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경험을 강화한 OTT 플랫폼 전략

이용자 경험을 강화한 OTT 플랫폼 전략

미디어 경쟁 방식이 다시 변화하고 있다. OTT 플랫폼이 미디어 산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이후, 주요 사업자들은 오랫동안 구독자 확보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최근 OTT 기업들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전략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제 OTT 시장은 콘텐츠의 양적 성장을 넘어, 서비스 경험의 질적 혁신을 지향한다. 이러한 전략은 이용자의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고 몰입도를 높이며, 광고 수익 증대와 강력한 팬덤 기반의 장기적 충성도 강화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OTT 서비스는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콘텐츠 ‘경험’을 통해 이용자가 플랫폼에 머무를 ‘이유’를 제시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즉 이용자가 특정 플랫폼에서만 참여할 수 있는 독점적인 ‘콘텐츠 경험’을 통해 이용자를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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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유목민과 이용자 경험 전략
글로벌 OTT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치열한 경쟁과 높은 구독 변동성 문제에 직면해 있다. 미국 SVOD(구독형 주문형 비디오) 가입자의 44%가 최근 6개월 이내에 서비스를 해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24%는 해지 후 재구독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이용자들이 특정 플랫폼에 장기적인 충성도보다는 선호하는 콘텐츠에 따라 자유롭게 서비스를 이동하는 ‘콘텐츠 유목민’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외 OTT 플랫폼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오며 독점 콘텐츠 전략을 유지해 왔지만, 이러한 콘텐츠 유목민 현상은 독점 콘텐츠만으로는 이용자를 플랫폼에 장기적으로 묶어두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OTT 서비스 이용자들의 요구와 소비 패턴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콘텐츠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능동적인 참여 욕구는 숏폼 콘텐츠의 인기에서 잘 드러나며, 라이브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와 같은 실시간 이벤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 수요 변화는 OTT 기업들로 하여금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강력한 팬덤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단지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을 넘어, 해당 세계관에 대한 깊은 몰입과 충성도를 형성하고,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팬덤 커머스와 라이브 이벤트와 연계한 수익적 다각화도 시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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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경험과 이용자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강한 OTT 같은 미디어에서는 이용자의 참여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조사회사 언스트앤영(Ernst & Young, 이하 EY)이 지난 4월에 실시한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여론조사(M&E Pulse Poll)에서도 확인된다. 이번 조사는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중국, 한국, 호주 등 14개국의 18~65세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 5명 중 1명은 현지 체험이나 실시간 경험과 같은 몰입형 활동에 추가 비용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어떤 체험형 콘텐츠에 가장 많이 소비할 것인지 물어보는 질문에서는 지역 기반 체험과 라이브 콘텐츠가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하며, 실시간성과 현장감을 중시하는 소비자 성향을 드러냈다. 나아가 전체 응답자의 99%는 향후 1년 내 콘텐츠 경험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혀, 체험형 미디어가 향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대별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젊은 소비자들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더 많은 행사에 참석하고 더 높은 비용을 지출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Z세대는 더 나은 경험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며, 지출을 줄일 의향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내년에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모두가 일반 소비자보다 거의 모든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더 많은 지출을 계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1. 세대별 소비 예정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경험 / 출처 : EY (2025. 6. 11)
그림 1. 세대별 소비 예정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경험 / 출처 : EY (2025. 6. 11)

 

