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변철호 KBS 방송장비인증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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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송장비 시장의 건실한 조성을 바란다!

변철호 KBS 방송장비인증센터 팀장
변철호 KBS 방송장비인증센터 팀장

KBS 방송장비인증센터(이하 인증센터)의 초기 설립과정과 현재 진행 중인 국책사업에 대해 상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우선 인증센터의 초기 설립과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방송장비 인증 분야는 단순히 장비의 성능 검증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신뢰와 품질 향상을 위한 개선 분야까지 포괄하는 핵심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KBS가 인증센터를 설립하게 된 배경에는 ’방송장비 국산화율을 제고하고, 국내 방송장비 기술력을 향상시키자‘는데 있으며, 국산방송장비 제조사와의 관계를 생산자, 수요자의 영역을 넘어서 국산 방송장비 산업 발전을 위한 상생의 동반자가 되기 위함입니다.
이를 위해 영국 BBC 등 해외사례도 활용하고자 했으며, 실험실 기반의 인증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필드테스트를 통해 현장 적합성이 검증되는 방식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사용하였습니다.
정부와 국회의 방송장비 국산화율 제고와 산업 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으며, 2015년 미래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방송장비 인증에 KBS가 참여하는 것을 제안하였고, 산업체에 대한 KBS 인증수요조사(업체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51개 업체 중 94%가 참여의사를 피력)와 미래부-KBS-TTA 간 방송장비 인증에 관한 업무협정 등을 거쳐 2015년 3월에 개소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국책사업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KBS 인증센터는 개소 다음 해인 2016년부터 현재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방송관리과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KBS는 국책사업비에서 인건비(보수)를 전혀 받지 않고 100% 현물투자하고 있으며, 사업비는 주로 인증과 기술지원을 위한 각종 측정기나 테스트시설 구축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방송장비산업 인프라구축‘ 사업에 방송장비 수요처 확인시험 분야를 맡아 참여기관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중점 사업으로는 송신장비 필드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2020~2021년 전국 시·도권 UHD 방송망 확장사업에 사용될 국내외 송신기의 내구성, 신뢰도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LED 조명에 대한 인증기준 마련을 통해 기존 할로겐 등을 대체함으로써 90% 이상의 전기에너지를 절감하고, 조명장비 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인증기준을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인증센터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국제적인 인증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국인정기구(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증을 취득 중입니다. 세계 시장에서의 국산 방송장비 경쟁력과 점유율 제고는 개별 제조사의 이익은 물론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네, 인증센터의 설립 취지에 대해 잘 들었습니다. 말씀하신 내용 중 인증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한 KOLAS 자격 획득을 추진 중이라고 하셨는데 자세한 진행 상황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KBS는 방송국으로는 유일하게 검사부를 신설하여 도입 장비에 대한 검사업무를 진행하면서 2002년에 국가교정기관(ISO/IEC 17025, ISO9002) 자격을 취득하였으나 그 후 실효성 문제로 자격을 반납한 기록이 있습니다.
인증센터 업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KBS라는 인지도는 있으나 인증기관으로서의 공신력이 있는가, 해외에서도 인정하는가?”였으며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드리고자 올해 KOLAS 자격취득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숙련도 시험을 치렀고 결과에 따라 컨설팅 계약을 맺은 후 내년 상반기에 KOLAS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KOLAS 인정은 국제기준에 부합되는 품질시스템과 기술능력을 해당 기관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며, KBS 인증센터가 발행하는 시험성적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국가공인시험소로서 그 위상이 한층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사업실적을 보면 시험, 인증, 기술지원으로 나뉘는데 각각 다른 점을 설명해 주신다면?
시험인증은 주로 국책과제에 대한 성과측정을 목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요구하는 것에 대응하는 서비스이며, 시험신청자의 요구로 제시된 스펙에 대한 부합 여부를 테스트하여 시험성적서만 발급하는 서비스입니다.
품질인증은 KBS 인증센터에서 정한 인증기준에 의해 합격 여부를 판단하여 인증서 및 시험성적서를 발급합니다. 타 인증과 다른 점은 단순히 시험 후 적부를 판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장비 성능개선을 위한 컨설팅과 방송현장에 직접 투입하는 필드테스트를 통해 현업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개선하는 품질관리도 겸하고 있습니다. 방송현장에 즉시 투입되어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인증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주는 것이 KBS 인증센터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입니다.
기술지원은 주로 제품개발 초기에 기술 동향, 시장성, 관련 기술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거나 고가의 측정기가 없어서 품질측정이 곤란한 영세 업체를 대상으로 측정기의 사용법을 교육하고 무상으로 대여해주어 개발제품의 성능향상을 유도하는 서비스입니다.
개소 후 현재까지 품질인증 25건, 시험인증 15건, 기술지원 5건의 실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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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증 시 수수료를 할인해주고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는?
현재 인증센터가 부과하는 인증 수수료는 실비보전 차원의 저렴한 금액이며, 운영 초기 KBS의 공적책무수행이라는 설립 취지를 살리고 장비제조사의 인증 신청을 유도하며 KBS 인증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할인율 50%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되로록 더 많은 국산 방송장비들이 인증을 통해 기술력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관련 시장을 육성하자는 의미에서 여러 가지 수수료 할인제도를 두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국산 방송장비의 품질향상과 함께 KBS의 공적책무 수행에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산방송장비의 인증을 다루는 곳인 만큼 관련 장비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국산방송장비의 사용에 대한 입장과 현재 UHD 국산방송장비의 위상과 전망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요?
국산방송장비의 사용에 대한 입장으로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장에서의 국산방송장비에 대한 인식은 품질이나 기능, 안정성, 사후관리 등과 관련하여 다소 부정적인 것이 현실입니다. 글로벌 제조사들에 비해 영세하고, 시장도 대부분 국내로 한정되어 있다는 한계는 있습니다만, 아직도 주요 핵심 제작 장비 분야에서는 외국산에 비해 품질과 성능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분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과거보다는 많이 개선되고 있고, 특히 아날로그 방송 종료 후 HD 방송과 UHD 방송으로 전환되면서 국산 장비의 도입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품질과 기술력을 높이려는 제조사의 의지와 정부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지원 및 사용자들의 부정적 인식 개선이라는 3박자를 맞춘다면 국산방송장비의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 여겨집니다.

