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 I/O and WWDC 2015

Build, I/O and WWDC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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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전 세계 ICT 산업을 이끄는 Microsoft(이하 MS), Google, Apple의 개발자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작년에는 IT 3사의 연례회의가 대략 3개월에 달하는 시차를 두고 열려서 각각 신규 OS의 특징과 서비스 그리고 비전에 대해 『방송과기술』에서 자세히 알아보았는데요. 올해는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시기에 열려 한 번에 다뤄야 하니 어쩔 수 없이 3사 개발자회의 특징을 작년 그리고 경쟁사들과 비교하는 형식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실 일부 IT에 관심 있는 엔지니어가 아니라면 개발자회의가 생소하실 것입니다. 세계 3대 IT쇼인 CES, MWC, IFA와 같이 오랜 역사도 없으며, 인지도도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3대 개발자회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전 세계 유・무선 플랫폼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개발자회의를 통해 ICT 플랫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어디로 흘러갈지 가늠할 수 있었는데요, 종착지는 바로 사물인터넷 IoT였습니다. 가전이든 모바일이든 어차피 미래에는 여러 분산 망에서 하나의 중앙 코어망(over 5G)으로 귀결되므로 자신의 운영체제가 핵심이 되는 통합된 오픈플랫폼 표준을 위해 매해 경쟁적으로 개발자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아래의 [표 1]은 2014년 개발자 회의의 3대 OS(모바일, 데스크톱, 차량)입니다. 올해는 어떤 신규 OS(IoT 포함)와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하였는지 궁금해지는데요. 그럼 개발자 회의의 역사부터 장소까지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분

개발자회의 장소 및 일정 모바일 OS 데스크톱OS 차량용 OS
MS

Build

모스콘 센터 4.2~3

윈도폰 8.1 윈도 8.1 Windows in the car
애플 WWDC 모스콘 센터 6.2~6 iOS 8 X 요세미티

Car Play

구글 I/O

모스콘 센터 6.25~26

AndroidL Chrome AndroidAuto


3대 개발자회의 역사

상기한 바와 같이 3대 개발자회의의 역사는 그리 길지 못합니다. 윈도로 알려진 전통적인 데스크톱 OS의 강자 MS와 달리 모바일 OS를 주력으로 세계 시장을 양분(아직은 안드로이드 but 웨어러블은 애플워치란 점에서)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은 진정한 스마트폰 시대 이전에는 이렇다 할 개발자회의가 없었습니다. 최초의 스마트폰 아니 순수한 의미에서 전화기능에 간단한 PC 기능이 부가된 전화기가 1992년 IBM 사의 사이먼(Simon)이라니, 그 당시 개발자회의는 있다 한들 지금의 며칠에 걸쳐 행해지는 쇼는 분명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나마 가장 길다고 할 수 있는 W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의 경우 혹자는 1983년 캘리포니아 몬터레이가 그 효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내부 개발자회의고, 대체로 오픈독(Open Doc) 소프트웨어를 공개한 1995년을 원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IT 전문가들은 위기에 처한 애플을 살리기 위해 돌아온 스티브 잡스가 처음 등장한 1999년부터 기억할는지 모르겠으나 대부분은 아이폰과 웹브라우저 사파리를 잡스가 처음 공개한 2007년 WWDC부터 진정한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준 개발자 회의라 여기고 있습니다.

