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디어 동향: 중국 방송영상콘텐츠 시장 현황과 주요 이슈

해외 미디어 동향: 중국 방송영상콘텐츠 시장 현황과 주요 이슈

중국 방송시장의 특성
중국에는 4천 개 이상의 방송채널(TV채널은 약 1300여 개)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 채널은 커버리지 단위로 구분된다. 즉, 매체별 구분보다는 전국, 성급, 시급 등 행정단위로 방송의 특성을 구분하는 것이다. 대체로 15개의 채널을 보유한 국영방송 CCTV와 전국 방송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성급 위성TV가 방송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광대한 국토 면적 때문에 전국 커버리지 방송은 위성을 이용한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5a).
워낙 채널이 많은 탓에, 중국에서는 통상적으로 시청률 1%를 넘기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특히 한국 예능 프로그램 포맷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는 것이 최근 중국 방송시장의 주요 특징이라 하겠다. 2015년 상반기 중국의 주요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순위는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奔跑吧兄弟)> 시즌1, 2와 <나는 가수다(我是歌手)> 시즌3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저장위성TV에서 방송된 <달려라 형제> 시즌1은 상반기 평균 시청률 4.741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그림 1] 출처 rm.zjstv.com 홈페이지 캡쳐
[그림 1] 출처 rm.zjstv.com 홈페이지 캡쳐

이 외에도 <꽃보다 누나>, <진짜 사나이>, <수퍼맨이 돌아왔다> 등 한국 포맷의 중국판 프로그램이 시청률 상위권에 다수 포진하면서 중국 예능 프로그램 시장을 이끌고 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5a). 하지만, 최근에는 정식으로 포맷을 수입하지 않고 무단으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본 뜬 프로그램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으며, 포맷 수출과 함께 병행되는 제작 노하우 전수나 제작 인력 유출 등이 한국 방송시장의 심각한 위기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표 1] 2015 상반기 중국 방송 프로그램 시청률 순위 Top 5
[표 1] 2015 상반기 중국 방송 프로그램 시청률 순위 Top 5

중국에서도 드라마는 외주제작사에 의해 주로 제작된다. 제작 물량에 비해 방송에 실제 편성되는 비중이 절반가량으로 방송 편성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종전에는 동일한 드라마가 다수의 채널을 통해(4개까지) 동시 방송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일극양성’ 정책에 의해 한 개의 드라마가 동시 상영되는 채널을 2개로 제한하여 방송에서 제공하는 드라마의 폭이 다소 넓어졌다. 2015년 4∼6월 중국 드라마 제작사가 광전총국에 제작 및 발행 허가를 받은 드라마는 총 95개 작품 3,734회로 나타났다. ‘일극양성’ 정책이 시행된 후 처음 맞는 1분기에는 각 제작사가 드라마 물량을 늘렸으나 2분기는 오히려 전년 대비 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5b).
중국에 수출되어 성공을 거둔 한국 드라마들은 전통 방송매체 보다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소후(Sohu, 搜狐视频), 아이치이(iQiyi, 爱奇艺) 등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는 한국 드라마 HD 전용 채널을 만들었으며, 한국 3대 공중파 방송국과 거의 동시에 최신 한국드라마 동영상을 업로드 해왔다. 온라인 콘텐츠 사전심의 규제 강화로 현재 이러한 서비스는 어렵게 되었다. 이 글의 뒷부분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중국에서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전통 방송 시장을 위협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확대 및 BAT의 파급력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방송영상 서비스는 중국에서도 급격히 확산 중이다. 아직까지 그 규모가 매우 크지는 않지만, 향후 관련 산업사슬이 형성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5년 1사분기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74.7% 성장하면서 약 68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iResearch China, 2015. 6. 10). 시장조사업체인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18년에는 900억 위안(약 16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Zdnet Korea, 2015. 6. 15).

[그림 2]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 규모 추이 출처 : iResearch China(2015. 6. 10). Q1 2015 China online video report.
[그림 2]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 규모 추이
출처 : iResearch China(2015. 6. 10). Q1 2015 China online video report.