이러한 변화는 OTT 시장의 경쟁 구도가 시청 시간 확보에서 이용자 경험, 몰입, 참여를 중심으로 한 경쟁으로 진화한 것을 의미한다. 결국, OTT 플랫폼은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AI 기반 개인화를 통해 얼마나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핵심이다. 즉, OTT 플랫폼의 또 다른 경쟁은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의 충성도를 강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EY의 조사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CEO의 87%는 이러한 프리미엄 경험이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OTT가 단순한 콘텐츠 제공자를 넘어, 오프라인 행사나 라이브 이벤트와 연계된 ‘경험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향후 OTT 경쟁력이 이용자 경험과 연계한 서비스를 중심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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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과 이용자 경험
이용자 참여와 경험을 강화한 OTT 전략은 새로운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경험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색다른 재미와 가치를 제공할 뿐 아니라, 콘텐츠와 이용자 간의 지속적·몰입적 관계를 형성하는 핵심 매개체로 작동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경험은 브랜드와 문화적 요소로 확장되며, 이용자의 기대와 몰입 경험을 한층 더 심화시키는 효과를 창출한다. 결과적으로, 이용자에게는 몰입 경험을, OTT에는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 강화라는 이중 효과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쟁 자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주요 OTT 플랫폼들은 저마다 이용자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경험 서비스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라이브 팬 이벤트 ‘투둠(Tudum)’을 통해 유명 게스트 참여, 독점 콘텐츠 공개, 새 시즌 발표, 라이브 공연 등을 제공하며 팬덤 커뮤니티를 기념하는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프리미어리그 축구 중계를 통해 축구선수 손흥민 팬덤을 쿠팡 와우 멤버십으로 유인하며 신규 가입자를 확보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티빙 역시 팬덤 솔루션 업체와 협력하여 온라인 팬 커뮤니티를 구축하며 팬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강화했고 플랫폼 내에 자사 콘텐츠와 연계한 숏폼 콘텐츠 섹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콘텐츠는 함께 즐겨야 제맛”이라는 슬로건 아래, 이용자가 특별 호스트와 함께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티빙 같이볼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콘텐츠 같이볼래?’와 ‘스포츠 팬덤중계’ 두 가지 종류로 구성된다. ‘콘텐츠 같이볼래?’는 오리지널 예능 ‘대탈출’을 시작으로, 오리지널 드라마 ‘아이쇼핑’, tvN드라마 ‘서초동’ 등 스페셜 게스트와 함께 실시간 채팅 서비스인 ‘티빙톡’을 통해 콘텐츠를 함께 시청하고 감상을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스포츠 팬덤중계’는 KBO 리그 등 독점 스포츠 중계에 스페셜 호스트의 해설을 결합해 팬들이 실시간으로 응원하고 교류하는 커뮤니티 경험을 제공한다.

그림 2. 티빙 같이볼래? 서비스 / 출처 : 티빙
그림 2. 티빙 같이볼래? 서비스 / 출처 :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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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OTT 플랫폼 전략
OTT는 콘텐츠 소비를 넘어 참여와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참여와 경험에 대해 적극적인 지출 의향을 보이는 점에서, OTT 플랫폼의 이용자 참여와 경험이 중요한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의 OTT가 개인화된 경험에 집중하여 ‘관계’의 즐거움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같이볼래?’와 ‘투둠’은 OTT의 본질을 ‘VOD 플랫폼’에서 ‘사회적 공간’으로 확장하며, 이용자들은 콘텐츠 자체뿐만 아니라 다른 이용자, 출연진, 호스트와의 상호작용에서 새로운 즐거움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상호작용은 플랫폼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고, 단순히 콘텐츠가 끝나면 이탈하는 ‘콘텐츠 유목민’을 ‘플랫폼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강력한 락인효과를 가져온다.

OTT 시장의 경쟁 핵심은 이제 ‘독점 콘텐츠’를 넘어 ‘차별화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용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함께’ 즐기고 ‘직접’ 참여하며 ‘경험’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OTT 플랫폼은 ‘콘텐츠 라이브러리’ 제공자가 아니라, ‘종합 엔터테인먼트’로서 새로운 미디어 경험과 문화를 만들어간다.

그러므로 OTT 시장의 경쟁력은 더 이상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지, 양적 규모에 국한되지 않는다. 콘텐츠의 가치를 ‘경험’으로 확장하고, 기술을 통해 이를 ‘개인화’하며, 시장 참여자들과의 ‘상생’을 모색하는 플랫폼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OTT 플랫폼은 이용자의 참여와 경험을 제공하며, 향후 팬덤 기반의 커머스와 커뮤니티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층을 구축하려는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이를 통해 콘텐츠 소비, 상품 구매, 그리고 소통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할 수도 있다.

이처럼 진화된 OTT 경쟁은 콘텐츠 소비를 넘어, 이용자와 상호작용, 개인화 경험, 감정적 몰입 등을 중심으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관계 맺기는 콘텐츠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팬덤 문화를 심화시키며, 나아가 콘텐츠와 이용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 생태계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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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EY (2025. 8. 1). Nine top drivers shaping the future of fun in media and entertainment
· EY (2025. 6. 11). How to create an unforgettable experiential entertainment experience. EY Media & Entertainment (M&E) Pulse Poll.
· Robert Briel (2025. 8. 18). Ampere Analysis: Demand for K-content expands as commissions shrink. Broadband TV News
· 인크로스 (2025. 8. 8). 2025년 8월 미디어 이슈 리포트.
· CJ(2025. 7. 17). 티빙, 실시간 인터랙티브 ‘같이볼래?’ 신규서비스 론칭 “콘텐츠는 함께 즐겨야 제맛”.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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