build-logo Logo

[그림 1] 3대 개발자 회의 로고
[그림 1] 3대 개발자 회의 로고

구글은 2009년 11월 한국에서 아이폰 3GS가 처음 판매되기 1년 전인 2008년부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I/O를 개최하였으니 올해가 8번째 해입니다. ‘입력과 출력(Input/Output)’ 또는 ‘개방 속 혁신(Innovation in the Open)’이란 뜻으로 안드로이드=오픈소스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I/O는 3년 전 구글의 공동 창업주인 세르게이 브린이 나와 구글 글래스를 소개하며 보여준 데모 영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 데모 영상에는 스카이다이버들이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상태로 낙하하면서 찍은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구글 행아웃에 전송하여 디바이스의 진화가 이전과 다른 새로운 액티비티를 창조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지금의 구글 글래스는 올 초 미국과 영국에서 판매해왔던 시제품을 중단하며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B2C는 포기해도 아직 B2B를 위해 기업용 앱개발 프로젝트인 ‘Glass@Work’를 진행하고 있으나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이에 반해 MS의 Build는 가장 역사가 짧습니다. 데스크톱 시대부터 독점적인 지휘를 누려왔던 터라 경쟁 상대도 없을뿐더러 모바일 OS는 애초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초의 개발자 회의도 2011년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처음 열었는데 당시도 윈도8 OS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였습니다. 그러다 2012년에 들어와 모바일 OS 윈도폰8과 클라우드 애저(Azure)를 공개하였고, 작년에는 데스크톱 운영체제(OS)인 ‘윈도8.1’ 첫 번째 업그레이드 버전과 모바일 OS ‘윈도폰 8.1’을 선보였습니다. 데스크톱 & 마우스란 연결고리를 끊고 태블릿 & 터치란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고자 MS 윈도8을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기존 MS를 데스크 또는 랩톱으로 계속 사용하고 싶은 유저들로부터 외면받았고 급기야 올해 윈도10에서는 윈도8의 기능을 포기하고 다시 이전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개발자회의는 모스콘 센터?
언제부턴가 애플은 줄곧 모스콘 센터에서 콘퍼런스를 열어왔습니다. 그러다 구글이 합류하였고 재작년부터는 MS도 가세하여 3사 모두 같은 곳에서 개발자회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애플과 구글이 태동한 실리콘 밸리가 샌프란시스코 주에 있고, 그 안의 가장 큰 규모(총면적 8만4000m²)의 전시장이라고 하지만 본사가 워싱턴에 있으며 작년에 실리콘 밸리 연구소를 폐쇄한 MS까지 모스콘 센터를 고집한다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사실 위 3사만 논해서 그렇지 모스콘 센터는 ‘혁신’을 외치는 기업의 콘퍼런스 단골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모스콘 센터가 혁신의 아이콘이 된 걸까요?

moscone-convention-center Moscone Centre

 [그림 2] 개발자 회의가 열리는 모스콘 센터
[그림 2] 개발자 회의가 열리는 모스콘 센터

혁신은 묵은 관습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이름에 붙여진 모스콘은 전 샌프란시스코 시장을 역임하다 총격으로 사망한 조지 모스콘(Jorge Moscone)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모스콘은 하비 밀크(최초의 동성애 시의원)와 함께 동성애자를 위한 인권조례를 통과시켰다는 이유로 살해되었습니다. 하비 밀크는 미국 우정공사에서 기념우표로도 이례적으로(정치인은 대통령을 주로 제작) 선정되었으며, 그의 이름을 딴 영화 ‘밀크’는 숀펜이 주연을 맡아 아카데미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모스콘 시장과 밀크 시의원의 혁신! 모스콘 센터에 담겨있습니다.

키노트의 3인방 그들은 누구?
Nadella Keynote Pichai keynote

[그림 3] 키노트의 3인방 MS(사티야 나델라), 구글(순다 피차이), 애플(팀 쿡)
[그림 3] 키노트의 3인방 MS(사티야 나델라), 구글(순다 피차이), 애플(팀 쿡)

작년 2월부터 MS의 최고경영자로 등극한 이래 2년 연속으로 키노트를 진행한 사티야 나델라는 구글의 수석부사장 선다 피차이와 같은 인도 출신입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박수 갈채가 나오기도 하였는데요. 나델라는 키노트에서 데스크톱, 모바일, 게임기기 등 모든 기기를 아우르는 유니버셜 윈도 플랫폼 기회(Platform Opportunity)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지능형 클라우드를 구축하여(Build the intelligent cloud) 기업의 생산성 & 프로세스 제고(Reinvent productivity and business process-B2B)와 개인화된 컴퓨팅 환경(Create more personal computing-B2C)의 토대를 조성하기 위해 하나의 유니버셜 플랫폼에 하나의 유니버셜 앱스토어(One Platform and One Store)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제품 수석 부사장은 키노트에서 언제나 그랬듯(As always) 구글은 전 세계 무수히 많은 나라에 I/O를 스트림 생중계(we live-stream I/O to many many countries)하고 있으며 6대륙, 90개국, 460곳에 이른다고 운을 떼었습니다. 그리고 멕시코, 독일, 케냐의 청중들과 인사를 나누며 키노트의 시작을 ‘지금은 말할 것도 없이 모바일과 스마트폰 시대(This is, of course, the moment of mobile and smart-phone)’라 천명하고 12번째 모바일 OS M을 소개하며 자세한 기능은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데이브 버크에게 바통을 넘겼습니다.

