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C (KOBETA CONFERENCE) 2020 개최
뉴노멀 시대, 미디어의 길을 묻다
매년 가을, 방송·미디어 산업 주위의 환경 변화와 최신 기술, 트렌드를 살펴보는 KOC(KOBETA Conference) 2020이 지난 11월 10일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3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술교육원이 주최 및 주관을 맡아 개최한 이번 KOC 2020에서는 ‘뉴노멀 시대, 미디어의 길을 묻다(New Normal Era, Asking the Way of the Media)’를 주제로 코로나19로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과 관련 생태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었다. 포스트 코로나, 언택트, 펜데믹 등 올해 초 코로나19의 발병 이후 우리의 삶은 많은 영향을 받았고, 또 많이 변화하였다.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영화, 콘서트, 스포츠, 쇼핑, 여행 등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대신 온라인이나 OTT 서비스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유튜브, 넷플릭스, 웨이브 등 OTT를 통한 미디어 소비는 늘어났고, 미디어 제작 및 유통에서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뉴노멀 시대에서의 중심 테마는 무엇이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번 KOC 2020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개회사에서 변철호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은 “2020년은 펜데믹의 한가운데 있다. 어떤 이는 2020년을 AC(After Corona) 1년이라고 정의하기도 하고, 어떤 학자는 진정한 21세기는 코로나19기 시작된 올해부터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도 코로나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미디어, 방송에서도 랜선방송, 무관중 중계 등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코로나 발생으로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변 회장은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가야 할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며, KOC 2020에서 작게나마 얻어가셨으면 한다.”면서 KOC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박성제 MBC 대표이사, 정필모 국회의원, 이창형 KBS 기술본부장 등 주요 인사 외 5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전과 오후 첫 강의가 끝나고, 강사가 집필한 책에 대한 사인회가 있었다. KOC 2020의 참석자는 책과 사인을 받는 시간을 통해 강의와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
Session I _ Keynote Speech
<뉴노멀 시대 도래와 디지털 포용> 고삼석 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고삼석 위원은 코로나19 발병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 그 변화의 방향성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고,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는 어떤 위치에 있고, 준비를 해야 하는 지에 대해 키노트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 국민은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여기고 있고, 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부장관도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세계는 그 이전과 전혀 다를 것이다.”라며 인식의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뿐만 아니라 글로벌 리서치 기업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에도 우리의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고,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추진 중인 현황을 말해 주고 있다.
두 번째로 ‘디지털 대전환과 초연결사회 진입’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작년 3월 5G를 세계 최초로 서비스했고, 이른바 5초(초연결, 초지능, 초융합, 초현실, 초격차) 사회로 점차 근접하고 있다. 초연결에 대한 설명으로, 앞으로 사물인터넷 기반의 초연결사회가 구현될 것이며, 미디어에서도 이용자 간 연결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지상파에서 케이블TV, IPTV, OTT 서비스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결과도 있지만 이미 모바일의 이용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기술의 변화와 인식의 변화이자 흐름으로 이제는 기업과 개인은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 인공지능(AI)으로 초지능의 시대가 개막했으며, AI는 기능 그 자체보다는 어떤 목적으로 활용하는지가 핵심이며, 미디어 산업과 빅데이터, AI가 융합하여 새로운 시너지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초융합은 말 그대로 융합으로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본질은 창조적 파괴라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파괴적 혁신이라는 말로, 산업재편의 의미이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고, OTT의 성장은 미디어 시장의 구조 개편을 이끌고 있다. 또한, 5G와 VR/AR로 초현실 사회로의 진입이 시작되었다.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는 이른바 메타버스의 시대로 진입이다. 초격차에 대한 설명으로 1989년과 2018년 글로벌 기업의 시가총액 순위가 제시되었다. 이제 상위 기업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인간은 풍요로워졌으나 행복해졌다고 할 수 없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인간성이 확보된 미래이다.” |
세 번째 ‘뉴노멀 시대 도래와 미디어 혁신’에 대한 언급에서 디지털 포용사회 구현에 대한 의견이 언급되었다. 기술 혁신과 성장 과정에서 인간과 공동체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며, 어떤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인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5G와 AI라는 ICT를 성장의 동력으로 사용하고, 대기업뿐만 아닌 중소기업의 육성과 지원으로 기업 간 협력으로 상생의 효과를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성장의 결과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부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는 국가로 손에 꼽히는 만큼 성장도 중요하지만, 분배도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모든 시민이 디지털 능력과 서비스가 가능한 사회에서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에서도 전통 미디어인 지상파 방송이 단순한 콘텐츠 공급자로 몰린 현실에서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예측하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받아들여 혁신 성장을 해야 한다. 콘텐츠가 중심이면서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변화해야 할 것이다.
<뉴노멀 시대, 미디어 지형도 변화와 전망> 김경달 KBS 이사 / 네오캡 & 네오터치포인트 대표이사
김경달 이사는 미디어의 변화에 대한 몇 가지 예시와 현재 상황을 언급하며, 미디어의 발전 방향에 대해 강의했다. 음반 시장을 예로 들며, CD 유통이 만연하던 시절, 냅스터와 아이튠즈가 생겨나게 되면서 점차 시장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CD를 통해 음악을 듣는 사람은 줄어들게 되고, 점차 스트리밍을 통한 음반 소비가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현재는 대부분 스트리밍이 없다면 음악을 듣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콘텐츠는 동일하고, 이를 듣는 방식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인식의 변화가 생기게 되고, 이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게 된다. 이러한 문화가 널리 퍼지고, 이는 속한 산업을 변모시키고, 이끌어 가게 된다.
