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방송의 名家 MBC의 데이터 쇼, 선택 2018

선거방송의 名家 MBC의 데이터 쇼, 선택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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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민철 MBC 디지털기술국 기술연구소 선거방송기술팀장

지난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진행됐다. MBC는 ‘선택 2018’의 이름 아래 친절하고 깊이 있는 분석과 빠르고 정확한 당선 확률 공개, 데이터 오류 없는 안정적인 방송으로 많은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컴퓨터그래픽은 다양한 포맷을 활용해 지루할 틈 없는 개표방송을 선보였고 터치스크린은 선거 관련 데이터를 묶어 깊이 있게 분석하였으며, 대형 LED는 한 번에 여러 가지 정보를 담아 시청자들에게 쉽게 전달하였다. 선거방송기술팀에서는 선거방송을 가득 채운 총 350여 개의 포맷을 데이터 오류 없이 안정적으로 개발, 송출하는 ‘역대급’ 개표방송을 선보였다. 이처럼 ‘선거방송의 명가 MBC’를 지켜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살펴보자.

선거방송 시스템 구축
기술연구소는 2018년 지방선거일로부터 약 3개월 전부터 자체적인 선거방송기술팀을 구성하여 본격적인 선거방송 준비를 시작하였다. 먼저 선거방송에 사용되는 모든 포맷을 개발하는 장소인 매직센터 자리 배치를 시작으로 포맷 기획 및 개발에 들어갔다. 참고로 매직센터는 방송 당일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노멀 포맷을 방송하는 간이 부조정실이다. 선거방송 한 달 전에 메인 VMU와 백업 VMU 설치를 시작으로 방송시설 구축에 들어갔고, 후보들의 육성이 개표 상황에 따라 송출되는 ‘말하는 포맷’이 기획되어 AMU도 백업 장비를 설치하였다.

선택 2018 선거방송시스템 구성
선택 2018 선거방송시스템 구성

부조정실에서는 출구조사 결과를 18시 정각에 발표하는 땡포맷과 타이틀, 출구조사 릴레이 중계, 좌상단, 측단, 마이너스 시계 등의 포맷을 운용하였고, 현장의 스튜디오에서는 대형 LED 화면과 AR(Augmented Reality), 터치스크린 등의 장비에 선거 데이터를 화려하게 뿌려주었다. TV주조정실에는 방송 화면의 아랫부분에 제공되는 하단상시 포맷을 송출하여 이처럼 성공적인 선거방송을 위해 많은 장소에서 여러 장비를 관리하고 운용하였다.

선거방송 기획, 개발 및 운용
이번 선거방송에서는 시도 순서를 중앙선관위 데이터 순서로 진행하지 않고 권역별로 나누어 처리하여 시청자들이 조금 더 직관적으로 지역별 데이터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또한 개표 중 후보 동순위가 발생하면 후보 기호순서로 정렬하여 잘못된 데이터가 표출될 위험을 미연에 방지했다. 그리고 개표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미개표 지역처리가 필요한 포맷을 미리 선별하여 기본 색상 처리, 후보 실루엣 처리 등으로 데이터 오류를 피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적 정리를 기본으로 장소별 선거방송 운용 내용에 대해 살펴본다.

매직센터
매직센터에서 송출되는 노멀 포맷에서는 선거방송 최초로 ‘말하는 포맷’을 시도하였고 선거 상황별로 후보의 각오 및 후보 간의 대화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개표 상황에 따른 후보자들의 다양한 육성은 ‘보는’ 재미와 함께 ‘듣는’ 재미도 더했다. 상암 MBC의 상징이 된 ‘미러맨’은 지역별 특색에 맞게 변신해 다양한 액션을 선보였다. 특히 후보들의 공약을 ‘미러맨’이 해결해주는 장면은 투표자들의 마음을 반영한 참신한 시도였다. 또한 무협극의 주인공이 된 후보자, 자동차 레이싱, 월드컵 골 장면 등 다양한 포맷이 등장한 가운데, 선거별 전국 판세와 주목할 만한 지역을 정리하며 ‘1인 7표’에 따른 다양한 결과를 보기 쉽게 정리했다.