포스트 스티브 잡스 팀 쿡은 지난 2011년부터 애플의 최고경영자로 애플을 이끌며 개발자 회의의 기조연설자로 등장해 왔습니다. 60초의 카운트다운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한 구글과 달리 애플의 도입부는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어 등장한 팀 쿡은 관객에게 굿모닝을 연이어 외치며 오늘 아침 중요한 얘기가 너무 많다(We do have a lot of great things to talk about this morning)며 키노트를 시작하였습니다. 또 이 개발자 회의가 계속해서 애플은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변화의 진원지가 되어야 한다(This developers conference continues to be the epicenter of change for not only Apple but the industries)며 WWDC 개최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그는 곧 새로운 데스크톱(OS X), 모바일(iOS), 웨어러블 워치(watchOS) 운영체제가 개발자들에게는 믿기 힘든 기회(incredible opportunities)를, 사용자들에게는 믿을 수 없는 가능성(unbelievable possibilities)을 제공할 것이라며 5분의 짧은 기조연설을 마치고 S/W 수석 부사장인 페더리기에 소개를 넘겼습니다.

IoT 패권 과연 어디로…?
다가올 미래가 초 연결시대(Hyper Connectivity)가 될 것이라는 징후는 ICT 산업 여러 방면에서 가늠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규모가 해가 갈수록 커질 거란 리서치가 연일 공개되고 있다는 점 또한 그런 날이 머지않았음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IoT IoT

[그림 4] 3사의 IoT 전략과 비전
[그림 4] 3사의 IoT 전략과 비전

MS는 유니버셜 윈도 플랫폼으로 10억대에 달하는 윈도10이 탑재된 기기들을 연결시키는 IoT를 구상 중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Web, .NET & Win32, Android(Java/C++), iOS(Object C) 코드를 MS의 윈도 앱 코드로 변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를 공개하였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웹이던 구글이던 애플이던 간에 모두 끌어안아 MS 플랫폼 안에서 하나의 앱 스토어를 통해 기기를 연결하겠다는 뜻이죠. 또한 사물인터넷용 윈도10 코어 인사이더 프리뷰(기기 간 언어, 구글의 위브에 해당)를 제휴업체에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구글은 IoT를 위한 3주체로 안드로이드 M(모바일 OS), 브릴로(Brillo, IoT OS) & 위브(Weave, 통신규약), 구글 클라우드를 제시하였습니다. 브릴로는 안드로이드 칩이 탑재된 기기들을 상호 연동해주는 운영체제이며 위브는 기기 사이에 쓰이는 언어로 통신 프로토콜에 해당합니다. 안드로이드 M을 통해 브릴로로 운영되는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글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용자 경험 등의 정보를 받아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안드로이드 M에 이어 IoT용 별도 OS와 통신규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기 간 연동을 강화하는 ‘Seamless(끊임없는)’ 서비스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브릴로는 오는 3분기부터, 위브는 4분기에 각각 프리뷰 형태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애플의 IoT 시작은 가전기기를 시작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 아래 WWDC 2014에서 홈킷(Homekit)을 공개하였습니다. 하지만 기본방향만 제시했을 뿐 홈킷을 지원하는 관련제품이나 음성인식 시리(Siri), 사용자 경험이 저장되는 아이클라우드(iCloud) 연계 등 전용 앱의 업그레이드 현황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아 이번 개발자회의에 거는 기대가 컸습니다. 이에 응답하듯 애플은 빠르면 3분기부터 관련 제품들이 나와 시리로도 제어가 가능한 홈킷으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입니다. 각종 동작인식 센서, 조명, 창문의 그늘제어, 여러 냉・온 기기의 온도조절, 현관 도어락 등 보안에 이르기까지 유저의 생활패턴이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편리하고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3사 모두 IoT를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MWC 2015(세계이동통신대회)의 삼성과 LG의 IoT 서비스 개념도 이름만 다를 뿐 이들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며 지금까지 공개된 IoT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즉, 모바일 OS(Samsung-Tizen, Google-Android, Apple-iOS, MS-Window mobile, etc)와 기기 간 통신과 제어용 OS(Google-Brillo&Weave, Apple-Homekit, etc) 그리고 사용자 경험이 저장되는 클라우드(MS-Azure, Google-Cloud, Apple-iCloud, etc)로 크게 분류되며, 목적과 방법이 같습니다. 누가 먼저 시장에 가장 빨리 진입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예상됩니다.

