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 참관기

CES 2017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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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7

임신환 MBC TV송출부 부장대우

2017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세계 유수의 전자회사들이 대거 신제품들을 출품하였으며 첫날 오전에는 사람들에게 떠밀려 다니는 정도로 관람객들이 많았다. 방송환경이 UHD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삼성과 LG뿐만 아니라 중국 회사들의 UHD TV들도 많이 출시되어 있었다. 물론 전자제품 전시회이니만큼 TV에 국한되지 않고 생활가전이나 레저용 전자제품, 휴대폰 등도 많이 전시되었다. 또한 차량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차량용 오디오와 스피커 등 기존에 생산되던 제품들뿐만 아니라 각 자동차 메이커들의 자율주행 차량들이 컨셉카로 전시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지난 2016년을 돌아보면 1년 동안의 화두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차량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사실 UHD TV와 드론, VR 등은 몇 년 전부터 계속 출시되어 온 제품들이라 그리 새롭지 않다 느껴지지만, 자율주행은 최근에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서 전시회에 나온 자동차들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사실 CES에 전시된 자율주행 차량들은 컨셉카 형태라서 자율주행이 완전히 구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 자동차는 이렇게 변화할 것이다’란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시장 밖에서 푸드트럭을 이용해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 전시장 안에도 식당이 몇 군데 있으나 사람들이 많아 붐빈다.
전시장 밖에서 푸드트럭을 이용해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 전시장 안에도 식당이 몇 군데 있으나 사람들이 많아 붐빈다.
▲ CES 전시장 외경 - 전시장의 모습이며 North, Central, South 홀의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의 면적도 넓고 3,800여 개의 업체가 참가해서, 모두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린다.
▲ CES 전시장 외경
– 전시장의 모습이며 North, Central, South 홀의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의 면적도 넓고 3,800여 개의 업체가 참가해서, 모두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린다.

이번 전시회의 주요 제품들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이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이 항목들에 대해 각각 나눠서 전시회의 풍경을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

· UHD TV
·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 IoT)
· 가상 현실 (Virtual Reality, VR)
· 드론 및 액션캠
· 자율주행 / 전기 자동차

UHD TV
TV 시장에서 여전히 삼성과 LG가 선두에서 뛰고 있지만, 이번 전시회를 보고나니 중국회사들의 약진이 만만치 않음을 느꼈다. 삼성과 LG가 초박형 TV와 곡면형 TV, 그리고 HDR과 화질에 주안점을 둔 TV를 전시하여 기술의 우위를 과시했다. TV 분야의 강자인 소니의 UHD TV들도 훌륭했다. 또한 소니 전시장에 설치된 초대형 디스플레이는 가로 9.7m, 세로 2.7m의 넓은 화면과 우수한 화질을 보여주었다. 그에 비해 중국 제조사들은 8K TV로 응수하는 느낌이었다.
중국 제조사들은 국내 회사들만큼 얇은 두께의 TV를 제조할 기술은 안 되어 보이지만, 시청자 입장으로 봤을 때는 TV의 두께가 그렇게 얇아질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벽에 걸어놓으면 1cm나 5cm나 큰 차이를 실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초박형 TV의 단점으로 내장 스피커가 작아져서 음향이 좋지 않다는 것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운드바를 별도로 설치하고 있다. 그런데 사운드바는 TV처럼 얇지 못해 TV보다 더 튀어나오게 된다. 그럴 바에야 예전처럼 TV의 두께는 어느 정도 유지하고 음질이 보장되는 스피커를 내장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그렇게 역변할 일은 없을 것이다. LG와 소니에서는 패널에서 소리가 재생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니, 미래에는 얇으면서도 더 우수한 음질의 TV로 발전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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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K / 8K TV - LG, 삼성의 4K TV와 중국회사인 창홍, Hisense의 8K TV
▲ 4K / 8K TV
– LG, 삼성의 4K TV와 중국회사인 창홍, Hisense의 8K TV
▲ 소니의 초대형 디스플레이 CLEDIS - 확장된 컬러 범위와 1000니트의 밝기까지 표현 가능하며, 120프레임의 고속 영상도 재생 가능하여 잔상을 최소화했다.
▲ 소니의 초대형 디스플레이 CLEDIS
– 확장된 컬러 범위와 1000니트의 밝기까지 표현 가능하며, 120프레임의 고속 영상도 재생 가능하여 잔상을 최소화했다.

