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균 KBS 제작기술센터 후반제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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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포함해 다양한 영역에서 영상 콘텐츠는 촬영 후 후반제작 단계에서 장면을 보다 사실적이고 실감 나게 제작하게 된다. 우리가 보는 많은 콘텐츠는 이미 누군가의 노력을 거쳐 그래픽 부분에서 그 변화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정교한 작업을 통해 송출되고, 배포되게 된다. KBS 후반제작부는 KBS의 다큐멘터리, 예능프로그램과 일부 드라마, 대형 이벤트적인 콘텐츠에서 고품질 제작을 위해 불철주야 몰두하고 있다. 박준균 부장을 만나 후반제작부는 어떤 부서이고, 어떤 일들을 하는지 인터뷰를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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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미대를 졸업하고 96년에 미술직으로 입사했습니다. 당시 회사에서 공들여서 다큐멘터리 <황룡사>를 만들 때였고, 그 시절만 해도 KBS 자체에도 컴퓨터그래픽(이하 CG)을 제작할 전문인력이 없어서, 연봉계약직으로 디자이너를 채용해 제작했었지요. CG의 중요성을 방송국 내부에서도 인식하여 TV기술국 안에 특수영상실이 만들어졌고, 당시 TV기술국장님께서 디자이너도 필요한 부분으로 여기셔서 경력공채로 제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기수도 21기와 22기 사이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6명이 들어와서 3명은 보도그래픽실로, 3명은 특수영상실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이 3명 중 2분은 다른 파트로 가셨고, 저만 이렇게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콘텐츠 창의센터라 해서 KBS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팀장으로 갔다 온 것을 빼고는 계속 특수영상실(현재 제작기술센터 후반제작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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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하실 때가 후반제작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시작된 시기였군요.
네, 그렇습니다. 96년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CG가 방송에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다큐멘터리 <황룡사>는 KBS, MBC, SBS 지상파 3사에서 처음으로 가장 많은 CG가 사용된 사례가 되었습니다.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을 시작하던 때였기도 합니다. 제가 <용의 눈물> 타이틀을 제작하기도 했지요. 그러면서 98년도 즈음에는 부활된 <전설의 고향>에서도 더욱 실감 나는 CG가 필요하게 되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슈퍼바이징 역할을 직무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제작 현장을 방문하여 어떻게 촬영하고, 이를 CG로 어떤 식으로 구현할 것인지 연출자, 카메라 감독들과 미리 구상했고, 촬영 후에 후반제작을 통해 당시 기술로 자연스러운 CG 장면을 만들어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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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불멸의 이순신>에서 해전을 재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2004년은 제가 생각하는 KBS 드라마의 리즈 시절로 기억될 만큼 방영하는 드라마마다 인기를 얻고, 시청률도 매우 높았던 시기였습니다. 2004년 대표 콘텐츠로 <불멸의 이순신>, <미안하다 사랑한다>, <해신> 등이 있으며 특히,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작품은 방송에서 ‘해전’을 재현했던 전무후무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해전을 어떻게 구상하고 제작해야 할지 당시 연출진들과 저희 특수영상실에서 협업을 했고, 내부 제작 및 외부 CG 업체까지 합세하여 결국 완성도를 높여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에 대한 지원이 전폭적으로 이루어져 지금도 깨지지 않는 기록인 한 프로그램에서 CG 예산에만 당시 10억 원이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그 이후로 ‘사극’이라 하면 저희 부서와 협업을 하는 것이 일반화가 되는 계기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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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전성기의 시절이었네요.
그렇다면 후반제작부를 거친 대표 콘텐츠는 어떤 작품들이 있나요?
<대조영>, <대왕 세종>, <추노>를 거쳐 <태양의 후예>에 이르기까지 후반제작 관련하여 테크니컬 디렉터(Technical director, TD)를 저희 부서에서 맡아 오고 있습니다.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2013년 <의궤 8일간의 축제> 제작과 지난해 <키스 더 유니버스>, 올해 대통령 선거방송그래픽 등 연출진과의 협업을 거쳐 후반제작의 전반에 관련된 사항을 조율하고, 기획된 대로 콘텐츠가 제작되도록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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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후반제작부에서 현재 담당하는 영역으로는?
