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 기술국 제작부의 아침은 6시부터 시작된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장비체크. 1층 뉴스센터의 조명을 올리고, 카메라 서버 등 장비를 동작시킨 뒤 서버의 뉴스 영상을 확인하며 7시 뉴스를 준비한다. 옥탑 카메라에 광주 전경이 멋있게 나오면 조금은 들뜬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
제작부의 근무형태
KBC 기술국 제작부는 3인 2조 맞교대 형태로 운영된다. TD, 오디오 엔지니어, 영상엔지니어가 하나의 팀을 이룬다.
한 조가 중계를 나갈 때는 다른 조가 하루 동안 방송국에서 종일 근무를 서는 식이다. 매주 약 2번 이상의 중계가 있는 편이지만 업무 강도만큼 기술국 직원들의 애사심과 일에 대한 열정은 매우 높다.
▲ 부조정실 |
제작부의 근무 공간 – 부조정실
회사의 부조정실에서 녹화, 더빙, 생방송 등을 진행한다. 자막작업은 주로 종합편집실에서 이루어지지만, 부조정실에서도 이뤄지기도 한다.
오전에 정규 프로그램 녹화를 마치고 나면, 11시 40분쯤에 생활 뉴스를 내보낸다. 뉴스 PD의 큐사인에 맞춰 서버에서 영상을 내보낼 때마다 VTR맨 일을 하는 나는 긴장상태로 있어야만 한다. 혹시라도 내 손끝 하나로 방송 사고가 날 위험이 있으니까.
▲ 날씨 크로마키 |
오후 3시는 항상 ‘날씨 크로마키’ 녹화가 예정되어 있다. 이소원 기상캐스터의 크로마가 잘 빠지는 지가 엔지니어로서는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 문귀남 조명감독 |
파란색 스크린 벽 앞에 소원 씨를 세워두고, 조명을 맞춰 최상의 화면을 만들어 내고 있는 KBC의 문귀남 조명감독님. 최상의 영상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은 조명이다. 부조정실에서는 영상을 조정하고, 크로마가 최대한 자연스럽도록 화면 조정을 한다.
KBC 엔지니어의 협동으로 날씨만큼은 방송사 중 가장 화면이 좋다 자신할 수 있다. (사실 기상캐스터가 예쁘기에 남자 선배들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쓰시는 면도 있긴 하다) KBC 내에는 1층 뉴스센터와 4층 스튜디오가 있어 주로 이 두 곳에서 정규 프로그램 녹화를 한다. 1층 뉴스센터에서는 매일 7시, 11시 40분, 6시, 8시 25분쯤에 뉴스가 진행된다.
▲ 생방송 투데이 |
4층 스튜디오에서는 ‘열린 토론회’, ‘건강클리닉’ 등의 정규 프로그램 녹화를 진행하지만, 대선 시나 총선 시에는 각 후보를 초청하여 토론회를 진행한다.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후 5시 20분부터 7시 10분까지는 ‘생방송 투데이’가 진행된다. 생방송으로 진행되기에 신경 쓸 부분이 많다. 블루레이 디스크로 메인 아이템을 내보내고, 서버 영상은 백업으로 내보낸다. 혹시라도 방송시간이 가까워져 오는데 아이템이 늦게 오거나 큐시트가 오지 않는다면 기술진은 긴장된다. 혹시 모를 사고에 재빨리 행동을 취하는 것이 엔지니어의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생방송 투데이’에는 일주일에 3번 정도 LTE 중계가 있다. 최대 4개의 모뎀을 사용하여 생생한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KBC 엔지니어는 LTE 장비관리와 중계 시 말끔한 영상을 내보내는 일 역시 신경을 써야만 한다.
제작부의 근무 공간 – 중계 현장
▲ 박주현 TD |
매주 화요일에는 ‘고고 퀴즈 왕’의 녹화가 있어, 고등학교로 중계를 나간다.
카메라 및 전원 케이블을 각 위치에 끌어놓고, 카메라 화이트를 맞춘 뒤 PD의 지시에 맞춰 녹화가 진행된다. 조명과 음향 팀은 현장에서 작업을 시작하고, TD와 비디오맨은 중계차에서 영상을 조정한다.
▲ 권병호 음향감독 |
‘고고 퀴즈 왕’은 호반장학재단에서 후원하는 호남지역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 장원에게는 대학 등록금 혹은 세계 유수의 교육기관을 방문할 수 있는 ‘가자 세계로’의 혜택이 주어진다. KBC의 인기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촬영장소는 주로 고등학교 강당인데, 천장이 높고 장소가 넓은 강당이 조명을 잘 받아 영상이 잘 나오는 경향이 있다. 촬영을 나가면 점심은 대부분 학교 식당에서 먹기에 각 학교의 급식 사진을 찍어 비교해보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학교마다 촬영장 분위기가 조금씩 다른데 장기가 많아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올 때에는 편집 후 방송이 기대된다.
▲ 고고퀴즈왕 |
매달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전국TOP10 가요쇼’ 녹화가 있다. 지역 민방이 힘을 합쳐 만드는 트로트 가요 프로그램으로, 현재는 KBC에서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 박정률 TD |
한 번 녹화에 총 3회분을 제작하는데 오랜 녹화시간에 지치기도 하지만 트로트 가요 프로그램을 보며 좋아하시는 4, 50대 시청자를 생각하면 보람을 느끼고 제작에 임하게 된다.
장윤정 씨가 MC를 보며, 유명한 트로트 가수의 음악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녹화가 진행되지만, 엔지니어는 9시부터 현장에 도착하여 라인, 조명, 음향, 중계 장비 등을 시설하고 살핀다.
음향은 PA팀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악기마다 특성이 달라, 사용하는 마이크와 위치도 다르고 각 악기를 수음하여 전체 음향을 조화롭게 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여러 가지 음향적 내용을 외우며 이해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듣고 분석하지 못한다면 감성적이고 예술적 감각의 음향을 낼 수 없다.
▲ 강만오 음향감독 |
KBC 기술국 제작부 사람들은 바쁘다
주말, 공휴일, 명절이 따로 없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 열심히, 아주 열심히 공부한다. 미디어 기술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으므로 기존의 경험과 지식만 고집하지 않고 트랜드를 읽어내며 노력한다. 몇 달 뒤 선배들이 직접 도안을 그리며 땀을 쏟은, HD 중계차가 완성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기술국은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만큼 바빠질 것이다.
하지만 KBC 기술국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이끌어가는 ‘엄친아’이기에… 서로 믿고 협동하여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 자신한다.
< VOL.200 방송과기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