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장대수 EBS 제작기술부
어느덧 회사에 입사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즐겨보던 ‘방송과기술’에 직접 기고를 한다고 하니 감회가 매우 새롭습니다. 어떠한 주제를 적어볼지 많은 고민 끝에, 제 취미 생활인 재활 운동과 관련하여 현대인들, 특히 직업적 특성상 방송기술인들이 많이 가질 수밖에 없는 증상인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 증후군’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부조에서 등을 굽혀 fader를 만지며, 동시에 고개를 들어 return monitor를 확인하는 업무 자세는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 증후군의 사례로 나오는 그림에 매우 가까운 모습입니다.
이 글을 통해 바른 자세에 대해 고민해보고, 척추 질환과 어깨관절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라운드 숄더 및 거북목 증후군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적혀있는 근육 및 용어들은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블로그에서 쉽게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공부해보고 싶으시다면 해당 근육 및 용어에 대해 유튜브에서 3D로 설명하는 외국 영상을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라운드 숄더란 우리 몸의 좌우에서 어깨가 안으로 말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또 다른 척추, 근육 질환인 거북목 증후군이란 우리 몸의 위아래에서 흉추가 안으로 굽어지고, 반사작용으로 고개는 치켜들어 목 신전근은 수축되고 턱이 들려 마치 거북이처럼 목을 앞으로 뺀 모습을 취한 증상을 말합니다.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 증후군의 개념은 굽어지는 방향이 상지(몸통)에서 수직과 수평으로 다른 증상입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잘못된 자세에서 유발되며, 대게 동반되어 나타납니다. 정확한 개념은 다르다는 점을 헷갈리지 않으시되 증상발현과 재활 모두 동반되어 일어난다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 증후군 증상은 대부분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십 년간 지속된 잘못된 평소 자세에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은 일상 생활에서 흔히 겪는 척추질환 및 관절 질환을 유발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상완골(위팔뼈)가 안쪽으로 말리는(internal rotation) 현상은 어깨가 움직일 수 있는 가동범위를 제한시켜 현대인들이 매우 흔하게 겪는 통증인 어깨충돌증후군을 유발시키게 됩니다. 또 우리 몸의 윗부분인 상부승모근과 소흉근, 전거근을 단축시키고, 짝이 되는 근육인 중 하부승모근과 능형근을 늘어뜨리는 복합작용을 일으켜, 어깨뼈의 상하좌우의 대칭을 무너뜨리는 자세불균형을 유발하게 됩니다. 또한 경추의 C형 커브를 일자형으로 변화시켜 목 디스크를 유발하기도 하며, 흉추의 가동범위 축소로 요추의 부담을 주어 허리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그럼 어떠한 생활습관에서 이렇게 척추와 관절의 통증을 유발하는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 증후군을 일으키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사용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거북목 증후군을 가장 유발시키는 행동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눈높이보다 낮은 곳에 스마트 폰을 두고, 이를 보기 위해 등을 굽는 행동은 흉추를 바른 형태인 C형 커브보다 더욱 굽고 경직되게 만듭니다. 또한 고개를 숙임으로써 안 그래도 무거운 머리의 부하를 더욱 가중시켜 이를 받드는 경추를 경직시키게 됩니다. 이로 인해 심할 경우 목 디스크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출근을 위해 지하철을 타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하철뿐 아니라 회사 식당 등 잠시라도 스마트폰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꼭 필요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됩니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 동안 라운드 숄더 및 거북목의 자세를 취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안 좋은 자세를 취한 만큼 스트레칭과 운동을 병행 해주어야 하지만, 바쁜 직장인이 짬을 내어 이를 수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스마트폰 보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여야 하며, 꼭 봐야 된다면 눈높이까지 스마트폰을 들고 등을 편 상태에서 이용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등을 굽게 만드는 업무 자세
서론에 언급한 내용처럼, 회사 업무 중 우리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거북목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사무업무에서 서류 작성 시 타이핑을 하기 위해, 부조정실에서 프로그램 제작 시 콘솔을 다루기 위해 우리는 팔을 가슴 앞으로 모으며 모니터를 응시하는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이는 위팔뼈를 안으로 돌리게 되어 극하근과 소원근을 약화시키고, 연쇄적으로 견갑골을 잡고 있는 능형근과 중, 하부 승모근을 약화시키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붙여 앉지 않고 상체가 축 늘어져 앉는 자세는 등 근육을 늘어뜨리고, 흉추의 경직과 과도한 C형 커브를 야기 합니다. 눈높이 대비 위치가 낮은 모니터는 흉추의 바른 모양인 C커브를 점점 더 일자로 만들고, 수직에 가까운 모니터 각도는 턱을 치켜들게 하여 상부승모근을 단축시키고 경추에 모양을 변형시킵니다. 해당 자세를 고치기 위해서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당겨 앉고, 보조 쿠션을 등 뒤에 두어 흉추의 C형 커브를 살리도록 평소 업무 자세에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또한 모니터 높이를 눈높이까지 높이고 모니터 각도는 턱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낮춰 주어야 합니다.
