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한국방송대상 조명상 _ MBC 장익선

[인터뷰] 제49회 한국방송대상 조명상 _ MBC 장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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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장익선 감독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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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회 한국방송대상 개인상 조명 부문

장 익 선 MBC 제작기술국 조명감독/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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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대상에서 조명상을 받은 장익선 감독은 2003년 MBC에 입사하여 어느덧 20년 차의 베테랑 조명감독이다. 연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대화를 통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는 장익선 감독은 조명감독뿐만 아니라 대학교에서 조명을 강의하는 겸임교수이면서,
방송제작에 관한 서적을 출간한 저자이기도 하다.
MBC를 방문해 여러 가지 일을 해내며,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는 그를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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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회 한국방송대상 수상 소감
시상식 생방송이 시작되고 사회자께서 이런 말씀으로 행사의 문을 여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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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를 대표하고 방송문화발전에 이바지한 사람들을 엄선,
공정하게 심사하여 드리는 상이 바로 한국방송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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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무거운 타이틀 아래 조명 부문 개인상을 받게 되어 무척이나 영광스럽습니다. 과연 제가 그러한 타이틀에 걸맞은 역할을 하였는지를 스스로 되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그간 열심히 해왔던 것들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같아 뿌듯함과 감격이 동시에 깃드는 것 같습니다. 저의 수상이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도 상의 타이틀에 걸맞은 방송인이 될 수 있도록 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좋은 작품을 만나 조명을 통해 저의 조명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해준 MBC 조명파트의 파트원들, 함께 작품을 하며 많은 순간을 나눈 여러 감독님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아내 정우, 딸 효주, 아들 주원 그리고 키워주신 양가 부모님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수상의 영광을 주심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49회 한국방송대상 조명상 상패 / 나재희, 이상근 MBC 조명감독과 시상식에서 기념촬영
제49회 한국방송대상 조명상 상패 / 나재희, 이상근 MBC 조명감독과 시상식에서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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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쇼 조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특징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의 탄생으로 인해 지상파 콘텐츠가 예전과 같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지상파의 콘텐츠들은 여전히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MBC 예능, 쇼도 그 구성과 형태, 제작 방식 등에 있어 크게 변화하고 있는 듯합니다. 소재와 형식의 다양성 등이 매우 눈에 띄는 변화의 부분 중 하나이긴 합니다.
조명감독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소재와 형식의 다양성이 조명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발목 잡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출이 표현하고 싶어 하는 부분, 연출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빛을 통해 잘 전달하는 것이 조명하는 사람의 최종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채널과 플랫폼이 다양해진다고 할지라도 영상에서 조명이 담당해야 할 부분은 분명합니다. 영상에서 조명은 단순히 기술적 요소 중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작 현장에서 경험이 쌓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기본기인 것 같습니다. 콘텐츠의 물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제작 환경은 점점 열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본을 지키지 못한 영상도 많이 찾아볼 수 있게 됩니다. 못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명이 해야 할 일들은 더욱 명확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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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록버스터>와 <놀면뭐하니 – 도토리페스티벌>의 조명을 담당하시면서 노력하신 점은?
조명의 기능을 이론적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자면 일반적 기능과 심리적 기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놀면뭐하니 – 도토리페스티벌>의 경우에는 조명의 일반적 기능에,
<블록버스터>는 조명의 심리적 기능에 초점을 두어 조명을 디자인했습니다.

사실 조명이라는 업무는 디자인만으로 끝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이 디자인을 실질적으로 만들어 줄 조명 스텝들이 조명감독의 디자인과 컨셉을 잘 이해하고 실질적으로 실행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는데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의 기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진정 빛나는 것은 대화를 통해 나온다’는 그 말을 신념처럼 가지고 있기에 조명 스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이해하고 생각의 차이를 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함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블록버스터 세트와 조명
블록버스터 세트와 조명



