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철 MBC 방송IT센터 시스템기술팀
올해 말이면 MBC에서 모든 VCR(Video Cassette Recorder)이 사라진다. 테이프 기반 방송제작 중심에 있던 VCR이 사라지고 파일기반 방송제작 중심에 MBC가 자체 개발한 비디오서버(eXerver)가 자리 잡았다. HD 제작에 이어 UHD 제작에 이르기까지 국내 방송 상황에 최적화되어 콘텐츠 제작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는 eXerver(엑서버)가 PLUS로 진화하였다.
MBC는 2014년 상암사옥 구축 당시 파일 기반의 제작시스템을 설계하고 구축하였다. 스튜디오 녹화, 편집, 송출, 아카이브에 이르기까지 시스템 전 분야에 eXerver가 적용되어 제작에 활용되었다. 하지만 생방송 직전에 녹화 후 편집이 필요한 경우, 송출 직전까지 편집을 하는 경우, 외주제작사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경우 등에서는 여전히 VCR이 사용되었다. 2017년 UHD 송출이 시작된 이후부터는 UHD VCR이 생산되지 않아 eXerverUHD 버전을 개발하여 제작에 적용하였다. 2019년에 이르러 마지막 남은 VCR을 대체하여 eXerver가 어떻게 HD/UHD 제작에 활용되었는지 살펴보자.
eXerver 적용 현황
MBC는 상암사옥에 총 6개의 부조정실 있고 일산사옥에 4개의 부조정실이 있다. 모든 부조정실의 스튜디오 녹화 및 재생에 eXerver가 100여 대의 VCR을 대체하여 스튜디오 녹화를 담당하고 있다. 종합편집실에서는 자막완제를 위한 리니어 자막편집을 위해 eXerver 4세트가 설치되어 완제파일을 만들며, 송출실에서는 이기종 송출서버로 적용되어 TV와 DMB 송출에 24시간 활용되고 있다. 아카이브실에서는 송출된 영상을 제어신호에 따라 클립으로 만들어 시스템에 저장하여 유통하고 있다. 뉴스센터에서는 뉴스 녹화, 간단한 편집, 송출용으로 10여 대를 사용 중이다. 마지막으로 TV중계차에도 장착되어 녹화 및 재생 용도로 VCR을 대체하여 활용 중이다. 이처럼 eXerver는 HD 방송제작 전반에 걸쳐 VCR 170여 대를 대체하였고 이를 통해 도입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을 대폭 절감하였으며, 제작 워크플로우를 혁신적으로 개선하여 전송 병목도 해결하였다. 더불어 국내 여러 방송사 및 동남아 송출대행사에 이르기까지 적용되어 방송장비 국산화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eXerverPLUS 소개
HD급 파일기반 제작시스템의 핵심인 eXerver를 자체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6년 eXerverUHD를 개발하였다. 2017년 UHD 방송 초기에는 표준화된 장비도 부족하고 제작 경험도 없어 야외 촬영물과 생방송 위주로 편성을 하였다. 하지만 MBC는 지상파 최초로 UHD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스튜디오 제작물인 ‘별별 며느리’를 제작하여 UHD 방송을 시작하였다. 스튜디오 제작물인 UHD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게 된 중심에는 eXerverUHD가 큰 역할을 하였다. 당시 UHD 드라마 제작에는 상당한 편집 시간이 필요하였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XerverUHD는 HD프록시 파일을 동시에 생성하였다. 해당 프록시 파일로 먼저 편집 후 최종 UHD 리링크 작업을 통해 편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였다. 하지만 eXerverUHD는 안정성 확보를 위해 UHD 녹화/재생만 지원하였다. 이 결과 부조에 HD, UHD 비디오서버가 함께 설치되어 녹화 프로그램에 따라 해당 비디오서버를 사용해야만 했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HD와 UHD를 동시에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스타일의 eXerverPLUS를 개발하게 되었다. eXerverPLUS는 스튜디오에서 최대 18대의 HD/UHD 카메라 신호를 동시 녹화/재생할 수 있으며, 녹화 후 외부 스토리지로 동시 전송할 수 있는 IT 기반 스튜디오 다채널 제작시스템이다. 개발된 시스템은 올해 9월에는 상암 C부조에 적용되어 ‘기분 좋은날’을 UHD로 제작하고, ‘탐나는 TV’, ‘스트레이트’는 HD로 제작하고 있다. 기존 C부조에 설치되어 있던 eXerver는 중계차에 설치되어 VCR을 대신하여 파일기반 재생 장비로 재사용되고 있다. 네트워크 구성으로 제어망은 1G로 구축하고 전송망은 10G로 구축하여 안정성과 고속전송을 확보하였고 제작NPS, 보도NPS, 외부편집실 등과 연동하여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원하는 곳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다.
