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플랫폼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사업자들의 무한 경쟁은 전략적인 제휴와 협업으로 바뀌고 있다. OTT 문법으로 소개되던 오리지널 콘텐츠 중심의 경쟁적인 시장 환경은 지난해부터 사업자 간의 전략적인 제휴와 협업을 통해 다양성과 확장성에 무게를 두고, OTT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방향을 모색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OTT 서비스 이용자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신규 이용자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과 콘텐츠 제작 비용 상승이라는 현실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에서 비롯된 것이다. OTT 사업자들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서비스 채널과 콘텐츠의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OTT 사업자들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주력하며, 스포츠 중계를 포함한 관련 파생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스포츠 팬심을 통해 이용자 확보에 성공한 바 있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자리 잡지 못한 OTT 사업자나 기존 레거시 사업자들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채널과 콘텐츠의 다각화를 실행 중이다. 이제 OTT는 경쟁이 아니라 전략적 제휴가 대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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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제휴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제휴를 맺고 이용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크게 네이버 페이 포인트와 연동한 적립과 할인, 디지털 콘텐츠로 나뉘며 매월 4,900원의 구독료를 통해 제휴 서비스를 알뜰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중에서 디지털 콘텐츠는 웹툰, 시리즈온, OTT 중에서 1가지를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는데, 이미 OTT 중에서는 티빙(tving)과 오래전부터 제휴를 맺어왔고, 지난해 11월부터 넷플릭스의 광고형 스탠더드 이용권을 추가하며 선택권이 늘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뿐,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서 12월부터 시리즈온은 제휴를 종료했고, 넷플릭스와 티빙의 이용자 확보 경쟁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오는 3월부터 티빙의 제휴가 종료되며 넷플릭스만 독점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그림 1. 티빙의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종료 이벤트 / 출처 : 티빙](http://tech.kobeta.com/wp-content/uploads/2025/02/미디어-동향-01.jpg)
![그림 2. 네이버 플러스 맴버십 넷플릭스 제휴 홍보 / 출처 : 네이버 플러스 맴버십](http://tech.kobeta.com/wp-content/uploads/2025/02/미디어-동향-02.jpg)
이러한 넷플릭스의 제휴방식은 그간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에서 고가의 요금제 구성에서 번들(bundle) 형태로 제공했던 방식과 다르다. 넷플릭스의 서비스 이용을 확장해 편의를 제공하고, 이례적으로 광고형 스탠더드 5,500원 요금제에 해당하는 이용권을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에 대해 대체로 연말연시 기대작 공개를 앞두고 이용자 확보를 위한 서비스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제휴 시기를 보면 <오징어 게임 2> 공개에 앞서 2달 전부터 제휴를 홍보했고, 1달 전부터는 제휴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넷플릭스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과 제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2024년 11월 대비 2024년 12월에는 무려 20%가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그림 3. 넷플릭스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제휴 / 출처 : 나스미디어(2025. 1).](http://tech.kobeta.com/wp-content/uploads/2025/02/미디어-동향-03_04_1.jpg)
레거시 미디어와 제휴
지난해 12월 20일, 넷플릭스는 레거시 미디어인 SBS와의 제휴를 발표하며 한국문화에 대한 침투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는 SBS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장하는 동시에, 한국 내에서 일상적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SBS는 올해 1월 1일부터 6년간 콘텐츠 공급 및 투자를 진행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SBS 신작 드라마 중에서 일부는 넷플릭스를 통해 동시에 공개할 예정이다.
![그림 4. 넷플릭스와 SBS 제휴 / 출처 : 나스미디어(2025. 1).](http://tech.kobeta.com/wp-content/uploads/2025/02/미디어-동향-03_04_2.jpg)
/ 출처 : 나스미디어(2025. 1).