KBS 제작기술센터 후반제작부는 크로마 스튜디오인 TS-7 부조를 기술감독들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생로병사의 비밀>, <영화가 좋다> 등의 제작과 고품질의 선거방송을 위한 AR/XR 제작 등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와 예능 부분의 색보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든 KBS 프로그램을 자체에서 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 외주 CG 업체에서도 진행되고 있고 외부의 제작사를 통해서도 통합적으로 제작되기도 합니다. 저희는 본사 내부의 PD가 제작하는 드라마에 한해서는 CG 기획과 색보정 등의 후반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완결된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에서 공성전 장면과 같이 저희 후반제작부에서 직접 현장에 나가 후반제작 부분을 판단하고, 촬영이 끝나면 이를 CG로 구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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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최근 콘텐츠 제작 동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CG의 동향으로는 ‘실시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예전의 경우 3D로 핸드폰을 제작한다고하면 텍스처와 모델링에서 고품질로 만들수록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게 되고, 결국 데이터가 무거워지게 되는 것이죠. 고두심 씨가 출연하셨던 예전 <역사스페셜>의 CG를 지금 보게 되면 그 품질이 낮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지만, 요즘엔 그래픽엔진이 너무나 좋아져서 실시간 게임 엔진을 통한 방송 제작이 가능해졌습니다. 최근에 방송에 필요한 오브젝트나 세트들을 가볍게 실시간으로 만들 수 있는 언리얼 엔진 툴을 이용해 방송 제작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경우 외국에서 촬영이 어려울 때 LED나 크로마 합성을 통해 실제와 거의 비슷한 가상세트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촬영하여 제작하거나 다큐멘터리의 경우는 재현 장면이 있으면 실제와 비슷한 상황을 재현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했던 일이지만 지금은 그 격차가 매우 좁아졌습니다. 또한 앞의 경우와 비슷하게 핸드폰을 CG로 구현해야 하는 경우 제작자는 핸드폰을 현실감 있는 CG로 구현하기 위해 며칠을 노력해야 했다면, 지금은 다 만들어진 CG 모델을 2~3분 안에 구매할 수 있어 바로 사용을 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언리얼 엔진을 이용한 마켓에서 몇만 원이면 실제와 같이 디자인된 탱크를 구매할 수도 있게 된 것입니다. 탱크를 비롯해 바위, 산 이러한 오브젝트도 높은 퀄리티의 모델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습니다. 오픈소스여서 저작권에서도 예전보다 자유로워 콘텐츠 기획과 창작에서 더욱 가능성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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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해주신 콘텐츠 제작의 고품질화가 적용된 콘텐츠로는?
2018년부터 이런 실시간 게임 엔진을 방송에 적용하기 위한 시도를 했습니다. 먼저 다큐멘터리에 적용했는데 2019년에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특집 – 시민의 탄생>, 2020년에 <1950 미중전쟁> 등에서 언리얼 엔진을 통해 재현 장면을 제작하였고, 최근에는 대선방송에서 XR 제작과 <환경스페셜>, <다큐인사이트> 등의 프로그램에서 재현 장면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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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제작부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중요 프로젝트는?
우선 6월 1일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사용될 AR이나 터치스크린 등의 디자인 등 여러 요소에 참여 중이며, 8월에 방송되는 <컬러로 본 현대사>에서는 옛날 필름을 컬러로 복원하는 업무를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태종 이방원> 후속작으로 내년에 선보일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의 기획부터 준비하고 있으며, 대기획 <빙하>도 준비 중입니다. 작은 규모의 XR 스튜디오도 올해 하반기에 구축을 완료할 예정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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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R 콘텐츠를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데, 지상파 방송사의 HDR 콘텐츠 제작 현황은?
