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커머스의 세분화, 방송은 도구로
광고는 이제 사업가들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작은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나 개인사업자들도 얼마든지 소액을 투자하여 광고할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과 이들이 접하는 플랫폼이 많아지게 되면서 광고에 대한 진입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게다가 네트워크 전송비용까지 낮아지니 문자나 이미지 위주의 광고에서 영상광고까지 이제는 어렵지 않은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광고 중에서 영상광고는 몇 년 전만 해도 중소기업 정도는 되어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그렇지도 않다. 바로, 라이브 커머스라는 새로운 유형의 영상광고가 등장하면서 영상으로 전달하는 광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는 말 그대로, 생중계 형태로 상품을 판매하는 스트리밍 방송을 일컫는다. 이제 상품을 판매하는 대부분 서비스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도입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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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커머스는 라이브 방송을 상품의 판매에 도입한 모델인데, 방송의 특성인 전파력에만 의존하는 영상광고의 형태는 아니다. 그보다는 데이터에 기반하여 상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판매하여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이점을 줄 수 있도록 고안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판매자 관점에서는 플랫폼 수수료 비용 절감과 즉각적인 소비자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다면, 구매자 관점에서는 특가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보다 다양한 내용의 상품 정보를 알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래서 라이브 커머스는 라이브 방송의 형태지만, ‘방송’은 도구일 뿐이다. 방송을 도구로 하여 즉각적인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정보를 다각적으로 전달하여. 상품을 거래하는 주체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셈이다. 즉, 상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에서 방송을 도구로 판매와 소비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 거래를 보다 효율화하는 전략적 요소. 이것이 라이브 커머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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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라이브 커머스는 기존 홈쇼핑 방송과 흡사한 형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방송 채널에서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로 반영하여 상품 거래의 전략을 바꾸는 유연한 행위가 어렵다. 기존 방송의 홈쇼핑은 방영시간이 정해져 있고 방송전파로 송수신되는 정보들을 데이터화하는 게 근본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이브 커머스는 기존 방송 홈쇼핑과는 다른, 새로운 커머스의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시장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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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시장도 라이브 커머스 생태계를 정착시켜가는 중
전 세계 시장에서 중국은 특히 라이브 커머스 생태계를 빠르게 정착시킨 나라로 꼽힌다. 막대한 자본력과 인력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표준화된 상품 거래 포맷으로 정착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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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생태계를 살펴보면, 브랜드 업체와 소비자 사이에서 전통 커머스 플랫폼·신규 커머스 플랫폼·생방송 플랫폼‧MCN 에이전시 간의 시장과 역할 구분이 명확하다. 이러한 구조만 살펴보면, 향후 생방송 플랫폼이 더욱 전문화된 시장영역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창의적인 콘텐츠로 생방송을 제작하여 커머스를 활성화할 것이다. 마치 초기 유튜브 콘텐츠가 투박했지만, 현재의 유튜브 콘텐츠는 점점 전문적인 느낌의 영상미를 제공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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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라이브 커머스의 사업영역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됨에 따라, 중국에서의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인식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높게 나타난다. 라이브 커머스를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인지도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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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메타버스를 통해 ‘라이프 커머스’가 정착할 듯
사실,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생태계를 잘 살펴보면 규모의 경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플랫폼 인프라, 라이브 커머스 제작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다수 브랜드, 다수의 재능 있는 인플루언서의 등장, 대규모 소비 집단, 대용량으로 쌓이는 데이터 등 중국에서는 라이브 커머스가 활성화될 수 있는 대단위 규모의 요소들이 조화를 이룬다.
그래서 중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향후 라이브 커머스의 방향을 더욱 명확히 읽어낼 수 있다. 바로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개인 캐릭터가 라이브 커머스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플랫폼과 스마트폰이 영상광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듯이, 메타버스는 라이브 커머스의 포맷 확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확 낮춰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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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세계 안에서는 브랜드 체험, 아이템 경험, 오프라인 방문 유도, 가상 공연·전시·행사, 혼합형 서비스/메타 커머스 등의 마케팅 전략이 자유자재로 시도되기 쉽다. 여기에 개인이 캐릭터화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라이브 커머스는 메타버스 세계 안에서 일상화된 라이프 패턴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다.
감히 예측하자면, 메타버스 서비스가 빠르게 정착하는 만큼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라이브 커머스가 생업의 필수도구가 되어 ‘라이프 커머스’ 그 이름이 바뀌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언제나 플랫폼은 개인들의 욕망이 첨단의 서비스와 결합하면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