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별 CBS 제작기술부 엔지니어

[인터뷰] 장한별 CBS 제작기술부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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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과 삶(My Work and Life)


장 한 별 CBS 제작기술부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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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방송과기술’ 9월호에서 신입사원이었던 장한별 엔지니어의 인터뷰를 수록한 적이 있었다. 당시 자신을 나타내는 문구로 ‘대기만성 엔지니어’를 본인이 직접 선정했었는데, 약 4년여의 세월이 지난 현재, 장한별 엔지니어는 첫 시작이었던 오디오 믹싱을 기본으로 다양한 제작 지원까지 자신의 업무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한 엔지니어의 업무와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인터뷰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CBS 기술국 제작기술부에서 라디오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장한별입니다. 저는 2021년 초 CBS에 입사한 이후로 줄곧 라디오 업무를 담당하며 주로 <김현정의 뉴스쇼>, <박재홍의 한판승부> 등 CBS의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들의 생방송을 맡아왔습니다. 그렇게 매 순간 생방송의 긴장감 속에서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며 경험을 쌓아온 지도 벌써 만 4년이 넘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사이에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동이 있었습니다. 특히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라디오 역시 변화의 흐름을 피하지 못했고, 라디오의 형태와 콘텐츠 소비방식은 다채롭게 바뀌었습니다. CBS 제작기술부도 이 흐름을 따라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에 도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이러한 격변 속에서 CBS는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해나갔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제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작기술부 및 업무 소개
CBS 제작기술부는 크게 세 가지 채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시의적절한 시사⋅뉴스 중심의 표준FM, 가요를 통해 청취자와 친근하게 소통하는 음악FM, 찬송가와 CCM에 특화된 JOY4U(조이포유)입니다. 저희 제작기술부는 이 세 가지 채널의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제작 및 송출될 수 있도록 방송 전후로 스튜디오와 관련 장비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방송의 특성상 한순간의 실수가 곧바로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방송 연출이 다소 제한되더라도 문제 발생의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관리합니다. 또한 시사⋅뉴스 프로그램의 생방송 진행 역시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음악 프로그램은 주로 음원 송출이 중심이기 때문에 PD나 진행자가 직접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토크 중심의 시사 프로그램은 변수가 많아 엔지니어가 교대로 배정되어 안정적인 방송 진행을 담당합니다. 이 외에도 방송 스튜디오 구축, 유튜브 등 일명 ‘보이는라디오’ 제작환경 조성 등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다양한 기술적인 지원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입사 당시와 현재 업무 영역의 차이
입사할 당시만 해도 라디오는 레거시 방송채널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보이는라디오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이고 메인은 지상파 라디오라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1~2년 만에 청취자들의 콘텐츠 소비방식은 유튜브, 팟캐스트, SNS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순식간에 확장되었고 CBS 역시 이에 맞춰 변화해야만 했습니다. 이제 보이는라디오는 더 이상 ‘덤’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이벤트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상파 라디오와 어깨를 견주는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프로그램의 퀄리티에 점점 더 힘을 주기 시작했고 트랜드에 맞춘 썸네일과 쇼츠(Shorts)를 적극적으로 제작했습니다. 물론 광고 유치를 통한 수익 다변화도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다 보니 보이는라디오의 제작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제작기술부 입장에서는 끝없는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기존의 TV 제작시스템처럼 검증된 솔루션을 활용하여 구축하기에는 많은 비용과 공간이 필요했기에 보다 실용적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라디오 시스템에 고성능의 조립PC를 덧대어 영상송출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지금까지 생방송에서 안정적으로 영상을 송출하기 위해 무수한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제는 시스템이 상당히 안정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라디오는 단순히 음성을 송출하는 것을 넘어 영상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플랫폼 활용까지 요구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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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노력

한때 보이는라디오 시스템이 불안정해서 영상송출이 자꾸 끊기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랜선을 바꿔보고 대역폭을 늘려보고 회선업체까지 바꿔봤지만, 도무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원인이 조립PC에 있다고 생각하여 PC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조립 초심자였던 저는 처음엔 단순히 문제가 되는 부품만 찾아서 바꾸면 끝날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조립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습니다. 부품의 제조사, 버전, 인터페이스 규격부터 숙지해야 했고 다른 장비와의 호환성과 드라이버 문제는 관련 정보도 부족해서 직접 부딪쳐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막막해서 이게 정말 맞는 일인지 매 순간 의심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맨땅에 헤딩한 끝에 송출 안정화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PC에 관해 공부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원인을 찾아 헤매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업무를 하며 느낀 보람과 힘든 점
라디오 엔지니어로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작은 실수나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로 방송사고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생방송에서는 몇 초의 정적이나 사소한 장비 오류도 치명적일 수 있고, 때로는 작은 사고 하나가 방송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생방송이기에 이미 벌어진 사고는 돌이킬 수 없고, 내가 조금만 더 신경 썼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란 생각에 많이 자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 역시 이런 돌발상황을 무사히 수습했을 때입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해서 방송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그동안의 모든 경험과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음을 실감합니다. 특히 다른 제작진으로부터 덕분에 잘 넘겼다는 피드백을 받게 되면 모든 피로가 사라지게 됩니다. 사람인 이상 실수가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고민하는 과정이 제가 라디오 엔지니어로서 성장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취미나 여가를 즐기는 방법
요즘 개인 PC를 더 좋은 부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걸 취미로 삼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중고거래 앱을 뒤지며 괜찮은 부품을 찾아 교체할 때마다 뿌듯함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성능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재미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큰돈을 들이지 않는 선에서 바꿀 수 있는 건 거의 다 바꾼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친구들의 PC까지 조금씩 바꿔주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조립PC를 공부하기 전까지는 컴퓨터 내부를 열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부품을 교체하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퍼즐처럼 즐기게 되었으니 어떻게 보면 회사가 제 취미생활마저 바꿔버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와서는 일과 취미가 어느 정도 결이 맞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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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앞으로의 계획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라디오 엔지니어에게 요구되는 역할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안정적인 음성을 송출하는 것을 넘어 영상송출 프로그램, 네트워크 시스템,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 시스템 등 더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우선은 보이는라디오 제작환경 고도화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이제 높은 품질과 안정성을 가진 영상송출 시스템은 필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라디오 시스템은 이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 아니기에 한정된 예산과 공간 내에서 확장성을 고려해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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