미러맨
미러맨
무협
무협
월드컵 골
월드컵 골
레이싱
레이싱


부조정실

부조정실에서는 역대 최고 퀄리티인 출구조사 카운트다운 영상이 정확한 시간에 재생되었다. 카운트다운 영상은 제작CG실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립 과정을 장엄하게 담았고, 이 영상은 기술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eXerverCast에서 지정한 시각이 되면 자동으로 재생되도록 타이머기능을 추가하여 운용하였다. 좌상단 포맷은 광역단체장 및 재보궐 선거의 판세와 지역별 1, 2위 후보를 반복적으로 노출하였고, 측단 포맷은 미리 선정된 후보자 1인의 득표율, 순위, 유력/확실/당선, 당선 확률 등의 정보를 원하는 시점에 송출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운용되었다. 방송 중에 측단이 갑자기 노출되면 기존 화면에 영향을 미칠지 걱정했지만, 개표상황에 꼭 필요한 실시간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출구조사 카운트다운 영상
출구조사 카운트다운 영상
측단 현수막
측단 현수막

스튜디오
스튜디오에서는 대형 LED, AR, 터치스크린 등이 기획 의도에 맞게 운용되었다. 28m가량의 대형 LED는 17개 지역의 광역단체장 예측 결과를 동시에 표출하였고, 이어 재보궐 선거 결과 12명도 정리해서 보여주었다. LED 포맷은 넓은 화면을 활용하여 한 번에 여러 가지 정보를 담아 제공하였고 중계차 연결 등 생방송에 맞는 이벤트들을 시원하게 처리했다. 심층 출구조사(롱폼) 포맷도 완성도 높게 제작되고 부드러운 진행으로 많이 활용하였으며, AR은 투표율, 출구조사 판세, 재보선 판세 등의 포맷만 준비했다. 상암 야외광장에서 AR 포맷 진행을 기획하였으나 ‘북미정상회담’ 등의 이유로 스튜디오 내에서만 활용하게 되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AR 재보선 판세
AR 재보선 판세
LED 당사 연결
LED 당사 연결
AR 역대 투표율
AR 역대 투표율
LED 심층 출구조사
LED 심층 출구조사


주조정실

마지막으로 주조정실에서는 하단상시 포맷이 운용되었으며, 기존보다 가독성을 높이고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 개표 방송이 시작된 이후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개표 결과에 맞춰 포맷 종류 및 스케줄을 유기적으로 변경하였다. 선거상황판을 통해 선거 관련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달하였으며, 격전지를 위한 ‘이곳이 승부처’ 포맷은 경남지사의 접전으로 인해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UHD 송출에서는 HDR(High Dynamic Range)이 적용되어 하단의 밝기가 조금 어두워진 문제가 있었다. 다행히 주조에서 밝기 조절을 통해 해결하였으나 추후에는 UHD 방송을 고려한 포맷 디자인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단 2인
하단 2인
하단 접전
하단 접전


이번 선거방송의 특징

이번 선거방송에서 노출될 때마다 시청률 상승을 이끌었던 ‘말하는 포맷’, ‘터치스크린 포맷’, ‘적중 2018 포맷’(당선 확률)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후보가 말하는 포맷
MBC는 2010년 방송사 최초로 선거방송에 후보들의 사진이 아닌 동영상을 CG에 녹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이번 선거방송에서는 방송사 최초로 후보들의 육성을 개표 상황에 따라 마치 만담을 주고받는 듯한 영상으로 준비했다. 후보 촬영은 기밀유지를 위해 5월 들어서야 시작했고, 늦은 일정 탓에 섭외도, 촬영도 힘들었다. 섭외가 어려운 후보는 해당 지역 계열사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촬영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기술적으로는 예측 및 개표 상황별로 후보의 상태별 행동이나 음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경우의 수를 나누어 개발해야 했다. 관리해야 할 후보들의 영상과 음성 파일이 늘어나면서 후보들끼리의 영상이 뒤섞이거나 영상과 음성 파일의 내용이 맞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수정된 영상과 오디오 파일을 전달받을 때마다 후보별/상황별로 전체 테스트를 진행해봐야만 문제점들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기에 테스트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후보음성이 임팩트 있게 들리도록 모든 후보음성의 레벨을 조정하였으며, 효과음과 어울리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완성도를 높였다.

