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과 함께한 CES 2022 해외 출장

코로나19 방역과 함께한 CES 2022 해외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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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경 MBC 기술정보사업팀 차장

작년 12월 방송과기술에 CES 2022를 다녀와서 원고를 작성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출장 전부터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 각종 대기업의 불참 소식이 연이어 들리면서 CES 2022에서 과연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역시나 막판까지 기업들의 불참이 이어지며 CES 2022는 일정도 하루 축소되고, 전시장 내에 비어 있는 부스 자리와 부스만 존재하는 기업들도 많아 CES에 처음 참석하는 본인으로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데 방송과기술 2월호가 나오는 시점에서는 이미 CES 2022에 대해 나보다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각종 미디어의 리뷰가 넘쳐날 것이고, 이후 관심이 많이 식은 상태일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보니 본 고를 작성하는 지금 과연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맞을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림 1. 기업 부스 자리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공간
그림 1. 기업 부스 자리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공간



그래서 본 고에서는 이미 공개된 많은 정보를 언급하는 것보다는 해외 출장과 여행이 어려워진 이 시점에 출장차 외국에 갔다 돌아오는 과정에 대해 대부분 사람이 궁금할 만한 부분을 해소해드리고자 한다. 특히 올해 NAB SHOW 출장을 준비하는 분들은 비교적 가까운 시일에 CES와 동일한 장소에서 열리기 때문에 직접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뿐만 아니라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카타르월드컵 등 세계적인 이벤트로 올해 많은 방송기술인의 어쩔 수 없는 해외 출장이 있으리라고 생각되는데 그분들에게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림 2. QR 코드만 전시한 LG전자 부스
그림 2. QR 코드만 전시한 LG전자 부스
그림 3. 빈 공간이 많은 소니 부스(대기 공간이 아니다)
그림 3. 빈 공간이 많은 소니 부스(대기 공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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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준비 항공권과 숙소 예약
본인은 원래 NAB SHOW 2021 출장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전시 한 달 전에 취소 통보를 받아 항공권과 호텔 취소하는 데 애를 먹었다. 전시회가 취소된다고 해서 항공사에서 무료로 예약을 취소해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무료 취소 및 예약 변경이 가능한 등급의 항공권을 구매를 권장한다. 다들 알다시피 CES는 가장 인기가 많은 국제적인 전시회인데다가 3년 만에 하는 전시회라서 라스베이거스 호텔 가격이 매우 비쌌다. 하지만 막판 기업들의 대거 불참이 이어지면서 호텔 가격은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있는 고가 호텔의 가장 저렴한 방의 가격(리조트비, 세금 제외)이 박당 $400~$500에서 $150까지 내려왔고, 스트립에 있는 중저가 호텔의 경우 박당 $70 이하의 가격으로 숙박이 가능했다. 그러므로 숙소 역시 무료 취소가 가능하도록 예약한 후 출장 직전까지 기다려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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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준비 전 자가격리 면제 신청
본 고를 작성 중인 현재 기준으로 2022년 2월 3일 이전에 우리나라를 들어오는 모든 해외입국자는 입국일로부터 10일간 자가격리가 원칙이다. 예를 들어 본인처럼 1월 12일 입국한 사람은 22일 정오까지 자가격리를 해야만 한다. (→ 2월 4일부터 격리면제 기간이 10일에서 7일로 조정되었다)
하지만 자가격리 면제 프로그램이 있는데, 일반적인 회사원의 경우 해당 프로그램을 기업인 출입국 종합지원센터(www.btsc.or.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심사 기간이 존재하고 증빙해야 할 서류가 제법 되기에 출국하기 한 달 전부터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림 4.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신청 절차 / 출처 : 기업인 출입국 종합지원센터
그림 4.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신청 절차 / 출처 : 기업인 출입국 종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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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이후 심사가 완료되면 해당 지역 영사관에서 메일로 격리면제서를 발급해주고, 그 서류를 4부 인쇄해서 입국심사 단계별로 요청할 때마다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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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전 PCR 또는 항원 검사 및 백신접종 증명서(영문) 준비
해외 출국을 위해서는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준비해야 한다. 항원(Antigen) 검사는 PCR 검사보다 저렴하며 인천공항에서 1시간 이내에 결과를 받을 수 있기에 출국하는 당일 검사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PCR 검사는 12시간 이상 소요되므로 입국하는 국가에서 어떤 검사를 요구하는지 사전에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 항원검사만 받아도 되는 사람이 실수로 PCR 검사를 신청해서 비행기 탑승 시간까지 검사 결과를 받지 못해 비행기를 놓치게 되는 상황을 실제로 목격하기도 했다. 나라별로 요구하는 정보는 해당 국가의 외교부 홈페이지나 아시아나, 대한항공 등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백신접종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것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 nip.kdca.go.kr)에서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그림 5. 인천공항 내 코로나19 검사소 / 출처 : 인천공항 홈페이지
그림 5. 인천공항 내 코로나19 검사소
/ 출처 : 인천공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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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및 비행기 내 방역
항공권을 발권하고 짐을 부치는 그 순간부터 백신접종 증명서와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요구하고 출국심사 받을 때도 해당 서류를 보여줘야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라운지나, 공항을 비롯하여 비행기 내에서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며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된다. 그런데 방역 방침 때문인지 거리두기를 위해 비행기 내에서 자리를 한 자리씩 떨어져 앉게 되었는데 덕분에 이코노미석을 탑승했음에도 장거리 비행 증후군은 평소보다 덜 했다.