방송국은 지상파 플랫폼이 가진 송출 문제로 HDR 작업에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하지만 KBS는 얼마 전에 드라마 <꽃피면 달 생각하고>와 같이 HDR 콘텐츠를 제작하여 HLG, HDR10+ 방식으로 송출을 했고, 여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지상파 HDR 콘텐츠를 송출하더라도 직접 수신하여 UHD를 지원하는 수상기를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HDR 제작을 위해 늘어나는 제작비 등 내부적으로 HDR 제작에 고무적인 분위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HDR 제작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으며,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OTT 업체에 납품을 하기 위해서는 요구하는 표준 규격을 맞춰야 하기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주어진다면 필요 규격에 맞추어 제작할 의향도 있습니다. 저희 나름대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여 지상파의 한계를 극복하고 HDR 제작 환경으로 전환되는 때를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관련 경험을 쌓고자 노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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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제작부의 자랑이 있다면?
전문적인 제작 능력을 갖춘 구성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특수영상 CG 관련 인력이 많게는 20여 명 정도가 다양하고 오랜 경험을 통해 우수한 실력을 갖추었다는 것이 자랑할 만한 일이겠지요. 각각의 후반제작부 인력이 연출진의 도움이 될 수 있고, KBS의 콘텐츠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는 맨파워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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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제작부의 구성원은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지?
사용하는 툴에 대한 원활한 사용 능력이 우선 필요하겠습니다. 툴에 대한 학습은 요즘 유튜브를 통해서도 능히 익힐 수 있겠지만 경험이 풍부한 선배에게서 직접적으로 배워볼 수 있는 기회도 있어 크게 어려운 부분은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저희 부서에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연출자가 가진 의도와 생각을 바탕으로, 이를 어떻게 표현해내고 싶은지에 대해 서포트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서포트가 색이든, CG와 같은 효과이든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연출진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반찬을 만드는 역할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워지겠네요. 그래서 ‘열정’도 필요하겠죠. 3초짜리 영상물을 위해 밤을 새우는 일도 있을 수 있거든요. 연출의 경우 작품을 하나 하고 나면 잠시나마 여유를 가지며,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시간이 주어지지만 저희는 현실상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저만 해도 대하드라만 봤을 때 <태종 이방원>이 어느덧 14번째 작품이니까요. 또한, 프로그램 제작진과 일이 같이 진행되기에 업무에 있어서 업무 시간 외에 일을 해야할 경우도 있고, 개인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일관적인 제작 품질 유지를 위한 ‘책임감’도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열정을 바탕으로 학습력, 집중력, 책임감이 필요한 업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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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며 보람 있던 일과 힘들었던 일
제가 내후년에 안식년에 들어가는데, 30대 후반, 젊었던 시절 앞에서 말씀드렸던 <불멸의 이순신>을 제작하며 ‘해전’을 방송에서 처음으로 재현해 KBS 사극에 CG로 일조할 수 있어서 성취감이 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최근 제작에서는 KBS에서 5년 만의 사극이었던 <태종 이방원>을 제작하며 ‘공성전’을 통해 실감 나는 전투 장면을 만들어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어 만족했던 일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또, 얼마 전 대통령 선거에서 언리얼 엔진을 통해 실시간으로 XR 기술을 적용해 선거방송을 제작했는데, 사전 촬영과 라이브 제작은 그 의미부터 다른 일이기에 이를 훌륭히 해낸 것에 정말 뿌듯함을 느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힘들었던 일을 생각해 보면, 드라마 촬영을 하면 저희도 현장을 방문하여 연출, 카메라 감독과 촬영분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후반작업에 대해 조율을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촬영 현장에서 계속 일만 하는 것이 아니고 대기를 하게 됩니다. 촬영 준비에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모든 장면에서 후반작업이 필요한 것은 아니기에 저희도 대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거기에 추운 날이나 날씨가 안 좋은 날 촬영을 하게 되면 그만한 어려움도 없지요. 