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계 왕좌를 차지하기 위하여

네이버 웹툰의 글로벌 IP 사업확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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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시각으로 2024년 6월 27일.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알려진다. 네이버웹툰은 국내 미디어 콘텐츠 업계에서 주목도와 성장세가 두드러져,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오래전부터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시장진출을 예상할 수 있었다.

잘 나가는 콘텐츠가 해외시장에 진출하여 더 많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포부는 누구나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사업확장에 대한 다짐은 남다르다. 글로벌 IP 사업확대가 주요 목표이기 때문이다. 바로, ‘원작계’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벤처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웹툰은 ‘원작계’에서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최근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THE 8 SHOW>는 배진수 작가의 네이버웹툰인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했다. 이미 영화나 드라마에서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으니, 그리 특이한 일도 아니다. 문학계 콘텐츠인 소설의 원작계 왕좌 자리를 웹툰이 대체하는 현상도 꽤 오래된 현상이니 말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타이틀 / 출처 : www.youtube.com/watch?v=CWfWMxDqbN0&ab_channel=NetflixKorea%EB%84%B7%ED%94%8C%EB%A6%AD%EC%8A%A4%EC%BD%94%EB%A6%AC%EC%95%84
넷플릭스 시리즈 타이틀 / 출처 : www.youtube.com/watch?v=CWfWMxDqbN0&ab_channel=NetflixKorea%EB%84%B7%ED%94%8C%EB%A6%AD%EC%8A%A4%EC%BD%94%EB%A6%AC%EC%95%84


콘텐츠 업계에서는, 웹툰의 경우 이미지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 같은 동영상 콘텐츠로 변환하기 쉽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소설의 내용을 동영상으로 변환시켜 콘텐츠를 생산하려면 별도의 스토리보드를 만들어야 하고, 영상구성을 위한 기획과 아이디어 개발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지만 웹툰은 다르다는 말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의 원작으로 알려진 과 / 출처 : comic.naver.com/search?keyword=%EB%A8%B8%EB%8B%88%EA%B2%8C%EC%9E%84 / comic.naver.com/search?keyword=%ED%8C%8C%EC%9D%B4%EA%B2%8C%EC%9E%84
넷플릭스 시리즈 의 원작으로 알려진 <머니게임>과 <파이게임> / 출처 : comic.naver.com/search?keyword=%EB%A8%B8%EB%8B%88%EA%B2%8C%EC%9E%84
/ comic.naver.com/search?keyword=%ED%8C%8C%EC%9D%B4%EA%B2%8C%EC%9E%84


한편으로 웹툰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물은 캐릭터와 상품으로 변환하기 쉬운 측면도 있다.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를 통해 파생되는 캐릭터와 상품들이 대개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의 제작 과정이나 그 이후에 기획되는 데 반해, 웹툰은 다양한 캐릭터와 상품 등의 굿즈를 제작하는 데 컨셉 기획, 디자인, 유통 과정에서의 비용과 시간을 절약해준다. 특정 이미지를 통해 굿즈를 형상화하여 시장에 선보이고 효과를 살펴보는 그 과정들을, 웹툰 제작 과정에서는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분석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웹툰은 다양한 연령층에 소구할 수 있는 영향력도 갖추고 있다. 웹툰의 이미지는 시각화된 정보로 어떤 콘텐츠보다도 이용자에게 친밀도를 형성하는 효과가 크다. 그래서 웹툰의 이미지를 활용한 시각화 정보는 어떤 영상 제작물들과도 매칭되기 쉽다. 특히, 게임 분야에서 웹툰은 다른 어떤 콘텐츠보다 적용이 쉽다. 아무리 진지하고 어두운 내용의 웹툰이라고 하더라도 시각화된 정보로 이미 이용자와 친밀감을 형성한 웹툰의 장르는 단순히 즐기는 오락성 게임에 적용되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시장진출이 의미가 있다. 웹툰이 이미 ‘원작계’에서 영향력이 큰 분야이고 더구나 국내 웹툰 업계에서 이미 검증된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으니, 이는 콘텐츠 시장 전체에서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IP 전쟁의 절정기, IT 부흥기의 기술특허 전쟁을 보는 듯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시장확장의 기치로 내세운 ‘글로벌 IP’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웹툰의 전략은 콘텐츠 시장에서 가치가 큰 웹툰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s, 지식재산권)를 다수 확보하여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 웹툰 홈페이지 / 출처 : comic.naver.com/index
네이버 웹툰 홈페이지 / 출처 : comic.naver.com/index



오늘날 IP는 콘텐츠 시장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해당 콘텐츠가 지니는 창작물로서의 가치를 설명해 줄 수 있는 개념이자,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이 가치 있는 웹툰 IP를 더 많이 확보할수록, 웹툰 IP가 매개된 콘텐츠 사업 영역은 더 확장될 수 있다. 네이버웹툰에 속한 웹툰 IP가 매개된 콘텐츠 사업 영역이 확장될수록, 기업의 가치도 더 커진다.

그래서 네이버웹툰 글로벌 IP 사업 선언은 이미 시작된 콘텐츠 IP 전쟁을 절정기로 향하게 할 수 있는 사건이다. 이는 IT 부흥기 변곡점마다 등장했던 기술특허 전쟁과도 같다. IT 기업들은 자신이 론칭한 서비스에 내재한 기술에 대한 권리 주장을 위해 기술특허를 다량 취득하거나, 특허를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경쟁을 한다. 마찬가지로 네이버웹툰은 웹툰 IP를 통해 앞으로 네이버웹툰 플랫폼에 탑재된 웹툰 IP와 유사한 콘텐츠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이미 시작된 콘텐츠 업계의 IP 전쟁에 네이버웹툰이 참전하여 전쟁을 절정기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네이버웹툰 글로벌 IP 사업확대는 문화 IP 확대의 또 다른 계기
그런가 하면,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IP 사업 확대를 통해 제2의 한류문화 부흥기(?)가 기대되기도 한다. 웹툰 콘텐츠는 스토리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콘텐츠에 딸린 IP는 스토리 IP와도 같다.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생산된 스토리 IP가 웹툰을 통해 확산한다면 우리 문화도 확산하는 것이다.

 

네이버 웹툰 본사이자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 출처 : about.webtoon.com
네이버 웹툰 본사이자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 출처 : about.webtoon.com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스토리는 문화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스토리 IP의 확산은 곧 문화 IP 확산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운 넷플릭스가 전 세계 동영상 플랫폼을 지배한 결과를 도출한 사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동영상 유통 플랫폼에 불과했던 넷플릭스에 ‘글로벌 콘텐츠 리더’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때문이었음을 말이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각 플랫폼 유통 업계에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붐이 일었다. 동영상 플랫폼 전쟁에 참전하는 플레이어들이 저마다 콘텐츠 권리 주장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다짐을 증명한 현상이다. 바로 이러한 현상이 네이버웹툰을 통해 콘텐츠 시장에서 더욱 확산할 수 있음을 주목해봐야 한다.

네이버웹툰은 동영상 플랫폼에 탑재된 ‘수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오리지널’을 제공할 수 있다. ‘오리지널의 오리지널’. 그간 콘텐츠 업계를 집어삼켰던 OTT(Over The Top) 동영상 플랫폼 시대를 네이버웹툰이 종식 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오늘의 시대는 ‘가장 오리지널’을 원하는 시대이며, ‘가장 오리지널’인 콘텐츠가 승자의 자리를 차지하는 시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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