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는 지난 국회 주파수정책소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700MHz 대역 주파수 분배 추진방향’을 발표하였다.
미래부의 추진방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700MHz 대역은 국제추세ㆍ경제성ㆍ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상파 UHD와 이동통신 상생을 위한 분배를 추진하면서 지상파 UHD 방송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광대역 LTE 주파수 적기공급을 통한 이동통신 경쟁력도 확보한다. 그에 따른 지상파 UHD 주파수 공급(안)은 전국적으로 사용 가능한 5개 채널(700MHz 대역 4개, 미사용 중인 DMB 대역 1개)을 우선 공급하고, 기존 DTV 대역 채널재배치를 통해 지역적으로 사용가능한 채널을 확보ㆍ공급하여 전국방송을 추진한다. 기존 방송대역 사용에 따른 추가 소요비용(안테나 설치 및 재배치 비용)은 정부지원을 추진한다. 아울러 2015년 상반기 중에 미래부-방통위 정책협의회, 지상파 방송사ㆍ이동통신사 의견수렴 및 국회 논의 등을 거쳐 정책방안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래부가 지상파 UHD 방송 대역으로 제시한 할당 방안인 700MHz 대역 4개, 미사용 중인 DMB 대역 1개 이른바 ‘4+1(안)’은 지상파 방송사 간의 차별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지역, 도심지, 비도심지 등 전 국민이 평등하게 누려야 할 보편적 지상파 방송에 대한 차별적 요소들로 가득하여 지상파 방송사로써는 절대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방안이다.
지금부터 미래부의 4+1(안)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미래부의 4+1(안)으로는 지역 차별 없는 전국 UHD 방송이 불가능하다. 지역 차별 없는 전국 UHD 방송을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기존 주장해 온 바와 같이 총 11개 채널이 필요하며, 그중 700MHz 대역에서 9개 채널이 필요하다. 미래부의 ‘4+1(안)’으로 지상파 UHD 방송이 추진된다면 전국 UHD 방송을 위해 기존 DTV 대역에서 6개 채널을 확보해야 하고 이는 기존 DTV 방송의 주파수 재배치가 불가피하다.
두 번째로 DMB 대역을 사용하는 EBS는 기존 DTV 안테나로는 시청이 불가하다. 700MHz 대역과 DMB 대역을 동시에 이용하는 경우 별도의 안테나를 추가로 설치하지 않을 경우 5개의 지상파 UHD 채널 중 EBS를 제외한 4개만 수신 가능한 문제가 발생한다. 즉 EBS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안테나를 추가로 구매,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 된다. 결국, EBS에 DMB 주파수를 할당할 경우 EBS를 수신하기 위해서만 시청자들의 별도의 조치가 필요한 문제는 차별적인 정책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시청권을 훼손하는 정책으로 EBS만의 문제가 아니 시청자의 수신환경 전반에 관한 사항으로 이는 사실상 지상파 전체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미래부의 제안대로 미래부가 안테나 교체 등의 지원을 한다 하더라도 향후 지상파 UHD 방송이 DMB 대역에서 다시 UHF 대역으로 이전되는 경우 몇 년 안에 DMB 대역 안테나를 다시 철거해야 하는 등 국민의 세금을 불필요하게 낭비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EBS 방송의 송신대행을 수행하는 KBS의 입장에서는 송신시설 구축비용이 추가 소요되고 주파수 대역의 차이에 따른 전송 특성의 차이로 일관성 있는 방송구역 관리도 어려운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예산만 지원하면 이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과거 디지털 전환 당시 무료 컨버터 보급, 방문 설치 등 서비스를 추진하였지만 기본적으로 시청자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거부감만 키워 결과적으로 직접 수신가구의 급감을 초래한 뼈아픈 정책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미래부는 모바일광개토플랜의 원점 재검토를 포함한 방송과 통신이 상생할 수 있는 주파수 활용방안을 만들겠다고 천명하였다. 하지만 미래부가 제시한 ‘4+1(안)’은 700MHz 대역에서 이동통신용 40MHz 배정 계획을 유지하고 나머지 대역에 지상파 UHD 방송용 주파수를 할당함으로써 미래부의 기존 <모바일광개토플랜>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유연하게 검토한다면 국내 주파수 상황에서도 이동통신용 40MHz 광대역 확보가 가능하다.
첫 번째 방안으로 3.5GHz 대역을 조기에 발굴하는 것이다.
