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人을 만나다 – 강자원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

방송기술人을 만나다 – 강자원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

4184
0

방송과기술 Interview

방송기술人을 만나다
– 강자원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
(KBS Media Network Center IT Professional Engineer)


IMG_0814_1

2011년 만 30세에 기술 관련 자격 중 가장 어렵다는 기술사를 당차게 거머쥐었던 강자원 기술사. 공부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는 그녀는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이자 KBS의 IT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많은 방송기술인이 기술사에 관심을 갖고 도전해 점차 늘어나는 IT 역량을 더욱 키웠으면 좋을 것 같다는 그녀는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집중하는 당찬 여성 엔지니어다. 1월 초, 그녀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술사 자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방송과 IT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월간 방송과기술입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제93회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이며 현재 KBS 인프라관리부 MNC(Media Network Center)팀에서 Private Cloud Platform과 IT based 미디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강자원입니다. 방송시스템 최초로 도입된 오픈스택 기반의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을 담당하고 있고 그 플랫폼 위에 KBS 월드자막 시스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또한, 최근 런칭한 Tiviva 서비스로 UHD 콘텐츠를 pooq 등의 인터넷 플랫폼으로 전송하는 시스템도 함께 운영 중이고요. 현재 6세, 7세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대한민국 아줌마이자 워킹맘이기도 해요.

* Private Cloud Platform :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인터넷 기반의 컴퓨터 기술을 의미하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에서 클라우드는 컴퓨터 네트워크상에 숨겨진 복잡한 인프라 구조, 인터넷을 뜻한다. 인터넷을 통해 서버 기반의 컴퓨팅에 접근하여 사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제공 매체 및 사용자의 네트워크 위치에 따라 퍼블릭(Public) 클라우드, 프라이빗(Private) 클라우드로 구분되며 퍼블릭 클라우드는 사용자가 IT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아마존 웹서비스, 구글 드라이브 등과 같이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라면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기관이나 기업 내부의 폐쇄망을 통해 내부인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내부 보안 정책에 따라 운영되는 방식의 서비스를 말한다.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는 어떤 자격이며, 자격 취득의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드릴게요.

정보처리기술사에는 ‘정보관리기술사’와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 두 가지 자격증이 있는데 그중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는 컴퓨터구조, 네트워크, 보안, 데이터베이스 등을 통한 시스템의 설계, 분석, 시험, 운영, 감리, 기술 중재 등 이에 관한 기술자문과 기술지도 업무를 담당한다고 볼 수 있어요. ‘정보관리기술사’와의 차이점을 간략히 말씀드린다면 정보관리기술사는 정보시스템 계획 및 설계, 분석, 사업관리, 컨설팅 등의 기획 업무의 비중이 높은 반면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는 시스템 및 H/W 인프라에 대한 비중이 높은 시스템 엔지니어에 가깝다고 볼 수 있고요. 최근 방송뿐만이 아니라 많은 산업현장에 IT는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지만 아직 방송기술 분야에서 IT 전문가는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죠.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 및 정보관리기술사의 자격은 IT를 기반으로 한 방송 워크플로우를 기획, 설계, 사업하는 부분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정보통신기술사가 방송기술 분야에서 좀 더 친숙한데,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와는 어떤 점이 다른 건지요?
정보통신기술사는 무선, 유선통신망의 설계, 시공, 통신방식, 기기와 설비 등 전자기기, 전자통신분야와 같은 주로 H/W에 관련된 통신 부분을 주로 다룬다면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는 정보시스템에 관련된 H/W, S/W 분석 설계, 구현, 데이터통신 등의 분야를 주로 다룬다고 보시면 돼요. 요즈음은 컨버전스 시대라 각 분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잖아요. 방송시스템도 IT 분야로 이동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방송시스템 관련 IT 전문가분들이 많이 안 계시더라고요. 때문에 IT 관련 지식과 관력 자격을 취득한다면 나름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봐요.
또한, 정보통신기술사가 관련 교육만 이수하면 정보통신 감리사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정보처리기술사(정보관리/컴퓨터시스템응용)는 정보시스템과 정보통신 감리사 두 분야의 감리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많은 기술사분들이 감리사로 활동을 하고 계시고, 퇴직 후에도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정년의 의미가 없다는 것도 기술사 취득의 장점이 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기술사님께서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해지는데요.
저의 첫 직장은 현재의 KBS가 아니고 2005년 삼척 MBC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답니다. 그 당시 삼척 MBC는 계열사 최초로 방송의 워크플로우를 All IP 기반으로 설계하는 혁신적인 시도를 했었죠. 그리고 저도 그 안에서 많은 부분을 참여했었고요. 그때 방송이 IT와 컨버전스 되어가는 현장에 함께 있으면서 이제는 IT에 대한 전문지식도 방송 엔지니어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며 기술사를 취득한다면 ‘IT 관련된 종목으로 취득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기술사를 취득하기로 마음먹고 3가지 종목의 기출문제들을 들여다보았는데 정보관리, 컴퓨터시스템응용, 정보통신 기출문제를 보니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의 문제들이 지난 삼척 MBC에서의 방송 워크플로우 설계 및 구축, 운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저에게는 좀 더 편하게 다가왔고 도전해 볼만 하겠다는 자극이 되어 도전하게 되었어요.

