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8일 많은 이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방송 3사의 pooq과 SK의 ‘옥수수’가 만나 통합 OTT 서비스인 ‘Wavve’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거대 OTT 회사의 등장과 서비스로 미디어 시장은 더욱 레드오션이 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Wavve의 등장은 ‘가뭄 속 단비’ 같은 선물이 아닐까. Wavve는 출범 후 2023년까지 3천억 원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와 500만 명의 가입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OTT 기업의 등장과 경쟁 속에 Wavve의 방향과 경쟁력에 대해 이영호 콘텐츠웨이브 매체전략부장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았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MBC에서 파견으로 콘텐츠웨이브에서 일하고 있는 이영호라고 합니다. 지난 2003년 12월 MBC 방송기술직으로 입사 후, 제작에서 VTR과 비디오 관련 현업 일을 2년간 하고는 그 후로 제작 외적인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기술기획부를 거쳐 2009년 기술 외부로 파견을 나와 정책홍보부에서 2년 근무 후 1년 자비연수 휴직을 거쳐 2013년부터 정책기획부, 매체전략부, 신매체개발부 등에 있었습니다. 2015년부터는 MBC 내 사내벤처에서 근무하다가 2018년 6월에 이곳으로 와서 계속 근무 중입니다. 방송국에서 파견 나온 사람이 현재는 저 혼자인데, 전에는 각 사 파견자, 직접 채용자 등 여러 소속 회사의 사람이 섞여서 일하는 체계였다가 지휘 및 보고 체계의 일원화를 위해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50대 50의 법인에서는 주주사 간의 합의와 의견 일치를 위해 많은 시간과 리소스를 사용해야 했는데, 단독대표 체제에서는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구)콘텐츠연합플랫폼이 2012년 5월 출범을 했었고, 2014년 6월에 단독 대표 체계로 바뀌어 운용 중입니다. 2019년 5월 15일부터는 이태현 대표님이 회사를 이끌고 계십니다.
현재 콘텐츠웨이브(주)는 경영기획본부, 플랫폼사업본부, 서비스본부, 플랫폼기술본부와 기획사업그룹, 마케팅전략그룹의 4본부 2그룹 체제로, 제가 속한 경영지원본부는 인사총무 등을 담당하는 경영지원부, 재무팀, 매체전략부로 나뉘며 저는 CFO 하 매체전략부에서 경영 계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Wavve의 출범에 대해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네, 이렇게 두 회사가 힘을 합쳐 Wavve가 출범하게 된 계기에는 경쟁해야 할 대상인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의 세계적 OTT 서비스 회사의 규모에 있어 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만 해도 5년 전과 비교할 때 시가총액이 27조에서 170조로, 전 세계 직원이 2,500명에서 7,700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렇게 강력한 경쟁사와 싸우기 위해선 우리의 몸집도 커져야만 가능하겠죠. 자본력이 뒷받침되어야 이러한 경쟁 속에서 우위를 점칠 수 있지 않을까요?
콘텐츠웨이브(주)의 직원 현황이 궁금합니다.
직원 현황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면, 저희가 이전 콘텐츠연합플랫폼의 pooq 시절에는 63~4명의 인력 규모로 운영이 되어 왔습니다. 올해 4월까지 기존의 규모를 유지해오다가 법인 출범은 9월 18일이었지만 5월 15일에 신임 대표님이 부임하시면서 SKT, SKB에서도 인원이 전적해 왔고, 신규 채용도 추가로 진행하여 현재 94명의 인력으로 운영 중입니다.
결과적으로 인원이 늘어나다 보니 일을 하는 규모와 스케일이 달라졌습니다.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데, 하나의 일을 처리하고, 바로 다음 일을 처리하며 숨 가쁘게 회사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회사 내부 분위기가 방송사와 많이 다른지요?
방송사가 자유로운 환경에서 업무가 진행되는 편이고, Wavve도 그 영향을 받아 분위기는 자유로운 편입니다. 하지만 SKT가 주주사가 되면서 좀 더 사기업의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사기업에선 어떤 목표가 주어졌을 때 그 목표를 어떻게든 달성해내는 경향이 강한데,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분위기 같기도 합니다.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생각을 해보아야겠지만 누구도 왜 그런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회사의 발전이고, 성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난 9월 출범 후 가입자가 크게 늘었는데, 이에 대한 평가로는?
네, 그렇게 보도가 되었는데요. 저희는 가입자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기사에 나온 숫자는 닐슨코리안클릭과 같은 샘플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데, 저희의 공식적인 데이터는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시고, 참고 정도만 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가입자가 굉장히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우선은 SKT의 영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60만 명이 기변이나 신규 가입을 위해 SKT의 매장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SKT의 영업력이 힘을 발휘하는 것인데요. LTE나 5G 최상위 요금제 고객에게는 무료로 Wavve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상위 요금제 고객에게는 다른 서비스와 Wavve 중 택일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타의 요금제 고객에게는 관련 프로모션이나 쿠폰을 통해 Wavve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기존 pooq 시절에는 힘들었던 가입자 유치를 SKT가 가지고 있는 영업망을 통해 대응해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들어온 가입자를 유지하는 일입니다. 지속적인 기획과 서비스 개선으로 현재의 고객이 계속 머무르게 하는 것이 Wavve 관계자들의 중대한 목표이기도 한 것이지요. 또한 wavve 출범과 동시에 지상파 3사의 콘텐츠 경쟁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도 가입자 증가의 원인입니다. MBC의 ‘어쩌다 발견한 하루’, KBS의 ‘동백꽃 필 무렵’과 ‘녹두전’, SBS의 ‘배가본드’ 등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좋아지면서 좋은 흐름을 탔습니다.
pooq과 비교하여 Wavve 서비스의 개선점이 있다면?