핵심기술 및 기능
eXerverPLUS는 녹화서버(Recorder), 재생서버(Player), 컷편집기(Cut), 관리도구(Tools), 전송도구(Transfer)와 여러 대를 동시 제어하는 녹화전송매니저(Director)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별 서버는 필요에 따라 녹화, 재생, 컷편집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녹화/재생 서버는 필요에 따라 HD 및 UHD 녹화/재생을 지원하고 운용 시 HD Super-Out을 지원하여 동작 상태를 기존에 사용 중인 HD 장비를 활용하여 모니터링할 수 있다. 녹화서버는 UHD 제작용 코덱인 XAVC, ProRes, DNxHR 등의 코덱을 모두 지원하여 제작자의 의도에 맞는 포맷을 선택할 수 있다. 녹화서버 여러 대를 제어할 때는 프레임 단위로 정확하게 녹화하기 위해 동기신호의 VITC(Vertical interval timecode) 기반 녹화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UHD 녹화 시 HD프록시 파일을 동시에 생성하여 빠른 편집을 돕고 있다. 재생서버는 UHD와 HD 파일 연속 재생을 지원하고 HD 파일의 업스케일 출력도 가능하다. 더불어 CM 묶음 재생, 다음 클립 미리보기, UHD Fill/Key 동시 출력, 외부제어 판넬 연동 등의 현업에서 필요한 기능도 모두 구현되어 있다. 녹화/재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HD 버전의 개발 노하우에 더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대폭 반영하여 국내 제작환경에서 사용하기 아주 편리하게 개발된 점이다.
컷편집기는 NLE 기반의 UHD 파일 간이편집이 가능하고 간단한 타임라인과 편집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업된 프로젝트 관리 기능이 있으며 여러 클립을 하나로 묶거나, 녹화된 파일의 구간 추출을 지원한다. 전송도구는 녹화 중 전송을 지원하고 FTP 및 이동디스크 파일 전송을 지원한다. 전송 목적지 관리기능이 있어 사용자는 녹화 프로그램에 따라 원하는 곳으로 유연하게 선택 전송할 수 있다. 관리도구는 서버 상태, 비디오보드 온도, 동기화 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고 프로그램 로그파일을 관리하여 운용에 도움을 준다. 최근 스튜디오의 모든 서버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대시보드가 개발되어 원격으로 여러 대의 서버 상태를 동시에 모니터링 가능하게 되었다.
녹화전송매니저는 여러 서버를 동시에 제어하여 녹화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 녹화에 최적화되어 개발되었다. 최대 18채널 동기녹화, 제어, 전송 및 모니터링을 지원하여 녹화를 손쉽게 수행할 수 있다. 동기녹화는 18채널의 녹화 시작 지점과 종료 지점을 정확히 일치 시켜 전체 녹화파일의 길이가 프레임 단위까지 동일하게 녹화할 수 있다. 제어부문은 NG컷 발생 시 실시간으로 편집지점으로 이동 후 AutoEdit 기능을 이용하여 이어 붙이기 녹화가 가능하다. 전송기술은 HD/UHD 파일을 18대 동시 전송이 가능하고 녹화 중 이전에 녹화된 클립을 별도로 전송기능도 지원한다. 모니터링은 녹화담당자가 가장 중요하게 확인해야 하는 비디오/오디오 신호와 개별 서버의 동작 상태를 한 화면에서 동시에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개발되어 있다. 녹화파일은 제작 MAM 시스템(미디어 자산 관리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하여 메타데이터 조회 및 입력이 가능하고 이러한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편집실로 바로 전송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녹화 프로그램에 따라 원클릭 설정변경을 통해 HD, UHD 전용 제작시스템으로 전환하여 녹화를 수행할 수 있다.
