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협회가 주최한 제45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이 지난 9월 3일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지상파 방송을 빛냈던 수많은 시사, 보도, 교양,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우수했던 작품과 방송인을 선정해 발표하고 그 업적을 격려하는 한국방송대상은 모두 201개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88명의 방송인을 대상으로 하여 예심과 본심을 거쳐 최종적으로 23편의 작품과 22명의 방송인이 선정되었다.
제45회 한국방송대상의 최고 영예인 대상은 SBS 8뉴스 ‘에버랜드 수상한 공시지가와 삼성 합병’ 특종 및 연속보도가 차지했다. 심사위원들은 “경제 권력에 대한 끈질긴 취재로 보도 이후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등 심층 탐사보도의 전형을 보여주었다.”고 전하며, “방대한 자료조사와 전문가 자문, 시청자 이해를 돕기 위한 항공촬영과 정교한 그래픽 활용으로 지상파 뉴스의 취재역량을 과시했다.”고 평했다.
그 외의 작품상에는 △중단편드라마TV부문 KBS <쌈, 마이웨이> △음악구성부문 MBC <조PD의 비틀즈라디오> △예능버라이어티부문 SBS <집사부일체> △다큐멘터리TV부문 KBS <2017 KBS대기획 UHD다큐멘터리 ‘순례’ 4부작> △뉴스보도부문 SBS <8뉴스 – 음이온 나온다는 대진침대서 라돈 검출> △시사보도TV부문 SBS <그것이 알고싶다 – 잔혹한 충성 2부작> △시사보도라디오부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22개 부문 23편이 선정됐다. 개인상에는 △공로상 최불암(KBS <한국인의 밥상> 등) △가수상 방탄소년단(MBC <쇼음악중심>, KBS <뮤직뱅크> 등) △코미디언상 박나래(MBC <나혼자 산다> 등) △연기자상 감우성(SBS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 △아나운서상 박선영(SBS) △내레이션상 이규원(KBS) 등 21개 부문 22인이 선정됐다.
SBS로 생중계된 이번 시상식은 KBS 한상헌, MBC 김대호, SBS 박선영 아나운서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가수 인순이와 홍진영, 뮤지컬 배우 카이의 축하무대가 펼쳐졌고, 가수 이무송, 노사연 부부, 배우 정혜선 등 여러 배우와 가수들이 직접 시상에 나서 수상자를 축하했다.
한편, 조명상에는 이경일 KBS 조명감독이 수상했는데, 이 감독은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과 신규제작기술의 도입을 선도하였고, 현재는 <콘서트 7080>이나 <개그콘서트> 등 대표 예능프로그램의 제작에 참여해 창조적이고 독특한 조명연출로 고품질 콘텐츠의 제작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로스코 뷰 시스템’을 도입하여 국내 오픈스튜디오 방송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프로젝션 매핑, 미디어 서버 등을 활용한 프로그램 제작에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한, 기술진흥상의 박찬호 SBS 차장은 지상파 UHD 방송 프로그램에 차세대 음향기술인 MPEG-H 3D 입체음향을 구현하기 위해 실감오디오 제작 추진반을 구성했으며, 제작 및 청감테스트를 위한 다채널 오디오 믹싱룸을 구축했다. 세계 최초로 <문화가중계 UHD>를 MPEG-H 3D 입체음향으로 방송했으며 또한 시청자에게 현장감 있고 실감 나는 음향과 음향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프로그램 제작에 적용하여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기술 발전에 공을 세웠다.
제45회 한국방송대상 개인상 수상 소감
기술진흥상_박찬호 SBS 편집기술팀 차장
제45회 한국방송대상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방송협회에서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제가 이런 권위 있는 상을 받을 자격이 되는지 송구스러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MPEG-H 실감오디오를 같이 준비하고 도와주신 실감오디오 추진반 선·후배 동료들을 대신하여 수상한다고 생각하니 부담감이 조금 줄었습니다. 이분들과 수상의 영광을 함께 하겠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MPEG-H 실감오디오 방송을 할 수 있도록 결정하고 지원해주신 사장님 이하 본부장님, 전략기획실장님, 편성실장님, CTO님, 문화가중계 신정관 PD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특히 프라운호퍼의 전폭적인 도움이 없었으면 실감오디오 방송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입사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빚을 다 갚지 못하고 살고 있는데 이번에 이런 큰 상을 받게 되어서 마음의 빚이 더 늘었습니다. 빚 청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세대 음향기술인 MPEG-H 3D 현재 진행 상황으로는? 실감오디오 제작 추진반의 성과는 어떠한지요?
지난 러시아 월드컵 UHD 3D 실감오디오 및 객체오디오 방송 시 도출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TV 수상기 제조사인 삼성, LG의 연구원들과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가전사에서 기술적인 문제점은 파악이 완료된 상태고 자체 테스트 후 연내에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 문제들을 해결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또한 객체오디오를 위한 UI 개발도 진행 중인 거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부터 객체오디오 방송서비스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MPEG-H 사운드바 출시가 늦어져서 3D 실감오디오는 방송사 내에서 제작 기법 연구를 위한 데모 프로그램 제작 및 TV 수상기와의 정합테스트 등의 준비기가 좀 더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KBS나 MBC에서도 3D 실감오디오 방송을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외국의 경우 일본 NHK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을 MPEG-H 3D 오디오로 결정했고, 중국 CCTV에서는 2022년 본방송을 목표로 내년 시범방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SBS에서는 작년부터 실감오디오 제작 추진반을 구성해서 다채널 오디오 데모 프로그램 제작 및 송출 테스트 등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비록 간이지만 7.1.4 모니터링과 제작이 가능한 시스템을 기존 녹음실에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가중계>, <러시아 월드컵> UHD 방송을 3D 실감오디오로 방송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러시아 월드컵>의 경우 TV 수상기 문제로 시청자와 약속한 전 경기 실감오디오 방송을 못 한 것이 아쉽습니다.