새로운 OS의 승자는?
MS의 새로운 OS 윈도10이 전격적으로 공개되며 7월 29일, 190여 개국 동시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아직은 데스크톱과 태블릿용이지만 윈도10 모바일 또한 하반기에는 모습을 보일 예정입니다. 올 초 미디어 행사에서 컨슈머 프리뷰를 통해 윈도10은 데스크톱과 모바일, 게임기기 등 IoT를 위한 모든 기기의 통합 OS가 될 것이며, 가장 많이 판매된 윈도7은 물론 윈도8, 8.2, 심지어 불법 다운로드 된 윈도까지 무료로(출시 후 1년간 한시적) 업데이트 한다는 전략을 발표하였습니다. 불법까지 끌어안고 간다는 점에서 IoT 초기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겠다는 속내라 보입니다. 윈도10의 특징 중 하나는 [그림 5]에서 보듯 하나의 유니버셜 플랫폼에 하나의 유니버셜 앱스토어(One Platform, One App-store)를 구축하여 윈도10이 탑재된 모든 디바이스에서 호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뮤직, 맵, 포토, 아웃룩, 오피스 등이지만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시대를 앞서(?) 전략적 실패라고 여겨졌던 시작메뉴가 8.1에서 사라졌다 부활하였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능이라도 유저의 외면에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윈도 익스플로러도 사라지고 그 자리를 ‘엣지(Edge)’가 차지하였습니다. 이전까지 프로젝트 스파르탄이란 코드명의 이름이 엣지로 정해진 것입니다. 엣지는 음성인식 기능인 ‘코타나(Cortana)’와 연동하여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사용자의 과거 내용도 인지하여 관련 정보를 텍스트로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음성으로 개인 일정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웹 메모작성(브라우저에 필기가능), 읽을거리(전부가 저장되는 즐겨찾기가 아닌 콘텐츠만 저장) 등이 추가되었지만 엑티브X와의 충돌, 인증문제 등은 아직 미흡합니다.

윈도10 OS

[그림 5] 2015 개발자회의에서 공개된 새로운 OS
[그림 5] 2015 개발자회의에서 공개된 새로운 OS

구글의 새로운 OS Android M은 피차이 부사장에 이어 데이브 버크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소개하였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App Permissions’ 즉, 애플리케이션 권한설정이라 할 수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보았을 파밍, 스미싱, 스파이 앱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앱(특히 공짜 앱)을 사용하다 보면 앱이 요구하는 권한이 부지기수였는데 사용자가 앱별로 허용할 수 있는 권한을 설정하고 또 그 조건을 충족하는 앱만 검색하여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특정 앱을 실행하면 위치정보전송을 허락해 달라는 팝업이 뜨곤 했는데 한번 차단하면 다시는 묻지 않게 됩니다. 권한 설정 메뉴는 위치, 카메라, 마이크, 연락, 전화, SMS, 일정, 센서 총 8개로 단순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다음은 안드로이드 페이입니다. 구글 월렛으로 재미를 보지 못한 구글이 야심차게 준비했는데요. 단순함(Simplicity), 보안(Security), 선택(Choice)을 내세웠지만 애플페이와의 큰 차이점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근거리 무선통신 NFC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기기에 별도의 앱이 필요 없이 단말을 대거나 잠금 해지와 사용자 인증절차 생략이 가능한 지문인식기능을 사용한다면 절차가 단순해집니다. 애플페이와 마찬가지로 얼마나 많은 은행, 카드, 상점 등과 제휴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또한 배터리 전력 문제를 다소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을 내세웠습니다. 바로 도즈(Doze)라는 기능을 이용하여 사용자가 단말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비활성모드로 전환하여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특정 기기 테스트이긴 하지만 이전 OS L과 도즈 기능이 탑재된 M을 비교하였을 때 2배 이상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 밖에도 좋아하는 웹사이트 상에서 다양한 크롬기능이 가능한 웹경험과 앱에서 다른 앱으로 이동이 가능한 앱링크, 앞뒤가 같은 USB C타입을 도입하여 빠른 충전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애플은 팀 쿡이 친구이자 동료(friend and colleague)를 외치자 박수와 함께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페더리기는 등장하며 바로 WWDC 2014에서 공개한 OS X 요세미티의 빠른 성장세를 강조하였습니다. 출시 8개월 만에 55% 점유율을 보여 윈도 8.1의 7%보다 월등했다며 이번에 공개할 OS X에 자신감이 넘쳐 보였습니다. 작년 WWDC 원고에서 애플은 고양이과 동물에서 이름을 따온다고 했었습니다. 치타에 이어, 퓨마, 재규어, 펜서, 타이거, 레오파드, 스노우 레오파드, 라이언, 마운틴 라이언을 끝으로 동물들과 작별하고 작년부터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 주의 명소인 ‘요세미티’를 선정했었죠. 열두 번째 OS X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위치한 가파른 절벽 ‘엘 캐피탄(El Capitan)’입니다. 요세미티보다 향상된 점을 보자면 우선 제스처, 스포트라이트, 분할보기, 창보기, 스페이스 바 기능이 추가되었으며 소프트웨어성능도 좋아졌습니다.
제스처의 기능은 메일 앱에서 전보다 빠르게 삭제하는 등 작업의 속도가 빨라졌고 스포트라이트는 인터넷은 물론 맥 내부의 파일 정보와 통합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내용을 찾아줍니다. 분할보기와 창관리를 통해 두 개의 앱을 맥 디스플레이에 꽉 맞춰 볼 수 있어 동시에 두 가지 작업이 가능하며 스페이스 바 기능은 바탕화면을 복수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물론 예전에도 있었지만… 부활)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앱 실행 속도 1.4배, 전환 속도 2배, 메시지 팝업속도 2배, PDF 파일을 불러오는 속도도 4배 더 빨라졌습니다. 이런 엘 캐피탄의 베타버전은 바로 공개되었으며 오픈 베타는 여름부터, 정식버전은 가을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모바일 iOS9는 새로운 기능보다 기존의 사용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강화시키는데 주안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 기기에 헤드폰 또는 카오디오가 연결되면 앱실행 없이 최근 재생한 음악과 목록이 보여 집니다. 일정 관리도 강화되어 시간뿐만 아니라 목적지까지 입력하면 최적의 출발시간과 경로까지 추천해줍니다. 그밖에 검색, 리마인더, 스포트라이트 기능이 추가되고 뒤에 언급하겠지만 음성인식 시리(Siri)가 향상되어 스마트폰은 점점 개인 비서화가 되가는 것 같습니다.
애플페이는 구글보다 한발 앞서가며 가능 영역을 안드로이드 페이보다 더 넓혀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신용카드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용 POS를 만드는 스퀘어(Square)가 올가을부터 애플페이용 POS를 출시한다고 밝혀 이미 제휴한 디스커버,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주요 신용카드 회사와 상점, 국가(영국은 7월부터) 등 모든 면에서 그 차이를 벌리고 있습니다.