IMG_0765_1

기술사 자격을 취득하기의 과정에 대해 상세히 소개해 주세요.
발 들여놓기
KBS로 입사를 하자마자 강릉방송국으로 발령을 받았어요. 기술사 자격의 최소 필요조건은 기사 자격증 취득 후 현장실무경험 5년의 요건을 가져야 하는데, 저는 삼척 MBC에서 3년의 경력이 있으니 5년 만에 기술사를 합격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입사 후 바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막상 지역에서 공부를 시작해보니 정보도 부족하고 의지만 가지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서울에서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스터디를 만들었고 그렇게 매주 서울과 강릉을 올라오고 내려가기를 반복하게 되었죠. 물리적인 거리감만으로도 체력과 몸은 지쳐갔지만 그럴수록 합격에 대한 열망은 더욱 간절했습니다.

공부 준비 과정
먼저 결과부터 요약부터 해보면
* 수험기간 – 최종합격까지 꽉 채운 2년.
* 필기시험 결과 : 총점 781점(평균 65.25) / 합격
89회 – 55점 (3개월 준비 후 취득한 점수)
90회 – 57점 (자만했던 시기로 기대보다 낮은 점수 취득)
92회 – 59.91점 (총점 1점으로 탈락)
93회 – 65.25점 (최종합격 점수)
면접시험 – 한 번에 합격!

회사에서 있는 시간에 짬이 나면 틈틈이 전자신문과 디지털 관련 잡지 등을 보면서 트렌드를 익혔고 평일 5시간, 토요일 9시간, 일요일 휴식의 패턴을 가지고 공부를 했어요. 근무 형태가 교대근무일 때는 좀 더 여유가 생겨 공부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지만 대신 토요일에 스터디로 근무가 겹칠 경우에는 휴가를 냈었죠. 휴가는 스터디 참석하느라 다 쓰고 개인적인 즐거움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시기였지만 공부를 하면서 이렇게 즐겁게 지식탐독에 빠져들었던 때는 그때뿐이었던 것 같아요. 한 번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몇 시쯤 됐나 하고 고개를 들어 시계를 봤는데 자리에 앉은 지 벌써 12시간이나 지나있었으니까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있었던 제 모습에 저 또한 놀랐었어요.

기술사 시험은 기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만으로 합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시험이에요. 그래서 경험해 보지 못한 분야에 대한 것은 스터디원들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고 그리고 기술 실무에 대한 에세이 서적을 통해 현장의 분위기 등을 익혀 내재화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했죠.

필기시험은 어떻게?
저의 합격 기간을 3단계로 분류해보면,
* 1단계 기본기 익히기(초급)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를 즐겼어요. 같은 스터디 조원들의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 1주일에 2번씩은 밤을 새우며 공부했고, 부족한 부분은 방송대학의 학부강의를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2~3일 만에 다 듣고 훑으며 숙제며 토픽준비며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3개월 준비 만에 얻은 점수가 55점.
기본기 다지는 분들에게는 폭넓게 준비하시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근태예요. 스터디를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의고사를 매주 200분씩 실전처럼 써보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또, 개인적으로 매주 목표를 세워서 발전모습을 체크하세요. 기본기를 잘 다져야 모래성을 쌓지 않게 됩니다.

* 2단계 도약기(중급)
처음 시작했을 때는 내가 아는 것만 쓰기에 급급했고, 일단 양 채우기에 바빴다면 이제 도약기에서는 물어본 것 쓰기에 집중!!
질문자의 요지를 파악하기 위한 훈련을 시행했고, 늘 시간이 모자라 시간관리가 제일 저에게는 중요했습니다. 사설기관에서 모의고사를 보면 꼭 피드백을 받고, 정리를 하고 강의내용을 서울에서 강릉 오가는 버스에서 MP3로 들으며 정리했어요.
→ 물어본 것에 집중하기!! 제일 중요합니다. 질문자의 요지파악! 또, 토픽 간의 연계와 관계성 파악.

