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사 중인 김일양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부회장과 세미나가 진행된 KBS 신관 국제회의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지난 1월 16일 KBS 신관5층 국제회의실에서 차세대 방송기술 직무능력 향상 및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미래음향 및 국제중계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무료로 공개된 세미나에서 자리를 가득 메운 150명의 참석자들은 세미나 강의마다 열중하는 모습이었고, 방송사 직원을 포함하여 관심 있는 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인원들이 참석했다.
첫 시간의 김성영 로체스터 공과대학 교수는 1996년 KBS 라디오기술국에서 방송기술직을 시작으로 음향을 접한 후, 캐나다의 McGill 대학에서 Sound Recording 석사와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야마하 선임연구원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염정동, 김성훈 KBS 중계기술국 차장은 작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주관방송사(IHB)를 운영하며, 국제신호를 제작한 경험과 느낀 점들을 자세히 전달하였고, 잘 정리된 강의 자료를 통해 이해를 높였다.
세미나 시작에 앞서 김일양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부회장의 축사가 진행되었다. 김일양 부회장은 우선 세미나에 참석한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표하며, “급변하는 방송 환경 속에서 방송기술인이 할 일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직무와 관련된 기술이나 그밖의 신기술도 알아야 하며, 공부해야 하고, 새로운 플랫폼에 기반한 방송 서비스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오늘과 같은 세미나에 참석하기가 쉽지 만은 않은 것 같다.”며 방송기술인 업무의 고충을 얘기했다. 이어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의 KOBA 국제 방송기술 콘퍼런스와 가을의 KOBETA 콘퍼런스, (사)방송기술교육원의 여러 교육과 세미나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부탁하며, 이어질 강의에 대해 간략한 설명으로 마무리하였다.
▲ KBS 신관 1층의 세미나 등록대 |
▲ 세미나 진행을 맡은 정종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교육실장 |
강의 1. Future of Spatial Audio: Immersiveness, Interactivity, and Adaptation
(미래 공간음향에 관한 고찰: 몰입감, 상호성, 그리고 적응)
김성영 로체스터 공과대학 교수
김성영 교수는 공간음향에 대해 야마하에서의 경험과 그간의 연구 결과 등으로 풍부한 지식이 전달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였다. 현재를 넘어 미래 음향에서는 강의의 제목과 같이 Immersiveness, Interactivity, and Adaptation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Immersiveness(몰입감)을 위해서는 Height-Channel이 필요하며, Interactivity는 음향에 대한 몰입을 위한 Key라는 것, Adaptation으로는 사람의 귀도 적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사람의 귀를 트레이닝 시킴으로써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왜 그렇게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며, 사람이 시각 정보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면, 청각 정보에 대해서는 둔감하기 때문에, 더욱 청각을 위한 트레이닝과 집중,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소리에 대한 전제에 앞서 현재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PRESENCE를 위해선 TEMPO, OMNI-DIRECTION, TRANSCEIVER의 3요소를 설명하며, 템포에 대해서 단순한 음의 반복보다는 약간씩이라도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면, 그 순간 듣는 이의 감정의 변화가 일어남을 설명했고, 인간의 귀는 모든 방향에서 오는 소리의 수신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전달했다.
SPACE(공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AURAL ARCHITECT, MUSICAL SPACE, LOUDSPEAKER-REPRODUCED SPACE를 설명하였고, 관련 책을 추천하며 강의를 이어갔다.
