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특별 생방송 ‘Live at the BBC’...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특별 생방송 ‘Live at the BBC’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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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소 MBC 제작기술국 라디오기술부 기술감독

1990년 3월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아 비틀즈를 비롯한 레전드 아티스트들이 라이브 공연을 선보였던 영국 BBC 마이다 베일(Maida Vale) 스튜디오에서 특별 생방송 ‘Live at the BBC’를 지난 2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특집으로 진행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한 사람의 DJ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동일 시간에, 무려 30년간, 한 번의 지각이나 펑크 없이 꾸준히 진행한, 전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청취자에게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친숙하게 다가온다. 80년대를 풍미한 스타 로커였던 배철수는 그만의 음악적 전문성과 개성으로 당대 수준 높은 외국의 팝송을 한국의 청취자에게 소개함으로써 한국 대중문화의 저변을 확대해 기여해 왔고,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의 낯선 BBC 스튜디오에서 5일간 진행된 생방송에는 17일 매일 앤-마리(Anne-Marie), 18일 제임스 월시(James Walsh), 19일 가수 윤도현, 20일 톰 워커(Tom Walker), 21일 배우 유해진 초대 손님으로 출연해 라이브와 토크 등으로 청취자의 귀를 녹였다. 이번 30주년 기념특집 ‘Live at the BBC’는 매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영국 현지 시간 오전 9시~11시) MBC FM4U(서울・경기 91.9MHz)와 라디오 애플리케이션 mini를 통해 방송되었고, 봉춘라디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었다. 5일간의 특별 생방송을 위해 제작진과 기술진은 몇 달 전부터 준비에 들어가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성공적인 방송을 만들어냈다. 제작을 위한 준비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공유하고자 한다.

30주년을 기념하는 꽃에 둘러 싸인 배철수 DJ
30주년을 기념하는 꽃에 둘러 싸인 배철수 DJ
3월 19일 진행되었던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기자간담회
3월 19일 진행되었던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기자간담회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특별 생방송’에 참여하며
BBC Maida Vale 스튜디오는 1934년 라디오 스튜디오로 리모델링되어 비틀즈, 레드제플린, 아델, 콜드플레이 등 영국의 전설적인 락 밴드 및 아티스트들이 출연하여 라이브음악을 녹음한 스튜디오로서뿐 아니라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고향으로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스튜디오이다.

락 음악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의 BBC 라디오스튜디오에서 배철수의 음악캠프(이하 배캠) 30주년 특집 생방송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하지만 2019년 11월 프로그램 관련 첫 미팅 이후 3개월 정도 준비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우선 스튜디오 임대비용 및 사용 일정 문제와 스튜디오 시설 및 상암 본사로의 오디오 신호 전송 관련 문제들이 쉽게 해결이 되지 않았다. 이메일을 통한 의견 조율과 사전답사를 통한 현장 스튜디오 시설 검증을 통해 5일간의 생방송 일정이 확정되었지만 완벽하게 준비는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생방 중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대처방안을 준비해야 했다. 준비과정과 생방송 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배캠 30주년 특집 ‘Live at The BBC’를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BBC Maida Vale 스튜디오에서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것이 보람 있는 과정이었다고 생각되었다.