* 3단계 전력질주기(고급)
답안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는 역량이 됐다면 이제는 차별화를 고민해 봐야 해요. 남들과 어떻게 하면 답안을 차별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봐야 관점을 좀 더 다양하게 볼 수 있을지 어떤 토픽과 연계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시고 쓴 답안은 풍부해 보이는 답안이 되고 차별화될 수 있겠죠? 세 번째 시험에서 59.91로 떨어지고 나서 제 멘토님은 제게 말씀하셨어요.

“강자원 씨, 이렇게 쓰면 93회에도 또 59점으로 떨어집니다.”

정신이 바짝 들더라고요. 지금까지 썼던 답안에서 보이는 습관들을 과감하게 바꾸기를 시도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시험 전 2주간은 매일 시간을 내서 100분씩 혼자 모의고사를 치렀고요. 문제구성은 과거의 모의고사 문제 중 선택하지 않았던 문제 또는 내가 출제자라면 ‘이런 문제를 내 보겠다’하는 것들로 문제를 만들었죠. 그 후 스스로 출제자 입장에서 답안에 꼭 첨가되어야 할 키워드 등을 검색을 통해 찾았고 그 관점으로 스스로 채점자라 생각하고 본인의 답을 객관적으로 채점했어요.
또, 최종시험 전에는 약 5일 정도 휴가를 내고 시험에 대비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렇게 하여 2011년 만30세가 되던 해에 93회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 시험에 합격했죠. 합격자 중 가장 연소자로 가장 최고점을 취득하는 쾌거를 이뤘네요.

면접준비는?
면접 또한 필기만큼 준비가 만만치 않았죠. 필기시험 후 놀아서 일단 토픽 등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고, 꽤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이력카드 등)
이력카드 작성이 중요하고, 모의면접의 경험을 다양하게 하여 실전대응 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제 종목의 경우 합격하면 커뮤니티가 생기는데 전 회차 합격 선배님들께서 모의면접을 자원봉사로 진행해주시는 전통이 있어요. 많은 모의 면접 경험을 통해 부족한 점을 체크하고 또 제가 면접하는 모습을 촬영해보고 개선점을 찾는 등의 노력을 했었어요. 실전 면접에서는 면접의 분위기를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이끌 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가 필요해요. 그리고 면접관에게 내가 대답을 잘 할 수 있는 것을 묻도록 분위기를 유도하거나 답할 때 궁금할 만한 키워드들을 통해 이끌어내는 스킬도 필요하고요. 무엇보다 겸손한 자세와 면접관들에게 동조하고 호응하는 태도가 중요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때는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KBS Media Network Center의 서버 및 장비들과 근무 장면
KBS Media Network Center의 서버 및 장비들과 근무 장면

IMG_0672

기술사 자격을 취득하기 전과 후에 바뀐 점이 있다면요?
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에요. 내가 기술적으로 얼마만큼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 스스로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목표한 바를 이뤄냈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죠. 그리고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선이 달라졌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실감했죠. 또 기술사를 취득하면 다양한 국가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혜택(자격)이 있는데, 저는 기술사 취득 후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져 경력단절이 생긴 기간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국가에 도움이 되고 또 저의 재능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 생각이에요.

그렇다면 기술사님의 향후 계획에 대해 짧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서 퇴근 후 여유 시간이 된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대학생 ICT 한이음 멘토링에 참가하여 프로젝트 업무에 대해 멘토가 되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산학 연계의 한 부분으로서 현장의 전문가가 멘토가 되어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이론과 함께 실질적인 전문 업무에도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고 봐요. 제힘이 닿는 한 열심히 해보려고 하고, 사회 선배로서 유익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IMG_0671

기술사 자격을 고민 중인 방송기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으며 인터뷰 마칩니다. 다음에 다시 뵐게요.
고민하지 말고 행동하세요! 고민은 행동한 후에 하면 되니까요.
기술사 자격뿐만이 아니고 그 어떤 자격증을 취득한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부귀영화를 가져다주는 것은 어떤 것도 없어요. 단지 취득을 통해 얻는 것은 ‘내가 힘든 것을 해냈다’라는 성취감, 그로인해 ‘그 어떤 힘든 일도 해낼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함께 그 길을 같이 걸어온 동료 기술사들과의 끈끈한 유대감, 그로 인해 따라오는 소셜네트워크 및 정보들. 기술사 취득은 또 다른 알을 깨고 나오는 느낌과 같아요. 도전하세요!!!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