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숏폼(short-form)이 대세이다. 숏폼 콘텐츠가 미디어 트렌드를 주도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숏폼이 많은 관심과 인기를 얻으며 메가 트렌드로 떠올랐는데, 마찬가지로 올해도 숏폼 열풍은 지속되고 있다. 올해 숏폼은 대중적 확산과 소비로 미디어 이용자의 일상 속을 채워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본 고에서는 숏폼 트렌드와 틱톡에 대해 살펴보고 향후 숏폼 시장을 예측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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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트렌드와 소셜미디어 지형의 변화
숏폼은 왜 트렌드가 되었을까? 숏폼은 단어 그대로 짧은 형태의 영상 콘텐츠를 의미한다. 단지 영상이 짧다고 숏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숏폼 콘텐츠는 일반 영상에 비해 짧지만, 10초부터 10분까지 영상 길이와 유형은 모두 제각각이다. 개념적 차원에서 분류한 대부분의 숏폼은 60초 내외로 구성된 짧고 직관적인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런 이유로 부담 없이 쉽고 간편하게 시청할 수 있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숏폼 콘텐츠가 인기를 끌게 되었다. 또한 숏폼은 스와이프해서 다음 콘텐츠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편리함 덕분에, 다양한 콘텐츠를 연속해서 시청할 수 있는 몰입도가 높은 환경을 제공한다.
숏폼 트렌드는 Z세대를 비롯한 젊은 세대가 리드하며 기존 소셜미디어 지형까지 크게 뒤흔들고 있다. 미국 리서치 기업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의 보고서에서 Z세대 38%가 하루에 4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며 중독성 있는 피드와 짧은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올해 초 오픈서베이가 미디어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숏폼 콘텐츠에 대한 인지 수준과 시청 경험은 전년 대비 각각 0.9%와 12.4%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스미디어 자료에서는 숏폼 콘텐츠의 시청 경험이 76%로 나타났는데, 이는 디지털 콘텐츠 소비에 익숙한 낮은 연령대일수록 시청 경험이 더 많았지만 40대와 50대도 각각 62.5%와 64%의 비율을 보여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는 숏폼의 유통 채널이 증가하면서 전 연령층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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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케터(eMarketer)에 의하면, 글로벌 이용자 성장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트위터와 같은 기존 서비스들은 둔화했지만, 숏폼 전용 플랫폼 틱톡(TikTok)은 11.6%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2020년부터 틱톡 사용 시간이 다른 소셜미디어를 넘어서며 미국인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셜미디어가 되었다. 이처럼 이용자 성장률과 이용 시간에서 틱톡과 그 외 서비스로 대비한 결과에서 미디어 이용자들이 숏폼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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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의 이동은 곧, 주요 수입원인 광고비용의 이동을 의미한다. 영국의 마케팅 회사 마그나 글로벌(Magna Global)에 따르면 숏폼에 대한 광고 지출은 올해 10.4% 증가하여 18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숏폼 콘텐츠가 짧은 영상으로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서 크리에이터 펀딩, 커머스 연계, 후원 등 수익 활동과 쉽게 연계할 수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 이용자 73%가 숏폼 콘텐츠를 통해 서비스나 제품을 살펴보길 선호하기 때문에 마케팅 측면에서 틱톡은 가장 높은 투자수익률(ROI)을 달성할 수 있다. 지난해 ROI 결과에서 숏폼 콘텐츠는 30% 수준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기존 소셜미디어 마케팅 ROI 수치보다 더 높았다. 유사한 맥락에서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3%가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광고비 집행에서 틱톡과 같은 숏폼 플랫폼을 먼저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여러 가지 디지털 마케팅 전략 중에서 숏폼 콘텐츠를 가장 선호하고 있었다. 실제로 숏폼 콘텐츠는 2022년 국내 마케팅 전문가들이 선정한 트렌드 중에서 2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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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의 시작, 틱톡
숏폼은 2016년에 출시한 틱톡을 시초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콘텐츠 유형 중의 하나이다. 초기에는 미디어 시장에서 유튜브나 페이스북과 같은 기성 미디어가 만들어 놓은 콘텐츠 문법과 이용 패턴을 뛰어넘지 못해 저조한 성적으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다. 게다가 틱톡이 중국 IT 기업 <바이트댄스> 소유의 플랫폼이라는 점과 초기 시장 진입 과정에서 서비스 홍보의 실패로 부정적 이미지와 평가를 얻기도 했다.