사전 준비 과정
제작진의 생방송 관련 요청한 내용은 2020.2.17 ~ 2020.2.21 5일간 현지 스튜디오 생방송에 뮤지션 출연 및 음악 라이브, 보이는 라디오 실시간 송출, 배캠 30주년 특집 관련 다큐멘터리 촬영 협조였다.
BBC Maida Vale 스튜디오에서 배캠 30주년 특집 생방송을 한다고 담당 PD에게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BBC Maida Vale 스튜디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아무것도 없어 당황스러웠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런던 중심가에 있는 BBC 본사에서 런던 북동쪽으로 차로 2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음악녹음용 스튜디오들로 특화된 장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생방용 방송 회선이 구성 가능한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했는데 방송용 전용회선 구축은 비용 문제와 BBC 측 정책 문제로 어렵다고 판단이 되었다. 그래서 IP 코덱을 이용한 일반 인터넷 회선을 이용하기로 하고, BBC 측에 문의한 결과 스튜디오에 방송용 유선 인터넷회선 확보는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신 Maida Vale 스튜디오에서 BBC 본사 CCR(Central control room)까지 임대 회선을 통해 전송하고 CCR의 Tie line 사 IP 코덱 장비를 통해서 상암 본사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행히 상암 MBC 본사 라디오주조에 같은 제조사 장비가 확보되어있어 시험테스트 과정을 통해 방송회선 문제는 해결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문제는 현지 스튜디오 시설이 배캠 생방이 가능한지 시설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생방송용 콘솔과 음원 플레이백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는지와 현지에서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음반검색이 가능한지, DJ가 볼 수 있는 프롬프터 시설이 구축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시차 때문에 주로 이메일을 통해서 의견을 주고받았는데 정보를 얻는데 한계가 있어 결국 사전답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BBC에서 제공하기로 한 스튜디오는 RADIO 3채널 데일리 생방을 하고 있는 MV7 스튜디오였는데 방송용 콘솔은 SSL System T 디지털 콘솔이 구비되어 있었고, 스튜디오는 드럼을 제외한 간단한 라이브세션 제작이 가능한 스튜디오였다.

MV7 스튜디오
MV7 스튜디오

Play back 용 보조 콘솔이 별도로 있어 메인 콘솔 외에 별도의 엔지니어가 1명 더 필요한 구조였고, 어지간한 음원은 Dira라고 불리는 Play back 용 소프트웨어가 있어 검색과 음원 Play가 가능하였다.

음원플레이 및 검색용 데스크
음원플레이 및 검색용 데스크
유튜브 송출장비
유튜브 송출장비

프롬프터는 열악하지만 간단한 메시지는 보여줄 수 있는 시설 구축이 가능하였다. 또 다른 문제는 보이는 라디오 생방을 위한 장비와 인터넷회선 준비였는데 유선인터넷 회선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LTE망을 이용하던가 Wi-Fi를 사용해야 하는 결론에 도달하여 테스트해본 결과 우리가 임대하기로 한 MV7 스튜디오의 위치가 지하 1층 이어서 LTE망도 수신이 안 되고 BBC 게스트 Wi-Fi만 사용 가능하였다. 송출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서 보이는 라디오생방 대신 유튜브 송출로 하기로 하고 인코딩 장비는 Prodys 사 Ikusnet Eng라는 LTE 중계 장비를 준비하여 테스트하였다.

생방송 5일 동안의 출연진이 사전답사 때까지 확정이 안 되었다. 악기와 모니터 시스템 등 테크라이더 관련해서 사전답사 때 BBC 엔지니어와 제대로 된 협의를 할 수 없었다. 결국 서울로 돌아와 앤 마리, 제임스 월시, 톰 워커, 윤도현 씨가 출연하여 라이브를 들려주기로 출연 게스트가 결정되었다. 테크라이더를 음반사를 통해 이메일로 전달받아 BBC 엔지니어와 이메일로 조율하다 보니 의사소통 문제로 난관에 봉착하여 결국 BBC 엔지니어와 뮤지션을 직접 연결해주어 정리했다.

BBC Maida Vale 스튜디오 시스템
BBC Maida Vale 스튜디오 자체가 오래된 건물이고 음향장비 또한 오래된 장비가 많았다. 다행스럽게 우리가 임대하기로 한 MV7 스튜디오는 스튜디오 장비 교체가 최근에 이루어져서 메인 콘솔이 SSL System-T 디지털콘솔이 구비되어 있었고 데일리생방을 하는 스튜디오라서 우려했던 거와는 다르게 시스템이 생방하기에 큰 문제는 없었던 거 같다.
나머지 스튜디오들은 BBC 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이 가능한 비교적 규모가 있는 스튜디오와 락 밴드 녹음이 가능한 스튜디오들이 있었는데 부조 장비들은 아날로그 음향 장비들이 아직 현역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레코딩 현장에서 음향 장비들은 빈티지 아날로그 장비들이 아직 선호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보면 부러운 점이었다. 또한 BBC에서 커스텀 제작된 모니터 큐박스와 미터 브릿지 등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은 열악해서 유선인터넷라인은 전혀 사용할 수 없었고 휴대폰 또한 안 되는 곳이 많아 생방송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MV3 스튜디오
MV3 스튜디오
MV4 SSL9000J 콘솔
MV4 SSL9000J 콘솔
커스텀제작 모니터 큐박스
커스텀제작 모니터 큐박스