거치형 TV는 크기, 해상도, 화질 경쟁으로 가고 있다. 여러 가지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 TV들이 오래전부터 출시되었으나, 역시 한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TV를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방식은 스마트폰만큼의 편의성을 제공하기에는 불편함이 따른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TV의 스마트 기능보다는 TV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에 주력했다고 본다. 이제 TV와 스마트폰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TV가 스마트폰에 빼앗기는 부분이 덜해진다고 생각되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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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삼성 TV의 화질 홍보 - 모든 HDR 방식을 지원하는 LG TV, 화질을 높인 새로운 패널 QLED를 채용한 삼성 TV
▲ LG, 삼성 TV의 화질 홍보
– 모든 HDR 방식을 지원하는 LG TV, 화질을 높인 새로운 패널 QLED를 채용한 삼성 TV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 IoT)

사물인터넷 기술 중 ‘스마트홈’으로 불리는 영역의 생활가전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정의 가전제품들이 인터넷에 연결될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어 보다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게 한다. 가전제품들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거나 상태를 알려준다. 또한 사용자의 생활패턴을 저장하고 분석하여 상황에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방송과는 관련이 먼 분야여서 크게 관심을 가지고 보진 않았고, 아직은 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동차나 TV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기술은 최근에 많이 볼 수 있지만, 다른 생활가전 제품들에까지 확장하는 것은 아직 생소하게 느껴지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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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LG, Haier, Skyworth의 IoT - 우리나라와 중국 가전사들이 생활가전을 보다 스마트하게 변화시키는 IoT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 삼성, LG, Haier, Skyworth의 IoT
– 우리나라와 중국 가전사들이 생활가전을 보다 스마트하게 변화시키는 IoT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가상 현실 (Virtual Reality, VR)

가상현실 관련 전시장을 돌아보니 가상현실 기술은 이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한 느낌이다. 예전에는 가상현실이 큰 관심을 끌다보니, 여기저기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하여 뭔가 해보자는 노력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게임과 체험으로 정리되어 있는 듯했다.
방송 분야에서도 가상현실 기술로 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던 것 같은데, 사실 방송에 접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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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TVR(중국)과 Voxel(프랑스)의 VR - VR 기기를 통해 게임과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이다.

▲ ANTVR(중국)과 Voxel(프랑스)의 VR
– VR 기기를 통해 게임과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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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DG(미국)의 스마트 안경 - 스마트 안경을 쓰고 특정 위치를 응시하면 홀로그램처럼 입체영상이 나타난다. 좀 더 발전된 증강현실(AR) 기술이다.
▲ ODG(미국)의 스마트 안경
– 스마트 안경을 쓰고 특정 위치를 응시하면 홀로그램처럼 입체영상이 나타난다. 좀 더 발전된 증강현실(AR)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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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nasonic과 Oculus 전시장에서 VR을 체험하고 있다.
▲ Panasonic과 Oculus 전시장에서 VR을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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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splayLink와 Vuzix 전시장에서 VR 게임을 하는 모습
▲ DisplayLink와 Vuzix 전시장에서 VR 게임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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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의 갤럭시 기어를 이용한 VR 체험
▲ 삼성의 갤럭시 기어를 이용한 VR 체험


드론 및 액션캠

드론 관련 업체들은 수없이 많았으며 중국 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 드론이 촬영용 장비로서 많이 사용되지만, 소형 드론은 장난감으로서의 역할도 많이 하는 모습이었다. 스타워즈의 우주선 모양 드론도 있었고, 휴대를 편하게 하기 위한 접이식 드론도 보였다. 드론 시장이 많이 활성화되는 분위기였다.
또한 레저 활동을 위한 액션캠이나 스테디캠도 많았다. 헬멧이나 손목에 부착하여 사용하는 것들부터 자전거나 ATV 등에 부착하여 촬영할 수 있도록 한 제품들도 있었다.