끝으로 웨어러블 watchOS2는 애플의 스마트 워치가 그동안 폰이나 태블릿의 종속적이며 부수적인 서비스에서 탈피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더 이상 아이폰의 앱을 통해 정보를 전달받는 방법이 아닌 워치에서 앱을 실행하고 검색, 일정관리, 이메일, 건강 등 각종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애플의 IoT 서비스인 홈킷 또한 제어가 가능하며 애플페이도 워치로 가능합니다. 애플은 이미 watchOS2용 개발도구인 워치킷(watchkit)을 공개하였기에 중간과정 없이 워치에서 바로 실행이 가능한 네이티브 앱은 출시 한 달 만에 천 개를 돌파할 만큼 활성화 되었습니다. 26일 한국에 공식 판매될 애플워치의 개발자 베타버전은 이미 배포되었으며 정식 업데이트는 가을쯤 실시될 예정입니다.

음성인식 누가 더 지능적?
지능형 음성인식 기술은 3사 모두 지원하고 있으며 누가 더 스마트한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기능은 모두 음성을 인식하여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에서 약간의 차이점이 있는데요. MS의 코타나는 지능형 클라우드 애저(Azure)의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을 적용하여 좀 더 지능적인 데이터 검색이 가능합니다. 그동안 윈도폰에서만 지원이 가능하여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데스크톱 윈도10은 물론 Android, iOS를 지원한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구글나우와 애플시리보다 월등하지 않는 이상 큰 점유율을 차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시리는 이번 개발자회의에서 처리속도와 정확도 모두 40% 향상되었다고 성능 개선을 강조하였습니다. 구글나우는 가장 많은 써드파티(3rd-party)를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MS와 구글은 클라우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시리는 사용자의 기기를 기반으로 한다지만 어차피 스마트폰의 기능을 도와주는 역할에 불과해 음성인식이 전체적인 OS의 질을 좌지우지하진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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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3사의 지능형 음성 인식 기술(MS Cortana vs Google Now vs Apple Siri)
[그림 6] 3사의 지능형 음성 인식 기술(MS Cortana vs Google Now vs Apple Siri)