“새로운 창의 기술이, 창의 기술 → 신흥 문화 → 산업 재편 |
영상/비디오 시장에서도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고, 국내 및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OTT 기업 간 합종연횡을 비롯해 경쟁보다는 협력하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스트리밍을 통한 미디어 소비와 관련하여 언급해야 할 것이 구독이다. 우리는 현재 많은 미디어를 구독하여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구독 방식은 미디어의 새로운 가치와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많은 미디어가 이러한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김경달 이사는 뉴욕타임즈의 CEO였던, Mark Thompson의 맥킨지와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레거시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성향에서 현재와 같은 구독 중심의 서비스로 부활한 예를 들며, 자세히 살펴볼 것을 권했다.
또한, 연결의 중요성을 강의 후반부에 지속해서 언급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사회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연결이 강화되고, 이미 다양한 미디어에서는 이를 수용하여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어 내고 있다. 온라인 콘서트와 방송에서 영상통화와 같이 시청자를 서로 연결하여 소통을 놓치지 않고 있고, 이는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만들어 내는 한편, 연결을 통한 유대를 강조하고 있다. 연결 역량이라고 언급한 미디어의 생존전략을 통해 여러 면에서 미디어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정리하며, 강의가 마무리되었다.
Session II _ 인문학으로 보는 뉴노멀 시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생태적 전환>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최재천 교수는 코로나와 기후변화에 대해 생물학적인 접근으로 원인과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열대우림의 경우 인간의 등장으로 점차 영역 파괴가 늘고, 많은 동물이 인간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가면 얼룩말이나 타조, 악어 고기를 먹어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인간의 호기심이 되려 인간을 멸종시키는 하나의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기성을 부리는 코로나의 경우 박쥐를 통한 유포가 이루어졌다고 보도가 되었는데, 확률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 포유류의 50%가 쥐이며, 박쥐가 20%를 차지한다. 이러한 비율로 쥐나 박쥐를 통한 감염 비율이 높은 것이다. 특히 동물의 면역계의 경우 인간은 대단히 예민한 면역계를 가지고 있는 반면, 박쥐는 이물질을 인식하고 방어하는 메커니즘에 관여한 유전자가 인간에 비해 적다. 그렇기에 박쥐에게는 괜찮은 질병이 인간에게는 큰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 역시 팬데믹과 관계가 깊다. 대부분의 박쥐는 열대지방에 살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점차 온대지방까지 그 서식지가 넓어지면서, 물리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다 보니, 박쥐와 인간이 만날 확률은 더욱 늘어났다. 특히 각 종의 전체의 무게를 비교할 경우 1만 년 전 인간은 전체 동물 중 1% 비율이었지만 현재는 전체 동물 중 96%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입장에서도 더 많은 개체의 종에 서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자연적으로 동물은 거리를 두지만 인간이 기르는 닭, 돼지 등의 공장식 사육 방식은 여지없이 자연의 법칙을 깨게 된다. 앞으로 현재와 같은 팬데믹은 점점 더 일어날 것으로 보이며, 더군다나 바이러스는 우리를 멸종시키지는 못하지만, 기후변화는 우리에게 아주 치명적일 수 있어 기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때이다.
모든 것은 다양성의 문제이다. 하지만 인간은 다양성을 줄이며 억압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에서는 같은 식물이 바로 옆에 있을 확률이 낮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자연에서는 다양성이 확보되면 공존이 가능하지만 인간사회에서는 용납하지 않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최재천 교수는 이러한 인간의 시스템에 대한 인정과 수정을 언급하며, 자연적으로, 자연과 같은 생태적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Session III _ 뉴노멀 시대의 미디어 제작 변화
<방송 환경에서의 버추얼 프로덕션 활용 사례와 현실적 과제> 김성수 비브스튜디오스 뉴미디어연구소장
KOC 2020의 마지막 세션은 뉴노멀 시대에서의 미디어는 어떤 새로운 제작 방법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김성수 비브스튜디오스 연구소장은 버추얼 프로덕션의 성장과 영역에 대해 설명하며,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강의했다. 비브스튜디오스는 올해 초 MBC VR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로 유명해진 업체로 VR, AR, XR 등 버추얼 프로덕션 전문 기업이다. 버추얼 프로덕션에 대한 설명 후 김성수 소장은 ‘너를 만났다’ 제작 과정을 소개하며, 방송 제작 과정에 대한 우려와 걱정 사항에 대해 언급했다. 영상에 있어 3D 스캔을 통해 부족한 데이터를 보완했고, 영상 분석 후 모션 캡처를 통해 캐릭터의 움직임을 구현했다. 또한,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여 딥러닝을 통해 원하는 대사를 생성했고, 피부와 반응 정도를 표현했다. 그밖에 현장감 있는 장면 연출과 전문 합성 솔루션 사용 등 제작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또한, 다른 예로 기아 카니발 AR 론칭쇼와 준비 중인 KBS 다큐멘터리 제작 사례를 예로 들며, 일반 영상과 버추얼 프로덕션의 다른 점과 제작 시 주의할 점, 향후 개발 방양 등을 소개했다.
<뉴노멀 시대에 따른 방송 제작 현장의 변화> 이재일 CJ ENM Tech Creation 2팀 과장
이재일 과장은 KCON과 MAMA 등 CJ ENM의 글로벌 콘텐츠 제작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보다 진보한 중계기술과 라이브 스트리밍, AR 기법을 통한 제작 사례를 예로 들며 비대면 사회에서 관객의 참여가 축소되는 상황에서의 새로운 제작 형태에 대해 소개했다. XR 퍼포먼스, 다자간 영상통화, AR 드로잉, AR 아티스트 타워, XR 볼륨메트릭, 멀티뷰 송출 등을 설명하며, 준비된 영상 시청을 통해 이해가 쉽도록 진행했다.