이러한 기세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했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역전하기 시작했다. 대면 활동의 제한으로 온갖 종류의 콘텐츠가 디지털 미디어로 집중된 상황에서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도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당시 홍보나 광고 등 마케팅 수단으로 기성 미디어와 다른 틱톡의 숏폼 콘텐츠가 오히려 차별화할 수 있는 좋은 특징으로 인식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숏폼 플랫폼으로는 틱톡이 유일무이했기에 활용도가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한편 미디어 이용자는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늘어난 콘텐츠 소비로 인해 새로움을 갈망했고 야외 활동과 사람과의 소통에 목말라 있었다. 이들에게 틱톡은 짧고 간결한 직관적인 영상 메시지로 이목을 끌었고 콘텐츠 소비뿐만 아니라, 참여와 소통이 모두 영상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틱톡을 이용한 챌린지와 밈을 통해 물리적으로 단절된 상황에서도 소통을 이어갈 수 있었다. 미디어 시장에서 숏폼의 상징적 존재인 틱톡이 재평가를 받아 인기를 얻으며 기성 미디어에서도 숏폼 유형의 콘텐츠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디어 시장의 인식 전환으로 숏폼 시장에서 유일한 존재였던 틱톡의 성장은 독보적일 수밖에 없었다. 틱톡은 2022년 기준 글로벌 이용자는 13억 명으로 추산되며 소비자 지출액은 30억 달러에 이른다. 글로벌 이용자와 이용 시간 점유율을 기반으로 틱톡은 광고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숏폼의 상징적인 존재로서 틱톡은 기성 소셜미디어에 위협적인 존재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에 기존 미디어 사업자들은 이미 구축된 시장 내 인지도와 이용자를 바탕으로 서둘러 숏폼 콘텐츠를 위한 전용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숏폼 시장에 참여하게 되었다. 2021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각각 숏폼 전용 플랫폼 쇼츠(Shorts)와 릴스(Reels)를 출시했고,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플랫폼 내 숏폼 콘텐츠 영역을 추가로 제시하며 숏폼 시장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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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숏폼 산업과 시장은 틱톡, 릴스, 쇼츠의 3가지 서비스가 대표적이며 틱톡과 후발주자 간의 경쟁 구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후발주자임에도 쇼츠와 릴스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은데, 2022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조회수에서 쇼츠는 300억 회로 2021년 대비 400%가 증가했고 릴스는 1,400억 회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를 필두로 콘텐츠에 한정되었던 숏폼을 커머스, 뉴스, 메신저, 웹툰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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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시장은 누가 주도하게 될까?
숏폼 시장에서 독보적 상승세를 보였던 틱톡은 현재 정치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22년 말,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하면서 공개적으로 미국 정부에서 틱톡이 금지되었다. 이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이 상하원 의원과 보좌진, 연방 공무원에게 틱톡 사용을 금지하라고 명령하면서 미국 정부의 틱톡 규제가 기정사실화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점점 강화되며 정치인들은 전면적인 금지를 제안하고 있는데, 공화당 상원의원 ‘조시 홀리’가 틱톡과 같은 외국 기술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사실상 틱톡 사용금지 법안을 제시했다. 국방부와 법무부에서는 틱톡 미국 사업부를 강제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틱톡은 규제 기관에 운영을 개방하고 미국 사업을 재구성하도록 협상을 제안하고 있지만 틱톡을 향한 미국의 입장은 트럼프 정부 시절보다 한껏 고조된 상황이다.
미국 정부의 틱톡 제재에 대해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 미국인 3,5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인 50%가 지지했으며 22%는 반대, 4분의 1 이상은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는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정부 조치에 찬성하고 있으며 18세부터 29세까지 Z세대에서는 반대의견이 46%로 찬성의견(29%)보다 많았다. 미국에서 틱톡의 퇴출 가능성이 공론화되며 캐나다, 벨기에, 인도, 영국,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프랑스, 호주 등 주요 12개 이상 국가에서 개인 정보 보호 및 국가 보안 문제를 이유로 틱톡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 아직까지도 숏폼 시장의 트렌드는 틱톡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틱톡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달 3월 3주 기준으로 월간 활성화 이용자(MAU)가 무려 1억 5,000만 명에 달하며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여줬다. 2022년 미국 이용자의 하루 평균 틱톡 이용 시간은 45.8분으로 유튜브 이용 시간보다 6분 정도 더 많았다. 올해 미국 성인 이용자의 틱톡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55.8분으로 전망되며 2024년에는 올해보다 4.8% 증가한 58.4분으로 예상된다.
틱톡의 성장세로 미국계 서비스가 긴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틱톡 퇴출이 현실로 다가올수록 그 뒤를 바짝 추격해 온 쇼츠와 릴스가 선두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아직 충분하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숏폼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각각 쇼츠와 릴스를 연동해서 보완적 형태의 플랫폼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따라서 정치적 압박으로 틱톡의 퇴출 여론이 지속된다면 틱톡 이용자가 쇼츠와 릴스로 이동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릴스와 연동된 인스타그램은 가장 많은 이용자가 틱톡과 겹쳐있는 상황이라서 틱톡의 부정적 여론이 서비스에 영향을 줄 경우, 틱톡 이용자가 릴스로 전환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
최근 틱톡에서는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이야기를 프리미엄 콘텐츠로 판매할 수 있는 ‘시리즈’라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며 영상을 최대 20분까지 제공하게 되었다. 길어진 영상은 틱톡이 숏폼에만 한정하지 않고 서비스 영역을 차츰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틱톡의 행보가 계속될 경우,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 경쟁에 새롭게 합류하게 될지도 모른다. 주요 국가들의 틱톡 대응에 따라 틱톡의 향방이 결정되겠지만, 틱톡에서 시작한 숏폼 트렌드는 기존 플랫폼 서비스와 연동하거나 서비스를 확장하며 숏폼 이상을 향해 변화를 시작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