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EN ‘라이브 에이드’ 영상 보정기

QUEEN ‘라이브 에이드’ 영상 보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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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ian Rhapsody Invasion

사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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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누적관객 8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10월 31일 개봉한 이 영화는 기대 밖의 흥행을 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고 그룹 퀸(Queen)이 누구였는지,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음악적, 예술적 감각을 여실 없이 보여줬다. 영화의 줄거리는 별 다를 게 없다. 그룹 퀸의 결성과 전설적인 곡 보헤미안 랩소디의 작곡 과정을 보여주고, 1985년 7월 13일 세계적으로 전파를 탄 라이브 에이드(Live Aid)의 공연 실황 20분을 재현했다. 기존 퀸의 팬들이라면 유튜브의 콘서트 실황을 보는 것이 낫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그저 그런 음악 영화로 여겨졌다. 그러나 결과는 점점 변화했다. 입소문을 타고, 영화관에 싱어롱 관이 생겨나고, 2번 이상 봤다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영화의 흥행은 가파르게 올라갔다. 퀸이니까, 퀸의 명곡들을 실감나게 들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점차 늘어났다. 남녀노소, 퀸을 이전에 알았던, 몰랐던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퀸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었기에… 결국 한국이 누적관객 세계 1위의 위엄을 달성하였고, 국내 흥행 수익이 700억 원에 달하는 등 퀸이 탄생한 영국의 흥행성적을 넘어섰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가도 속 지난 11월 말, 깜짝 소식을 접했다. MBC에서 라이브 에이드 중계를 다시 한다는 내용이었다. 무려 33년 전의 콘서트 실황을 다시 방영하다니… 영화가 흥행하자 이런 일도 생길 수 있다는 것에 팬들은 놀라움과 전율을 느꼈을 것 같다. 85년 당시 MBC에서 3시간 정도로 편집하여 방영했고, 이번 방송은 다시 1시간 30분 정도로 재편집을 하여 송출했다고 한다. 가수 배철수와 평론가 임진모의 해설 설명을 들으며 출연 가수들의 무대와 해설 속에 이게 꿈인가 싶었을 시청자가 얼마나 많았을까. 지난 12월 2일 늦은 밤 11시 55분에 중계한 이번 공연 실황은 퀸의 향수에, 그 시절의 음악과 뮤지션에 공감하며 기록적인 5.4%의 시청률을 보였다고 하니, 관심 있는 콘텐츠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이렇게 드러나게 되는 것 같다. MBC는 그 후 12월 10일 MBC 스페셜을 통해 ‘내 심장을 할 퀸’이라는 제목으로 영국 현지와 광 팬들의 인터뷰 등을 보여 주며, 또 한 번 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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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에이드(Live Aid)는 1985년 7월 13일에 에티오피아 난민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기획되었고,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관중 약 7만 명)과 미국 필라델피아의 존 F. 케네디 스타디움(관중 약 9만 명)에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실시간 위성 중계방송으로 약 100여 개의 국가에서 약 19억 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퀸을 비롯해 엘튼 존, 조지 마이클, 스팅, 데이빗 보위, 에릭 클랩턴, 브라이언 페리, 폴 매카트니 등 최정상급의 뮤지션들이 총출동하여 드라마틱한 무대를 만들어냈다. 이 중에서도 퀸은 등장과 함께 Bohemian Rhapsody, Radio Ga Ga, Hammer To Fall,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의 히트곡을 부르며 퀸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에~ 오~’라는 프레디 머큐리의 권유에 관중은 호응했고, 퀸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마치 퀸의 콘서트 현장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마지막 순서로 출연자들이 모두 나와 ‘Do They Know it’s Christmas?’를 같이 부르는 장면을 보며 다들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했던 순간이었다.
‘방송과기술’에서는 라이브 에이드의 아날로그 영상을 방송하기 위해 고민했을 영상 보정 과정을 잠시 살펴보았다.

출처 : www.indiewire.com
출처 : www.indiewire.com

QUEEN ‘라이브 에이드’ 영상 보정기

기정모 MBC DI특수영상제작팀

대한민국에 무서운 열풍을 몰고 온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아직 그 기세를 유지하고 있을 때, 갑자기 전설의 1985년 ‘라이브 에이드’가 배철수, 임진모 님의 해설을 곁들여 편성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음 주의 종편 배정을 담당한 김성곤 차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김 차장님이 예전 콘서트 실황분을 가지고 녹화방송을 하는데, 1985년 당시 아날로그 녹화 영상이라 화질이 안 좋으니, 우리 팀에서 화질보정을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였다. 일찍이 2018년 초 <하얀거탑>을 효과적으로 UHD 리마스터링하여 자체 내 리마스터링 제작 기술력을 쌓은 우리 팀에게는 해볼 만한 작업이었다.