이번 넷플릭스와 SBS 간의 제휴는 이전에 넷플릭스가 <나는 신이다(MBC)>, <피지컬 100(MBC)>과 같은 프로젝트 단위로 지상파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던 방식과는 차별화된 형태를 보인다. SBS는 넷플릭스에 신작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포함한 기존 콘텐츠를 공급하는 동시에, 넷플릭스는 SBS가 제작하는 콘텐츠에 투자하고, 이를 해외 시장을 겨냥하여 동시 공개하는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SBS 간의 제휴는 앞서 언급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제휴와 본질적으로 큰 차이를 지닌다. 네이버와 제휴가 이용자에게 구독과 비용지불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SBS와 제휴는 단순히 콘텐츠 수급에 의한 라이브러리 확장을 넘어 한국의 미디어로서 영향력을 넓혀가기 위한 기반 마련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국내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가 통째로 해외 OTT 플랫폼에 제공된다는 점에서, SBS에는 서비스 채널 확장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미디어 시장 전반에서는 이러한 협력이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미 국내 미디어 산업이 해외 OTT 플랫폼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해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제휴는 이러한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해 해외 OTT와의 경쟁에서 국내 OTT 플랫폼들이 다양한 전략을 통해 약진하며 국내 OTT의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했고,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을 통해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려던 시점에서 이루어진 결정이기에, 미디어 시장 내 파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해외 OTT인 넷플릭스와 국내 지상파 방송사인 SBS의 협력에 대해 전문가들 간에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공통으로 국내 미디어 산업이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전반적으로 약화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로 국내 OTT가 아닌 해외 OTT와 협력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한다. 미디어 환경이 OTT 중심으로 재편되는 전환점에 놓인 현시점에서 넷플릭스와 SBS 제휴와 같은 협력 관계는 역설적으로 많은 우려를 동반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디어 산업의 체제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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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OTT와 제휴
티빙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Apple tv+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Apple TV+는 주로 Apple 기기 사용자를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른 OTT보다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편이다. 넷플릭스 전 세계 구독자가 2억 2,180만 명을 확보한 것에 비해 Apple tv+는 2,500만 명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Apple TV+는 화제성과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친코>와 故 이선균이 주연한 SF 스릴러 <DR. 브레인>은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그림 5. 티빙 Apple tv+ 섹션 / 출처 : 티빙](http://tech.kobeta.com/wp-content/uploads/2025/02/미디어-동향-05.jpg)
티빙은 Apple TV+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별도의 Apple TV+ 브랜드관을 구성하였다. 티빙에서 Apple TV+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청하려면 월 17,000원의 프리미엄 요금제를 통해 모든 시즌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일부 오래된 시즌의 경우 월 9,500원의 베이직 요금제로도 시청이 가능하다. 티빙 이용자 입장에서는 Apple TV+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선택 가능한 시청 옵션이 확대되는 이점이 있지만, 이러한 흐름은 OTT 산업의 전략적 제휴와 협력 확대라는 변화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티빙에서 제공되던 파라마운트 플러스(Paramount+)가 쿠팡플레이와 새롭게 제휴하며, 올해부터는 쿠팡플레이에서 파라마운트 플러스(Paramount+)에서 인기 드라마 시리즈와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
![그림 6. 쿠팡플레이와 파라마운트 플러스 제휴 / 출처 : 나스미디어(2025. 1. 16).](http://tech.kobeta.com/wp-content/uploads/2025/02/미디어-동향-0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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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OTT 플랫폼은 경쟁 중심의 시장에서 협력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휴와 협력은 단순한 생존 전략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OTT 플랫폼의 전략적 제휴와 협력의 확대는 단기적으로 이용자 선택권을 늘리고 콘텐츠 접근성을 강화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국내 미디어 산업의 글로벌 OTT 의존도가 심화하는 구조적 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이를 위해 국내 OTT 플랫폼은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서비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와 업계는 콘텐츠 제작 생태계와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정책적 지원과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협력이 국내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OTT 플랫폼은 이제 경쟁이 아닌 공존과 협력을 통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성장과 성공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OTT 플랫폼의 변화는 단순한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협력을 통한 공존과 발전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전환점에 있다. 이는 국내 미디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문헌
・ 나스미디어(2025. 1). Media & Market Issue. 361호.
・ 나스미디어(2024. 10). Media & Market Issue. 358호.
・ 네이버플러스멤버십. 공식페이지. 2025. 1. 검색 기준.
・ 미디어 오늘(2025. 1. 16). 지상파·넷플릭스 협업 본격화… 국내 OTT는 답 없나.
・ 티빙. 공식페이지. 2025. 1. 검색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