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EBS IT운영부
“인도양의 꽃”, “가라앉기 전에 가봐야 할 섬(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 중)”, “허니문의 메카”, 최근에는 영화 <내부자들> 대사 중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까지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몰디브. 몰디브는 휴양지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아름다운 바다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몰디브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신혼여행은 꼭 몰디브로 가겠어! 라고 늘 꿈꿔왔다. 드디어(?) 이를 실현시키는 순간이 오게 되었고 함께 가는 분의 흔쾌한 동의로 지난 6월, 4박 6일의 일정으로 꿈에 그리던 그곳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몰디브는 어떤 곳인가?
인도 아래 스리랑카의 남서쪽 650km 언저리. 동경 73도를 축으로 남위 약 1도에서 북위 약 8도까지 길이 820km, 폭 130km로 길게 흩뿌려진 1,196개의 보석 같은 섬들로 이루어졌다. 몰디브라는 이름 자체가 산스크리트어로 ‘화관(花冠)’을 뜻한다. 전체면적은 115,300㎢이지만 모두 바다이고 육지인 섬의 면적을 모두 합치면 겨우 298㎢. 인도에서 약 340km, 스리랑카에서는 약 700km가 가장 가까운 거리이다.
몰디브의 지역은 아톨(Atoll : 환초)로 구분되는데 개수는 모두 26개. 행정구역상으로는 19개의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중 사람이 거주하는 섬은 220여 개. 1천 명 이상 주민이 거주하는 섬은 19개. 리조트 섬이 90개(리조트 수는 93개. 계속 짓고 있으므로 늘어나고 있음). 특별한 목적(경작지 섬, 공장 섬, 쓰레기 섬, 교도소 섬, 공항 섬 등)에 사용되는 18개의 섬과 나머지는 무인도로 구성된다.
몰디브와 우리나라는 4시간의 시차가 있다. 우리나라 정오는 몰디브의 아침 8시. 서머타임은 채용하지 않는다. 리조트에 따라 아일랜드 타임(말레 시간 + 1시간 : 1시간 일찍 시작한다는 뜻)을 적용하는 곳도 있는 데, 이는 보다 쾌적하고 조용한 체류를 유도하려 함이다(유럽인들의 시차완화 + 번잡함을 피함). / * 출처 : 고몰디브 홈페이지, gomaldives.co.kr
몰디브로 향하는 기나긴 여정
몰디브의 수도 말레로 향하는 항공편은 다양하다. 대한항공, 싱가포르 항공, 캐세이패시픽 등 국내외 항공사들이 말레편을 취항하지만 직항은 없다. 그나마 대한항공이 몰디브 옆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2시간 대기 및 경유하여 총 시간 9시간으로 최단 항공시간으로 갈 수 있고 그 외 항공편은 경유 시간 포함 12시간 이상 소요된다. 우리는 몰디브에서의 휴양에 기대가 컸지만, 한편으로 약간의 관광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싱가포르 항공을 이용하여 2박 3일간 싱가포르 일정을 추가하였다. (캐세이패시픽을 이용한다면 홍콩 관광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휴양만으로 약간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스탑오버를 이용하여 관광 일정을 추가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몰디브의 수도인 말레 공항에 도착하면 각 리조트의 담당자들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몰디브에는 약 90개의 리조트가 있으며, 이 리조트는 각각 하나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만약 지인이 몰디브를 다녀왔다고 하면, 어느 리조트를 갔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리조트마다 느끼는 몰디브의 풍경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날짜라도 날씨까지 다를 수 있다.) 우리가 예약한 리조트는 수상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곳이었다. 리조트 담당자는 우리를 공항에서 버스로 3분 정도 떨어진 수상비행기 탑승 대기 장소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리조트에서 마련한 대기 장소가 있어서 음료와 약간의 간식을 먹으며 수상비행기를 기다렸다. 우리가 몰디브에 도착한 날은 약간 흐려서 비행기 내에서는 풍경을 볼 수 없었지만 수상비행기를 타자 날씨가 개어 몰디브의 눈부신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다. 수상비행기는 생각보다 흔들림이 심해서 괴로웠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에메랄드 바다를 보니 20분간의 비행은 금세 끝난 듯했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수상비행기는 우리를 리조트 바로 앞까지 데려다주지 않았다. 리조트에서 보트로 약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비행기를 잠시 세울 수 있는 판자(?)가 있고 거기에서 다시 배를 갈아타고 간다. 참 멀다. 멀리 온 만큼 알차게 놀겠다고 다짐한 순간이었다.