방송 중 돌발 상황

생방송 중 방송 회선이 잠깐 끊긴 경우가 있었는데 IP 코덱 버퍼사이즈를 늘려 그 이후로는 문제가 없었고, 유튜브 생방을 BBC 게스트 Wi-Fi를 사용하다 보니 상태가 좋지 않아 부분적으로 송출을 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는데, 화질을 낮추어 송출하여 어느 정도 개선이 되었으나 그 이후로도 유튜브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였다. 그러나 열악한 현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는 추억이 된 에피소드
출장 일정이 2월 15일 출발하여 현지 시각 16일 오후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4시간 동안 스튜디오 셋업 후 17일 아침 9시 생방송을 시작해야 하는 일정이었는데 출발 당일 새벽에 예약된 아시아나 항공편이 히드로 공항 강풍으로 딜레이되어 익일 출발로 변경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빡빡한 스케줄에서 하루를 버리면 생방송 일정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15일 출발하는 대한항공편을 일부 구해서 방송 준비에 꼭 필요한 1차 팀만 선발해서 먼저 출발할 수 있었다. 출발을 못 할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에 비행기는 탈 수 있었지만 강풍 속에서 히드로 공항에 착륙하는 것도 조금 걱정되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더 들었던 거 같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생방 기간 중 PD와 BBC 엔지니어, 기술 코디 및 음원 플레이용 콘솔을 담당한 나와의 언어 소통 문제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세계 어디서나 기본적인 방송환경이 비슷한 면이 있어 그런지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첫날 생방송을 하고 나니 둘째 날부터는 현지 엔지니어가 눈짓 몸짓만 봐도 말을 알아듣는 듯해서 신기하였다. 단지 전 세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우리나라의 버라이어티하고 분주한 라디오생방송 제작시스템이 현지 엔지니어에게는 낯선 모습이었겠지만 재미있어하였고, 생방 중에 같은 콘솔로 노래 리허설을 하는 풍경은 나에게 낯선 풍경이었다. 아마도 BBC가 공영방송이다 보니 광고가 없고 방송사고에 대한 부담감이 우리보다는 적은 듯했다.

첫째 날 생방송 중의 앤마리 리허설
첫째 날 생방송 중의 앤마리 리허설

또한, 배캠 둘째 날 2019년 British award 신인상을 수상한 톰 워커가 케이터링 서비스를 요청했는데 통 생강, 마누아 꿀 등 이해가 안 되는 식재료 준비를 요청해 배캠 스텝들이 준비하는 과정에 힘들어했고, 우여곡절이 속에서도 톰 워커가 생방 중 멋진 라이브음악을 선사하여 수고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됐다.

앞으로의 특집을 기약하며
일주일간의 배캠 30주년 특집생 방송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배캠이 30년을 이어온 저력이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았는데 지금도 배철수 DJ가 생방시작 90분 전에 생방스튜디오에서 방송 준비를 할 정도로 초심을 잃지 않는 방송 진행과 청취자에게 편안함을 주는 팝음악프로그램을 30년간 유지해온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였지만, PD와 작가 및 스텝들이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기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한 것도 한몫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번 BBC Madia vale 스튜디오 생방도 그러한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프로젝트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앞으로 35주년, 40주년 배철수의 음악캠프 특집이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생방송 ‘Into the Music Camp’에서 최초 공개된 스튜디오 내부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생방송 ‘Into the Music Camp’에서 최초 공개된 스튜디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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