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를 통해 배우는 ESG, 방송사는 어떻게 ESG를 실현할 수 있을까?

빅테크를 통해 배우는 ESG, 방송사는 어떻게 ESG를 실현할 수 있을까?

빅테크를 통해 배우는 ESG,

방송사는 어떻게 ESG를 실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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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심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개념이다. 기업이 기업의 역할을 잘하려면 재무구조만 좋아서는 안 되고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책무를 다해야 비로소 선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기업이 돈을 잘 벌고 투자를 잘한다고 해도, 환경을 파괴하거나 사회를 공정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지 못하거나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은 기업이라면. 그 기업은 좋은 기업이 아니고 지속하여 성장할 수 없다는. 이러한 사회의 인식에서 나온 개념이 ESG이다. 그래서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하는 수단이라고도 한다.

즉, 오늘날에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다하고 지속가능경영(CSM, 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을 가능케 한다고 할 때, ESG 지표 수준이 높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기업 스스로 돈 벌고 투자하는 데 집중하지 말고 전체 사회구성원의 공존에 더욱 큰 가치를 두고 경영활동을 이어가야 한다는 흐름 속에서 기업에 대한 ESG 평가 요소들이 부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ESG는 최근의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경영의 개념을 다양하게 만드는 개념이기도 하다. 기업의 평가 요소로서도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현 상황에서 추구해야 할 기업 가치에 대한 평가 요소인 셈이다.

미국의 GAFA(GoogleㆍAppleㆍFacebookㆍAmazon)라 불리는 ICT 분야 빅테크 기업들도 ESG를 앞다퉈 실천 중이다. 이번 원고에서는 ESG 관련 보고서를 통해 빅테크 기업들이 ESG를 어떻게 바라보며 실천하고 있는지 그 내용을 훑어본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기존 방송사들은 어떻게 ESG를 실현할 수 있을지 짧은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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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이상과 가치의 설정
기업이 성장하는데 경영실적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처럼 미래기술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성장하려면, 소비자들에게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미래의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체감되지 않는 기술이라도 그 기술이 그리는 미래상과 함께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하는 편익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확실히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잘하는 게 이 부분이다. 자사 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일종의 스토리텔링이라고나 할까.)
빅테크 기업의 ESG 보고서 서두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자사가 ESG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떠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ESG를 실현하고 있는지,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서두에서 설명한다. 애플(Apple)이 발간한 <Apple’s 2021 ESG Report>를 살펴보자. CEO인 팀 쿡(Tim Cook)은 “At Apple, we are optimistic about technology’s awesome potential for good.”(“애플은 기술의 선한 잠재력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한다.”)는 말을 던진다. 그러면서 그러한 선한 잠재력이 저절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매일 만드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품위나 인간성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을 덧붙인다.

 

애플 CEO의 ESG 보고서 소개글 https://s2.q4cdn.com/470004039/files/doc_downloads/2021/08/2021_Apple_ESG_Report.pdf
애플 CEO의 ESG 보고서 소개글 https://s2.q4cdn.com/470004039/files/doc_downloads/2021/08/2021_Apple_ESG_Repor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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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서는 애플의 ESG 접근방식에 대해 “We are committed to demonstrating that business can and should be a force for good.”(“우리는 비즈니스가 선의의 힘이 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혁신과 협업, 타인을 섬기는 것이 중요함을 말한다. 애플에 ESG는 선함(good)에 대한 실현인 셈이다. 애플의 기술과 서비스, 상품에 선함을 더하기 위해서 ESG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마존(Amazon)의 보고서 제목도 살펴보자. 아마존은 보고서에서 ‘futher and faster, together(더 멀리, 더 빠르게, 함께)’라는 문구를 통해 ESG에 대한 철학을 요약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빅테크 기업처럼 시장에서 남다른 성장을 이룰 것이지만, 사회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당위적 책무에 대해서도 간과하지 않겠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아마존의 보고서 목차는 제목을 설명하는 것처럼 맥락이 같다. 특히 환경 분야에서 2040년까지 탄소 제로를 실천하며, 주력 사업인 클라우스 서비스 분야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여 환경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대용량의 에너지원이 소비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아마존이 선두주자이므로 남들과 달리 진보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환경문제에도 집중하겠다는 점이 보고서에 드러난다.

