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 현황 및 향후 정책 제안

제주도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 현황 및 향후 정책 제안

97
0

제주도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 현황 및 향후 정책 제안

2011년 6월 29일 14:00, 제주도는 국내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지상파 아날로그 TV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방송으로 전면 전환했다. 이번 제주시범사업을 통해 나타난 몇 가지 주요 문제점을 점검하고 전국사업에 대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해 본다.

 

제주도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 지원과정
우선 지난 2010년 시범사업을 수행한 3곳은 사업의 대표성에 있어서 일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제주도 시범사업은 연령층, 주거형태 그리고 소득분포 등 향후 전국사업의 모델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제주지역은 직접수신 아날로그 TV 보유 세대가 19.519세대(제주지역세대의 9.0%1)), 공동주택 358개 단지, 65세 이상 노인 66,706명(11.7%)2)이며 디지털방송 수신환경이 다른 내륙지역보다 양호하다.  

   
 

 

 

 

 

 

 

그림1. 시범사업 추진체계

먼저 시범사업 주요 추진체계를 살펴보면 <그림1>에서와 같이 시청자 지원센터는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에서 위탁운영을 맡았고, 각 센터장은 방통위에서 담당했다. 실제 지원 업무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디지털방송 시청자 지원센터와 선정된 정보통신공사 업체를 통하여 디지털 컨버터 설치 및 안테나 설치 등 직접적인 기술지원을 담당했다. 디지털방송콜센터(DTV KOREA 운영)에서는 정부지원안내 및 설치지원 안내 등을 했다. 또한 우체국에서는 시청자 지원 신청서 위탁접수 및 예치금 수납, 발송 대행업무 등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예산편성 상황을 보면 당초 2011년 시범사업 예산 1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조정, 삭감되어 사업자체의 어려움이 예견됐다. 2010년 시범사업 예산은 90억 원이었다. 
다음으로 직접수신세대 지원내용을 살펴보면 저소득층에게는 디지털 컨버터 1대 무상제공 또는 디지털TV 1대 구매비용 보조했고, 노인 및 장애인 등 기술적 취약계층에게는 디지털 컨버터 설치 등 기술적 지원을, 일반세대에게는 디지털 컨버터 1대 무료임대(예치금 1만원, 3년 후 양도) 그리고 디지털컨버터 2대를 요청하는 경우 확인 후 지원토록 했다.
실제 저소득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의 자료를 우체국 시스템을 통하여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물론 개인정보보호차원의 정책이기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지원을 받아야 할 시청자에게 ‘원스톱서비스(one stop service)’가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제주도 시범사업 지원실적에 대한 민원 현황
지원 실적(2011년 7월 10일 세대기준)을 살펴보면, 직접수신 19,519세대(전체 세대의 9%) 중에서 20,800여 세대에 대한 지원을 했으며, 이는 직접수신세대 대비 106.9%의 성과다. 또한 방문기술지원은 6,300여 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지원세대의 세부 내역을 보면 저소득컨버터 보급이 2,873세대, 일반세대 컨버터 보급은 10,891세대, DTV 구매보조 310세대, 공동수신설비지원 6,786세대이다. 위 실적으로만 평가한다면 이미 정부지원은 100%이상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7월 15일자 [제주의 소리]기사를 인용하면 [아날로그 방송이 끝난 후부터 15일까지 시청자지원센터에 접수된 디지털 방송 관련 민원 건수는 제주시가 5923건, 서귀포시가 1530건 등 모두 7300여건이다.] 또한 [15일 기준 제주시내에서 디지털 컨버터 설치 서비스를 받으려면 최대 열흘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시청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안내했다] 그리고 [이마저도 7월 말이면 지원이 끊길 수 있다. 디지털 컨버터와 안테나 신청 접수 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7월 말까지 접수된 내용을 모두 처리하는 8월 말이면 시청자지원센터도 문을 닫는다]라는 기사가 올라와 있다. 실제로 대도시의 강전계 지역 이외의 농·어촌 지역은 실외안테나를 건물 지붕 등에 설치하여야 하나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설치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오는 7월까지 제주지역 컨버터 등 신청을 마감하고 8월까지 시청자 지원센터가 마무리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제주시범사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그 이후의 시청자 민원에 대한 대책이 추가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대민지원을 통해서 본 수신 실태 현황
제주지역에서는 지원센터 도우미 및 정보통신공사업체를 통한 기술 지원을 실시했다.  이에 직접수신이 어려운 세대를 중심으로 DTV KOREA가 제주도 대민지원을 실시했다. 기간은 2011년 6월 30일부터 7월 7일까지 총 53가구에 대한 지원을 실시하였다. 또한 EBS 디지털전환추진단도 비슷한 시기에 지원했다.
지원결과 안테나를 올바르게 설치할 경우 대부분 수신이 가능했고, 난시청지역으로 접수받은 지역도 99% 이상 수신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사진1참조). 결론적으로 컨버터를 지원받은 전체 1만 3천여 가구 가운데 설치 지원을 아직 못 받았거나, ‘자가 설치’가 불가능한 세대는 이를 받아만 놓고 방치된 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민 지원 결과 제주지역에서는 일부 난시청 지역을 제외하고는 적합한 안테나 및 부스터 사용으로 디지털방송 시청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사진1. 안테나수신점을 재조정하는 DTV KOREA 직원