3.5GHz 주파수 대역은 모바일광개토플랜에서 2018년도 경매 계획이었으나 이 중 40MHz를 조기 발굴하여 700MHz 대역의 대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래부는 3.5GHz 대역은 현재 방송 중계용 주파수로 사용 중에 있으며 해당 대역의 회수 재배치, 표준화, 상용화 장비 등의 문제로 실제로 통신사가 해당 대역을 활용하는 시기는 2025년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방송 중계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3.5GHz 대역을 다른 대역으로 이동하면, 단시일 내에 이동통신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현재 지상파 방송사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 후 상당수의 3.5GHz 대역 방송 중계 장비를 회수했으며, 현재 남은 디지털 중계 장비의 수는 미미하기 때문에 방송사가 차지한 대역을 비우면 혼신 없이 즉시 이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해외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이미 유럽, 일본, 중국은 3.5GHz 주파수의 LTE 활용을 준비 또는 시작하고 있다.
독일 연방통신청(Bundesnetzagentur, BNetzA)은 3.5GHz 대역(3410~3594MHz) 총 168MHz 폭을 5개 사업자에 FDD/TDD용으로 할당하였고, 현재 3개 이상의 사업자가 전국적으로 LTE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프랑스의 1위 이동통신사이고 현재 24개국 1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오렌지 이동통신사는 LTE-FDD 300Mbps 서비스를 시험 완료하였다. 일본은 3.5GHz 대역(3400~3600MHz)을 우리나라와 동일한 방식으로 주파수 분배하였다. (TDD 혹은 FDD로 활용 가능함) 일본은 이미 3.5GHz 대역을 도코모, KDDI, 소프트 뱅크 등 3개 이동통신사에 40MHz 폭씩 할당을 완료하였고 NTT 도코모, 3.5GHz 대역 LTE-TDD를 2016년도에 개시 예정이다.
중국의 차이나모바일과 에릭슨이 3.5GHz 대역의 20MHz 대역폭과 2.6GHz의 20MHz 대역을 주파수 집성(Carrier Aggregation)하여 하향 223Mpbs 속도로 LTE-A TDD 서비스 시연을 성공하였다. 중국의 화웨이는 MWC 2015에서 3.5GHz 단말기를 공개했고, 3월에 LTE-TDD용 디바이스 출시하였다.
두 번째 방안으로 현재 사용자 수가 적은 와이브로 대역을 LTE-TDD로 바꿔 쓰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와이브로 사용자 수는 2012년 12월 기준 약 104만 명을 정점으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이다.
또한 와이브로로 인한 트래픽 유발은 2015년 3월 기준으로 LTE 트래픽 120,960TB의 3% 수준인 약 4,084TB로 아주 미미한 규모이다. 아울러 해외에서는 이미 와이브로를 LTE-TDD로 전환하여 사용 중이거나 계획 중에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모바일리社는 와이브로에서 LTE-TDD로 전환한 첫 번째 사례이고, 미국 스프린트社는 와이브로(Mobile WiMAX)를 주력 4G망으로 사용해왔으나 2015년 11월 6일에 종료하고 기존 주파수는 LTE-TDD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본 KDDI에서도 와이브로와 LTE-TDD를 동시 지원하는 단말기 보급 중이다.
그리고 중국의 차이나모바일은 LTE-TDD 서비스로 중국 내 4G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인데, 현재 가입자 수는 약 1억 4천만 명, 단말기 종류는 242종(아이폰6 포함)이 나와 있는 등 LTE-TDD는 이미 4G 이동통신 시장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사용기간이 2019년 3월까지인 WiBro 서비스용 주파수를 LTE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기존 가입자 보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이를 조기 전환 사용한다면 충분히 700MHz 대역의 대안이 될 것이다.
이러한 대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부가 ‘4+1(안)’을 고집하여 700MHz에서 20MHz+20MHz를 이동통신사에 할당한다 하더라도 통신용 상향 대역이 무선마이크 대역 (740~752MHz)과 겹쳐 혼신으로 인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유발시키게 된다. 700MHz 대역을 사용하는 무선마이크는 전국적으로 공연장, 노래연습장, 학원, 학교, 대학교, 교회 등에서 널리 사용 중에 있어 2020년 말까지 사용을 유예 해놓은 상황이다. 정부의 ‘모바일 광개토플랜 2.0’ 에서도 무선마이크에 대한 혼신을 우려하여 700MHz 통신용 상향 대역은 2021년 이후에나 활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무선마이크와 혼신으로 인한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신 상향 링크 20MHz 폭을 줄여서 사용하여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UHD 콘텐츠 융성을 통한 UHD 제조업의 선도적 주도권 확보를 위해 UHD 제작 역량과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지상파에 700MHz 대역 주파수가 배정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NAB와 KOBA 등을 통해 UHD 방송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연적인 방송의 발전임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경쟁 상대인 일본은 이미 4K를 넘어 8K 방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은 무섭게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며 어느새 우리의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차세대 방송 산업인 UHD 시장 선점을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아 이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게 된다. 모쪼록 소모적인 주파수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고 차세대 방송산업 발전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