 

아마존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목차 https://sustainability.aboutamazon.com/pdfBuilderDownload?name=amazon-sustainability-2020-report
아마존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목차
https://sustainability.aboutamazon.com/pdfBuilderDownload?name=amazon-sustainability-2020-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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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성과와 목표 드러내기
ESG는 단순히 새로운 사회 트렌드나 개념만이 아니다. 엄연히 기업의 평가 요소로 기능하는 개념이다. 전 세계에 ESG 평가기관이 100여 개가 넘는 만큼 ESG는 엄연히 기업의 핵심적인 평가지표로 거듭나고 있다. 따라서 빅테크 기업들의 ESG 보고서는 단순히 스토리텔링으로만 채워져 있지 않다. 손에 잡히는 수치를 통해 다양한 성과와 목표들이 보고서에 드러난다.

구글(Google)의 경우, 지주회사인 알파벳(Alphabet)에서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구글이 달성한 ESG 성과는 대규모 예산 할당 규모로 표현되었다. 구글이 34억 7,000만 달러(한화 약 4조1천억)를 사용하여 8개의 녹색 프로젝트 및 사회적 적격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 안에는 에너지 효율 증대, 친환경 에너지 사용, 그린 빌딩 구축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구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순수익의 61%에 해당하는 예산을 ESG에 투입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ESG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향후 5개년 동안 어떻게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추진할지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며 ESG의 실천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요약하자면 무탄소, 기술 기반의 문제해결, 사람과 장소에 대한 혜택이다. 즉, 환경보호에 힘쓰면서 자사의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며 자사의 자원을 활용하여 이해관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알파벳(구글)이 말하는 향후 5개년 지속가능경영 전략 https://www.gstatic.com/gumdrop/sustainability/alphabet-2021-sustainability-bond-impact-report.pdf
알파벳(구글)이 말하는 향후 5개년 지속가능경영 전략 https://www.gstatic.com/gumdrop/sustainability/alphabet-2021-sustainability-bond-impact-repor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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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에 대한 명확한 파악
각 기업의 ESG 보고서에는 기업이 현재 처한 위치와 상황에 대한 분석도 실린다. 페이스북(Facebook)은 현재 기업의 상황에서 지켜야 할 핵심적인 내용으로 ‘투명성과 윤리적인 비즈니스 관행(Transparent & Ethical Business Practices)’,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소비자 신뢰(Data Privacy & Consumer Trust)’, ‘혁신과 지식재산권 보호(Innovation & IP Protection)’를 꼽았다.

최근 페이스북은 ‘메타(meta)’로 사명을 변경하여 본격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발표하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페이스북 내부고발자에 의해 페이스북의 서비스가 윤리적이지 못하고 사회에 폐를 끼친다는 인식도 확산하였다. 그래서인지 페이스북이 주목하는 ESG 실천 내용 중에서는 특히 ‘상품 및 서비스의 사회적 영향(Societal Impact of Products & Services)’이 눈에 띈다. 자사 플랫폼과 서비스를 활용하여 ‘평등하고 안전하며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한다’라는, 바로 이러한 다짐은 페이스북이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실천전략인 셈이다.

 

페이스북이 주목하는 ESG 영역 https://sustainability.fb.com/wp-content/uploads/2021/06/2020_FB_Sustainability-Report-3.pdf
페이스북이 주목하는 ESG 영역
https://sustainability.fb.com/wp-content/uploads/2021/06/2020_FB_Sustainability-Report-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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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는 ESG를 체득하는 노력에 더해 그 확산에 더욱 힘써야
ESG의 열풍에 휩싸여 모든 사회 영역에서 ESG 실천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마 방송영역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선도적인 기업의 모델을 본받아 ESG를 실천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여기서 선도적인 기업이라면 방송의 영역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는 빅테크 기업들이 한 사례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상당량의 노력을 통해 ESG를 실천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방송산업이 이를 무작정 따라갈 수는 없고 따라가서도 안 된다.
방송사는, 특히 공적인 책무를 다해야 하는 방송영역의 사업자는 ESG에 대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의 이상과 가치를 투영해 ESG 실천전략을 만든다는 점, 뚜렷한 성과와 목표를 드러낸다는 점, 현재 위치에 대해 명확히 파악한다는 점은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공공의 자원인 주파수와 공적 책무를 할당받은 방송사들은 ESG를 자사의 사업 방향이나 문화에 접목하려는 노력만 해서는 안 된다. 널리 알리는 노력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방송사가 ESG를 체득하여 사업의 방향을 설정하고 조직의 문화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더불어 ESG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확산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독려하는 역할을 방송사가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로써 방송사는 본질적인 책무로서의 ESG 실천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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