화와 팬 틸트, 줌 인/아웃으로 다양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으며, 자이로를 통해 움직임과 진동에서 더욱 안정적입니다. 영상을 더욱 밝고, 역동적이며, 생동감 있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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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한 데이터를 본사로 전송은 어떻게?
먼저, 기내의 방송안테나를 통해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하여 방송을 보낼 수 있습니다. 빠르고, 안정적이며 대용량을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방법인 MNG의 경우는 수신기지가 수신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거나 긴급한 상황에서 사용하는데, LTE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100% 전송된다고 보기 어렵고, 화질도 많이 저하가 되는 편입니다. 많이 사용하진 않고, 정말 긴박한 순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을 위해서는 저장매체에 따라 촬영 후 USB나 외장하드에 저장하여 본사 아카이브로 옮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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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비행과 항공영상 제작을 담당하시면서 노력하신 점과 어려운 점이 있다면?
항공촬영은 헬기의 조종과 장착된 카메라의 작동이라는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조화롭게 수행하는 협업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어느 한 가지라도 삐끗하면 만족한 영상이 나올 수 없습니다. 또한 동시에 안전한 비행이 보장되어야 하기에 헬기를 조종하면서 주의력을 분배해야 할 곳이 매우 많아집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종사와 촬영감독의 팀워크가 가장 중요합니다. 비행현장에서 조종사는 카메라 모니터만 보고도 촬영감독의 의도를 간파해야 하고, 촬영감독도 헬기 기동만으로 조종사의 의도를 파악할 정도로 무언중에도 서로 간의 호흡이 맞아야만 비로소 항공촬영을 할 준비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팀워크를 향상하기 위해 많은 대화와 논의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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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시고, 하루가 궁금합니다. 직업병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항공팀은 통상근무라서 보통 9시 출근해서 6시 퇴근하는 일상이지만 재난, 사건/사고 취재 등에 긴급하게 대응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말이나 휴일에도 소집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조종사는 교대 인원이나 대체 인원도 없고 연중 실질적으로 비상대기를 하는 실정이니 마음 편하게 여행을 가거나 조금 멀리 출타도 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그래서 휴일에도 장을 보거나 동네 밖으로 이동해야 할 때도 혹시나 하는 걱정이 앞서고 유사시 회사나 공항으로 신속하게 출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다니는 습관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한창 어릴 때 같이 놀러 가거나 가족 대소사에 잘 참여하지 못해서 가족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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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하시며,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몇 가지만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정말 다양한 일들이 많았는데 굳이 꼽자면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식, 대형 국가행사나 남북 정상회담, 교황 방한 등과 같은 역사적인 현장이나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 항상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겠습니다.
2007년과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대통령의 방북길에(물론 북방한계선 이남까지) 방송사들을 대표하여 국내와 몇몇 나라에 생중계했던 일이 보람 있었고, 반면에 힘들고 어두웠던 기억도 몇 가지 있는데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의 기억은 아직도 마음속 상처처럼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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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용 UHD 짐벌 특수 카메라 도입과 UHD 헬기 영상 촬영에 기여하셨는데, 자세히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방송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 헬기도 변화의 파도에 맞서서 어떻게 해야 활용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했었습니다. 제일 당면한 문제가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고 제작자들의 항공촬영의 활용도를 향상하는 것으로서 이를 위해서는 헬기에 장착된 HD 촬영장비의 UHD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약 2년 전부터 UHD 촬영장비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사업 추진을 위하여 여러 부서의 관계자들과 많은 대화와 설득, 방안 제시 등 1년 이상의 우여곡절을 거쳐 올해 2월에 국내 최초로 UHD 헬기 카메라 시스템을 장착하게 되었습니다. 장비 소개를 간단히 드리면 Ikegami UHD 카메라와 fujinon의 UHD 렌즈, Shotover의 짐벌로 높은 해상도와 화질로 시청자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번 카메라 시스템을 교체하기까지 그 지난하고 고된 과정은 중계기술국의 기획과 사업을 담당한 엔지니어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하여 시청자들에게 더 좋은 영상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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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의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 싶은 말
올해로 우리 KBS 방송헬기가 1985년 6월 이래 37년 무사고 운항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그간 누적 비행시간이 약 12,700시간으로 헬기의 순항속도로 비행 시 지구를 71바퀴를 돌 수 있는 장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37년 무사고 운항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항공팀 구성원들의 투철한 안전의식과 유기적인 팀워크가 바탕되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임 기장님들로부터 이어받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무거운 책임감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40년, 50년 무사고 운항을 위해 지금처럼 성실하고 묵묵하게 매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