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 5개 채널,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확정

700MHz 주파수 5개 채널,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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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주파수’라고 불리는 700MHz 주파수 분배 방안이 확정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7월 13일 제6차 주파수정책소위원회를 열고 지상파 방송사에 700MHz 주파수 5개 채널을 분배하는 이른바 ‘5+1’안에 최종 합의함에 따라 총 108MHz 폭의 700MHz 주파수는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에 30MHz 폭, 이동통신에 40MHz 폭,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에 20MHz 폭으로 활용된다. 나머지 18MHz 폭은 보호대역으로 운영된다.
디지털 전환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700MHz 주파수는 지상파방송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회수된 주파수 대역으로 전파 도달 거리가 긴 데다 혼선이나 잡음이 적어 황금 주파수로 불린다.

(미래부) 700MHz 대역 주파수 분배 추진방향  (국회 주파수정책소위 제5차 회의, 7월 6일)
(미래부) 700MHz 대역 주파수 분배 추진방향 (국회 주파수정책소위 제5차 회의, 7월 6일)

논란의 시작은 구 방송통신위원회가 2012년 1월에 수립한 ‘모바일 광개토 플랜’에서 시작됐다. 모바일 광개토 플랜은 2020년까지 600MHz 폭 이상의 신규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확보하는 중장기 계획으로 당시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700MHz 주파수 잔여 대역 중 40MHz 폭을 통신용으로 할당했다. 문제는 당시 방통위가 의결한 모바일 광개토 플랜이 법적 절차(고시·‧공포 등)를 거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모바일 광개토 플랜은 법적 효력이 없는 단순 의결 사항임에도 구 방통위의 업무를 이어받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를 기정사실화해 주파수 분배 방안에 반영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상파 방송사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를 비롯한 현업 방송인들은 모바일 광개토 플랜의 백지화를 주장하며 주파수의 공공재적 성격에 맞게 700MHz 주파수 잔여 대역은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과 통신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자 결국 미래부와 방통위는 700MHz 주파수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 연구반을 구성해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하지만 공동 연구반도 통신 할당과 지상파 UHD 방송 활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 사이 미래부는 2023년까지 1GHz 이상의 통신용 주파수를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발표했다. 2013년 12월의 일이다. 700MHz 주파수의 용도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위 40MHz 폭을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이런 와중에 세월호 참사가 터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재난망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미래부는 10년 넘게 표류하던 국가 재난망 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2014년 11월 14일 국무조정실 산하 주파수심의위원회는 700MHz 주파수 중 상하위 20MHz 폭을 국가재난안전통신망에 배정키로 결정했다. 700MHz 주파수 중 일부를 재난망으로 활용키로 하면서 700MHz 주파수 정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고시·공포 등의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아 논란이 일었던 모바일 광개토 플랜 1.0을 백지화하고 2015년 상반기까지 700MHz 주파수 분배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국회 미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그동안 미래부와 방통위 차원에서 논의됐던 700MHz 주파수 정책을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700MHz 주파수 잔여 대역인 88MHz 폭의 용도 결정 문제를 논의할 주파수소위원회가 구성됐다. 주파수소위가 여러 차례 진행됐지만 입장 차는 여전했다. 여야 의원들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을 위해선 잔여 대역 88MHz 중 54MHz 폭(9개 채널)을 방송용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고, 미래부와 방통위는 700MHz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도 활용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700MHz 주파수 분배안에 대한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미래부는 국제적인 추세와 경제성, 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상파 UHD 방송과 이동통신 상생을 위해 균형 있는 분배를 추진하겠다며 ‘4+1’ 분배안을 내놓았다. 채널 1개당 6MHz 폭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KBS 1TV/2TV, MBC, SBS 4개 채널에 700MHz 주파수를 분배하고, 현재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를 하고 있는 EBS에는 향후 DMB 대역에서 1개 채널을 확보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에 따라 이동통신에 40MHz 폭을 할당하고 지상파 방송사에 24MHz 폭만 분배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4+1’안의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고, 미래부는 7월 6일 열린 주파수소위에서 KBS 1TV/2TV, MBC, SBS, EBS 지상파 5개 채널에 700MHz 주파수 30MHz 폭을 분배할 수 있는 기술적 검토를 끝냈다고 보고했다. E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 5개 채널에 700MHz 주파수를 분배하겠다는 ‘5+1’안을 내놓은 것이다.

