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평생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방송기술인들이야 방송현장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있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알아야 할 것들과 생각의 깊이가 점점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에 시각 정보만이 아닌 감성과 지식의 보고인 책을 다루어보면 어떨까 싶어 방송과기술에서는 ‘책 속으로’ 를 통해 읽을 만한 책 소개와 함께 기술인이 직접 읽고, 그 소감을 독자와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지면의 부족으로 많은 책을 다루지는 못하겠지만 작은 도움이 나마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총, 균, 쇠 (소장용 특별판)
무기 병원균 금속은 인류의 문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 김진준 번역
문학사상사 / 정가 14,000원
왜 어떤 민족들은 다른 민족들의 정복과 지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왜 원주민들은 유라시아인들에 의해 도태되고 말았는가. 왜 각 대륙들마다 문명의 발달 속도에 차이가 생겨났는가. ‘인간 사회의 다양한 문명은 어디서 비롯되는가?’라는 의문을 명쾌하게 분석하여 1998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책. 저자는 광범위하게 나타난 역사의 경향을 실제로 만들어낸 환경적 요소들을 밝힘으로써, 인종주의적 이론의 허구를 벗겨낸다.
세계관의 전쟁
과학과 영성, 승자는 누구인가?
디팩 초프라, 레너드 믈로디노프 지음 / 류운 번역
문학동네 / 정가 18,000원
과학과 종교 사이의 논쟁은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수없이 벌어져왔다. 애초부터 대화가 통할 수 없는 양측의 토론은, 항상 도돌이표처럼 제자리를 맴돌다 끝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과학과 영성 양측을 대표하는 두 저자의 숨 막히는 빅매치는 순식간에 독자를 두 세계관의 전쟁, 치열한 논리 싸움의 링 안으로 끌어들이며 시종일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뇌, 생각의 출현
대칭, 대칭붕괴에서 의식까지
박문호 지음
휴머니스트 / 정가 25,000원
2004~2008년까지 이어진 저자의 뇌에 관한 5년의 교양 강의를 대중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방대한 양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이 책은 ‘뇌’라는 제한된 영역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에덜만, 이나스, 다마지오 등의 신경철학자들의 사유와 포스트모던 철학의 사유, 그리고 생물학, 입자물리학,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등의 과학 사유를 총망라했다.
미래의 물리학
과학은 인간의 일상과 운명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치오 카쿠 지음 / 박병철 번역
김영사 / 정가 25,000원
인간은 머리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생각만으로 물체를 움직이고, 상온 초전도체의 발견으로 하늘을 난다. 분자의학의 발달로 모든 유전병은 종적을 감출 것이며, 수백만 개의 DNA 센서가 우리 몸을 돌아다니며 병을 치료하고, 유전공학은 노화를 멈추게 한다. 전 세계 300여 명의 과학, 경제학, 철학 분야의 권위자들과의 폭풍 같은 논증, 철저한 실험과 연구, 예리한 분석을 통해 미래 과학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낸다.
위대한 설계
우주와 생명에 관한 질문의 궁극적인 대답
스티븐 호킹,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 전대호 번역
까치 / 정가 18,000원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하여 양자론에 근거한 최근의 과학적 성취를 보통 사람들도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쾌하고 단순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 하나의 우주(universe)가 아니라 다수의 우주(multiverse)를 가정하는 양자이론을 토대로 하여 끈이론이 우주와 생명의 기원과 존재에 대한 질문을 추구하는 인간 이성의 궁극적인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견한다.
▩ 책을 읽고 나서
프레임은 어떻게 사회를 움직이는가 펩시의 CEO로 코카콜라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던 존 스컬리는 스티브 잡스의 설득에 끌려 애플 CEO로 자리를 옮겼다. 잡스는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붙잡고 싶습니까?” 잡스는 설득하고자 마음먹은 대상에게 말할 때 항상 자신의 시각을 강조했다. 자신이 가능하다고 믿는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조했고, 대부분 성공했다. 생각의 출발지점이 변경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사고의 틀’이자 ‘생각의 출발지점’인 시각이 바로 프레임(Frame)이다. 프레임은 우리 머릿속에 씌워져 있는 안경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어떤 창틀로 또는 안경으로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뉴스를 인터넷이나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접하게 되는 현실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고 그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최소한의 인지적 노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프레임(Frame)이다. 이처럼 프레임은 우리가 현실을 이해하고 판단할 때 작동하는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한다. 우리는 프레임에 따라 받아들인 정보를 조합하여 현실을 재구성하게 된다. 우리 언론에 ‘프레임’이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진 것은 2007년 대통령선거 때이다. 당시에는 ‘위기 리더십’, ‘경제 지도력’ 등의 형태로 ‘시대정신’ 프레임이 주도됨으로써 도덕성 등 다른 요인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반 국민들에게 선거 이슈와 관련된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데에 ‘경제 리더십’ 프레임이 준거의 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후부터 ‘선거는 곧 프레임 경쟁’이라는 말이 정설로 자리 잡았고, 이제 선거철만 되면 빈번하게 프레임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프레임은 결코 선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잡스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개발들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의 사람들과 프레임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프레임은 개인의 생각을 바꾸고 집단의 의견을 전환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집단이 공유하는 프레임은 여론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동력으로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또한 개인은 그러한 프레임 속에서 환경과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프레임’이란 것이 과연 무엇이며,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어떻게 형성되고 또 여론에는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