stereophonic에 대해선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단어라고 하면서, 오디오 엔지니어는 데이터를 떠나 더 좋은 소리, 사람들이 만족할만한 소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aptation(적응)에 대해서는 1881년 파리 엑스포에서 최초의 오디오 방송이 전화선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되었을 때를 예로 들었다. 그때의 소리를 그 당시 사람들은 굉장히 놀라워하며 들었겠지만 지금의 우리는 그렇지 않다. 이미 좋은 음질에 귀가 적응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다른 예를 더 들었다. 학생들에게 MP3와 압축하지 않은 웨이브 음질을 반복해서 들려주었을 때 많은 학생들이 MP3가 더 좋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이렇듯 귀의 특성이 오래 듣는 환경을 친숙하다고 생각하여, 적응한다는 것이다. NHK가 차세대 오디오 시스템으로 22.2채널을 제시했는데, 많은 이들이 5.1도 듣기 어려운데 어떻게 22.2채널을 듣느냐고 한다. 이는 과도기적 문제로 5.1을 시작으로 7.1, 10.2 등으로 옮겨가면, 그 이전의 시스템으로는 듣기가 어려워진다고 한다. 바로 귀의 특성으로 미래 음향을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의 중 김 교수는 소리, 음향에 대한 트레이닝을 강조했는데, 자신이 만든 음향 소프트웨어를 통해 트레이닝이 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각 주파수의 음을 반복적으로 듣고, 이를 맞추는 연습을 통해, 소리에 좀 더 민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Immersiveness를 높이기 위해서는 Height-Channel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바로 스피커의 위치가 수평적뿐만 아니라 수직적으로도 구성될 필요성이 있다고 김 교수는 강의했다. 7.1, 10.2, 22.2채널 구성을 바로 이 수직적 사운드를 제공하며, 그 이하의 구성보다 몰입감과 현장감 등을 더욱 현실적으로 전달할 수 있음을 자세히 설명했다.
미래 음향에 대해서는 역시 스피커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과정이 음향에 대한 적응력과 풍부한 음을 들을 수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Vitual하게 재생하는 연구 등을 설명하며, 야마하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공간 재현에 대해 설명했는데, 미래 음향의 일방적이기 보다는 현재 재생되는 소리가 녹음됐던 현장과 같은 환경으로 되어야 하거나, 음악에 따라 집 구조가 바뀌도록 설계를 하는 방법 등이 있음을 설명하며(Passive acoustics), 이런 방법도 현재는 실현이 어렵기에 Active Acoustic이라 해서, 마이크와 스피커를 활용해 좀 더 몰입감과 공간감을 향상시키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였다. 여러 공간에서 음의 반응을 측정하여 이 데이터를 자신의 환경에 적용시키는 것으로 간단히 소프트웨어로 해결이 가능하며, 지속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하였다.
김 교수는 이처럼 미래 음향은 다채널의 소리를 통해 시각화할 수 있어야 하며, 방송 음향도 이러한 몰입감과 현실감 등의 향상을 위해 메타데이터 등을 이용, 리시버를 통한 공감 음향 재현 등이 구현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고하며 강의를 마무리 지었다.
강의 2.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관방송사(IHB) 운영
염정동 KBS 중계기술국 차장
염정동 차장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관방송운영회사인 IHB 및 IBC 센터에 대해 주로 강의했다. IHB는 지난 2013년 5월 8일에 KBS와 MBC의 참여로 설립되었으며, IHB의 역할로는 주관방송사 조직 운영과 국제신호 제작 및 지원, 국제방송센터(IBC) 운영, 방송권자(RHB) 호스팅 서비스와 그밖에 대외 협력 등이 있다. 국제신호의 개념에 대해서는 ‘경기에 대한 영상 및 음향 신호로서, 주관방송사가 제작하여 모든 방송권자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분배하는 신호’로 러닝오더(Time keeping)가 일종의 큐시트 역할을 하기에 중요 필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피드(Feed)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계차로 생각하면 쉬우며, 특정 경기, 종목, 하이라이트 등의 커버를 위해 단독으로 지정되는 국제신호 공급 채널로 세부종목, 경기장에 따라 한 종목에도 여러 개의 피드가 존재하며, 이번 Live 피드에는 모두 33개 종목, 64개의 피드를 제작했다고 한다.
