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환 KBS 중계기술국
서론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한 지도 벌써 2년여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금의 방송기술은 ATSC 3.0, UHD, HDR, AR/VR 등 관련 키워드만 따져봐도 A4용지 10장 이상 빼곡히 나열될 만큼 방송역사상 가장 빠르고 다채로운 변화의 시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는 방송기술을 틈틈이 습득하고 바로 현업에 적용도 해야 하는 어려움에 정신없이 바쁘고 힘이 들지만, 방송기술인으로서 시청자에게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표현력이 새롭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행복한 시기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Aerial Production System은 방송기술의 발전에 따른 콘텐츠의 표현력을 새롭게 확대해 나아가고 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KBS 중계기술국의 노력 중 하나입니다.
Aerial Production System의 개요
방송제작현장에서 입체감 있는 다각도의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지미집, 드론, 스테디캠 등 다양한 특수활영장비가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진행 규모가 크고 대규모의 물량이 투입되는 대형 이벤트방송의 경우, 보다 완성도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종종 스카이캠(또는 스파이더캠)이 활용되기도 하지만 스카이캠의 경우 해외 임차 시 초고가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스카이캠에서 볼 수 있는 영상미를 시청자에게 자주 제공하기에는 현실적인 무리가 있습니다. 또한 자체 기술력을 미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장비 활용에 대해 다양성 및 응용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KBS 중계기술국에서는 우선 지미집, 레일캠, 스테디캠보다 개석과 무대에서 동시에 움직임이 자유로운 스카이캠과 비슷한 역동성을 갖춘 2축 Aerial Production System을 직접 제작했고 나아가 4축으로 확장하기 위해 계속 연구 중입니다.
Aerial Production System version 1 사진
Aerial Production System version 1, 2 구성
Aerial Production System version 2 제작은 지상에 설치되는 장비, 공중에 설치되어 운용되는 장비, 눈에는 안 보이지만 장비를 컨트롤하고 영상을 송수신하는 S/W적인 부분까지 크게 3파트로 나누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상계열
지상계열은 실제로 카메라의 움직임을 만들어주고 Aerial Production System 운용 시 큰 물리적 힘이 작용 때문에 그 어느 부분보다 안정성 및 정밀성이 중요한 파트입니다.
Winch는 Aerial Production System version 1의 양 끝에 설치되어 스테이지를 가로지르는 카메라의 큰 움직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version 2에서는 제일 큰 움직임을 만들어주고 물리력이 작용하는 부분이라 역동성을 갖춘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4개의 Winch Motor의 안정된 RPM이 보장되어야 하고 카메라를 움직이기 위해 4개의 Winch가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에 카메라 컨트롤신호에 따라 각 Winch가 유기적으로 정밀한 속도제어를 할 수 있도록 많은 테스트를 거쳐 제작하였습니다.
Pulley는 힘의 방향을 바꾸는 축바퀴입니다. Aerial Production System에서 Winch의 힘의 방향을 바꿔주는 단순한 장치이지만 실제로 스테이지나 홀에서 장비 운용 시 작용하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되면 방청객, 출연자 및 제작진에게 안전상의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장치보다 더 많은 테스트와 비상락 장치설치 등 많은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실제로 Pulley에는 기체(카메라, W/L 송신기, 짐벌, 배터리 등)의 무게, 기체 가속도, Winch의 움직임에 따른 힘 등 다양한 물리력을 안정적으로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설치 시에 가장 신중히 다루어야 할 장치 중의 하나입니다.
공중계열
공중계열은 실제로 Wire에 매달려 공중에서 운용되는 장비들입니다. 주요장비인 Gimbal은 컨트롤신호를 무선으로 수신받아 카메라의 자체적 움직임을 만들고 카메라의 각속도를 컨트롤하여 보다 안정적인 영상을 만드는 장치로 디테일하고 섬세한 기술들이 많이 집약되어있습니다. 자체개발한 Aerial Production System version 1, 2 모두 공중계열 특징 중 하나는 일반적으로 저중량의 카메라를 사용하는 짐벌이나 드론과는 달리 방송에서 사용하는 IS 규격의 카메라를 싣고 촬영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기존 짐벌의 제어값으로는 렌즈에 따른 무게와 무게중심의 변화, 배터리 및 운용 액세서리 무게를 고려한 자체적인 제어값을 많은 테스트를 통해 계산해내야 했습니다.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 파트는 장비를 컨트롤하는 S/W적인 부분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제일 많은 연구와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PLC 프로그래밍인데 기 제작된 version 1은 2Wire 장비의 경우 Winch 컨트롤에 아주 복잡한 연산이 필요하지 않지만 현재 연구 중인 version 2 4Wire의 장비(스파이더캠)의 경우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복잡한 연산이 필요로 합니다.
Aerial Production System 특징
Aerial Production System의 가장 큰 특징은 단 1대만으로도 다양한 부감과 화각의 영상을 시청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앵글의 영상을 사용하려면 무대 뒤, 객석 뒤, 실링 등 다양한 장소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해야만 하지만 아래 그림과 같이 Aerial Production System은 커버리지가 넓어 포지셔닝에 따라 1대로 여러 대의 카메라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Winch와 Gimbal을 통해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낼 수 없는 속도감, 다양한 방향성, 보다 과감한 움직임과 포지셔닝의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마무리
Aerial Production System version 1은 현재 <가요대전>, <연기대상>, <열린음악회>, <가요무대> 등의 방송제작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되어 시청자에게 다채로운 영상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3.1절 100주년 특집 전야제>에서는 대규모 관중이 운집해 있는 장소에서 300m 길이의 와이어를 설치하여 운용했고, <대선 개표 생방송>에서는 Aerial Production System을 활용한 부감영상에 AR/VR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외국장비와 외주제작의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특수촬영이지만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하고 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그 활용의 범위가 넓어지고 응용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방송기술인으로서 너무나 기쁜 일이었습니다.
다변하는 현재의 방송환경은 그 어느 때 보다 방송기술인의 노력이 많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고품질의 방송을 위해 애쓰는 많은 방송기술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KBS 중계기술국에서는 특수촬영장비 제작기술의 연구 및 운용에 힘써 보다 많은 상황과 새로운 장면을 표현할 수 있는 영상제작장비를 연구/개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