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봉 SBS 매니저
InterBEE 2017 개요
기간 : 2017년 11월 15일 (수) ~ 11월 17일 (금) [3일 간]
장소 : 마쿠하리 메세, 치바시 미하마구 나카세 2-1
규모 : 1~8 Hall
주최 :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 (JEITA)
후원 : 총무성, 경제산업성, NHK, 일본민영방송연맹, 일본전파산업회
운영 : JESA(Japan Electronics Show Association)
서론
해외 방송장비전시회 참관이 처음이었고 일본 방문도 처음이라 부푼 기대를 안고 마쿠하리 메세 전시장을 찾아갔다. 전시장 입구 안내원들이 매우 친절하여 감동하였으나 전시장 어디에도 외국인들을 위한 영어 안내가 없다는 점에서 그 감동이 반감되었다. 아시아에서 최고(最古)이자 최대(最大)의 방송장비 전시회라 하는데 어느 업체의 브로슈어에도, 부스 어디에도 영어 안내가 없다는 점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고 전시회를 참관하였다.
8K 장비, 클라우드 활용 및 IP 전송, 5G, AI 그리고 VR 등 폭넓은 영역의 출품물이 전시되었으나 필자의 관심 분야인 8K와 VR 등에 대해 집중하여 참관 후기를 작성해 보았다.
참관 후기
22.2채널 오디오는 NHK에서 UHDTV를 위해 제안한 시스템으로 육면체의 공간에 상층 9개, 중층 10개, 하층 5개 포함 총 24개의 스피커를 사용하여 현장 음원에 매우 가까운 음향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22.2채널 사운드 시스템은 4K보다 8K UHD와 결합되었을 때 더 극적인 효과를 낸다고 한다. Tamura 부스 근처에 사람들이 많았지만 틈을 비집고 서라운드 시스템의 가운데에 자리 잡아 보았다. 일본의 불꽃 축제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눈을 뜨고 들을 때도 인상적이었지만 눈을 감고 들을 때에 22.2채널 오디오의 진가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24개의 스피커를 설치하기에는 매우 부담스러우므로 주로 극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NHK & JEITA(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 공동 부스의 가장 큰 화두는 8K이다. 부스 안에 일본의 4K·8K 로드맵을 도시해 놓았는데 전부 일본어라 따로 검색을 해보았다. 일본의 4K·8K 로드맵은 기본적으로 위성에 기반한 계획이며 8K 시험방송을 리우올림픽이 열렸던 2016년 8월부터 시작하였다고 한다. 2018년 12월에 8K 본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며,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다양한 종목을 8K로 중계하여 8K를 부흥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한다.
부스 안에 8K 중계차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중계차를 ‘2017 NHK배 국제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사용하였으며 8K 콘텐츠를 HDR로 제작했다고 한다.
또한, 8K가 일반화된 미래의 일반 가정의 모습을 예상해볼 수 있도록 거실을 꾸며 놓았는데 70인치 8K TV에 트럼프 방일 행적에 대한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트럼프의 머리카락과 주름 하나하나가 보이는 듯했다.
SHARP 부스에서는 8K 스튜디오를 구성하여 놓고 일본 전통무용 시연 모습을 촬영 및 8K HDR TV에 표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8K 콘텐츠의 촬영, 녹화, 편집을 위한 장비들 즉, 8K 생태계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장비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일본 전통무용 시연 장면은 8C-B60A 캠코더로 촬영되었는데 이는 8K/60P 촬영이 가능한 캠코더로 Sharp 社와 Astrodesign 社가 공동 개발하여 InterBEE 2017이 개최되기 얼마 전(11월 7일) 출시하였다고 한다.
InterBEE 2017에 참가한 1000여 개의 업체 중에는 최근에 세워진 신생 업체들이 많았다. 이러한 업체 중 눈에 들어오는 곳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INSTA 360이다. 2014년에 설립되었으며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360도 카메라 전문 업체이다. 이 업체의 360도 카메라 중 2017년 9월 출시된 ‘INSTA360 ONE’이란 모델을 선보이고 있었는데 타임슬라이스 기능을 매우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는 모델이다. 보통 타임슬라이스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필요하다. 하지만 ‘INSTA360 ONE’에 끈을 매달아 한 바퀴만 휙 돌려주면 360도 타임슬라이스 동영상(120fps)을 찍을 수 있다.
일본 어느 중소벤처기업의 재난 감시 카메라인데 늘 지진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출품물인 것 같다. 이 제품은 통신망(3G/LTE)으로 현장 영상을 전달하며 태양전지를 통해 전기를 공급받는다고 한다. 실제 NHK에서는 500여 대의 카메라를 자연재해가 빈발하는 장소에 설치하여 재난방송에 사용하고 있다.
InterBEE 2017 첫날(11/15)에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나 수능이 연기되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아닐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과거 언급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우리나라 방송사들도 일본 방송사들을 참고하여 시청자들에게 재난상황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