콘텐츠의 양적, 질적 향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pooq 같은 경우는 국내 방송사의 콘텐츠 위주였고,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한정된 월정액제 가입자에게 계속해서 신규 콘텐츠와 서비스를 하기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어요. 정해진 파이에 신규 투자는 쉬울 수가 없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도 그만큼을 지탱해 줄 신규 가입자의 증가와 전체적인 회사의 규모가 있기에 점점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 콘텐츠도 그 양을 늘렸고, 프로야구의 경우에도 Wavve 안에서 서비스하는 가치를 고객분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옥수수에서 서비스하던 VR 등의 서비스도 가능하기에 더욱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요즘 방송되는 콘텐츠는 자동으로 저희에게 제공되고 있어 별도의 작업이 필요 없으나 구작의 경우에는 2012년 이전에 방송된 몇몇 인기 있었던 작품만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방송사에서 수동으로 공급을 해줘야 하고, 트랜스코딩을 거쳐야 하는 작업이라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비스를 원하는 많은 분이 계시기에 더욱 신경 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웨이브고, 웨이브온 등과 같이 향후 추가될 서비스가 있다면?
타 업체와 결합한 서비스를 진행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Wavve의 Basic 이용권의 경우는 모바일과 PC에서만 서비스되며, TV에서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이를 스카이라이프, BTV의 상품에서 TV에서만 서비스되는 상품과 결합하여 약정을 통한 지속적인 가입자를 유치 및 유지를 목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한 명의 가입자를 새로 받기는 쉽지 않고 월정액 서비스 구독 기간이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 그나마 수익이 발생하는 OTT 사업의 성격상 약간의 할인을 제공하더라도 가입자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수익을 보장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KBS ‘녹두전’과 같이 직접 투자를 통한 콘텐츠의 서비스 반응은 어떠한지요?
네,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당히 큰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앞으로도 분기별 하나의 드라마에 투자하려는 계획입니다. 이러한 콘텐츠 투자는 회사 입장에서도 선택이며, 도전입니다. 하지만 다른 OTT 업체에서는 서비스하지 못하는 것을 독점으로 하기에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다른 방송사의 콘텐츠도 최대한 독점으로 제공하기 위해 최대한 균형점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는?
구작의 경우를 말씀드리면, 모든 가입자에게 똑같이 예전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좋아할 만한 분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개인화’를 좀 더 강화하려고 합니다. 구작은 입수하기가 까다로워 그렇지 일단 저희에게 오면 다양한 기획과 노출을 통해 서비스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입자를 늘리고, 성장하려고 하면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기 위해선 투자도 필요하며, 예전과 같은 소극적인 투자보다는 과감한 투자와 흐름을 읽을 줄 아는 기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미국의 경우 디즈니나 워너와 같이 OTT 업체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은 미국 시장에 집중해야 하기에 우리나라에 서비스되기에는 몇 년의 기간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기간에 많은 콘텐츠가 유통될 것으로 보고 있기에 이런 업체들과 손을 잡아도 원활한 거래와 서비스를 할 수 있을 정도로 Wavve가 성장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인 미디어 콘텐츠 도입에 대한 생각으로는?
이미 많이 시도를 해보았지만 Wavve 하고는 맞지 않는 길인 것 같습니다. 많은 분이 MCN의 콘텐츠에 만족하시지는 않은 것 같고, 이미 유튜브가 하고 있기에 체급 차이 나는 경쟁을 굳이 할 필요는 없어 보이며, 오픈된 서비스와 가입자 기반 서비스의 차이라고도 보실 수 있겠습니다. 저희는 기존과 같은 RMC(Ready Made Contents, 기성 콘텐츠) 위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저희가 잘하고, 앞으로도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쪽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애플과 디즈니 등 새로운 OTT 서비스의 등장으로 변화될 전망과 이에 대한 준비에 대해 들어보고자 합니다.
애플과 디즈니 HBO 같은 경우는 현지에 콘텐츠 투자를 활발히 하지 않을 것 같고, 기존 가지고 있던 오리지널 콘텐츠 위주로 서비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앞으로는 OTT 서비스도 하나가 아닌 2개 이상에 가입하는 분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국내 OTT와 해외 OTT 서비스를 분리하여 가입 후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이며, OTT 업체를 바꿔가며 시청하는 형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저희가 그 많은 콘텐츠를 직접 서비스할 수도 없을뿐더러 해외 OTT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겠지요. 그리고 일단은 2~3년간 해외 OTT 업체들이 자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경쟁하는 동안 국내 OTT도 가입자를 빠르게 늘려 경쟁력을 더욱 키워가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