UHD 국산방송장비의 위상과 전망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세계적으로 IT 강국으로 통하는 국내 방송·통신기술 관련 기업들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컴퓨터 기반(Computer-based)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강하다는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의 ATSC 3.0 UHD 방송은 IP 기반의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국내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UHD 방송은 한국이 세계 최초로 시작했으므로 관련 소요 장비들에 대한 기술력과 필드 경험이 풍부하며, 실제 KBS UHD 송출시스템도 대부분 국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UHD 방송장비 내수시장이 작고, 해외 주요 국가의 UHD 도입이 더디게 진행되어 장비제조사들의 판로 개척과 확산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게 문제며, 대부분의 UHD 장비제조사들이 소규모로 영세하므로 시장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성 면에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모처럼 관련 시장에서 선도적인 기술개발로 앞서가는 국산 방송장비 제조사들의 생존력을 키워주기 위한 국가 차원의 통 큰 지원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비의 제조와 함께 판로도 문제가 되는군요. 인증센터의 최근 사업으로 방송용 LED 조명의 품질인증기준을 마련 중인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4년부터 정부에서 에너지 절감을 위한 ‘저효율 조명기기 퇴출 정책’을 시행하면서, 그에 따라 방송제작 환경에서도 LED 조명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고 있으나, 고가 장비는 일본 및 독일 등의 외산장비가, 저가장비는 중국산이 시장에 대거 진출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방송현장에 적합한 기술기준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과거 타 기관에서 유사기준을 만들었으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현재 장비 성능에 비추어 볼 때, 방송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서 KBS 인증센터에서는 ‘방송용 LED 조명장비 인증기준‘을 마련해서 국산 방송장비의 저변을 확대하고 기술향상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시험내용 및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항목이 있고 2차에 걸쳐 11개 업체 총 29식(국산 6개사 15식/ 외산 5개사 14식)에 대한 BMT도 실시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열어 인증기준을 수립하고자 합니다.