 

그림 6. CES 2022 출입증 수령을 위한 백신 검사 / 출처 : CES 2022 홈페이지
그림 6. CES 2022 출입증 수령을 위한 백신 검사
/ 출처 : CES 2022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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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LA를 경유해서 라스베이거스를 가야만 했는데, LA 공항 내에서나 라스베이거스 공항 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같은 기본적인 방역은 잘 지켜지는 것을 보았다. 다만 입국 검사할 때 여권과 백신검사결과 그리고 항원검사 결과를 같이 제출했지만 여권을 제외한 다른 서류는 보지도 않고 바로 돌려줬다. 미국 내에서 해당 서류를 요구한 곳은 CES 2022 출입증을 받을 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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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현지 방역
본인이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해서 CES 2022 전시장과 호텔 그리고 셔틀버스와 모노레일 등을 이용하면서 받은 첫 느낌은 전시를 위한 방역 준비는 잘 된 것 같고, 사람들도 방역 수칙을 잘 지킨다는 점이었다. 호텔에서는 투숙객들에게 덴탈 마스크를 무료로 나누어 주는 곳도 있었고, 전시장 및 호텔, 카지노 등 곳곳에 비치된 손소독제를 사람들은 수시로 이용하고 있었다.

 

그림 7. 라스베가스 호텔의 손소독제 / 출처 : aarp.org
그림 7. 라스베가스 호텔의 손소독제
/ 출처 : aarp.org
그림 8. 마스크를 벗고 도박을 하는 사람들 / 출처 : Las Vegas Sun
그림 8. 마스크를 벗고 도박을 하는 사람들 / 출처 : Las Vegas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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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시장과 실내에만 한정된 이야기고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보였으며, 밤이 되면 그런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리고 카지노에서는 대부분 음주가 가능해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거의 모든 호텔의 1층에 카지노가 있어 객실까지 이동하면서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을까 걱정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식당 등을 이용하기 위해 백신접종 증명서를 상비하고 다녔지만 해당 자료를 요구하는 곳은 없었으며, 우리나라처럼 거리두기 등을 하지 않고 평소처럼 테이블을 운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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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준비를 위한 PCR 검사
현재 기준으로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48시간 이내 발급된 PCR 검사 결과가 필요하다. 이 시간은 검사를 한 시간이 아닌 검사 결과를 받은 시간부터 비행기 탑승 전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 필자의 출장 기간에는 72시간이었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여 48시간으로 시간이 축소되었다. CES 2022의 경우 참석자들에게 귀국 시 필요한 PCR 검사를 무료로 해줬지만, 필자는 CES 2022가 끝나도 라스베이거스와 LA에서 업무를 봐야 했기 때문에 72시간 규정을 만족시킬 수가 없었다.

