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캠핑의 계절이 왔다. 사계절 캠핑을 즐기는 매니아층을 제외하고 글쓴이와 같이 캠핑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는 여름을 사이에 두고 있는 7, 8, 9월이 산과 계곡으로 떠나기에 여러모로 좋으며 특히 아이와 함께라면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이다. 그렇다면 캠핑을 가려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준비하면 될 것인가? 수많은 전문서적을 뒤로하고 몸으로 부딪히며 5년간 캠핑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위 질문에 대한 답을 글로 써 본다. 앞으로 캠핑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사람
캠핑을 하는데 있어 ‘사람’이라는 조건은 아주 중요하다. 만일 부부끼리 캠핑을 가려고 하는데 배우자가 나방을 무서워하고 울퉁불퉁하고 차가운 바닥에서 못 자며, 그늘막 밑에서도 햇빛 때문에 덥다고 짜증내고 샤워실이 다소 깨끗하지 못하여 씻지 못한다면 그건 캠핑을 간 것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펜션, 호텔 등이 있으니 무리하지 말자. 또한 본인 자체 성향이 캠핑 준비물(앞으로 소개할 캠핑용품들)을 차에 실어 나르거나 캠핑장에서 텐트 설치하다가 ‘두 번 다신 못 하겠다’ 라고 한다면 이 또한 무리하지 말고 펜션을 찾길 바란다. 만일! 캠핑 속에서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을 찾고 싶다면 위에서 말한 수고쯤은 감내하고 여러 번 다닐 것을 추천하고 싶다.
장소
자동차를 가지고 가는 오토캠핑에 한하여 얘기하자면 우선 전기와 샤워시설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자연휴양림처럼 전기가 안 들어오는 곳은 휴대용 부탄가스에 의존해야 하고 밤낮 기온편차가 심할 때 대응을 즉각 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처음 캠핑을 시작한다면 전기와 샤워실이 있는 오토캠핑장을 추천한다. 다음 표는 사람에 따라 간단하게 분류해 본 것이다.
그리고 오토캠핑장을 선정할 때는 위 조건을 생각하면서 지인을 통하거나 유명 블러그를 찾아보거나 잡지책에서 소개하는 ‘오토캠핑장 TOP 10’을 참조하면 된다. [그림 1]과 [그림2]는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캠핑장인데 자연환경이 좋아서 아주 인기 있는 곳이다. 참고로 캠핑장 사이트는 보통 파쇄석과 데크가 있으며, 잠자리가 불편하신 분들은 나무데크로 예약하고 울퉁불퉁해도 괜찮다고 하면 파쇄석으로 예약하면 된다.(데크 자리가 조금 더 비싸다)
텐트+타프
잠자리를 제공하는 텐트는 캠핑용품 중에서 제일 중요하다. 본인에게 맞아야 하기도 하면서 야외천막기능을 하는 타프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텐트의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는 텐트에 중복투자를 1번 했지만 내 주변에 2~3번 바꾸는 사람도 봤을 정도로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 좋은 방법은 위에 2번 장소에서 말했듯이 텐트촌이 함께 있는 글래핑이나 펜션에 머물면서 주변 텐트를 구경하는 것이다. 아마 웬만한 텐트가 다 있을 것이고 타프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도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텐트 밑에 방수포를 깔고 그 위에 텐트를 치면 되고, 아래는 대표적인 구성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더 다양하거나 축소된 형태도 있으니 참고만 하자.
매트릭스와 침낭
안락한 캠핑을 위해서 꼭 준비해야 할 장비다. 사이트가 파쇄석이든 나무데크든 매트릭스를 텐트 안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침낭을 펼치는 것이 보통이다. 매트릭스는 쿠션과 방수 기능이 기본이지만 보온의 역할이 가장 크다. 매트릭스는 텐트 크기를 고려하고 구매하고 올록볼록한 모양을 띤 제품이 보온효과가 더 좋다. 매트릭스는 업그레이드 버전인 에어 매트릭스가 있긴 한데 처음에는 기본형인 폴리에틸렌 재질 제품만으로 훌륭하다.