□ HD 카메라와 4K UHD 카메라를 기준기로 비디오 신호에 대한 전기적 특성 측정
□ 2016년에 도입된 평탄도 측정시스템으로 조도, 색온도 편차 측정
□ 기존의 연색성 지수(CRI) 외에 새로운 연색성 측정기법(TLCI, TM-30-15, Δuv)을 도입하여 UHD 카메라에 적합한 측정방식 비교
□ 초고속카메라 사용에 따른 Flicker 발생 여부 확인
□ 적합성(디자인, 무게, 조작 편의성, 타 제작 장비에 대한 RF 신호 간섭 여부)

IMG_3049그렇다면 인증센터의 업무는 보통 알려진 방송기술의 업무와는 많이 다른 것이 사실인데, 관련 업무를 하시면서, 나름의 보람과 성취감에 대해 답변 바랍니다.
KBS는 1991년에 검사부를 설립하여 도입 장비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온 이래 수십년 간 노하우를 축적해 왔으며 이것이 인증센터의 모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국산장비는 검사를 통해 제시된 규격에 미달할 경우 불합격 판정을 받거나 일부 개선사항 권고로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며, 때로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여 장비제조 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속에서 KBS가 국산방송장비의 품질 향상에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고 자부합니다.
인증센터 출범 3년이 지난 5월에 자체적으로 조사해 본 결과 KBS 인증 취득으로 제조사들의 매출실적이 62억 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KBS 인증센터가 3년 간 국책사업비 5억 7천만 원을 지원받아 노력한 성과이며 수요처(방송사) 확인시험이 꼭 필요한 사업임을 실적으로 입증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제조사들의 기술혁신과 각고의 노력도 함께 녹아있을 겁니다.

인증센터의 발전 방향과 국산방송장비 시장에 바라는 점을 마지막으로 들어보고자 합니다.
KBS 인증센터의 발전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면, 각종 국책과제로 개발된 연구·개발 장비들이 실제 방송국에서 사용되는 건수는 극히 미미하고 국책사업비의 30~40%가 인건비로 허비된 채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연구 개발자들이 방송 현장 경험이 부족하여 현장 적합성이 떨어지고, 현업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사례를 본다면 NHK는 방송기술연구소에 250여 명의 박사급 인력을 보유하고 개발한 첨단기술을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제조업체로 기술 이전하고, 해당 기업체가 그 기술을 토대로 제품을 상용화해서 방송사에 공급합니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통해 일본 방송장비가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게 되었습니다. 한국도 NHK의 사례를 성공모델로 삼아 방송사와 제조사 간 긴밀한 협조 속에 기술이전과 상용화 제품의 구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KBS 인증센터는 장비제조사와 사용자 사이에서 인증이라는 과정을 통해 관련 기술과 정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자 하며, 이러한 목적을 충실히 이루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첫째는 정부와 방송사, 제조사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명확한 정책 로드맵을 설정하고 적기에 장비를 개발하여 현장 적합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KBS 내부적으로 인증센터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전사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됩니다. 셋째, 현재는 KBS 단독으로 인증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더 많은 방송사가 인증기준수립과 시험·검증에 참여하여 더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제조사로 이전된다면 국산 방송장비산업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산방송장비 시장에 바라는 점을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리자면, 우선은 입찰제도 관련입니다. 방송장비 수요처인 방송사들은 대부분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입찰 참가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최저가 낙찰제는 시장경쟁 원리가 잘 반영되고, 발주자는 예산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조사들을 출혈경쟁으로 몰아넣어 제품의 부실을 초래하고 기술 발전을 저해할 소지가 큽니다. 가격을 낮추려다 보니 내구성이 떨어지는 저가 부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고 별도의 유지보수 계약을 맺지 않는 현실에서 보증기간이 지난 A/S 비용은 수리 업체가 부르는 대로 지불하게 됩니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TV나 냉장고 같은 완성품은 최저가로 사는 것이 이득일지 모르나, 방송장비는 구매제조품으로 구매 사양에 따라 소요되는 부품이 달라지기 때문에 최저가 낙찰제는 장비 내구성의 저하를 필연적으로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성능·기술평가 등 비가격적 요소의 배점이 높은 종합심사 낙찰제를 도입하고 정착시킨다면 품질 제고는 물론이고 혁신 기술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게 되리라 봅니다.

둘째는 장비 제조사에 대해서입니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제조사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고 영세한 편이어서 도입 후 사후관리가 매우 미흡한 실정입니다. 실제 사용자 그룹에서는 사후관리가 굉장히 중요할 수밖에 없으며, 외국산 장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제한된 내수시장 외에 글로벌시장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체력이 약한 국내 제조사의 환경을 감안하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필수라고 여겨집니다. 이처럼 구매절차나 방식이 개선되고 당사자인 제조사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분명 높아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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