이번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제작규모 및 장비로는 카메라 520대, 중계차 43대를 포함한 전체 중게시스템이 66대, 제작인력 3,694명이 투입되고, 총 영상 송출시간은 3,108시간에 달한다고 하였다. 사용된 주요 특수카메라로는 3D Aerial Camera가 경기장 외부에서 이동하며 독특한 영상을 촬영하며, 수영의 Rail Camera, 다이빙의 Plunge Camera는 선수의 이동을 따라가며 현장감 있는 영상 촬영을 가능하게 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염 차장은 하루 2번 송출한 54분의 데일리 하이라이트를 제작하기 위한 어려움 등을 얘기했고, 새롭게 선보인 CIS(Commentator Information System)와 RTDS(Real Time Data System)을 설명했다. CIS는 경기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시스템으로 코멘터리 데이터와 제작팀이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유용하며, RTPS는 경기에 관한 실시간 데이터 시스템으로 CIS 13개 종목 RTDS 8개 종목이 운용되었다고 한다. 강의 중 시연된 주경기장과 IBC의 3차원 영상은 어떤 시설인지 짧은 시간에 파악이 가능할 정도록 입체적이며, 사실적이었다.
IHB를 운영하면서 기술적 난제도 많았고, 예산도 적었지만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었던 이유로 염 차장은 국내 기술진의 노하우와 저력이 빛을 발했다고 말하며, 기술인들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며 강의를 마쳤다.
강의 3.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국제신호 제작
김성훈 KBS 중계기술국 차장
김성훈 차장은 강의 내용을 크게 국제신호가 무엇인지, IBC가 무엇인지, 특수카메라는 어떤 것들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동원되었는지 설명했다. 국제신호의 4원소로 콘텐츠 제작과 국제신호를 제작 및 분배, 송출하는 국제방송센터(IBC), 그리고 제작된 신호를 고객인 개별 방송사에 전달 및 저장하는 Hosting Services가 있으며, 이런 일들을 KBS 지난 20년 동안 해왔으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최초로 주관방송사까지 운영을 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주관방송사에 대해서는 올림픽을 관장하는 OBS와 월드컵을 제작하는 HBS, 아시안게임에는 2004년 설립된 MP&Silva라는 기업이 있는데, 최근 들어 중계권료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주관방송사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현장에서 느낀 경험을 얘기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국내 지상파 방송사가 지불한 금액이 점점 부담이 되기에,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시도가 지상파 방송사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방송센터인 IBC에 대해서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 약 10,000㎡의 면적에 건축되었는데 이 면적이 다른 국제 규모의 경기보다 꽤 작은 공간이라고 하였으며, 그럼에도 이번 아시안게임의 전체적인 지리적 요건은 매우 잘 구성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IBC의 기본 인프라로 공간 배치 및 이동 동선의 효율화를 추구한 건축적인 면과, 전력적인 면, 통신을 꼽았고, IBC 내부는 효율화를 위해 두 개의 문에서 보면 일직선으로 정렬되어 효율성을 높였다고 하였다. 이어 주요 시설로 각 경기장의 국제신호가 수신되고 관리 및 분배되는 CDT와 국제신호의 품질을 관리하는 PQC,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목소리를 더빙하는 CSC, 국제신호를 파일로 저장하며, 메타데이터를 기록하고 분류하는 Archive 등을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으로 청중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의 신기술로는 1. All HD & Automatic CDT(모든 국제신호는 Full HD로 제작되며, CDT가 자동화되어 문제가 생겨도 자연스럽게 진행됨. VSM Scheduler를 적용하여 제작의 효율성을 추구), 2. Archive based on Files(모든 국제신호가 디지털로 저장되며, 관리 및 이동이 수월하고, 저해상도의 영상으로 제작의 신속성을 추구), 3. Digital Commentary Sustem(모든 코멘터리를 디지털로 처리하여 기존 아날로그 대비 전송 노이즈를 제거하고, 인력에 있어서도 효율성을 추구), 4. 3D Graphic Service(총 49개의 경기장 중 16개를 새로 지었기 때문에 사전 점검과 관리를 위해 3D 그래픽으로 미리 만들어 시설 모습 등을 예상함)
시연에서 김 차장은 Google Earth를 이용한 Smart Soft Map으로 마라톤 코스 등을 미리 점검할 수 있고, Sketch Up를 이용해 주요 시설을 재현하여 답사 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해 여러 상황에서 많이 쓰일 수 있도록 추천을 권했다. 이밖에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준비, 진행하며 경험했던 풍부한 현장 이야기로 강의 내용을 풍성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