700MHz 주파수 분배 진행 과정
700MHz 주파수 분배 진행 과정

여야 의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4년 11월 주파수소위가 구성된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미래부의 주파수 분배 방안을 수용했고,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도 지상파 UHD 방송의 순조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미래부는 이날 합의에 따라 이르면 이달 내로 주파수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진행, 20일의 확정 기간을 거쳐 다음달 말까지 고시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미래부는 올해 안에 700MHz 주파수 대역을 포함해 총 140MHz 폭에 대한 주파수 경매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경매에 등장하는 주파수 대역은 700MHz 주파수 대역 40MHz 폭과 정부가 이전에 확보해둔 1.8GHz 대역 20MHz 폭, 2.1GHz 대역 20MHz 폭, 2.6GHz 대역 60MHz 폭 등이다. 미래부는 하반기 중으로 주파수 할당 계획을 수립해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주파수 경매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INTERVIEW –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이번 700MHz 용도가 확정되었지만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을 뿐이다. UHD 전국방송을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이에 700MHz 주파수를 활용한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을 끊임없이 주장해온 미방위 소속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만나 주파수 분배 방안이 확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짚어보고 앞으로 지상파 UHD 전국 방송과 무료 보편적 서비스 확대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논의해보고자 한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700MHz 주파수 분배 방안이 확정됐다. 방송과 통신 각각의 업계에서는 ‘지역에서는 UHD 방송을 볼 수 없게 됐다’, ‘700MHz 주파수를 방송에 분배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에서 어긋난다’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방송과 통신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된 절충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700MHz 주파수 분배 방안을 보면 애초에 이동통신에 배정돼 있던 40MHz 폭이 전부 할당이 됐다. 원래 이동통신에 할당하려 했던 주파수 폭을 줄인 것이 아니라 보호대역을 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후에 전파 간섭 문제가 생길지 이 부분이 걱정되는 것이지 통신 쪽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확정된 700MHz 주파수 분배 방안에서 중요한 것은 국회가 중심이 돼 합의점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에 확정된 ‘5+1’안은 미방위 소속 의원들의 공이 컸다. 여야 의원들이 주파수의 공익적 활용에 주목하면서 주파수소위를 통해 막판 합의점을 찾아낸 것인데 최근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국회가 주파수 정책에 개입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부가 정책 대안을 갖고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진행하는 것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는데 동의하는가.
미래부 장관이 그런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미래부가 제대로 잘 했더라면 국회가 개입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방송과 통신의 균형이 깨지고 그로 인해 사회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국회가 개입을 한 것이지 아무 문제가 없는데 개입을 했겠는가. 국회의 주 기능 중 하나가 ‘갈등 조정’이다. 700MHz 주파수 분배 방안을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 이 부분이 무너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국회가 상당한 부담을 지고 개입한 것이다.

디지털 전환 이후 700MHz 대역 활용 방안 연구반 발족,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 발표, 재난망 주파수 할당, 주파수소위 구성 등 우여곡절 끝에 ‘5+1’안이라는 중재안이 만들어졌는데 그동안 논의 과정 중 답답하고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한다면.
700MHz 주파수 논의 과정에서 가장 답답하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위축돼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제가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을 할 당시에만 해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송의 독립, 공공성 등을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힘이 많이 약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700MHz 주파수 논의만 봐도 그렇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자율성 약화. 사업적 측면에서까지 자율성이 위축됐다는 것, 이것이 바로 방송 장악의 결과물이다.
지난해 6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서 700MHz 주파수 문제를 처음 꺼냈다. 재난망 구축 사업에 대해 조사하다가 700MHz 주파수 문제를 알게 됐고, 이것이 지상파 UHD 방송과 연결돼 있어 지상파 방송사 쪽에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사들의 반응이 적극적이지 않았다. SBS만 조금 반응을 보일 뿐 KBS와 MBC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SBS와 KBS가 함께 하고, 미방위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의를 끌어갈 수 있게 됐다. 이 과정만 3달이 걸렸다. 조금만 더 서둘렀더라면 지금과는 또 다른 결과였지 않았을까 싶다.