개발자 회의를 마무리하며…
올해도 신제품을 발표하는 자리는 아니었습니다. 대신 지난 1년간 향상된 OS 성능과 다양해진 신규 서비스 그리고 회사의 비전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설명하느라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습니다. 여러 차례에 나눠야 할 원고를 한 번에 다뤄야 하니 지면 관계상 못다 한 내용이 많습니다.
MS의 Android와 iOS를 지원하는 하나의 통합 플랫폼, 하나의 통합 앱스토어 전략은 모든 기기를 연결하는 IoT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물론 윈도8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고, 윈도 모바일 또한 아직까지 이렇다 할 두각을 내지 못 한 터라 MS의 바람대로 윈도10이 10억대 이상 탑재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홀로그램 전용 헤드셋 홀로렌즈(Hololens), 머신러닝 프로젝트 옥스포드(Oxford), 애저(Azure)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컨티늄(Continuum) 등 MS는 더 이상 데스크톱 OS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구글은 지난해까지 강력한 Android 진영을 구축하며 모바일 OS의 최강자로 군림해왔습니다. 하지만 올 초부터 구글 글래스 포기, 애플의 아이폰6의 강세와 삼성의 타이젠 도입 등 온갖 고초를 겪으며 점유율에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검색시장 또한 앱중심으로 개편되고 있고 주요 회사와 계약이 종료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야심차게 준비했던 조립폰 Ara 프로젝트 또한 조만간 푸에르토리코에서 출시한다지만 얼마나 많은 업체가 관련 부품을 제작할지 미지수입니다. Ara보다 스마트폰의 성능에 기능성 조립식 케이스가 더해진 넥스팩(Nexpaq)더 실용적이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는 분명 진화하였습니다. 구글 포토는 사용자에게 너무나 매력적이며, 가상현실 프로젝트인 카드보드2 이용자는 1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손동작을 인식해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프로젝트 솔리(Soli)와 전도성 있는 실로 옷감을 만들고 그 안에 회로를 내장하여 기기를 제어하는 프로젝트 자카드(Jacquard)는 꾀 신선하였습니다. 그 밖에도 무인자동차, 드론, 클라우드 로봇, 가상/증강 현실 등 많은 구글X 프로젝트가 하나씩 공개될 거라 예상됩니다.

애플은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아이폰6의 성공에 이은 애플워치의 대박 예감!(이미 관련 앱이 천 개가 넘음)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혁신적인 기술들… WWDC에서 보여준 애플은 그 결과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홈킷(IoT), 헬스킷(건강), 리서치킷(진단)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며 차세대 3D 홀로그램 관련 특허보유나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알려진 전기자동차 등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내년 개발자 회의에서는 어떤 신기술이 등장하고 결국 누가 IoT 시대의 최종 승자가 될까요?

P.S.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개발자 회의가 끝난 후, 요즘 주변 반응을 보면 구글포토가 세간의 화제인 듯합니다. 그냥 사진만 업로드하면 알아서 주석도 달아 줄 만큼 모든 관리를 해주며 1600만 화소에 1080P 동영상까지 용량 무제한으로 지원하는데 공짜라니 그동안 유료로 운영해왔던 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만도 합니다. 불법 다운로드한 제품도 공짜로 업데이트 해준다는 MS와 기존의 유료서비스도 무료로 전환시킨 구글의 의도는 어떡해서든 자신의 플랫폼 안에 일단 가둬두려는 락인(Lock-In) 전략으로 향후 IoT를 선점하려는 속내라 보입니다. 구글포토가 여타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더 매력적이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구글은 자선단체도 분명 아닙니다. 사진을 보면 그 사람의 많은 정보(의상 및 여행, 취미 등 라이프스타일)를 알 수 있습니다. 그것도 많은 사진을 저장하다보면 앞서 설명한 머신 러닝기술로 빅데이터를 분석, 무엇을 하고 싶어 하고 또 원할지도 알게 됩니다. 사진 분석 관련 구글은 이미 다량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로 원치 않는 광고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뜻이죠. 또한 구글맵과 유튜브가 그랬듯 특정 서비스의 유료화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영화 속 허무맹랑한 얘기일 수 있지만 거대 통신사를 거느린 킹스맨의 발렌타인 회장은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람들을 공짜 유심칩으로 유혹합니다. 허삼관 매혈기의 주인공은 공짜로 돈을 벌었다는 생각에 피를 자꾸 팔다 결국엔 쓰러집니다. 잊혀질 권리로 보듯, 개인정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피와 같은 소중한 정보를 주고 얻는 매우 편리한 서비스 구글포토! 그저 잘 알고 사용하시길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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