▲ 니콘의 360도 회전 촬영 체험과 360도 영상 감상 - 영화 ‘매트릭스’에서 총알 피하는 장면의 촬영기법으로서, 수십 대의 스틸카메라를 주변에 원형으로 배치하고 가운데 사람의 행동을 한순간에 동시 촬영하여 연속된 영상처럼 보여주는 체험관이다.
▲ 니콘의 360도 회전 촬영 체험과 360도 영상 감상
– 영화 ‘매트릭스’에서 총알 피하는 장면의 촬영기법으로서, 수십 대의 스틸카메라를 주변에 원형으로 배치하고 가운데 사람의 행동을 한순간에 동시 촬영하여 연속된 영상처럼 보여주는 체험관이다.
- 우측은 경비행기에서 촬영된 360도 영상을 VR 기기를 통해 감상하는 것이며, 함께 비행기를 타고 있는 듯한 영상을 보여주나 화질이 그리 좋지는 않아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360도 카메라와 VR 기기의 해상도는 더 높아져야 할 것 같다.
– 경비행기에서 촬영된 360도 영상을 VR 기기를 통해 감상하는 것이며, 함께 비행기를 타고 있는 듯한 영상을 보여주나 화질이 그리 좋지는 않아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360도 카메라와 VR 기기의 해상도는 더 높아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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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오와 360fly의 360도 카메라
▲ 카시오와 360fly의 360도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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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yphoon의 4K 촬영용 드론과 AEE의 HD 촬영용 드론
▲ Typhoon의 4K 촬영용 드론과 AEE의 HD 촬영용 드론
▲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 Ehang 184
▲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 Ehang 184
▲ 소니의 AeroSense 드론과 PowerVision의 낚시용 드론 - 소니의 AeroSense는 배달이나 순찰, 항공 촬영 분야에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 PowerVision의 PowerRay는 수중 드론으로서 낚시에 활용된다. 물 밖에서 VR 기기를 착용하고 드론을 수중에 넣어 드론이 촬영하는 수중 영상을 볼 수 있으며, 드론을 조종하여 낚싯줄을 물고기가 많은 곳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제품이 발전되면 수중 촬영용 드론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소니의 AeroSense 드론과 PowerVision의 낚시용 드론
– 소니의 AeroSense는 배달이나 순찰, 항공 촬영 분야에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 PowerVision의 PowerRay는 수중 드론으로서 낚시에 활용된다. 물 밖에서 VR 기기를 착용하고 드론을 수중에 넣어 드론이 촬영하는 수중 영상을 볼 수 있으며, 드론을 조종하여 낚싯줄을 물고기가 많은 곳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제품이 발전되면 수중 촬영용 드론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율주행 / 전기 자동차

구글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보이고 난 후라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 전시회에서 느껴졌다. 또한 전기 자동차에 대한 발전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이 시장에 많이 선보였지만 미래에는 완전히 전기로만 운행되는 플러그인 자동차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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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 컨셉카 - 순서대로 현대, 토요타, 닛산,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컨셉카들이다. 내부를 보면 운전대는 사라지고 자그마한 화면과 좌석만이 있을 뿐이다. 일부 자동차는 평상시 운전대가 숨겨져 있다가 수동운전 모드로 변경하면 운전대가 나타나기도 한다.
▲ 자율주행 컨셉카
– 순서대로 현대, 토요타, 닛산,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컨셉카들이다. 내부를 보면 운전대는 사라지고 자그마한 화면과 좌석만이 있을 뿐이다. 일부 자동차는 평상시 운전대가 숨겨져 있다가 수동운전 모드로 변경하면 운전대가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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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의 드론 배송 밴 컨셉 - 상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며 자율주행으로 움직인다. 운전석에 운전대가 없이 좌석만 있을 뿐이며 밴의 지붕 위로 배송을 위한 드론이 보인다.
▲ 벤츠의 드론 배송 밴 컨셉
– 상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며 자율주행으로 움직인다. 운전석에 운전대가 없이 좌석만 있을 뿐이며 밴의 지붕 위로 배송을 위한 드론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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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의 새로운 전기 자동차 SUV - 엔진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이 비어있고, 운전석에는 모니터가 있으며 엔진 차량의 계기판과는 확연히 다르다. 한번 충전으로 400km를 운행할 수 있다고 한다.
▲ 테슬라의 새로운 전기 자동차 SUV
– 엔진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이 비어있고, 운전석에는 모니터가 있으며 엔진 차량의 계기판과는 확연히 다르다. 한번 충전으로 400km를 운행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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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러데이퓨처의 전기자동차 - ‘연비나 가속 성능 면에서 테슬라를 앞선다’라고 공언했던 FF19 모델
▲ 패러데이퓨처의 전기자동차
– ‘연비나 가속 성능 면에서 테슬라를 앞선다’라고 공언했던 FF19 모델

이 정도까지 봤으면 미래의 자동차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는 충분히 예측된다. 당연하게도 자율주행과 더불어 전기자동차로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그 시기가 언제냐의 문제일 뿐.
그럼 이러한 변화가 방송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자. 조용하게 움직이는 전기자동차를 타고 내가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으로 가고 있다면, 난 차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상상해보시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차안에서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을 것인가? 게임을 하든 TV를 시청하든 앉아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모바일 방송의 영향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RF로 모바일 방송을 볼 것인가는 시청자들의 선택이지만, 그러한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는 방송사에 근무하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총평
기술은 나날이 발전한다. 요즘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되어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주도하는 산업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보다 편리하고 진보된 세상으로의 변화를 뜻하겠지만, 반면에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기계들에게 내주어야 한다는 어두운 부분도 내포하고 있다.
CES 전시회를 둘러보며 그러한 느낌을 조금은 받을 수 있었으며, 우리도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방송 또한 현실에 안주할 수는 없으며, 보다 능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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