침낭은 계절에 따라 제품이 나눠져 있다. 침낭 옆에 보온온도가 적혀 있으며 봄, 가을을 생각하면 보통 최저온도가 영하 2도까지 보장하는 침낭이 있어야 안심할 수 있다. 재질은 보온력이 뛰어난 오리털로 구매하길 추천한다. 오리털은 복원력이 최고여서 아주 작게 접을 수 있으면서도 펼쳐놓으면 순식간에 본래의 모양으로 돌아간다. 다만 구입은 꼭 침낭 전문업체에서 하길 바라며 아닐 시엔 털 빠짐이나 지퍼 여닫을 때 끼는 제품은 피하자.
화로와 랜턴
모닥불 피우기는 캠핑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둠 속에서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는 장작의 불꽃은 사람의 감수성을 깨워준다. 화로는 장시간 불을 피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열에 강한 스틸 제품군을 추천하며 조리도 가능하게 그릴 설치가 용이한 제품이 좋다. 최근에는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나오니 늦게 사는 것이 정답인거 같다.
랜턴은 정말 감수성을 원한다면 가스랜턴이지만 화로가 있다면 LED 랜턴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전기선을 길게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배터리 내장형이 좋고 차량의 12V 어댑터로 충전되는 랜턴이라면 집에서 출발하는 차 안에서 충전하고 캠핑장에 도착하여 바로 사용하면 된다. 다만 열이 안나는 LED 랜턴은 나방이 들어붙지만 가스랜턴은 워낙 뜨거워서 나방이 다가오지 못한다.
주방 도구와 의자
캠핑가서 요리를 빼 먹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주방 도구는 보통 요리를 하는 사람(남자든 여자든)이 골라야 하는게 중복투자를 막을 수 있다. 주방테이블부터 가스 버너, 코펠, 수저세트 등, 대부분 요리에 따라 구매 항목들이 달라진다. 고기를 구우면서 찌개를 같이 끓인다면
가스버너가 2개 달린 큰 버너를, 닭갈비 요리를 좋아하면 큰 냄비를, 설거지 할 때 쉽게 하려면 비싸더라도 티타늄 계열로 구매해야 하는 등 주방 도구는 선택의 폭이 가장 넓다. 필자의 경우, 집에 있는 주방도구로 캠핑하기 시작해서 제일 불편한 부분부터 전문 캠핑 도구로 구매하기 시작했으며 그 시작은 숟가락과 포크가 합쳐진 포크수저부터였다.(밥먹을때 정말 편함^^)
식사는 테이블 주변에 앉아서 먹어야 하므로 테이블 높이에 맞는 의자를 선택해야 한다. 혹은 반대로 캠핑의자를 먼저 구매했다면 테이블을 의자 높이에 맞출 수 있는 높낮이 조절 테이블로 구매하면 된다. 식사를 해야 하므로 등받이가 너무 누워있는 의자보다는 적당히 세워져 있는 것이 좋고, 야전침대를 의자 대용으로 활용해도 좋다. 아래사진은 제가 요새 다니는 캠핑 구성이며 약간 높은 테이블에 편안한 의자를 주로 사용한다.
기타장비
순서에서는 뒤로 밀렸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장비가 있다. 우선 ① 전기릴선이 있어야 전기를 먼 곳에서 가져올 수 있고 여기에 ② 멀티탭을 통해 ③ 모기퇴치용품이나 ④ 선풍기 ⑤ 전기포트를 연결하면 캠핑이 좀 더 수월해진다. 그리고 2박 이상이라면 ⑥ 아이스박스에 음식을 보관하고 설거지하고 난 주방도구는 ⑦ 다용도건조대에, 젖은 옷은 ⑧ 빨랫줄에 말리자. 이렇게 준비하면 이제 차에 짐을 싣고 떠나면 된다.
마무리를 하면 캠핑은 어른에게 노동 + 힐링을 안겨주면서 아이들에게 자연속 놀이터를 제공한다. 노동이야 한두번 캠핑 하다보면 밥 먹을 때 숟가락 드는 것이 힘들지 않듯이 크게 걱정하지 말고 떠나보자. 어느덧 자연이 벗이 되고 일상의 힘든 일도 잊게 해주는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