현재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는 텐센트(Tencent)의 텐센트 비디오, 바이두(Baidu)의 아이치이(iQiyi), 알리바바(Alibaba)의 유쿠-토도우(Youku Tudou), 소후닷컴(Sohu.com), 레시인터넷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LeTV)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존 방송콘텐츠 외 웹드라마는 물론 최근 인터넷 방송의 주요 형식으로 대두되고 있는 개인방송 등도 모색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BJ를 발굴 및 양성하는 매니지먼트 업체도 등장하여, 매니지먼트 업체 유지아(Yujia)의 경우 등록된 BJ 수가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Strabase, 2015. 8. 17).

3대 인터넷 서비스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영상 콘텐츠 부문에 대한 공세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쿠-토도우 지분 16.5%를 매입한 알리바바는 최근 후난위성TV, 영화제작사 DMG 엔터테인먼트 등과 제휴하여, 인터넷-유료TV-모바일을 아우르는 콘텐츠 번들링 서비스를 제공할 것임을 밝혔다(Wall Street Journal, 2015. 7. 1.). 알리바바의 e-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게임, 영화, TV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또한, 알리바바는 넷플릭스 대항마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Tmall Box Office’를 곧 출시할 예정이며, 약 90%의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최근 기술, 자본, 콘텐츠 역량을 쏟아 스마트TV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The Wall Street Journal, 2015. 8. 16.)
이러한 행보는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들이 방송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집중하고 있음을 나타냄과 동시에 새로운 수익모델로서 유료화가 본격적으로 모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의 유료화 도입은 광고 수익 하락에 대한 대안으로, 불법유통과 결제환경 개선을 계기로 한 매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시도되고 있는 측면이 크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업체의 전체 매출에서 광고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수익원이지만, 그 비중은 60% 안팎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iResearch China, 2015. 6. 10).

[그림 3]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 수익 구조 변화 추이 출처 : iResearch China(2015. 6. 10). Q1 2015 China online video report.
[그림 3]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 수익 구조 변화 추이
출처 : iResearch China(2015. 6. 10). Q1 2015 China online video report.

아이치이, 유쿠-토도우 등은 부분적인 유료서비스를 지난 4년간 제공해왔다. 아이치이는 프리미엄 VOD 유료가입자수가 500만 명을 상회하며, 유쿠-토두와 텐센트 비디오 역시 각각 1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Strabase, 2015. 6. 24.). 전체 가입자 중 1% 수준의 가입자만이 유료 가입자인 셈이지만, 향후 본격적인 유료화를 위한 토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한편, 중국 전문 조사기관 iResearch의 보고에 따르면 중국 이용자들의 유료 콘텐츠 지불의사는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영화에 대한 지불 의사는 53.4%, TV 드라마 26.8%, 단편 동영상 19.1%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의 지불의사 응답률을 보였다. 특히 급속한 경제 발전과 정부의 출산제한 정책 속에 유년기를 보낸 바링허우(八零后) 세대의 구매력은 유료 콘텐츠 이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Strabase. 2015. 8. 7.).

온라인, 예능프로그램을 포함한 해외 콘텐츠 규제 강화
지난 7월 말, 중국의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은 새로운 TV 예능프로그램 규제안을 방송사 등에 통지했다. 통지문에서 광전총국은 TV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 △사회주의 가치관을 담고 △지나치게 현실과 동떨어져선 안 되며 △경박한 풍조를 조장해선 안 되고 △중국의 전통문화를 발현해야 한다고 제시하며, 이에 근거한 규제를 시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올여름 시즌 중국에서 방영 중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30여 편에 달한다. 그 가운데 <달려라 형제(奔跑吧兄弟): 한국 제목 ‘런닝맨’>, <아빠! 어디가?(爸爸去哪儿)> 등 한국 프로그램 포맷을 수입해 리메이크한 중국 예능프로그램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한국에서 판권을 사들여 리메이크했거나 판권 없이 모방한 프로그램이 10여 편에 달하는 등 한국 예능 프로그램 포맷의 영향력이 확대되자 중국 정부가 규제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강하다(매일경제, 2015. 7. 23). 현재 중국 방송사가 수입가능 한 해외 프로그램 판권은 연간 1개로 제한받고 있다.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분기별 1편이다.

