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의 기본 상식

촬영의 기본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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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처음 5D MARK II를 접하게 된 것은 해외 사이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면서 뭔가 대단한 카메라가 출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부터였다. 이 카메라가 국내에서 발매가 되고, 리뷰를 하면 할수록, 5D MARK II로 촬영하면 할수록, 이 카메라의 매력에 차츰 빠져들게 되었는데, 촬영감독으로써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는 점은 반가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ENG 카메라나 소형 카메라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얕은 심도에서 오는 포커싱의 어려움들과 카메라의 안정성 등은 아직도 DSLR을 사용하는데 커다란 걸림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점이 한편으로는 무분별한 DSLR에 대한 선호를 어느 정도 막아주고 있는 부분이다. DSLR을 이용한 영상물 촬영의 어려움이 여기서 알 수 있다.
간혹, DSLR 렌즈의 오토 포커스 기능에 대한 문의를 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때마다 필자는 당혹스럽다. 포커스의 선별은 촬영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부분인데, 누구에게 포커스를 맞추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구조가 달라진다. 그런데, 그걸 기계 따위가 결정한다는 것은 뭔가 크게 잘못된 일이다. 이런 안일한 생각은 6mm 카메라가 도입되면서부터 시작하였고 이 현상은 6mm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 방송구조의 문제이다. 그런데, 이런 잘못된 시스템이 DSLR 촬영에서도 비슷하게 도입되려는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 안타깝다.

촬영의 기본
필자는 촬영의 기본은 좀 더 좋은 영상을 위해서 조금 더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조금만이 모여서 좋은 영상의 기초가 되고, 토양이 되어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테크닉이나 요령으로 결코 좋은 영상이 나올 수 없다. 물론, 촬영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남들과는 달라야겠지만, 그 전에 우리는 조명의 작은 부분에 신경을 쓰고, 앵글에 조금만 더 집중을 하고, 배경을 어디로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촬영 습관을 가져야 한다.
촬영의 기본은 촬영한다는 행위의 올바른 이해와 촬영 대상을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볼 수 있는 영상적 시각이 필요하다. 그리고, 촬영의 각 구성요소를 제어하기 위한 카메라의 기능을 이해해야 하며, 촬영에 사용될 카메라를 선택하는 순서로 진행되어야 한다.

   

과연 촬영이란 무엇일까? 장비의 진화, 특히 카메라의 진화는 자칫 전문가 집단을 무력화 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물론, 전문가들이 장비에 의존해서 멋진 영상을 촬영하는데 조금 더 유리한 부분들이 과거에는 있었지만, 장비가 촬영의 전부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그 이전에 앵글이나 사이즈, 피사체의 조명 상태, 시선 방향, 배경에 따라 영상이 표현하는 바가 달라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의미의 재창조를 하는 과정이 촬영이다. 이렇듯 수많은 선택을 통하여 대상을 의미화 하는 이 과정은 카메라가 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조작하는 촬영자의 몫이다. 촬영하는 사람이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해석해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내는 과정은 교육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카메라의 기술적인 운용만이 아닌, 균형 잡힌 시각과 올바른 가치판단을 익히고, 상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접근 방식을 모색하여 시청자의 판단을 왜곡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올바른 촬영인 것이다.

   

촬영의 기초를 익혔다면 이제 좀 더 기술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일명 카메라 아이(CAMERA EYE)를 통해 카메라의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보는 그대로 피사체는 존재하지만, 카메라를 통해 촬영되는 피사체는 카메라의 기계적인 특성으로 인해 의미가 변형된다.
영상은 어떻게 촬영하느냐에 따라 실물보다 더 예쁘게 촬영되거나, 실물보다 못하게 촬영될 수도 있는데, 이를 통제하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영상은 영상 고유의 시각적 표현방법이 있으며, 이러한 시각적인 기법들을 익히고 사물을 영상적 시각으로 보는 교육을 통하여 이야기하고자 하는 생각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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