예를 들면, 무엇보다 연출자와 자주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편입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그 연출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가치관은 어떠한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알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의 의견을 내기도 하지만 그 사람을 이해하고,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죠. 조명은 연출자가 생각하고, 지향하는 바를 빛을 통해서 대신 표현해주기 때문에 주로 저의 의견을 말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차 그 지향점에 다가간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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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영상 디자이너는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요?
영상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가 있고, 때에 따라 영상 디자인의 주요소가 바뀌기도 하지만 영상의 기본인 밸런스와 톤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핵심적인 요소가 바로 조명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영상을 디자인하는 사람은 공간에 대한 이해와 매체에 대한 이해를 전제하고 자신이 전달해야 할 메시지를 위해 어떤 미장센적인 요소를 적용하고 활용할 것인지를 잘 알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반드시 요구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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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하며 기억나는 제작 에피소드가 있다면?
서해안 고속도로의 한 휴게소에서 제작했던 <무한도전_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무대 제작을 위해 바다 한가운데 있는 휴게소로 출퇴근을 했었는데요. ‘과연 관객들이 알고 찾아오실까’하는 의문이, 일을 하면서도 가득했는데요. 막상 공연이 임박하자 관객들로 인해 서해대교가 마비되었던 기억을 잊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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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업무를 하시며 느꼈던 보람과 성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 프로그램의 스텝으로 일하며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당연히 담당 연출자 혹은 출연 아티스트들에게서 영상이 좋다는 평을 듣거나 자신이 너무 예쁘게 나온다는 평을 들을 때인 것 같습니다. 경력이 오래되어도 나이가 들어도 칭찬은 늘 듣기 좋은 것 같습니다.
시간이 주는 성장은 이제 쉽게 다가오지 않는 듯합니다. 앞으로는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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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임교수이신데, 어떤 내용을 지도하며, 시간적 여유는 어떻게 만드시는지?
인덕대학교 방송영상미디어학과에서 2개의 조명과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조명 전문가를 육성하는 교육 커리큘럼은 아니고, 영상 속 빛을 찾아내고, 빛을 바라볼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빛을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영상 속에 담아내는 방법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 5일제 근무이니 2일의 휴일 중 하루를 활용하여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저의 가족들과 함께 해야 할 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하니 아내와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조명 실습시간의 학생들
조명 실습시간의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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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을 강의하는 교수님이라, 방송영상 관련 가르치실 내용이 많을 것 같네요.
어느덧 조명에 대해 강의한 지가 5년이 넘었습니다. 드리고 싶은 말은 전국에서 ‘조명’과목을 개설하고 가르치는 대학교가 정말 몇 군데 정말 없다는 현실입니다. 보통은 방송조명이 아닌 무대조명감독이나 카메라감독이 강의를 하시죠. 혹은 방송사의 감독님들이 아닌 협력업체나 조명제조사에서 강의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송국 내에서 현직 조명감독들이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경우는 드문 경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현업이 워낙 바쁘다 보니 자료를 모아 정리하며 준비하시는 분들도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저라도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해보자 하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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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을 가르치시는 기쁨과 개인적 성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에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제자라 생각하지 않고 후배들이라 생각하고 수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영상이라는 것이 기술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내용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정답을 요구할 수 없는 부분도 상당히 많습니다. 학생들과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저 역시 자극을 받고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향후 10년~20년 뒤에 이 사회의 영상 산업을 이끌어갈 주역들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같이 성장하는 듯한 느낌이랍니다.

 

잠깐 실습을 돕는 중 / MBC 견학을 위해 방문한 제자들과 기념촬영
잠깐 실습을 돕는 중 / MBC 견학을 위해 방문한 제자들과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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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송제작 관련 서적을 출간하셨는데, 어떠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내시는지요?
방송제작 관련 서적은 퇴직 선배이신 김태홍 국장님의 권유로 함께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선배님의 귀한 경험과 노하우들을 배울 수 있는 귀한 경험을 주심에 다시 한번 김태홍 국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출판사와의 회의 중 보다 쉽고 재미있고 편한 책을 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셔서 전문적인 서적보다는 학생들이 가장 호기심이 있을 만한 방송국 내 직무를 소개하는 그런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방송제작의 과정을 소개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의 책은 바로 그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과 업무들을 온전히 담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지요. 그래서 더 가치 있고 재미있는 책이라 자부할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출간한 ‘방송제작 현장실무’
올해 상반기에 출간한 ‘방송제작 현장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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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후 반응으로는? 앞으로도 새로운 책을 계획하고 계시는지요?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한 권씩 구매해주신다면 다음 책도 기획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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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향후 계획과 하고 싶은 말
이제는 새로운 꿈을 꾸고, 무엇인가를 계획하는 것보다는 지금 제게 주어진 것을 하나씩 잘해나가자는 생각으로 모든 것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더 좋은 사람도, 더 좋은 기회도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주변에서 많이들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영역에서든 좋은 파트너가 되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MBC 장익선 감독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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