중국 정부의 해외 방송영상 콘텐츠 견제는 날로 강도를 더하고 있다. 올 초 중국 당국은 해외 드라마 쿼터제 2005년 이후, 국가광전총국은 <해외 드라마 프로그램 수입 및 방영 관리 규정>(총국42호령)을 통해, 중국 방송국에서의 해외 드라마 방영 총 수량(25% 초과 금지)과 방영 시간(19:00-22:00동안 방영 불가)을 제한하고 있다.
를 강화하며 정규 방송 플랫폼 판로도 제한했다. 외국 드라마를 전년에 방송된 중국 드라마 대비 30% 수준으로 방영 제한하는 것을 추가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외국 드라마의 중국 내 확산을 막는 조치이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TV만 대상으로 하던 콘텐츠 사전심의 범위를 온라인으로까지 넓혔다. 광전총국의 <해외 방송 드라마 웹상 관리 관련 규정 실천을 위한 통지>는 2015년부터 동영상 사이트의 해외 방송 프로그램 방영은 반드시 법에 따라 사전심의가 이뤄져야 하며, 허가증서 취득 이후 방영할 수 있고, 그 중 해외 드라마는 전체의 30%를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5b). 결과적으로 주로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던 한국 드라마, 미국 드라마가 주요 타겟이 되었다. 이러한 규제 강화는 해외 사업자들에게 매우 불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심의를 기다리는 동안 P2P 등의 창구를 통해 불법 유통이 이루어져도 이에 대해서는 중국 당국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미디어 사업자들의 새로운 격전지
중국 정부가 유튜브, 트위터 등 외국 주요 서비스에 대해 폐쇄성을 보이며 자국 서비스에 우호적인 정책을 전개하고 있는데다가 엄격한 콘텐츠 심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세계 유력 미디어 사업자들의 중국 진출 타진은 계속되고 있다. 애플, 디즈니의 중국 시장 확대를 비롯, 9월 2일 일본을 필두로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넷플릭스(Netflix)의 중국 진출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중국 시장에서 1천만 명의 가입자만 확보할 수 있다면 중국은 넷플릭스의 가장 큰 해외시장이 될 수 있다(SNL Kagan, 2015. 7. 16.). 하지만 4억 5,000만 명 상당의 대규모 시청자 기반이 형성된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 진출은 넷플릭스도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넷플릭스는 당초 독자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가 최근에는 중국 내 비즈니스 파트너를 물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Strabase, 2015. 8. 14).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미디어 시장의 기본 속성상, 중국은 가장 유망한 혹은 위협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다. 바로 옆에 인접한 한국의 입장에서 중국은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양날의 검’이다. 상대의 힘에 밀려 칼날이 자신에게 겨누어지는 상황을 피할 묘수가 절실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iResearch China(2015. 6. 10.) Q1 2015 China online video report.
SNL Kagan(2015. 7. 18.). Netflix’s wild expansion persists.
Strabase(2015. 8. 10.). 중국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겨냥한 인터넷 사업자, 방송사, 영화 제작사 공동전선의 행보와 시장 파급력.
Strabase(2015. 8. 14.). Netflix, 아시아 태평양 시장 침투 가시화…일본 진출은 ‘청신호‘, 중국 진출은 ‘적신호’
Strabase(2015. 8. 17.). 中, 실시간 인터넷방송 서비스 인기…“BJ 발굴 및 양성 매니지먼트 업계도 성황”
Strabse(2015. 8. 7). 중국 뉴미디어 이용자의 디지털 콘텐츠 이용 트렌드.
The Wall Street Journal(2015. 7. 1.). Alibaba strikes entertainment deal in China.
The Wall Street Journal(2015. 8. 12.) Alibaba, Tencent plan to invest in Internet-TV Startup in rare collaboration.
Zdnet Korea(2015. 6. 15.). 알리바바의 중국판 넷플릭스 성공할까.
매일경제(2015. 7. 23.). 中 방송규제로 ‘예능한류’ 식을라.
한국콘텐츠진흥원(2015a). 중국 방송 현황: 2015년 상반기 주요 방송채널 및 프로그램 시청률. 『방송 트렌드&인사이트』, 2호(8, 9월호), pp.80-85.
한국콘텐츠진흥원(2015b). 중국콘텐츠산업동향, 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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