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Cut Pro X과 함께한 KBS UHD 드라마스페셜 “혼자 추는 왈츠”

Final Cut Pro X과 함께한 KBS UHD 드라마스페셜 “혼자 추는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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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향 (주)맑은기술

제작 배경
2017년 1월, KBS 별관 로비에서 김승준 TD(Technical Director)와 맑은기술 심연섭 대표의 미팅이 있었다. 작년 10월 Apple이 Final Cut Pro X 10.3 메이저 업데이트를 발표한 후, 방송 편집에 Final Cut Pro X을 도입할 수 있을지 테스트를 해보자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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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Copyright © Apple Inc.

2011년 Final Cut Pro X 첫 출시 이후 6년이라는 시간 동안 Apple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전문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로드맵에 따라 개발을 이어갔으며 지금까지 3건의 메이저 업데이트와 20건의 마이너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하지만 Final Cut Pro X의 로드맵은 이전 버전의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기능보다는 Apple의 독창적인 새로운 편집 개념과 미래지향적인 기능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수년간 Final Cut Pro 7에 익숙해져 있던 국내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Final Cut Pro 7이 단종된 지 오래되었고, 최근 발표된 macOS High Sierra(version 10.13)에서 Apple이 Final Cut Pro 7 지원 중단을 공식 발표하면서 이제는 차세대 NLE 시스템의 전환을 고려해볼 시점이 되었다.

기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정보를 활발하게 교류하는 해외 시장에서는 Final Cut Pro X 사용자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활동에 힘입어 이미 수많은 성공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공 사례가 없고, 개인 및 소규모 워크그룹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어 방송 워크플로우에 직접 도입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누군가는 이런 편견을 깨고 처음으로 Final Cut Pro X으로 방송 편집을 시도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뜻을 모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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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Copyright © KBS

다행히 Final Cut Pro X에 관심이 있는 제작진을 만날 수 있었다. KBS 드라마국의 황승기 PD와 특수영상부 최동은, 이주희 TS(Technical Supervisor)의 협조를 통해 시범적으로 우선 UHD 드라마스페셜(단막극)에 Final Cut Pro X을 메인 NLE 소프트웨어로 사용해보기로 결정했다. 100% 사전 제작이기에 가능했던 시범 프로젝트였다.
손윤경 에디터와 문선희 어시스트가 본 프로젝트 NLE 편집에 참여했으며, 6월 초 Final Cut Pro X 사용자 교육과 몇 주간의 적응 기간을 거쳐 6월 말부터 본격적인 편집 작업에 착수했다. 메인 촬영 카메라는 RED EPIC-M DRAGON, 촬영 포맷은 5K(5568×3132)와 4K(3840× 2160), 23.98p로 설정했다. Final Cut Pro X으로 메인 편집 후 색보정과 UHD QC는 DaVinci Resolve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돌이켜보면, 처음 가장 긴장되었던 순간은 Final Cut Pro X 사용자 교육시간이었다. Final Cut Pro 7 전문 에디터들을 상대로 새로운 툴을 교육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Final Cut Pro X 교육은 단순한 영상 편집 툴 그 이상을 알려줘야 했다. 기존의 틀을 깨는 Apple의 새로운 편집 개념부터 생소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메타데이터 관리까지 1일 4시간의 교육으로 과연 이해시킬 수 있을까. 이를 대비해서 맑은기술과 MFK Institute MFK Institute 오규상 애플트레이너가 이번 프로젝트의 FCP X 교육을 맡았다. 애플공인교육센터 http://www.mfk.co.kr
는 사전에 사용자의 입장에서 교육 커리큘럼을 의논했다. Final Cut Pro 7과 비교해서 기능을 정리했으며 드라마 편집에 필요한 핵심 기능만을 추렸다.