eXerverPLUS 설치 현황
2017년 5월 시작된 지상파 UHD 송출을 위해 구축된 일산 D1 UHD 부조정실은 드라마 제막을 위해 총 5대가 설치되었다. 전송방식은 Quad-SDI 기반 29.97p로 구축되어 UHD 드라마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이후 뉴스센터 UHD 중계 부조에 12G 기반으로 7대가 적용되어 UHD 녹화/재생 등을 지원하고 최근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 KBO 포스트시즌 UHD 제작 등에 잘 활용되고 있다. TV UHD 중계차에도 7대가 설치되어 중계방송에 활용되고 있고 종합편집 최종 마스터링 시스템에도 적용되어 녹화 및 녹화 중 재생 기능 등으로 사용된다. UHD 이기종 송출시스템에도 적용되어 송출서버로 사용될 예정이고 송출된 UHD 신호를 아카이브하기 위한 시스템으로도 활용 중이다. 올해 9월에는 상암 C부조정실에 15대가 구축되어 시사교양, 생방송 등에 활용 중이고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eXerver는 TV중계차에 설치되어 사용 중이다. 이처럼 eXerverPLUS는 MBC 방송제작 여러 영역에 40여 대가 설치되어 UHD 콘텐츠 제작에 기여하고 있다. 더불어 평창올림픽 UHD 체험관, MBC 계열사,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등에 판매되어 외부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외부 영업 및 판매는 방송 SI(System Integration) 경험과 개발 능력이 있는 MBC C&I에서 담당하여서 시스템 설치 후에도 안정적인 유지보수를 지원하고 있다.
IP 기반 제작시스템으로의 확장
eXerver는 HD부터 UHD에 이르기까지 방송제작에 플러스(PLUS)가 되었다. 첫째, 파일 기반 제작의 중심에서 녹화, 편집, 송출, 아카이브 등에 적용되어 제작 워크플로우 혁신을 가져왔다. 둘째로 외산 대비 최소 50% 이상 구축 비용을 절감하였고, 구축 시 서버를 상용 기성품을 사용하여 유지보수 비용도 대폭 절감하였다. 셋째로는 방송장비 자체 개발 기술력을 확보하여 방송장비 국산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9월, 제20회 전파방송기술대상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방송제작환경은 VCR이 중심이 된 테이프 기반에서, 비디오서버가 중심이 되어 IT 기술이 적용된 파일 기반으로 변경되었다. 이제는 전송방식이 IP 기반인 IP 제작시스템으로 변경되고 있다. eXerverPLUS는 다양한 코덱을 지원하고, 다양한 장비와 호환되는 초심을 이어받아 비압축 기반 전송방식인 ST2110 규격을 지원하도록 IP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방송제작환경을 이해하고 IT 기반 비디오서버를 개발하여 플러스가 되게 한 후배들이 새로운 IP 기반 비디오서버를 가장 잘 개발하고 적용할 것을 기대한다. 언젠가 IP 기반 eXerver가 데이터 센터에 구축되어 오전에는 A스튜디오 녹화를, 오후에는 B스튜디오 녹화를 하고 밤에는 트랜스코딩을 하는 상상을 해본다. 이에 더하여 원격지의 영상을 IP로 전송받아 C스튜디오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스포츠나 선거방송 등의 대형 이벤트가 있을 때는 방송용 자막기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