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 MBC 기술관리팀 장비관리파트 사원

[인터뷰] 최성원 MBC 기술관리팀 장비관리파트 사원

11
0


나의 일과 삶

최성원 MBC 기술관리팀 장비관리파트 사원

IMG_2910


방송국은 수많은 장비와 시스템을 기반으로 방송을 만들어낸다.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와 마이크 같은 기본 장비부터 모니터, 조명기기, 편집 장비, 서버시스템, 중계 장비 그리고 송출·송신시스템까지 종류가 다양해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장비와 방송시스템은 기술 발전과 트렌드에 맞춰 꾸준히 도입해야 하며, 동시에 기존 장비의 유지·보수와 계약 관리 등도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방송사마다 명칭은 다르지만, 장비 구매와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는 반드시 존재하며, 방송의 근간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MBC 장비관리파트에서 근무하는 최성원 사원을 통해 장비관리 업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MBC 기술관리팀 장비관리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최성원이라고 합니다. 2021년 말 입사 후 제작기술팀에서 2년간 방송 조명 업무를 하다가 작년 3월 초 부서 이동을 하여 현재 1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소속 부서와 직무 소개
제가 속한 장비관리파트는 MBC의 모든 방송 장비들을 구매하고 관리하는 부서입니다. 제작 현장의 방송 장비들부터 송출/송신 시스템, IT 장비까지 전사적으로 관리하고 예산에 따라 필요한 장비들을 검토하고 구매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총 3명의 파트원들이 각각 맡은 부서의 장비를 관리하고 있으며, 저는 제작, 보도, 영상센터의 영상・조명 관련 장비들(카메라, VMU, 라우터 등)과 송출시스템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장비관리파트의 주요 업무
첫 번째로 우선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현업 부서에서 방송 장비에 대한 구매 요청이 왔을 때, 검토하고 품의를 작성하는 업무입니다. 각 부서에 편성된 예산에 따라 구매 요청하는 장비의 사양과 가격이 적당한지 기술적인 검토를 하고 담당 부서와 협의합니다. 또한 장비의 견적서에 나온 구성 항목과 가격, 워런티 등이 적정한지 확인하고 해당 업체들과도 협의, 조율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의 견적서를 추가로 받기도 하고 제외하기도 하며, 견적서 상의 구성 항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최종적인 협의 과정이 끝나면 이를 기반으로 방송 장비 구매 기안서(품의서)를 작성하여 결재를 받아 문서로 남기게 됩니다.

두 번째로 VMU, AMU나 XR 시스템과 같이 제작 현업에서 중요한 고가의 장비들이나, 송출/IT 시스템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부분들은 정기적으로 유지보수 계약을 맺는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가 적절히 시행되었는지, 새로 맺는 계약에서 추가해야 할 장비나 제외해야 하는 장비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계약서상의 유지보수 항목과 계약 내용이 정확한지 검토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사에서 불용 반납되어 보관 중인 방송 장비들을 지역사로 매각하는 업무도 장비관리파트가 하는 일입니다. 본사에서 오랜 기간 사용하였지만, 지역사의 요구가 있는 장비나 지역사에서 사용 중인 장비 중 단종되어 부품 용도로 활용하고자 하는 방송 장비가 있으면 각 지역사와 협의를 통해 매각 절차를 진행합니다. 최근 본사 제작 스튜디오의 LED 조명시스템 전환으로 기존 할로겐 조명 장비들이 다수 불용 처리되어 현재 지역사로 매각 중이고, 장비 창고에 보관 중인 AMU도 함께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비관리파트원의 업무에서 추구하는 목표
‘적절한 장비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 저희 파트의 업무에 대한 공통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쇼핑이나 중고거래를 할 때, 여러 물건을 꼼꼼히 살펴보고 적당한 가격인지 살펴보듯이, 저희 파트에서도 각 부서에서 요청하는 구매 목록이 적절한지, 또 업체에서 제시하는 가격이 합리적인 가격인지 항상 고민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저희가 항상 쓰는 품의서는 견적서가 첨부되어 항상 문서상의 기록으로 남고, 향후 구매 시에도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항상 신중하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업무 중인 최성원 사원, 모든 업무가 서류를 바탕으로 진행되기에 서류 작성과 확인이 필수이며, 새로운 장비에 대한 검색과 비교를 통해 알맞은 장비 선정에 대한 자료를 확보한다
업무 중인 최성원 사원, 모든 업무가 서류를 바탕으로 진행되기에 서류 작성과 확인이 필수이며, 새로운 장비에 대한 검색과 비교를 통해 알맞은 장비 선정에 대한 자료를 확보한다


업무가 진행되는 방식

우선 현업 부서에서 구매 요청이 오면 사용하는 예산, 구매 장비 등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품의서를 작성하여 결재를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 부서 담당자와 장비에 대한 협의, 구매하는 업체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집니다. 이후 결재가 완료된 품의서를 근거로 관재구매파트에 물품청구를 합니다. 이때 새롭게 구매하는 종류의 장비나 시스템 구축 건에 대한 설명과 입찰에 참여하게 되는 업체에 대한 협의가 관재구매파트와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물품청구가 완료되면 MBC 전자입찰 사이트에 입찰공고를 통해 가격 경쟁을 토대로 장비를 구매하게 됩니다.