또한, 현장에서 후반제작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견해를 물어보는 일이 발생해 이를 체크하고, 작업분을 판단하는데 있어서도 어려움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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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예전에 드라마 <꽃보다 남자> 촬영 시 수영장에서 오리를 합성해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약간 어설프게 했던지 많은 시청자분의 의견을 받았던 일도 있었고, <전우치>에서는 차태현 배우가 얼려져서 얼음을 깨는 장면을 구현해야 했는데 이때 CG에 대해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최강칠우>에서는 더미 말을 사용하다 보니 말의 눈 부분의 현실감이 없어 또 시청자분들의 꾸중을 듣기도 했었죠. 이럴 때면 기분이 상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훌륭한 영상미와 재현 장면을 통해 “역시 대하드라마 CG는 KBS다”라는 댓글을 보면 힘이 나기도 해서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현실감 있는 CG 장면을 재현했을 때는 만족도도 커지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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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제작부 향후 계획, 준비 중인 프로젝트 소개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과 대기획 <빙하>, 카타르 월드컵 준비 등 후반제작부에서는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준비 중입니다.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지만 특히 우리 콘텐츠의 보관과 복원의 의미에서 두 가지 프로젝트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앞서 말씀을 드렸지만 콘텐츠진흥원의 국책사업으로 선정된 예전 해방 전후의 필름과 새롭게 발굴해 낸 필름의 컬러화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 현대사 아카이브 프로젝트팀’에서 교과서에만 실렸던 만삭의 위안부 사진이 담긴 원본 동영상을 미국의 기록보관소에서 보관 중이었던 한국사 영상자료에서 찾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옛 필름 영상을 KBS 미디어기술연구소와 협업하여 AI를 통해 컬러로 복원하는 의미 있는 작업을 현재 진행 중입니다.
두 번째는 이와 별도로 의미 있는 사업이 있습니다. KBS 비디오아카이브 시스템(KDAS)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옛 자료들은 2003년도에 필름을 그 당시 저장매체였던 유메틱(U-Matic) 방식으로 SD 사이즈의 비디오테이프에 복사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겠지만 보존성이 떨어지며 관리가 까다로운 기록매체로 최신 텔레시네 장비로 이 테이프를 스캔하면 SD 해상도에서 HD 해상도의 파일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16mm 필름은 HD 해상도로, 32mm 필름은 4K의 해상도까지 출력되어서 저장과 기록에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전 영상에서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도 더 선명하고 높은 해상도로 복원을 할 수 있다 보니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 생각해 상암동의 영상자료원과 MOU를 맺어 옛 극영화나 방송프로그램 화질을 복원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상자료원의 파주 저장창고에 KBS의 콘텐츠인 예전 필름 자료들을 이관하여 안전한 장소에 영구 보존하며 더 높은 해상도로 복원해내는 일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화질의 옛날 영상을 다시 볼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며칠 전에 KBS 수원 경인센터 필름저장소에 방문해 보니, <TV문하관>, <전우>, 만화영화 <황금박쥐>, <요괴인간>, <달려라 하니>, <둘리> 등의 추억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우리의 문화자산인 KBS의 오래된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옛 영상을 통해 그 시절의 시대와 다시 조우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론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한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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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제작부에서 일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한 마디
저의 사례를 보시듯이 기술과 다양한 아트적인 만남을 통한 시너지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기술 출신이 아닌 제가 기술부서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다는 것은 저의 역량에 제작기술이 더해 콘텐츠 제작에 도움이 되었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미술뿐만 아니라 그 외 다양한 전공이 기술과 융합하여 새로운 영역을 꽃피울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또한, 방송국이 콘텐츠를 만드는 곳이다 보니 연출진의 기획과 의도에 제작기술을 더해 고품질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프로그램 연출진의 제작을 지원하고, 아트적이든 기술적이든 후반제작부의 힘을 더해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작진과의 끊임 없는 아이디어 공유가 필요하므로 단순히 제작하는 기술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제작되는 프로그램에 얼마나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본인이 가진 기술을 프로그램에서 발현시킬지 열정과 고민, 이해를 바탕으로 몰두하는 집중력과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