생활에서의 기본자세
일상의 서 있는 자세도 잘못된 자세가 수십 년간 고착화 되어 계속해서 안 좋은 자세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흔히 구부정한 아이들을 보며 어른들께서 “어깨를 펴고 다녀라”, “등 좀 펴고 다녀라” 라고 얘기하시는데 이렇게 곧지 못한 자세가 바로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 증후군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 증후군을 지닌 사람은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너무 익숙하고 고질적인 안 좋은 자세와 습관으로 인해 더욱 몸을 구부정히 만들어가게 됩니다. 일상생활에서도 흉추를 곧게 세우고 활동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며, 흉추의 가동성을 높여주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원래의 바른 C형 커브를 되찾아주고, 몸의 기둥이 되는 근육인 복근과 척추 기립근의 근육을 강화시켜 우리 몸의 흉추와 상지 근육이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여야 합니다.
그럼 어떠한 방법을 통해 거북목 증후군과 라운드 숄더에 대해 재활할 수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운동과 마사지
모든 근육은 짝을 이루어 몸에 붙어 있습니다. 쉬운 예로 팔의 경우 전면에는 상완 이두근이, 후면에는 상완삼두근이 있죠. 이러한 짝이 되는 근육에서 한쪽만 너무 강해지고 수축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반대쪽 근육은 약화가 되고 늘어나게 됩니다. 라운드 숄더의 경우 몸통의 앞면의 근육은 타이트하게 단축되어 있고, 후면의 경우 늘어나고 약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현대인들은 팔굽혀펴기, 벤치프레스, 평행봉 딥스와 같은 정면에서 미는 운동들에 익숙해져 있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이를 계속 수행하지만, 사실 재활적 측면으로 볼 때 이미 라운드 숄더가 진행된 상태에서 이렇게 미는 동작 위주의 운동은 우리 몸의 불균형을 더욱 유발하게 됩니다. 짝이 되는 몸통 후면의 당기는 근육이 상대적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이렇게 미는 동작 위주의 운동을 하게 된다면, 풀어야 될 근육은 더욱 강해지고 약해진 근육은 상대적으로 더욱 약해져 몸이 더욱 불균형이 더욱 심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몸통 후면의 근육을 자극하는 당기는 운동의 비율을 미는 운동보다 훨씬 많이 수행하여야 합니다. 또한 잘못된 자세와 미는 운동으로 인해 단축되어버린 소흉근과 상부승모근을 꾸준히 마사지해주어 풀어주어야 합니다. 뭉쳐진 근육의 통증유발점(trigger point)을 풀어주고 근섬유와 근막의 스트레스를 해소 시켜주어 우리 몸의 균형을 다시 맞춰주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짝이 되는 근육의 약한 부분은 운동을 통해 강화시켜주고, 강한 부분은 마사지를 통해 부드럽게 풀어주어야 합니다. 추천해드리는 운동은 seated cable row입니다. 이렇게 당기는 운동을 통해 등의 근육을 강화 시키고 흉추의 모양을 회복하여야 합니다. 또 간단하게라도 자주 본인의 뭉친 어깨(상부 승모근)를 주무르며 굳어진 근육들을 부드럽게 풀어 주어야 합니다. 유튜브에서 trigger point와 해당 근육의 영어 이름을 함께 적어 검색해보면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칭
거북목 증후군과 라운드 숄더를 해방시키기 위한 또 다른 핵심 포인트는 바로 흉추의 가동성과 모양을 되살려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굽어진 등을 펴기 위해서는 흉추를 앞으로 내밀어 굽어진 C형 커브를 다시 바른 C형 커브로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방송에서도 많이 소개된 소 자세와 고양이 자세는 흉추의 가동성을 만들어주는 스트레칭성 운동입니다. 매트를 깔은 바닥에서 3회 이상씩 수행하며 굳어진 흉추와 등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또한 업무중에도 간단히 목 스트레칭과 어깨(상부승모근) 스트레칭을 수행하여 긴장되고 단축된 거북목 증후군 유발 근육들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업무 중 잠시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등을 펴고 바른 자세로 앉아 목 전면부(흉쇄유돌근 및 사각근)와 후면부(상부승모근)를 스트레칭 해주며 단축된 근육들을 자연스럽게 풀어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습관을 통해 업무를 통해 근육의 굳어짐을 예방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건강한 몸을 되찾을 수 있는 좋은 길이 될 것입니다.
수십 년간 지속된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용어에 대한 공부와 근육에 대한 이해, 여기에 운동과 마사지 스트레칭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 증후군을 고치는 것은 상당한 시간 동안 인내를 갖고 차근차근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를 고치게 된다면 가슴을 곧게 펼 수 있으며 ‘등이 시원하다’라는 행복한 느낌을 갖고 생활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글을 통해 방송기술인들이 바른 자세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해보고, 좋지 못한 습관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