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OTT는 플랫폼 경계를 허물며 더욱 밀도 있는 확장을 시도 중이다. OTT 고유의 기술력과 TV의 본질적 기능을 결합하며, 이른바 ‘TV를 품은 OTT’ 전략을 통해 이용자의 시청루틴 차체를 새롭게 설계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본래 OTT는 물리적 제약이 없는 시청 편의성을 제공해 왔지만, 이용자의 시점이 분산되면서 구독자 가치를 매일 체감하기가 어렵고, 볼만한 콘텐츠가 없어지면 일정 기간 서비스에 접속하지 않게 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OTT는 이제 TV가 담당해 왔던 실시간성, 데일리 접속, 편성 전략을 본격적으로 흡수하며, 매일 특정 시간에 접속해 시청하는 서비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OTT 서비스의 정체성 전환
기존의 다시보기(VOD)와 오리지널 콘텐츠만으로는 서비스 차별화에 한계가 분명해졌고, 구독 유지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지금 봐야 하는 이유(Live)’와 ‘매일 켜야 할 이유(Daily)’를 동시에 제공하는 전략이 필수적으로 부상하였다. 실시간성은 플랫폼 내 체류 시간을 확대하고, 데일리 접속 유도는 방문 빈도를 안정화한다. 나아가 편성 모델은 이용자가 ‘무엇을 볼지 고르는(Select)’ 수고를 덜어주고, ‘지금 무엇이 하는지 확인하는(Check)’ 시청 행태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하면서 이용자의 시청 패턴은 ‘콘텐츠 선택’ 중심에서 ‘일정과 타이밍’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OTT가 정적인 ‘라이브러리형 서비스’에서 동적인 ‘채널형 미디어’로 성격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결국, TV를 품은 OTT는 이용자의 매일 접속을 유도해 안정적인 시청루틴을 고착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OTT는 기존 VOD 중심의 ‘라이브러리형 서비스’에 TV의 핵심인 실시간성, 데일리 접속, 편성 모델을 이식하여 ‘채널형 미디어’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주요 OTT 3사는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을 넘어, 실시간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편성 운영을 고도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용자의 일상 속에서 서비스에 접속해야 할 계기를 지속해서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스포츠와 라이브 전략과 시청루틴 재편
OTT 전략 전환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영역은 바로 스포츠다. 실시간 중계와 동시 시청이라는 특성 때문에 스포츠는 오랫동안 TV 방송의 고유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OTT 사업자들은 공격적인 중계권 확보를 넘어, 관련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유통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는 OTT가 단순히 경기를 중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기와 연계된 서사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해 이용자를 플랫폼 안에 지속적으로 머물게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포츠 팬덤이 점점 확대되고 그 산업 규모 또한 성장하면서, 스포츠는 OTT 업계의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위해 OTT들은 독점 생중계권을 확보, 스포츠 예능이나 다큐멘터리 등 라이브러리 콘텐츠를 강화하고 스포츠 시청에 최적화된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실제로 메조미디어 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자 448명 중, 절반가량이 OTT를 통한 실시간 스포츠 중계 시청 경험이 있으며, 시청 경험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프로야구와 해외축구로 나타났다. 스포츠 중계 콘텐츠 보유 여부는 OTT 구독 여부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는데, OTT를 통한 스포츠 생중계 시청 경험자 중 65%는 일주일에 1회 이상 시청한다고 응답했고, 매일 시청한다는 비율도 17%에 달했다. 이는 스포츠 생중계가 OTT 서비스를 선택하고 구독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동인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스포츠 중심의 전략적 움직임은 2024년 이후 한층 더 정교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4년부터 스포츠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2025년 12월 20일 ‘제이크 폴과 앤서니 조슈아’의 복싱 매치에서 글로벌 OTT 최초로 한국어 해설을 시범 도입하며 현지화 가능성을 실험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시도가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연중 지속되는 정규 시즌 스포츠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24년 약 50억 달러(약 7조 4,000억 원)를 투자해 WWE(미국 프로레슬링)의 10년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으며, 이 계획에 따라 2026년 1월부터 글로벌 중계가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도 2026년 1월부터 WWE 중계가 본격화되며, 넷플릭스는 라이브 콘텐츠 확장 흐름을 상징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OTT 시장 경쟁의 본질적 지표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OTT 가입자 증가세가 정체된 이후, 경쟁의 초점은 ‘구독자 수’에서 ‘시청 시간’으로 이동하였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구독하는지, 그리고 월간 이용자 수(MAU)가 얼마나 되는지가 성과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였다면, 최근에는 이용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자주 플랫폼에 머물며 콘텐츠를 소비하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시 말해, OTT 경쟁의 핵심 지표는 이용자 규모를 나타내는 보급률이나 MAU에서, 실제 체류 시간을 반영하는 시청 점유율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는 단지 측정 지표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OTT가 더 이상 보조적 콘텐츠 소비 수단이 아니라 이용자의 일상적 미디어 이용 시간을 점유하는 핵심 미디어로 전통적 TV와 점차 대등한 위상을 형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OTT는 외형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기존 TV와 점점 더 닮아가고 있다.