에디터들에겐 그들이 수년간 축적해온 편집 기술과 노하우를 Final Cut Pro X에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중요했다. 단, Final Cut Pro X은 이전 버전에서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아니라 완전히 리빌드된 버전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기능이 이전 버전과 호환되지 않는다. 따라서 에디터들은 어느 정도는 이전 버전에서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었다. 이 부분이 에디터들에겐 상당히 힘든 부분인데 다행히 이전 버전과의 비교를 통해 에디터들은 Final Cut Pro X에 대한 큰 거부감 없이 새로운 편집 방식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제안한 후반 제작 워크플로우는 프록시(Proxy) Final Cut Pro X의 프록시(Proxy) 워크플로우는 기능적으로 기존 NLE 소프트웨어와 다르게 Relink 과정 없이 간단히 한 번의 메뉴 클릭만으로 프록시와 원본을 타임라인 상에서 쉽고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클립 임포트시 프록시를 생성할 수도 있고, 차후에 선택적으로 프록시를 생성할 수도 있다. 현재 10.3.4 버전을 기준으로 프록시 포맷은 ProRes 422 Proxy, 해상도는 원본의 1/2 사이즈로 고정되어 있다.
편집 방식이었다. 하지만 Final Cut Pro 7에서 불가능했던 RED 원본 REDCODE(R3D) 편집을 Final Cut Pro X에서 처음으로 한번 시도해보자는 의견으로 결국 RED 원본 편집을 진행하게 되었다. 드라마 방송 제작 환경에서 RED R3D 원본 편집이 가능해지면 ProRes 트랜스코딩이 생략되어 시간과 스토리지의 공간도 절약할 수 있고, 색보정 시 원본으로 재연결(Relink)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제작 프로세스가 간소화되는 이점이 있다. 물론, REDCODE는 편집용 코덱이 아닌 촬영용 코덱이기 때문에 압축률이 커서 원본 편집 시 편집용 코덱인 ProRes보다 상대적으로 편집이 무거울 것이라고 예측은 하고 있었다. 다만, 우리가 알고자 했던 것은 Final Cut Pro X으로 과연 RED 원본 편집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그리고 원본 편집 시 실질적인 문제는 무엇인지였다. 다소 무모한(?) 도전이기는 했으나 첫 사례이기에 의미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31촬영장에서 원본 클립이 ProRes 변환 없이 R3D 파일 그대로 넘어오면, 어시스트는 공유 스토리지에 원본 파일들을 모두 복사해서 넣어두고, 자신의 로컬 드라이브에 FCP X 라이브러리를 생성한 후 대본을 보고 Scene/Take 별로 클립 분류를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촬영장에서 미리 변환한 ProRes MOV 파일들을 Final Cut Pro 7의 브라우저에 임포트하여 마커(Marker)를 찍은 다음, 클립 명을 바꾸고 수동으로 서브 클립들(Sub clips)을 빈(Bin)에 담아 분류했었는데, Final Cut Pro X에서는 임포트한 R3D 원본 클립에 메타데이터(Reel/Scene/Take ..)와 키워드(Keyword)를 입력하면 클립명을 손쉽게 원하는 메타데이터 조합으로 전환할 수도 있고 해당 키워드 컬렉션(Keyword Collections) 안에 자동으로 키워드 별로 클립들이 분류된다. 이처럼 예전에는 일일이 수동으로 클립들을 빈에 드래그하여 정리했던 작업들이 간단한 마킹만으로 자동 분류가 가능해져 더욱 빠르고 편리해졌다. 그날그날의 촬영 소스는 어시스트가 이벤트로 분류하여 라이브러리를 업데이트하고, 가편집한 프로젝트 파일을 포함한 이벤트는 XML로 출력하여 에디터에게 전달된다.

어시스트

에디터

에디터는 자신의 로컬 드라이브에 FCP X 라이브러리를 생성하고, 어시스트로부터 받은 XML을 자신의 라이브러리에 임포트하여 메인 편집을 이어간다. 편집 후반에 들어서는 효과(트랜지션, 필터, 키프레임, 스피드 등)가 들어가는데 이러한 정보들은 XML에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라이브러리 번들 파일 그대로를 다음 작업을 위해 어시스트에게 다시 전송해야 한다. 이때 Finder 상에서 직접 라이브러리 파일을 복사하여 공유 스토리지에 넣을 수도 있지만, Final Cut Pro X 내에서 Copy to Library 메뉴를 사용하여 간단하게 라이브러리를 공유할 수 있다. XML 출력이나 Copy to Library 기능은 협업 환경에서 편집본을 공유할 때 활용하기도 하지만 편집본을 별도의 하드 드라이브에 백업하거나 버전 별로 저장할 때 사용하면 유용하다.

Audio Lanes

Final Cut Pro X으로 처음 편집을 시작할 때 사용자들이 가장 당황하는 것은 바로 트랙이 없는 타임라인이다. Apple이 개발한 이 독창적인 마그네틱 타임라인(Magnetic Timeline)은 트랙 대신 스토리라인(Storyline)이라는 개념을 도입시켰다. 타임라인 상의 클립들을 분류했던 트랙이 사라진 대신 롤(Roles) 기능을 만들었다. 스토리라인에서 서로 다른 오디오 클립들을 같은 선상에 놓거나 같은 클립들을 서로 다른 선상에 놓더라도 오디오 레인(Audio Lanes)을 통해서 롤에 따라 각각 트랙별로 분리하여 나타낼 수 있다. 롤은 이처럼 타임라인 상에서 클립들을 분류하는 트랙의 개념이 됨과 동시에 파일을 출력할 때, 쉽게 말해 Final Cut Pro 7에서처럼 트랙별로 선택해서 파일을 출력하고 싶을 때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마그네틱 타임라인(보조이미지)