몰디브에서 즐기는 바다
비행기, 수상비행기, 보트까지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오후 2시쯤 리조트에 도착했다. 리셉션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하고 아일랜드 타임 적용에 대한 설명(말레 시간보다 1시간 빠르게 적용)을 들은 후 디파짓 결제를 진행했다. 디파짓은 일 1박에 350달러씩 적용이 되며,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 디파짓으로 레스토랑을 이용하거나 익스커션(Excursion, 추가 활동(?) 정도로 해석)을 할 수 있다. 리조트에 머물며 사용한 비용이 디파짓보다 많을 경우, 차액은 체크아웃 시 결제한다. 우리의 식사 플랜은 BB(Breakfast Board)이기 때문에 저녁 식사와 둘째날 스노클링 익스커션에 디파짓을 사용하기로 했다.
리조트의 룸 타입은 워터빌라와 비치빌라로 나누어진다. 워터빌라는 바다 위에 지어진 방갈로 형태이고 비치빌라는 해변가에 위치한다. 워터빌라는 테라스에서 바다로 바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끝없이 펼쳐진 바다로 바로 뛰어들 수 있다. 우리는 워낙 수영을 좋아하기 때문에 4박 6일 일정동안 모두 워터빌라에서 지내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비치빌라와 믹스하여 두 타입의 빌라를 모두 경험해보는 것도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혹시 몰디브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은 이를 참고하셨으면 한다.
첫째 날은 빌라 앞바다와 개인 수영장에서 가볍게 몰디브를 느끼고, 둘째 날부터 본격적으로 계획한 일정을 진행했다. 우리가 체험한 여러 가지 익스커션 중 단연 스노클링 투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스노클링 투어를 하기 위해서는 리조트를 벗어나 산호가 많은 장소를 찾아간다. 30여 분 간 모터보트를 타고 스노클링 스팟에 도착하면 전문가의 도움으로 호흡법을 간단히 익힌 후 본격적으로 바다 세상을 즐긴다. 스노클링 경험이 전혀 없어서 입을 이용한 호흡이 어색했지만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 스노클링을 통해서 본 바다는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실제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산호와 작고 귀여운 열대어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싹 사라졌다. 스노클링 중 운이 좋으면 상어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불행(?)히도 상어를 만나지 못했다. 투어를 통해 40여 분 동안 몰디브의 수중환경을 만끽하고 이후에는 개인적으로 빌라 앞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겼다. 몰디브의 리조트에서는 모두 스노클링 필요한 장비를 대여해준다. 구명조끼, 오리발은 리조트 물품을 빌려도 괜찮지만 물안경과 숨대롱은 한국에서 구매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여유와 평안을 찾을 수 있는 곳
지인들에게 몰디브 여행을 준비한다고 할 때 “몰디브에서는 할 게 없다. 지겹다.”라는 반응을 종종 들었다. 우리의 여행도 이런 반응으로 끝나버릴까 내심 걱정을 했지만 기우였다. 여유롭게 섬을 둘러볼 수도 있고, 수영하고 싶을 때 마음껏 수영하며 다양한 수중 생물을 경험하고, 리조트의 여러 부대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몰디브에 있는 순간만큼은 푸른 바다와 파도소리를 들으며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걱정과 잡념들을 놓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을 모두 즐기기에 4박 6일의 일정은 짧게 느껴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여유로움, 느림의 미학, 그리고 휴양의 매력을 일깨워준 몰디브. 완벽한 휴식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최고의 여행지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