장비 입찰공고가 게시되는 MBC 전자입찰 사이트(bid.mbc.co.kr)

장비 입찰공고가 게시되는 MBC 전자입찰 사이트(bid.mbc.co.kr)

 

장비관리파트의 업무가 가장 바쁠 시기
연말 연초가 아무래도 가장 바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연말에는 회계상 처리와 물건 납기 시기로 인해 올해 안으로 구매해야 하는 장비들에 대한 구매 절차가 정신없이 이루어지고요, 또한 각 부서에서 신청한 내년 예산에 대해 예산기획팀과 협의하는 과정, 올해 장비관리파트에서 구매한 장비들을 문서로 정리하는 과정이 빠듯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연초에는 보통 유지보수를 동시다발적으로 체결하게 되는데요, 이 시기도 꽤 분주하게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IP 시스템 관련 PoC(Proof of Concept)에서 장비관리파트의 역할

장비관리파트는 PoC 시작 전부터 끝까지 전반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우선 PoC 전 수차례 있었던 회의에 참여하여 IP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구성을 정리하고 방향성 결정을 위한 의견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후 PoC에서 테스트할 장비들을 섭외하고 각 장비 스펙과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확인하는 과정도 장비관리파트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실제 PoC에서는 장비 연결, 검증, 네트워크/PTP 테스트, 제작 시나리오 체크 등 전반적인 업무를 TF 구성원들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PoC 현장에서 장비 검토 중인 최성원 사원
PoC 현장에서 장비 검토 중인 최성원 사원


방송장비 및 시스템에 대해 배우는 과정의 존재

따로 장비나 시스템에 대한 연수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는 않으나, 직접 장비 구매 과정을 통해 그동안의 히스토리가 담겨 있는 문서를 살펴보거나 선배님들로부터 장비와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는 등 자연스럽게 배우는 과정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저랑 제 후배가 처음 장비관리파트로 발령 났을 때, 각자 맡은 부서들의 장비와 시스템을 서로 설명해주고 스터디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업무를 빠르게 파악하는데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업무를 위한 노력
품의서를 쉬운 언어로 작성하기 위해서는 저 스스로 구매하는 장비나 시스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담당하는 부서의 선배님들께 질문하고 배우는 과정을 자주 거쳤습니다. 또한 과거 작성된 품의서를 찾아보거나 직접 부서에 가서 현 상황이 어떤지 살펴보기도 하였습니다.

 

업무에서의 AI 활용에 대해
잘 모르는 분야의 장비나 이해하기 어려운 시스템의 빠른 파악을 위해 AI의 도움을 종종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장비의 스펙을 비교하여 표로 정리하거나 방송 시스템을 쉽게 설명하게 하는 등 업무 중에 종종 사용하는 것 같네요. 또한 동일 스펙의 다른 장비를 찾거나, 업체를 찾고자 할 때 검색하는 용도로도 자주 사용합니다.

IMG_2895


장비관리파트 업무의 보람과 어려운 점

고가의 장비 구매 건이나 유지보수 건들을 무탈하게 잘 처리하였을 때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업체와의 가격 조율을 통해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의 견적을 받거나 추가적인 워런티를 얻어냈을 때 성취감이 있습니다.
또 현업 부서에서 구매나 입찰 과정 등 고려하지 못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때, 중간에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적을 사전에 방지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장비관리파트가 구매 요청을 하는 실무 부서와 실제 구매를 하는 구매 부서 사이에서 모든 일들을 조율하게 되니 가능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상대와 협의, 조율하는 업무가 많다 보니 처음에는 사람 대응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각 현업 부서의 선배님들, 수많은 업체, 구매 부서 담당자 등 하루에도 전화할 일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노하우가 차차 쌓이게 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저만의 매뉴얼이 생기게 되네요.


업무를 위해 필요한 부분

이번 IP 시스템 PoC를 함께 진행하다 보니, 네트워크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수많은 SDI 라인들을 몇 개의 네트워크 케이블로 간단히 대체할 수 있다고만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그 안에서 인터페이스, 오케스트레이터/네트워크 스위치와의 연결, PTP, 딜레이 등 정말 수없이 많은 점을 고려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하는 IP 시스템은 겉으로는 간단해 보여도 많은 시행착오와 네트워크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가나 취미
움직이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운동 위주의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런닝에 취미를 붙여서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요, 언제 어디서나 운동화와 운동복만 있으면 할 수 있고 건강하고 저렴한(?) 취미라는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주변 지인들과 마라톤도 종종 나가곤 하는데요, 최근에 풀코스를 4시간이 살짝 넘는 시간으로 완주해서 아쉽게 ‘서브4’를 하지 못했습니다. 11월에 회사 근처 상암동에서 열리는 ‘2025 JTBC 마라톤’에서 풀코스를 다시 도전하게 되는데 이때는 꼭 서브4를 성공하고 싶습니다.

취미 사진1-horz


향후 계획 & 마지막 한 마디

MBC가 상암동 사옥으로 이전한 지 벌써 10년 이상의 시간이 흘러 노후화로 인한 방송 장비들의 장애 발생이 갈수록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IP 시스템 PoC에 참여하면서 기존 전통적인 방송시스템을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방송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제 고민도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던 새로운 방송시스템을 위해 IT, 네트워크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라 생각되어, 이를 위해 앞으로 네트워크 관련 교육, 스터디 등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