향후 음향 감독으로서 계획
제가 부조에서 음향 감독으로 제작 업무를 하다가 몇 년 전부터 음향품질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SBS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음향이 시청자에게 좋은 품질로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지상파방송 콘텐츠 제작에 신기술을 접목시켜서 시청자분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전달하는데 기여하는 방송기술인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명상_이경일 KBS 조명감독
제45회 한국방송대상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모든 방송 일이 다 그렇지만, 특히 조명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축구경기와도 같아서, 20여 명 가까이 되는 조명 스텝이 하나의 정신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없습니다. <one team, one spirit>으로 함께 그림을 만들어 낸 저희 예능 S 팀원들과 외부조명 직원들에게 영광을 돌리며, 아울러 하숙생 같은 남편을 대신해 가정을 꾸려 나아가고 있는 나의 반쪽 이진복 씨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최근 조명 연출의 트렌드는 어떠한지요?
우선 기술적으로 보면, 비쥬얼마스터 개념의 확산입니다. 예전에는, 화면의 밝음과 어두움이 오로지 조명만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LED 스크린과 프로젝션 등 미디어아트 부분이 조명과 함께 화면을 공유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Visual 콘텐츠는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될 때에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는데, 조명감독이 화면 내의 모든 Visual 콘텐츠를 통합제어하는 비쥬얼마스터의 개념이 유럽과 미국의 대형 쇼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의 <천상의 컬렉션>도 비쥬얼마스터 개념을 도입하여 만든 프로그램으로, 미디어 월의 프로젝션 매핑을 조명감독이 통합제어하며 완성도를 이끌어 냈습니다.
내용 면으로는, 조명철학에 대해 말하고 싶은데요, 이게 트렌드가 될 수도 있겠네요. 철학이라해서 거창한 얘기는 아니고 직업철학 정도의 얘깁니다. 무슨 일을 하든 장기적으로 그 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쟁이로서 저에게는 두 가지 화두가 있는데요, 하나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스토리>입니다. 첫째, 저는 농담처럼 스튜디오의 지배원리는 천동설이라고 말합니다. 우주의 중심은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저 태양이 아니라 사람이 서 있는 저곳이며, 모든 밝은 빛은 무대 위에 서 있는 저 사람을 위주로 움직이고, 저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화려한 것도 좋지만, 무엇을 위한 화려함인지, 무엇이 Main 인지를 명확히 가져가지 못하는 순간, 쇼는 조명을 위한 조명쇼로 흘러가게 됩니다. 둘째, 조명이 만들어내는 Scene에는 스토리가 녹아있어야 합니다. Show는 말 그대로 보여주는 것인데, 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이 수긍하고 때론 열광할 만한 비주얼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에 있으며, 여기에서 핵심이 되는 것이 조명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조명만 번쩍이는 조명쇼를 보러 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조명에는 스토리가 녹아 있어야 합니다. 하다못해, 불꽃놀이에도 스토리가 있습니다.
‘로스코 뷰 시스템’ 도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ROSCO VIEW SYSTEM : ROSCO(社)에서 개발한 편광 시스템으로, 일종의 편광필터를 창과 카메라에 장착하고 매칭시켜, 카메라측의 자동필터를 조작하여 필터가 장착된 창측의 밝기만 변경되는 시스템.
아무리 좋은 카메라도 사람의 눈에 비해 다이내믹 레인지가 30분의 1에 미치지 못합니다. 즉 사람의 눈은 밝음과 어두움의 계조를 폭넓게 구분할 수 있는데, 카메라는 그렇지를 못해서, 창을 배경으로 사람이 있을 경우, 카메라의 아이리스를 일광에 노출된 바깥 배경에 맞출 경우, 실내의 사람이 블랙으로 표현되고, 카메라의 아이리스를 사람에 맞출 경우, 실외 배경은 하얗게 포화되어 표현됩니다.
따라서 오픈스튜디오를 활용한 TV 프로그램 제작 시 기술적으로 겪게 되는 가장 큰 어려움이 이 일광에 대한 극복문제가 됩니다. 진행자에게 투사되는 스튜디오 조명은 고작해야 2천 내지 3천 룩스인 반면, 평균 3만 룩스에서 맑은 날 백사장에서는 10만 룩스까지 투사되는 일광은 인물의 배경으로 유리창 너머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모두 화이트로 날려버립니다. 일광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밸런스를 만들어 내는 것은 오픈 스튜디오 제작에 임하는 모든 조명감독들의 영원한 숙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브라질월드컵 코파카바나 오픈스튜디오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하여 국내 오픈스튜디오방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였고요, 이후로도 국내에서 사용했다는 얘기를 못 들었으니 로스코 뷰 시스템 사용에 대한 노하우는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저에게 있는 것 같네요.
향후 조명 감독으로서 계획
솔직히 계획은 없구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생활까지 영위하고 있으니 더없는 행복입니다. 다만, 희망 사항은 하나 있습니다. ‘선동열 선수가 처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더라면’이라는 야구계의 가설이 있습니다. 제 주변에 실력 있는 조명감독들이 많이 계신데요, 국내 시장이 작아서 그렇지 해외에 진출한다면, 분명히 통할만 한 실력은 물론 비전과 철학이 있는 전문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뛰어난 동료 후배 조명감독들과 함께 세계 무대에서 활동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아 막연히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