 

   
 

 

 

 

사진2. 현장에 주로 설치된 안테나(S사 안테나)

 

   
 

 

 

 

 

 사진3. 적합한 안테나 및 실외 부스터 설치 사용 예
      (안테나 바로 후단에 부스터 사용)

 

 

난시청과 관련해서는 서귀포시 표선면 일부지역은 난시청 지역으로 소출력 중계기를 종료시점 임박하여 매송에 설치했지만 MBC와 JIBS는 제외된 상태였다. 제주시 애월읍 일부지역은 견월악(犬月岳) 송신소 배면에 위치, 애월읍 신엄리는 직접파 대신 회절파를 수신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시청자 지원에 있어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적합한 안테나 선정(그림2 참조) 및 올바른 장비 지원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또한 시청자지원센터 및 정보통신공사업체 직원에 대한 설치 지원에 대한 교육이 필요 할 것 같다. 이와 함께 충분한 설치 지원 인력 및 예산의 확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림2. 안테나 이득 비교 예.

 

 

면대면 접촉을 통한 정확한 정보 전달 부족
실제 2011년 초기 시범사업 홍보를 담당하는 DTV KOREA에 배정된 제주시범사업을 위한 순수 홍보 사업비(종료당일 각종 행사비 제외)는 1억 원이었다. 이 예산으로는 제주 곳곳에 현수막도 제대로 설치하기 어려웠다. 또한 2010년 3개 시범지역의 경우 전 세대 대상으로 정부지원 내용을 홍보하였으나, 제주지역은 저소득층 지원 대상자에게만 정부지원 안내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각 제주지역 방송사의 협조를 통해 일평균 11.5회의 TV공익광고(‘10.12~11.6)를 송출했다. 또한 올해 3월부터 수시로 아날로그방송을 통한 고정자막 및 가상종료 방송을 시행했다. 매체를 활용한 홍보와 함께 정보전달력이 떨어지는 계층 등에 대해서는 면대면 홍보가 병행되었어야 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충분한 홍보가 미흡했다. 일부세대에서는 디지털컨버터만 배송 받은 체, 구체적인 수신방법(안테나 설치 등) 및 지원 설치 요청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였다. 유료방송 가입자의 경우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수신해 재전송하는 관계로 고정자막 및 가상종료를 볼 수 없어 유료방송 가입자들에게는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못해 시청자의 매체 선택권 제한을 초래하였다.
  결론적으로 제주지역의 주요 홍보는 결국 방송을 통한 자막방송 및 가상종료에 의존했다. 그러나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좀 더 세밀한 정보제공과 광범위한 홍보가 이루어 졌어야 했다.

시청자 중심의 디지털전환 정책 우선 고려해야
제주도 시범사업은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저소득층은 물론 공동주택 및 모든 일반세대까지 지원했으나, 종료 1일주일간 시청자지원센터에서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 취약계층 지원을 타깃으로 전국 사업이 진행 될 시 일반계층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점검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국민 민원 응대를 위한 콜센터의 역할이 중요한데, 2년 전 디지털 전환을 종료한 미국도 종료 당일 4000명의 콜센터 인원을 대기했으며, 오는 7월 24일 디지털로 전환하는 일본도 1000명의 콜센터 인력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국사업을 앞두고 간이 중계소 증설 등을 통한 DTV 전파 환경개선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선진국에서 유일하게 다채널에 대한 정책이 배제된 채 디지털 전환이 시행되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 할 것이다. 방통위는 조속히 정책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시청자에게 진정한 디지털 전환의 혜택이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컨버터 우선 배분보다는 가전사를 통한 디지털TV 구매 혜택을 모든 시청자에게 부여하고 가전사에게는 안테나 설치 등 일정부분 설치 의무를 강제할 필요성이 제기 된다. 제주역시 디지털전환 과정에서 지상파 직접수신을 포기하고 유료방송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있었다. 추후 전국사업에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제주시범사업을 수행한 방통위 관계자 및 유관 기관 종사자들은 그간 시청자지원을 위해 많은 수고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고가 더욱 빛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적 배려와 결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1년 6개월 앞둔 시점에, 방통위를 중심으로 한 정부에서도 시청자 지원을 위한 충분한 예산을 확보 하여야 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아날로그 지상파 TV를 직접 수신하는 세대에 대한 미시적 정책 방안의 틀을 깨고 전 국민이 이해 할 수 있는 큰 틀에서만이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인식하길 바랄 뿐이다.

 

각주)—————–
 제주도 전체세대 217,711세대, 2010년 동서리서치 조사 결과
 제주도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 시행계획(안), 방통위. 2010. 7.
 

댓글 없음

회신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