 

그림 9. CES 2022 참석자들을 위한 PCR 검사소 / 출처 : Forbes
그림 9. CES 2022 참석자들을 위한 PCR 검사소
/ 출처 :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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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Walgreen과 CVS 등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요즘은 검사자 수가 늘어서 대기 시간도 길어졌다. 일정에 쫓기는 출장자들은 이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LA 공항에서 24시간 이내 결과를 받을 수 있는 검사를 $125 비용을 내고 받았다. 해당 검사는 Clarity Mobile Lab 사이트(patientsystem.claritymv.com)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검사 결과는 이메일로 발송되고 해당 메일의 첨부 파일을 출력해서 공항에 가지고 가야 한다. 비행기티켓 발권 때 항공사에서 해당 문서를 확인하며,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방역 담당 직원에게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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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부터 자가격리까지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이제부터는 대기의 연속이다. 특히, 본인처럼 자가격리 면제를 한 사람들은 격리시설까지 가야 해서 고향 땅을 밟았지만 집에는 못 가는 억울한 감정마저 들었다. 먼저 여권 검사를 하기 전에 방역 관련된 서류 검사를 하는데 이 대기시간이 제법 길다. 같은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들 검사하는 데만 1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그리고 이후 절차는 자가격리 면제 신청을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다르다. 우선 자가격리 면제 신청을 안 한 사람들은 인천공항에서 자가격리 앱만 설치하고 바로 귀가 후 24시간 이내에 거주지역 보건소에서 PCR 검사 결과를 받고 10일간 자가격리를 하면 된다. 하지만 자가격리 면제신청을 한 사람은 공항에서 격리시설로 이동하는 셔틀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것도 1시간 정도 걸렸다. 그 후 격리시설로 이동해서 PCR 검사 후 해당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평균 12시간 정도 대기하다가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이 되면 자가운전, 방역택시, 대중교통(백신 2차 접종 완료자에 한정)으로 귀가가 가능하다. 격리시설은 영종도, 김포, 용인 등 다양하며 어디로 가게 될지는 셔틀버스가 오는 그 순간까지도 모른다. 본인이 머물렀던 격리시설은 용인에 위치한 호텔이었는데 인천공항에서 해당 시설까지 이동하는 데만 1시간 반이 걸렸고, 끝나고 다시 인천공항 인근 운서역으로 이동하는데 다시 또 1시간 반이 걸렸다. 최종적으로 인천공항 도착해서 집에 오는데 약 18시간 정도 걸렸다. 그러므로 출장 일정을 고려할 때는 이런 시간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림 10. 격리시설
그림 10. 격리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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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귀가한 이후에는 자가격리 면제 신청 때 작성한 외출 일정을 근거로 외출이 가능하다. 즉, 자가격리 면제 신청이 통과되었다고 평상시처럼 생활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자가격리 면제 신청할 때 격리 면제 기간 외출 일정을 상세하게 작성하게 되어 있고 이때 작성한 외출 외에는 자가격리가 원칙이다. 일반적으로 집-회사 말고는 나갈 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해당 이동 시에도 자가운전이나 방역차량 등의 이용이 권고된다. 그리고 자가격리 기간 6~7일 차에 거주지역의 보건소에서 2차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2차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해도 자가격리 수칙은 10일까지 지켜야 한다. 하지만, 본인은 이렇게 신청을 하고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CES 2022 출장 귀국자들의 감염률이 너무 높아 행정안전부로부터 자가격리가 권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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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지금 해외 출장 또는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분이 가장 첫 번째로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절차가 불시에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와 여러분이 가려고 하는 나라 모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에서 LA 왕복하는 아시아나 비행기가 코로나19로 인한 국토교통부 사정으로 일정이 변경되어 출발시간이 12시간 늦춰지게 되었는데 이런 정보를 출발 3일 전에 문자로 통보받았다. 그리고 미국 국내선 기장과 승무원 사이의 코로나 확진 이슈로 미국 국내선 지연이 심해 필자를 비롯한 많은 CES 참석자들이 LA 공항에서 8시간 이상의 긴 시간을 대기해야만 했다.

그러므로 출장 기간과 비용 모두 코로나19 이전 시절보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준비하는 것을 권장하며, 만에 하나 모든 일정을 취소해야 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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