그러나 막상 제작진에게 연락을 해 보니, 사정은 녹록지 않았다. 일단 제작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였다. 금요일에 처음 이야기를 들어 편성시간을 확인해 보니, 다음 일요일 밤 편성이고 종편은 그 금요일에 잡힌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목요일까지는 결과물을 전달해야 하는데, 편집본은 주말에나 나오니 4일 정도의 시간만이 주어진 셈이다. 더구나 편집본 분량은 80분으로 적잖은 길이였다. 소스를 받는 대로 일단 영상의 품질을 확인하였다. 제작진이 전달한 파일은 여러 사람이 유튜브로 확인한 바 그대로 비디오 노이즈가 잔뜩 낀 화면이었다.
영상 보정의 첫 번째 작업은 디테일 개선이었다. 일단 인터레이스로 녹화된 영상을 디인터레이스한 후 약간의 디테일 보정을 거친다. 녹화된 영상이 인터레이스드 아날로그 영상이기 때문에 보정을 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인제스트된 영상을 디인터레이스하여 강제 프로그레시브 영상을 만든 후 보정 작업을 거쳐 리인터레이스하여야, 더 개선된 인터레이스 영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테일 개선과 노이즈 제거, 전체 리마스터링의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이 두 가지 요소는 시소와도 같아서 한쪽을 더 주면 다른 쪽이 손해 보게 되는 상호 연관성을 가지므로 말 그대로 매 컷 적정한 값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원래는 그림의 형태에 따라 한 컷씩 옵션값을 달리하며 조정하지만 80분 전체의 영상을 그렇게 작업하기란 불가능하였다. 더군다나 이 영상은 통파일로 어떠한 EDL 정보도 없기 때문에 각 컷을 나누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마침내 우리 팀의 이재혁 차장님이 여러 번 그림을 스캔하며 옵션값을 조정하여 개중 제일 적당한 값을 찾아 렌더링 노드를 완성하였다. 말 그대로 평균값을 찾아갔으므로 각 컷별로 작업을 못 한 아쉬움은 남은 터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렌더링 프로세스는 Flame Premium에서 1차로 진행하였다. 80분의 영상은 최종 40시간 1차 렌더링이 예상되었고 주말 내내 플레임은 뜨겁게 작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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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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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작업 후 영상은 좀 더 디테일한 색보정 작업을 거쳤다. 전체 공연 실황을 색보정하기엔 시간이 부족하여 <퀸>의 부분만 프라이머리 DI 작업을 시행했다. 컬러 면에서 실황 영상은 쉐도우가 지나치게 어둡고, Desaturated 되었으며 여러 곳에 비디오 험 노이즈가 흐르고 있었다. 공연에 맞게 좀 더 색을 풍부하게 하지만, 촌스럽지 않게 하려고 영상의 부분 색보정을 하였고, 노이즈 제거는 곳에 따라 키잉을 하며 공간-노이즈 제거도 적용하였다. 프레디의 얼굴은 클로즈업을 중심으로 스킨 보정을 하면서도 땀이 지워지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그러나 워낙 오래된 영상이라 요새의 UHD 영상물과 달리 작업의 결과가 눈에 띄게 확 달라지지는 않아서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였다. 그래도 ‘안 한 것보다는 낫다’라는 위안을 동력 삼아 제작진의 최종 편집 바로 전까지 최선을 다하여 제작하여 전달하였다.

일요일 밤의 ‘라이브 에이드’ 방송은 수많은 <퀸> 애청자에게 행복감을 주었다. 나 역시 학창시절 ‘보헤미안 랩소디’와 ‘라디오가가’를 흥얼거리며 늦은 밤 ‘이종환의 디스크쇼’를 애청하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무한 행복감에 젖을 수 있었다. 갑작스럽게 진행되어 부족한 시간과 열악한 화질, 기존 업무와의 업무 로드 중과로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지만, 프레디의 음성을 한없이 반복하여 들으며 보정하였던 요 며칠은 분명 ‘행복한 바쁨’을 나에게 주었다. 제작을 하며 이토록 즐거움에 차 있던 기억이 얼마나 더 있었을까. 보정 제작에 많은 도움을 주신 김성곤 차장님과 이재혁 차장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보헤미안 랩소디’의 성공에 탄력을 받아 옛 뮤지션들의 재조명이 좀 더 풍성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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