700MHz 주파수 중 일부가 재난망에 할당된 뒤 새로운 대안을 제안하셨다. 700MHz 대역의 나머지 88MHz 폭을 방송용으로 먼저 배분하고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이 완료되는 2021년에 그 대역을 통신용으로 활용하자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부는 요지부동의 자세로 버텼는데.
모바일 광개토 플랜에 따라 미래부가 통신에 할당하려 했던 40MHz 폭 중 20MHz 폭을 무선마이크용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700MHz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쓰려면 2021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그런데 당시 지상파 방송사의 계획대로라면 2014년 기준으로 7년 뒤인 2021년에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이 완료된다. 공교롭게도 2021년은 지상파 디지털 TV(DTV)가 종료되는 시점이다. 700MHz 주파수를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먼저 활용하고 2021년에 DTV 대역으로 재배치하면 그 뒤에는 통신이 700MHz 주파수 전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방송과 통신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방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부는 이 방안에 대해서 아무 말이 없다. 이 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이 방안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할 수 있다고 본다.

700MHz 주파수 분배 방안이 확정됐기 때문에 주파수소위의 활동은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파수소위가 여기서 마무리되는지 아니면 또 다른 계획이 있는지.
주파수소위가 없어져도 미방위가 700MHz 주파수와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의 해당 상임위원회이기 때문에 계속 지켜볼 것이다. 지역민방 등 지역의 UHD 방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마무리될 때까지 끝까지 점검할 것이다.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5개 채널을 분배키로 함에 따라 지상파 UHD 방송의 단계적 도입이 사실상 확정됐다. 앞서 방통위는 △2015년 하반기 수도권 시범방송 추진 △2016년 수도권 5개 채널(KBS 1TV, KBS 2TV, MBC, SBS, EBS) 서비스 시작 △2017년 강원권 및 광역시로 확대(추가 3개 채널, 총 8개 채널) △2021년 전국 시‧군 지역으로 확대(추가 4개 채널, 총 12개 채널) 등 단계적 도입 방안을 설명한 바 있고, 현재 정부 역시 2022년까지 단계적 도입으로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은 최대 10년까지 늦춰질 수 있다고 보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애초 지상파 방송사도 지상파 UHD 방송을 놓고 단계적으로 접근했었다. 일시적으로 모든 지상파 방송사에서 UHD 방송을 실시하는 게 아니라 시차를 두면서 시작하는 방안으로 지상파 방송사도 생각했었기 때문에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도 미방위 차원에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듯이 다른 의원님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 점검할 것이기 때문에 지상파 UHD 전국 방송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

지상파 UHD 전국 방송과 연결해서 내장형 UHDTV 개발이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다. 고품질의 무료 보편적 서비스 확대를 위해선 안테나 설치가 필요 없는 UHD TV 수상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부분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제조업체와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지 국회가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테나를 외장형으로 할지, 내장형으로 할지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국회가 개입할 수는 없다.

민감한 질문이긴 하지만 UHD 전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예산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2조 2,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체 재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상파 UHD 방송 역시 UHD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4K에서 8K로 가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HD에서 UHD로의 전환은 디지털 전환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처럼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투입되는 예산이 적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700MHz 주파수 경매 비용을 사용해야 한다, UHD 활성화로 이익을 얻는 제조사들도 일정 부분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KBS와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별로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또한 재원 마련 문제는 지상파 방송사가 미래부, 방통위와 협의해서 대안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지 국회가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국회는 주파수소위를 통해 700MHz 주파수 분배 방안에 있어 균형을 잡아줬다. 방송과 통신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그 이후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지상파 UHD 표준 확정과 재원 확보 방안 그리고 1단계에서 배제된 지역 지상파 방송사들의 UHD 전환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지상파 방송사가 정부와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았다. 나중에 UHD 전환을 위해서 특별법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미방위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하겠지만 지금으로선 국회가 나설 부분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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