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석 MBC 스마트 특수영상제작팀 팀장
1년 전 예상했던 대로였다.
DMC 페스티벌 사무국에서 VR 생중계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온 것이다. 사실 방송사 입장에서 VR의 미래를 얘기할 때, 중계는 VR 생태계의 큰 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던 터였다.
그러나 올 7월부터 논의를 시작한 DMC 페스티벌 VR 생중계는 예상을 뛰어넘는 변수가 많아 10월 실제 방송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국내 방송사 최초로 시도되는 ICT 결합 콘서트, ‘DMC 페스티벌’은 그렇게 시작됐다.
DMC 페스티벌 VR 생중계 시스템
실시간 중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카메라와 리그, 실시간 스티치, 전송을 아우르는 생중계 시스템의 퀄리티와 안정성이다. 미국 NextVR(180° 3D VR), im360(360° 2D VR)에서 시작된 VR 생중계 시스템은 NBA, Nascar, 리우올림픽 등에서 선보였지만, 자체적으로 개발된 시스템을 고가로 렌털하는 방식으로, 한국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중계차까지 이미 시스템화되어 있는 미국 시장과 다르게, 한국은 이제 막 VR 중계를 시작하여 대부분 저가의 카메라를 이용하여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꾸미는 실정이었다. 스마트 특수영상팀 역시 중계부와 논의하여 DMC 페스티벌의 상황에 맞게, VR 생중계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성해야 했다.
특히, 이번 VR 중계는 통신 3사의 모바일 플랫폼과 연동하는 것이 큰 이슈였는데, 각 통신사의 VR 제작 및 전송방식이 상이하여 기술적으로 접점을 찾아가는 진통이 있었다.
카메라는 야간에 진행되는 DMC 페스티벌 콘서트의 특성을 고려하여, 기존 Gopro 대신 소니 α7 DSLR로 선정하였고, 이에 맞춰 시스템을 구성하고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테스트는 총 4가지 테마로 진행하였다.
첫째, DSLR 특성상, 상시 전원 지속 시간 및 발열 여부 체크
둘째, 광장비와 HDMI 컨버터 간 정합 체크
셋째, 소니 리그와 실시간 스티치 S/W 정합 체크
넷째, 스티치 비디오와 PGM 오디오 딜레이 체크
시스템이 준비되었다고 해도, VR 중계도 방송과 마찬가지로 콘텐츠의 질이 중요하다. PD, 영상2부 카메라팀, 미술부 세트팀과 협의가 필요했고, 다행히 전사적인 도움으로 최적의 카메라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생중계 외에 VR VOD 편집을 위해 천장 카메라 및 핸드헬드 카메라를 추가하여 원활한 후반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완성된 콘텐츠는 통신3사 모바일 플랫폼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VR, 앞으로가 중요하다
몇 달을 고생하며 최선을 다한 DMC 페스티벌 VR 생중계는 안타깝게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화질이다. 온라인으로 VR 생중계를 보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와 네트워크, 시스템이 같이 발전해야 되는 상황이다. 다행히 내년에 FHD 디스플레이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앞으로 5G 네트워크로 10Mbps 정도의 Bandwidth가 확보된다면 현재보다 4배 더 깨끗한 화질로 VR 감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술적 진보 아래, VR의 콘텐츠로서 가치는 2~3년 이내에 판가름날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VR 콘텐츠의 제작 현황과 제작 워크플로우를 소개하고, 다가올 AR, MR 기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