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진화한 4.15 선거 개표방송

한 단계 진화한 4.15 선거 개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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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출처. 각 방송사 유튜브 캡처

선거방송은 각 방송사의 기획과 기술이 어우러져 선거 개표 결과와 당선확률, 각 투표소 및 정당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생방송하여 ‘방송의 꽃’이라 불린다. 단 하루를 위해 방송사는 수개월 전부터 준비에 들어가게 되고, 시청자는 각 방송사의 개표 현황을 보며, 더 신선하고 볼거리를 제공한 개표방송에 점수를 준다. 방송사들이 선거방송에 신경을 쓰는 이유다. 특히 그동안 축적된 방송기술을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기에 그 의미가 매우 높다. 이미 대형스크린을 통한 선거방송은 모두에게 익숙해졌기에 각 방송사는 고유의 세트, 화려한 영상미를 바탕으로 올해 5G와 AI 캐스터 등의 새로운 선거방송으로 찬사를 받았다.
지난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은 28년 만에 66.2%라는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만큼, 그 중요도와 대중의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그 결과를 판단하는 선거 개표방송에도 많은 관심이 모였다. 각 방송사의 선거방송을 통해 어떤 기획과 기술이 우리 안방에서 펼쳐졌는지 확인해보자.

KBS 선거방송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0 총선’
KBS는 이번 개표방송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과 본회 의장 앞 잔디밭 전체를 활용하는 대형 세트를 마련했다. 여기에 드론 등으로 촬영한 실시간 국회 모습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그래픽을 통해 선거방송의 기본기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위해 KBS는 하루라는 점(点)으로 끝나는 개표방송이 아니라 선(線)의 개념으로 6개월여를 준비했다. KBS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정치합시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충실하게 준비를 해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박형준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등 긴 시간 축적된 출연자들 간의 호흡, 그동안 쌓인 여론조사 데이터와 예측이 고스란히 개표방송에 녹아들었다. 인지도 높은 출연진을 구성하여 선거 예측과 함께 편안한 개표 과정을 보여주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국회 앞 토론 스튜디오 외에도 개표방송 메인 세트가 마련된 TV공개홀에 설치한 길이 24m의 대형 직각 LED 월(듀얼 K-월)은 총선과 관련해 수집할 수 있는 모든 선거 정보들을 한눈에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밖에도 터치스크린을 통한 손쉬운 선거 결과 확인과 AR 구현 등 안정적인 운영과 더불어 기술적인 면에서도 그간의 성과를 보여주기 충분했다.

KBS 01
KBS 02
KBS 03
MBC 선거방송 ‘선택 2020’
MBC 선거방송 ‘선택 2020’은 가장 볼거리가 많고, 화려한 영상미가 돋보였다. 우선 상암동 MBC 사옥 앞에 설치된 투명 에어돔은 지름 25m, 높이 12.5m의 초대형 크기로 전국 253개 지역구의 개표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LED볼 전국 지도가 설치돼 복잡한 판세를 직관적으로 보여주었다. 개표 중간중간 에어돔에서 펼쳐진 화려한 조명쇼는 드론으로 생중계되어, 시청자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OLED 디스플레이도 차별화된 볼거리였다. 투명디스플레이를 터치하면 전국 격전지 상황이 가로 18m, 세로 7m짜리 대형화면에 펼쳐져, 개표현황과 다양한 상황을 보여줬다.
이밖에 선거방송 최초로 인공지능 캐스터도 등장해 어색한 기계음이 아닌 자연스러운 진행을 전했고, 각 당의 대표 정치인의 목소리도 음성 AI 기술과 접목하여 시청자에게 새로움을 주었다. 한편, MBC는 SKT의 5G망을 활용했는데 SKT의 5G 기반 영상관제 솔루션 ‘T라이브 캐스터’를 활용했다. T라이브 캐스터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로 촬영한 풀HD 영상을 5G나 4G LTE 망을 통해 TV, 개인방송 등 다양한 채널에서 실시간 중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MBC는 이를 활용해 이번 선거에서 FPV 드론과 HD 화질로 촬영된 영상을 무선 생중계 하여 다양한 선거구의 투개표 현황을 고화질 영상으로 송출해 스마트폰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이를 위해 SKT는 상황실을 운영해, 트래픽 용량 예측 및 추가 용량을 확보했다.
개표 중간 MBC 간판 시사프로그램 ‘100분 토론’을 압축한 ‘10분 토론’에서는 박혜진 아나운서, 신경민 전 앵커, 전원책 변호사가 개표 과정을 쉽고 재밌게 분석해 의미 있는 토크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MBC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독자적인 당선확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적중 2020’으로 현재 개표상황은 물론이고 출구조사와 과거 선거 결과까지 모든 데이터를 총망라해 모든 지역구 후보자의 실시간 당선확률을 분석해 방송 및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MBC 02

SBS 선거방송 ‘2020 국민의 선택’
SBS는 ‘오늘, 우리 손끝으로’를 슬로건으로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미디어 월 실시간 영상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총선의 현장을 방송했다.
SBS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선보인, 독자적으로 개발한 그래픽 표출 시스템 바이폰(VIPON, Vote Information Processing Online Network)으로 선거 방송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유난히 접전 상황이 많았던 이번 선거에서 바이폰 위주의 스피디한 진행과 화려한 그래픽 화면, 개표 방송의 긴박감을 유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전국 253개 지역구의 개표상황 모니터링과 분석을 통해 박빙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지역을 선별해 실시간 개표 상황을 그래픽으로 표출해 냈고, 특히 총선 핵심 이슈별 데이터를 추려 시청자들이 한눈에 선거 양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SBS 당선예측분석시스템 ‘유·확·당’(유력/확실/당선)은 국내 통계 전문가들과 인공지능 AI 기술이 결합했다. AI 유확당은 전체 지역구 모든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실시간 당선 확률을 계산해 내고 개표 초기 안개 속 판세에서도 시청자들에게 명쾌한 선거 결과 전망을 보여줬다.
또한, SBS는 KT와 협업하여 5G 선거방송으로 신속한 개표 소식을 전달했다. 기존 중계차 또는 LTE 네트워크 인프라 등을 활용한 생중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5G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특정 지역 생중계 선거방송을 통해 현장의 투표 열기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KT는 사전투표소를 비롯해 개표소와 선거관리위원회 업무망 등에 유무선 회선 구축, 차량기지국 추가 배치와 선거통신망 감시 등을 통해 성공적인 선거방송에 만전을 기했다.

SBS 06
SBS 01
SBS 05

다음 선거방송을 기약하며
이번 선거방송은 볼거리, 즐길 거리, 이야기 거리가 많아, 어느 때보다 영상미와 내용 면에서도 많은 화제가 되었다. 외국에서도 한국의 뛰어난 영상의 선거방송이 SNS 등에서 거론될 정도였고, 무엇보다 선거결과를 기다리는 국민에게 충실한 정보와 의견을 전했다. 또한, 대형 및 터치스크린, AI, AR, 드론, 5G 등 기술의 발전이 선거방송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한 번에 보여주었다. 이 밖에도 홈페이지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결과 확인과 개표방송 중계가 제공되었다. 다음 선거방송에서는 어떤 새로운 기술이 더해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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