마그네틱 타임라인

자동분류방식(보조이미지)

자동분류방식

어시스트는 에디터로부터 받은 최종 편집본이 담긴 라이브러리 파일을 열어 특수효과(CG)를 올려서 XML로 출력하여 색보정실의 DaVinci Resolve로 보낸다. 또한 사운드 작업을 위해 최종 출력본을 XML로 출력한 후 X2Pro Audio Convert 서드파티 앱(App)을 통해서 AAF로 출력하여 사운드 마스터링 룸(SMR)에 보낸다. Final Cut Pro X과 DaVinci Resolve의 XML 호환성은 좋지만 일부 효과는 아직 완벽한 호환이 되지 않아 DaVinci Resolve에서 수정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색보정 팀에서 R3D 원본으로 컬러 그레이딩 작업을 마치면 MOV로 출력하여 UHD QC 팀에 보내고, 이곳에서 DaVinci Resolve를 이용해서 오디오 마스터링 파일과 자막 파일을 합쳐서 최종 UHD 마스터링 파일(MXF)을 출력해서 UHD 주조실에 전송했다.

제작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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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Final Cut Pro X을 사용해서 드라마 편집을 마친 손윤경 에디터는 이렇게 말했다.
“테이프(Tape) 기반에서 테이프리스(Tapeless)로 전환하면서 편리해진 점이 많지만, 드라마와 같은 장편 작업을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은 하나의 릴(Reel)에 수많은 클립들이 나뉘어 저장된다는 점이다. 선형(Linear) 편집 시절에는 테이프의 릴을 기준으로 몇 개의 장면(Scene)이 담겨있고, 연속된 영상에서 에디터가 원하는 부분만 선택해서 붙여넣으면 됐었다. 하지만 비선형(Non-Linear) 편집으로의 전환과 함께 테이프리스 카메라의 보급으로 파일 저장 매체인 디스크 포맷 특성상 용량이 큰 파일을 나눠서 저장하기 때문에 어시스트는 하나의 릴에서도 매일 수많은 클립들을 수동으로 분류 또는 연결해야 하는 전쟁을 치러야 하고, 에디터는 원하는 장면을 찾기 위해 클립마다 뷰어에 오픈하여 일일이 프리뷰 해 가며 편집했었다. 이것이 바로 Final Cut Pro X과 비교해 불편했던 기존의 편집 방식이었다.

Final Cut Pro X은 편집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클립들이 분류되어 있고 브라우저의 섬네일 안에서 스키밍(Skimming)을 할 수 있어 쉽고 빠르게 원하는 클립을 찾아서 편집할 수 있다. 또한 연속 재생 기능을 사용하면 장면별로 나누어져 있는 클립들을 마치 하나의 클립처럼 연속해서 볼 수 있어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오디오 인서트 편집 시 다른 클립들이 밀리지 않을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현재 편집하고 있는 부분에만 집중할 수 있다.”

첫 사례인 만큼 RED 원본 편집을 마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예기치 않은 에러(버그)도 종종 발생했었다. 편집 초반에는 R3D 원본 편집도 문제없었지만 효과가 추가되고 타임라인의 길이가 60분 이상으로 점차 늘어남에 따라 앞서 예상했던 대로 편집 성능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실제 65분 길이의 드라마 단막극을 편집해보니, 하나의 라이브러리에 적어도 1,500여 개가 넘는 클립을 저장해야 했다. 멀티 라이브러리를 열어서 작업할 때면 체감 속도는 더 느려졌다.
R3D 원본으로 작업해서 제작 프로세스가 간소화되는 이점이 많다고 생각했었지만, 영상의 흐름이 중요한 드라마 편집에서 편집/재생 성능의 저하는 에디터들에게 중요한 이슈가 된다. 편집용 코덱(매개 코덱)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처음에 클립을 변환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대신, 그 이후에 안정적이고 빠른 편집/재생 성능이나 출력(렌더링) 속도에서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맑은기술은 Apple 본사의 Final Cut Pro X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Steve Bayes에게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했고, 앞으로 로드맵에 따라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기능들을 보완하고 버그를 수정해 나갈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맑은기술은 계속해서 Apple 본사와 협력하여 Final Cut Pro X이 국내 방송 시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새 버전이 릴리즈되면 다시 한번 더욱 안정적인 워크플로우로 UHD 드라마 방송 편집을 완성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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