구독자 수에서 시청시간으로
OTT는 TV와 유사한 장르와 콘텐츠를 취급하더라도, 전략적 구성과 배치, 그리고 그 영향력의 구조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2022년 11월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도입 이후, 국내 OTT 시장에서는 2024년 3월 티빙, 2025년 3월 쿠팡플레이, 2025년 10월 웨이브까지 주요 플랫폼들이 순차적으로 광고 모델을 도입하며 강력한 매체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TV의 핵심 기능인 실시간성과 편성 기능이 결합되면서, OTT 광고는 기존 온라인 동영상 광고와는 다른 차원의 전략적 가치를 획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방송광고 시장은 2022년 4조 원대 수준에서 2023년 3조 3,898억 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24년에도 전년 대비 5.0% 감소한 3조 2,191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2조 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온라인 광고 시장은 이미 10조 원을 넘어섰고, 특히 2024년 기준 OTT 광고 집행 기업의 약 50%가 넷플릭스와 티빙에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신매체(OTT) 광고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26년에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65%의 광고주가 OTT 광고 집행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OTT 광고 집행 이유로는 타깃 도달 정확도(53.4%)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매체파워(가입자·이용 규모) 15.5%, 브랜드·콘텐츠 적합성 및 매체 신뢰·안정성 각각 10.3%, 콘텐츠 자유도 및 운영 유연성 5.2% 순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OTT 업계에서도 스포츠 콘텐츠 강화 전략을 중심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미 국내 스포츠 중계 시장은 종목별, 리그별로 플랫폼 간 독점 구조가 상당 부분 형성된 상태다. 티빙은 2024년부터 3년간 총 1,350억 원을 투입해 국내 프로야구(KBO) 온라인 독점 중계권과 재판매 권리를 확보했으며, 여기에 WBC 야구 중계권 확보와 뉴스홈 개편을 결합해 이용자가 매일 플랫폼에 접속해야 할 제도적, 구조적 계기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쿠팡플레이 역시 EPL, NBA 등 기존 해외 빅리그 중계 라인업에 더해, ‘2026 AFC U-23 아시안컵’ 전 경기 생중계에 나서며 스포츠 편성의 강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OTT가 더 이상 ‘작품을 축적하는 라이브러리형 플랫폼’에 머무르지 않고, 시청자의 시간 사용과 일상적 시청 리듬을 직접 조직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쿠팡플레이는 글로벌 메가 스포츠 중계권을 기반으로 편성의 밀도를 높이는 동시에, 독점 콘텐츠 공급을 결합해 이용자 이탈을 구조적으로 방어하는 수직 계열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콘텐츠를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것을 넘어, 스포츠 중계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를 오리지널이나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함으로써, 플랫폼 내부에서 시청 경험을 순환하고 완결하는 통합적 소비 구조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 출처 : kt nasmeia blog (2026. 1. 15).
TV를 품은 OTT
2026년, OTT는 더 이상 ‘보고 싶은 것을 골라보는 라이브러리형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언제, 얼마나 자주, 어떤 리듬으로 미디어를 소비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채널형 미디어로 전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OTT는 전통적으로 TV가 수행해 온 실시간성, 편성, 일상적 접속 유도라는 핵심 기능을 구조적으로 흡수하며, 스스로를 ‘TV를 품은 OTT’라는 새로운 형태의 매체로 재정의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 라이브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전략은 이러한 전환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스포츠는 단지 인기 있는 장르가 아니라, 이용자를 특정 시간에 플랫폼으로 불러들이고, 시청을 일상적 루틴으로 고착시키며, 플랫폼 내부 체류를 구조화하는 시간 조직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 이는 OTT가 단순히 ‘콘텐츠를 더 많이 보유한 서비스’가 아니라, 이용자의 하루와 주간 리듬을 설계하는 미디어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방송 산업, 특히 TV의 위상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OTT는 TV와 점점 더 닮아가고 있으며, 기능적으로는 이미 상당 부분 TV의 영역을 대체하거나 흡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단순한 대체가 아니라, TV가 구축해 온 편성, 라이브, 루틴 기반 시청 구조를 플랫폼 환경 속에서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다시 말해, TV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OTT라는 새로운 기술적·산업적 외피 속에서 재조직되고 있다.
광고 시장의 이동 역시 이러한 구조 변화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광고의 중심이 ‘시청자가 어디에 있는가’에서 ‘시청자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자주 머무르는가’로 이동하면서, OTT는 더 이상 보조적 디지털 매체가 아니라 방송광고 시장의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매체로 부상하고 있다. 라이브와 편성을 결합한 OTT의 진화는, 기존 TV 광고가 담당해 온 ‘시간 점유 매체’로서의 기능을 점점 더 강하게 대체하고 흡수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결국 현재의 변화는 ‘OTT 대 TV’라는 단순한 대체 구도가 아니라, 방송의 시간 조직 논리가 플랫폼 환경 속에서 재탄생하는 구조적 전환기로 이해해야 한다. 향후 방송 정책과 산업 전략 역시 OTT를 더 이상 예외적인 신매체가 아니라, 방송의 연장선이자 변형된 형태의 핵심 미디어 인프라로 재정의하는 관점에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 이성현 (2026. 1. 11). 넷플릭스 한국어 해설 첫 도입… 국내 스포츠 중계판 흔드나. 주간조선.
・ 미디어 오늘(2026. 1. 8). 넷플릭스 광고 많이 뜬다 했더니… 기업 OTT광고 선호 1위. IT일반.
・ CJ메조미디어(2025). 2025 OTT 업종 분석 리포트.
・ kt nasmeia (2026. 1). Media & Market Issue. 373호.
・ kt nasmeia blog (2026. 1. 15). OTT, TV의 핵심 기능을 삼키다: 2026년 ‘루틴 설계’ 집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