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다. 지난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경기 영상이 웹/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지상파TV 채널을 통해 ‘시원하게’ 라이브 중계를 시청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용자들은 라이브 중계도, 라이브 중계 시점 이후에 시청하는 동영상도 모두 웹/모바일 플랫폼에서 시청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월드컵은 웹/모바일 플랫폼이 주된 시청 플랫폼으로 완전히 정착한 월드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웹/모바일 플랫폼에서 확산하는 2022 월드컵 경기 영상 콘텐츠, 이로써 변화하는 것은 무엇일까?
1
1
분절 경쟁
분절된 콘텐츠를 신선하게 느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분절된 사실보다 그 내용이 이슈다.
1
분절된 콘텐츠를 새로운 현상으로 여기던 시절에는 짧게 편집된 콘텐츠 그 자체가 가치를 지니고 주목받았었다. 일명 스낵컬처(snack culture)로 불리던 시대적 현상에 힘입어 모든 콘텐츠가 짧게 편집되어 유통되고 미디어 시장에서 관심을 받았던 것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오늘날의 시대는 스낵컬처가 보편화한 현상이다. 짧은 콘텐츠가 대세다. 따라서, 짧게 편집된 콘텐츠는 파편화된 개체로서 경쟁 시장에 참전한다. 즉, 분절된 콘텐츠 중에서도 분절된 크기에 적합한 내용을 갖춘 콘텐츠가 인기를 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콘텐츠를 보면, 분절된 콘텐츠의 내용이 더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보인다. ‘창의적’ 분절 경쟁이다.
1
1
스토리, 그리고 또 스토리
2022년 11월 24일, 우리나라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인 우루과이와의 경기가 열렸다.
1
우리나라와 우루과이 경기가 끝나자, 다양한 스토리가 플랫폼 서비스를 장식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각 나라와의 경기 결과별로 경기 결과, 관련 영상, 뉴스, 이슈 등이 구분되어 확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나라별 경기 결과가 웹/모바일 플랫폼 안에서도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되는 단위가 된다. 따라서, 경기 결과와 관련한 다양한 스토리가 중요해졌다. 단순히 승패의 결과가 아닌, 그 승패의 원인이나 과정, 후일담 등의 이슈가 플랫폼 서비스 소비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월드컵의 승패 내기를 오락으로 만드는 장치도 있다. 바로 승부 예측 페이지다. 플랫폼에 접속한 이용자가 투표한 결과를 기반으로 승부 예측 서비스를 제공해 흥미를 더했다. 이러한 서비스는 월드컵 경기 하나하나에 여러 스토리를 제공한다. 가령, 한 경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시점에 승부 예측의 내용과 실제 결과의 차이 정도가 모두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예측한 대로 경기 결과가 나타났는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되었는지 그 모든 내용은 스토리를 만들기 나름으로 모두 재미있는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1
1
시청 개성의 존중
이번 카타르 월드컵 경기 중계를 시청할 수 있는 미디어 플랫폼은 네이버스포츠(NAVER SPORTS), KBS, MBC, SBS, 아프리카TV(afreeca TV)로 총 5개다.
1
그런데, 이 5개 플랫폼에서 공유되는 콘텐츠는 모두 제각각 특색이 있다.
물론, 지상파TV 3사에 해당하는 채널인 KBS, MBC, SBS는 중계된 콘텐츠나 뉴스 콘텐츠 포맷 측면에서 거의 비슷할 수 있다. TV 채널을 기반으로 경기 중계를 하고, 이 중계의 내용 중에 흥미로운 내용을 다시 분절된 콘텐츠로 만들어 공유하는 방식이다. 경기 관련 뉴스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공유된다고 할 수 있다.
1
반면, 네이버스포츠와 아프리카TV의 경우는 플랫폼의 특징을 잘 활용해서 경기 시청의 재미를 배가했다. 댓글 응원창을 만들고, BJ(Broadcasting Jockey)와 중계하거나, 뉴스와 동영상을 주제별로 구분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시청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시청하고 반응을 남길 수 있도록 플랫폼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이처럼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영상 콘텐츠로 느껴지는 방송변화의 양상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콘텐츠 분절 경쟁은 양적 분절에서 질적 분절 형태로 변화하고 있고, 스토리 기반으로 콘텐츠가 세분화하고 있으며, 시청 개성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다양한 포맷이 시도되고 있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시도는 의미가 있다. 향후 4년간 방송 서비스 영역의 변화를 주도할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첫 경기를 잘 치렀다. 매우 감동적인 경기라는 평도 많다. 아마도 월드컵 대회가 마무리되는 그 시점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우리나라는 월드컵 역사에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성적만큼이나 방송영상 콘텐츠 시장도 기존의 예측을 뛰어넘는 변화와 성과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자면, 웹/모바일 동영상 콘텐츠의 정착과 내용 변화가 두드러질 것이다. 한편으로 스포츠 중계 채널로서 지상파TV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양상도 두드러질 것이다.
1
∗ 원고의 모든 그림은 네이버의 2022 카타르 월드컵 모바일 홈페이지
(m.sports.naver.com/qatar2022/index)와 관련 링크에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