말하는 포맷 만담
말하는 포맷 만담
말하는 포맷 스마트폰
말하는 포맷 스마트폰


두 개 화면 연동 터치스크린

터치스크린 포맷은 이전과 달리 모니터 두 개를 활용하였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터치스크린(82인치)과 TV모니터(82인치)를 이용하였으며 TV모니터는 세로로, 터치스크린은 가로로 배치하여 시각적인 단조로움을 탈피하였다. 터치스크린 포맷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는 3D게임엔진인 유니티(Unity)를 활용하였다. MBC는 2014년부터 터치스크린, 동작인식, 웨어러블 등의 최신기술에 유니티 엔진을 접목하여 항상 기술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였다. 이번에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의 그래픽을 두 개의 모니터에 연동하여 표출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포맷기획과 하드웨어 구성에 대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세로로 세워진 모니터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 주요 후보자들의 전신사진을 표출하여 실제로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활용하였다. 또한 세로모니터와 가로모니터에 연결되어 표출되는 그래픽들은 다행히 두 모니터의 크기와 해상도가 일치하여 이질감 없이 표출되었다. 다만 두 모니터의 색표현력이 다르다 보니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두 모니터의 색감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그래픽카드에서 지원하는 RGB, 밝기 설정 등을 통해 이질감을 최소화 시킬 수 있었다. 개발에 활용한 유니티 엔진은 포맷 구현에 대한 제약이 거의 없어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회를 동시에 비교하는 등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멀티터치를 활용한 지도의 움직임도 기존에는 확대/축소 등의 2차원의 움직임만 있었지만, 이번에는 필요에 따라 지도를 눕히거나 세우는 등의 3차원적인 움직임을 적용하여 MBC 선거방송기술의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터치 세로사진 연동
터치 세로사진 연동
터치 지도 3차원 회전
터치 지도 3차원 회전


한층 더 정교해진 ‘적중 2018’ (당선 확률)

2014년 지방선거에 처음 선보이며 높은 적중률로 화제를 모은 MBC 당선 확률 예측 시스템 ‘스페셜 M’이 ‘적중 2018’이라는 새 이름과 함께 더욱 업그레이드된 능력을 선보였다. 사전 조사한 지역별 여론과 출구조사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적중 2018’은 3%의 개표 상황에서 당선 확률을 제시하고, 투표 종료 후 4시간도 안 돼 9곳 광역단체장의 ‘당선 확실’을 예측하며 우수성을 입증했다. 특히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경합지역의 당선 확률도 측단을 활용하여 원하는 시점에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대형 LED에서 당선 확률을 공개할 때는 현장 중계차를 연결하여 후보사무실의 표정까지 놓치지 않고 방송하였다. 이번 선거방송에서 경합지역의 당선 확률을 가장 먼저 정확하게 알려준 ‘적중 2018’은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여 주요 선거 때마다 완벽하게 적중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적중 2018 측단
적중 2018 측단
적중 2018 중계차
적중 2018 중계차


맺는말

MBC 선거방송기술팀은 노멀, 하단, 좌상단, 측단, 터치, AR, LED 등 총 350여 개의 포맷을 데이터 오류 없이 안정적으로 송출하였다. 특히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치러지는 선거도 많고 후보자도 많아 작은 실수 없이 방송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팀원들끼리 서로 격려하고 끝까지 확인 및 검증하여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더불어 이런 기본기를 바탕으로 <배철수의 선거캠프>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개표방송 포맷이 역할을 제대로 하였고 각 담당 부서의 역량이 한곳에 모여 ‘선거방송의 명가 MBC’를 지켜낸 것 같다.
선거방송은 “화려한 데이터 쇼”이다. MBC는 자체적으로 모바일 포맷을 개발하기도 하고 산업용 로봇을 방송에 적용하기도 했으며,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선거방송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이번 선거방송에서는 LED와 터치 이외의 새로운 기술로 데이터 쇼를 하나 더 개발했더라면 조금 더 알찬 선거방송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선거방송 명가 회복을 위해 수고한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MBC선거방송기술팀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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